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상냥한 사람의 몸을 만지고 싶은 욕구, 상냥한 사람의 품에 안기고 싶은 욕구였다. 다정함은 성적인 매력에 앞선다. 그래서 철저히 절망하기가 그토록 어려운 것이다.
플레와 빌마르는 물론이고 가장 악랄한 브라쇠르조차도 근처에 여학생이 있을 때는 하급생을 때리거나 모욕하는 것을 삼가고 있었다.
브뤼노는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엄청나게 행복했던 그 몇 초와 카롤린 예세얀이 가만히 손을 밀어냈던 그 순간을 두고두고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 잡지들은 정치적인 관점에서는 반(反)자본주의를 표명하고 있었지만, 유대`기독교적 가치를 파괴하고 젊음과 개인의 자유를 예찬한다는 점에서 오락 산업과 한통속이었다.
그를 몇 년 동안 괴롭혔던 난폭한 놈들이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농촌 인구가 도시로 몰리고 촌락 공동체가 사라짐으로써 장래의 배우자를 선택하는 범위가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확장되었기 때문에 사랑에 대한 젊은이들의 갈구는 더욱 깊어 갔다(
자기들 주위에서 너무나 빠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에 어리둥절해 하고 있던 그 순진한 여자들은 그 모델을 따르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아나벨은 열세 살 때부터 난소에서 분비된 황체 호르몬과 에스트라디올의 영향으로 가슴과 엉덩이에 피하 지방이 붙기 시작했다. 여성의 이 두 기관은 완전하게 발육이 되면 좌우의 균형이 잘 맞고 실팍하고 동그스름한 모습을 띠게 된다.
아름다움을 갖추지 못한 처녀는 불행하다. 사랑받을 가능성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사내들 중에서 가장 비루한 것들이 그녀들의 처녀성이라는 보물을 얻는다. 그리고 이것이 그녀들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영락(零落)의 첫걸음이 된다.
쥐의 수컷은 새끼 시절에 어미와 신체적으로 접촉하지 못하면 구애 행동의 억제라는 대단히 심각한 성행동 장애를 보인다.
개와 고양이, 쥐, 기니피그, 붉은털원숭이(마카카 물라타)의 경우에는 조기에 종의 다른 구성원들과 신체 접촉을 갖는 것이 성행동 발현에 필수적인 듯하다
세월이 가져다 주는 손상에 맞서 싸우거나 생래적인 불완전함을 바로잡으려는 일부 부유층 여자들의 욕망 덕분에 먹고사는 셈이었다.
그 무렵에 브뤼노는 카프카를 읽기 시작했다. 카프카를 처음 읽었을 때, 그는 살얼음이 깔리는 듯한 한기를 느꼈다. 『심판』을 읽었을 때는 다 읽고 나서 몇 시간이 지난 뒤에도 멍하고 노곤한 느낌이 가시지 않았다.
존재와 존재가 별들 사이의 텅 빈 공간만큼이나 막막하고 허허로운 공간에서 마주치기만 할 뿐 그들 사이에 어떤 관계도 맺어질 수 없을 것 같은 세계,
마치 가족 해체의 비천한 상징을 보는 듯했다.
그 애 역시 천륜을 저버린 어미의 희생자라는 게 할머니의 생각이었다(거칠고 피상적이기는 하지만, 따지고 보면 맞는 말이다). 그리하여 브뤼노는 목요일 오후면 으레 미셸을 보러 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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