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하지 않았어. 사과하마. 계속 네 아버지와 살게, 마커스, 무슨 고생을 하더라도."
어머니의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영원히 양육을 받고자 하는 욕구밖에 없는 아주 작은 생물체로 줄어들었는데, 다시 평소의 나로 돌아올 시간이 필요했다.
네 할아버지와 네 아버지와 네 사촌들과 같은 메스너가 되지 않으려고, 평생 정육점에서 일하는 걸 하지 않으려고 여기 있는 거야. 면도날로 두 손목을 그은 여자아이와 문제를 일으키려고 여기 있는 게 아니야."
마키, 나는 네 아버지와 계속 살게. 대신 걷잡을 수 없이 빠져서 헤어나올 방법을 못 찾기 전에 그 아가씨를 포기해달라고 부탁하마. 너와 서로 약속을 하고 싶어.
그거면 돼. 그걸로 충분해. 충분해야 돼. 아마 그래야 할 거야. 나머지는 다 사라질 수 있어. 우리 셋은 한 번도 게토 사람들처럼 산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지 않을 거야. 우리는 미국 사람이야. 네가 원하는 누구하고나 데이트하고, 원하는 누구하고나 결혼해. 네가 고르는 누구하고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그 사람이 자기 목숨을 끝내려고 자기 몸에 면도날을 대지만 않았다면 말이야.
각자의 집안에서 벌어지는 일의 진실은 절대 알 수가 없어. 애가 빗나가면 먼저 그 가족을 봐야 해. 그렇지만, 그 아가씨한테는 동정심이 생기는구나
그 아가씨를 위해 그 아가씨의 인생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지 않기를 기도해. 하지만 너는 내 외아들이고 내 유일한 자식이야. 내가 책임질 사람은 그 아가씨가 아니라 너야. 관계를 완전히 단절해야 해. 다른 데서 여자친구를 찾아야 해."
네 앞에서 울고 네가 그 아가씨 눈물을 보더라도, 너는 마음을 안 바꿀 거지? 아주 눈물이 많은 아가씨야. 딱 보는 순간 알 수 있어. 안에 온통 눈물이야
"히스테리에 걸린 비명과 맞설 수 있겠어? 일이 그렇게 되더라도? 필사적인 호소에 맞설 수 있겠어? 고통을 겪는 사람이 너한테 자기가 원하는 거, 하지만 너는 줄 수 없는 걸 간청하고 또 간청할 때 외면할 수 있겠어?
메스너는 단지 정육점을 하는 사람들 집안이 아니야. 소리 지르는 사람들 집안이고,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 집안이고, 발을 구르고 벽에 머리를 찧는 사람들 집안이야. 이제 갑자기 네 아버지도 다른 메스너들처럼 나빠졌어.
이런 요구를 하는 건 내가 아니야.인생이 요구하는 거야. 안 그러면 너는 네 감정에 쓸려가버릴 거야. 바다로 쓸려나가 두 번 다시 눈에 띄지 않을 거야
감정은 인생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어. 감정은 가장 무시무시한 속임수를 쓸 수 있거든.
그때 캠퍼스로 떠난 올리비아는 다시 내 삶에 초대되지 않을 터였다. 내가 어머니와 한 약속을 그대로 지킨다면.
간헐적으로, 그에 대한 답으로, 그애의 선율에 실린 듯한 경쾌한 목소리가 들렸다. "허공에 화살을 쏘았다네. 화살은 어딘지 모를 땅으로 떨어졌다네.
나도 어머니를 속일 수 없고. 나는 걸려들었어…… 어머니와 절대 깰 수 없는 약속을 해버렸어. 하지만 그 약속을 지키려면 나는 부서지고 말 거야!"
올리비아는 어머니가 나에게 경고하던 바로 그런 종류의 행동을 한 것이다. 따라서 나는 운이 좋은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자살을 하는 여자친구에게서 벗어난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그랬다. 그리고 이렇게 참담했던 적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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