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처치를 넘어서
신광은 지음 / 포이에마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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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한국의 교회를 논할 때마다 서구의 이론과 관찰을 빌어다 쓸 수는 없는 노릇이고, 메가처치에 관한 한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고밀도 교회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 현상에 대한 번듯한 분석과 성찰 하나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었다. 신광은 목사의 이 책은 자신의 박사논문을 다듬어 낸 것인데, 일단 내용이 실하다. 목차와 각주에 촘촘히 새겨놓은 문제의식들은 그의 전작 [메가처치 논박]보다는 훨씬 더 탄탄해진듯 싶다. 아마도 나는 저자의 논지에 쉽게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몇몇 대목은 충분히 논쟁거리가 되겠고, 또 그래야만 할 주장들이다. 그러나, 그는 이 논의에 필요한 논리와 근거, 이론적 자원들을 거의 다 링 위에 올려놓았다. 나는 한국교회의 문제가 "공룡이 되어서 생긴 문제와 공룡이 되지 못해 생긴 문제로 나뉘지만, 둘 다 공룡이 되고자 욕망한다는 점에서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제 앞으로 등장할 '메가처치 옹호론'은 적어도 이 책은 넘어서야 한다. 나는 대안목회 논의나 작은교회론도 이 책의 집요한 지적질을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좋은 독법은 아마도 '원래 메가처치가 맘에 안들었지만 역시 나쁘구나'라며 자신의 확증을 재확인하는 것보다는, '메가처치를 넘어설 상상력'을 대폭 업그레이드 시키는 용도로 쓰는 것일테다. 이 동네에 만만찮은 녀석이 등장했다. 다들 주목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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