마틴 로이드 존스 - 20세기 최고의 설교자 하나님의 사람 17
이안 머레이 지음, 오현미 옮김 / 복있는사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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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 존스에 대한 두 권짜리 두꺼운 전기를 쓴 바 있는 이안 머레이가 이를 한 권으로 축약한 전기를 출간했다. 한글로 800쪽 분량이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니나, 다수의 두껍고 긴 시리즈 설교집으로 유명한 로이드 존스의 일대기를 다루기에는 이 정도 분량은 감내할만한 수준이 아닐까? 한국의 로이드 존스 팬들은 대부분 그의 설교집을 통해 강해설교자로서의 면모를 접한 이들일 것이다. 설교론, 부흥론, 성령론 등의 주제로 그가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신앙에 끼친 순기능은 한국과 영어권 전체에서 결코 적지 않다. 이 전기는 로이드 존스를 영국 복음주의의 구체적인 역사와 정황 속에 자리매김하여 살펴볼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여러 유명한 인물과의 교류 관계, 두드러진 사건들의 전후 맥락을 살펴보고 후일담을 듣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다만 나는 그가 선택했던 결론에 늘 동의하는 것은 아니어서 약간의 이견을 제출해놓을 필요를 느낀다. 저자 이안 머레이는 로이드 존스를 20세기 영국 복음주의의 흐름 속에서 ‘반에큐메니컬’ 노선의 일관된 실천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로이드 존스는 영국 복음주의의 쌍두마차 중 한 축인 존 스토트와 대립적으로 묘사된다. 1966년 복음주의자 대회에서 두 사람의 입장이 충돌한 사건은 유명하고, 그로 인한 후폭풍은 길고도 넓었다. 이 주제는 역사적, 신학적 함의가 큰 사안이라 양쪽의 이야기를 다 경청할 필요가 있다. 책 서두에 있는 박영선 목사의 ‘해설’은 그런 면에서 한국 복음주의자의 입장에서 양자를 조금 더 포용적으로 읽어야 할 필요를 제기한다. 평전, 자서전 등 실존 인물을 다룬 전기를 읽는다는 것은 삶에 대해 숙연해지는 경험이자,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하는 질문을 수없이 던져보는 역동적 경험이다. 로이드 존스에게 과감한 질문을 마구 던져볼 드문 기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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