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 IVP 모던 클래식스 12
존 R. 스토트 지음, 한화룡.정옥배 옮김, 김회권 해설 / IVP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존 스토트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복음주의자로 빌리 그래함과 쌍벽을 이룰 유일한 인물이면서도 그 행적에 있어 거의 오점을 남기지 않은 독보적 존재이다. 그런 존재에게서 복음주의 신앙이란 것이 도대체 어떤 것인지를 차근 차근 전해듣는 독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이 책이다. 그는 '이중적 경청(double listening)'을 통해 과거로부터 듣고 현재를 살고, 미래를 향해 열린 자세로 오늘을 살도록 제안하고, 성경(Word)과 세상(world)이 말하는 바를 동시에 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신중한 복음주의를 대표한다. 그러기에 '미국식 복음주의'가 완고함이나 위선적이란 비난을 종종 받을 때마다 해독제로 존 스토트가 대표하는 '영국 복음주의'의 입지가 좀더 주도적 위치를 가졌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 책은 군더더기 없는 단아한 문장으로 가득하고, 각 장절의 배치와 연결이 만들어내는 구조적 균형감도 탄복할만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해도 좋고, 관심 가는 항목을 그냥 찾아서 읽어도 무방하다. 21세기의 그리스도인들에게 20세기 복음주의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포착해서 전달하는 책으로 여길 만하다. 이 책은 원래 1993년에 번역출간되어 널리 읽혔던 것을 'IVP 모던 클래식' 시리즈 12번째 책으로 재출간했는데, 클래식이란 것이 원래 늘 새롭게 읽혀야 할 책이다. 일차적으로는 그에게 매료되어 읽기를 권하지만, 재독, 삼독하면서 그를 넘어서는 21세기적 복음주의의 문제의식을 찾는 지점까지 전진해주기를 요청하고 싶다. 그의 말년의 저작들은 자신이 지켜오던 경계를 넘어서고 더 넓은 길을 보여주고 싶었던 열망이 가득 읽힌다. 그는 종착지가 아니라, 출발점이다. 21세기에 존 스토트는 그렇게 읽혀야 마땅하다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