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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리와 해석학 - 교리, 삶, 공동체의 지평융합에 관한 해석학적 성찰
앤서니 C. 티슬턴 지음, 김귀탁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6년 2월
평점 :
이 책은 차마 사라고 추천은 못하겠다. 가격은 5만원에 1086쪽짜리 대작이다. 영국의 노팅엄 대학에서 오랜 동안 교수로 가르치다 은퇴한 티슬턴은 일찍부터 기독교의 해석학(hermeneutics) 분야에 독보적 권위였다. 해석학과 관련된 철학적 이론과 그 쓸모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그리스도인이라면 그에게 빚을 지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그가 있었기에 영국 복음주의권의 성서해석은 단순한 문자주의에 머물지 않고 풍성한 학문적 논의와 병행할 수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저술은 성서 해석학 분야에 표준적 안내서이자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이 한두권이 아니다. 흥미롭게도 과거의 저술이 주로 성서해석에 관심을 두었던 것과 달리 이번 책은 '교리(doctrine)'에 주목했다. 분량으로나 내용으로 볼 때 이 논의의 결정판 역할을 염두에 둔 저술임에 분명하다. 제1부와 제2부는 교리 해석학의 이론적 논의를 풍성하게 다뤄준다. 제3부는 조직신학의 주요 주제들을 해석학적 질문과 더불어 하나씩 재구성한다. 신학을 공부하는 이라면 필히 탐독하기를 권한다. 이론이 낯설고 논의가 어려워도, 우리가 당연시하는 교리가 이런 질문과 토론을 통과한 이야기임을 깨닫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평소 인문학이나 약간의 철학적 선이해가 있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문제 의식을 쉽게 납득할 것이다. 이 책을 차마 사라고 추천은 못하겠다. 그러나 이런 책을 버젓이 읽어내는 성도들이 많은 세상에서 살고 싶다. 나의 꿈은 너무 야무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