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새로운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 뿌리를 박고, ‘자기 자리를 잡았’으며 관습을 따르게 되었다. 그렇게 그녀는 스스로를 구원했다.
그녀가 평화라고 생각했던 것은 그저 그녀의 가슴에서 꿈틀거리던 비굴함이 반쯤 잠자고 있어 무기력한 상태에 지나지 않았다.
간신히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던 오르간 소리는 여인들의 재잘거림 속에 묻혔고, 향(香) 냄새는 그녀들의 향수 냄새에 압도되었다.
등 뒤에서 무거운 문이 닫히는 소리에 이 비참한 무방비 상태에서 갑자기 깨어났다.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나, 이제는 혼자서만 파멸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레즈는 기억한다. 성당의 제의실에서 자신을 향해 고개를 든 이 행복한 작은 얼굴에 키스를 하려고 몸을 굽혔을 때 지금껏 쌓아왔던 막연한 기쁨과 막연한 고통의 세계가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던 것을
하지만 어떤 행복? 빗속에 파묻힌 풍경을 앞에 두고 햇빛 속에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처럼,
황량한 시선의 이 남자는 그림의 번호가 베데커 여행안내서와 다르다고 걱정하고, 최단시간에 봐야 할 것은 전부 봤다는 데 만족하는 그런 남자였다
이 미치광이가, 이 간질 환자가 아주 작은 행동으로도 나를 목 졸라 죽일 수 있을 정도로 나는 지친 상태였지.
편지에는 실제로 느끼는 감정보다는 그 편지를 기쁜 마음으로 읽기 위해 우리가 느껴야 하는 감정이 담겨 있는 법이다.
그들은 이제 함께 있는 것을 견디지 못했다
침대에 앉아 있는 이 여자에게서 자신의 아내가 아닌 모르는 존재, 이름도 없는 낯선 피조물을 보았을 것이다
아직 책속 깊이 들여다볼 눈이 없는건지오래전에 읽은 에브리맨부터 얼마전에 연달아 읽은미국의 목가 휴먼스테인 울분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즉어가는 짐승 굿바이 콜롬버스까지 괜찮았다그중에 당연 미국의 목가와 휴먼스테인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가 제일 좋았고근데 이책은 모르겠다..성장 소설이라기엔 너무 외설스러울정도고어디에서 유머라고 웃어야할지도 모르겠고..내가 지금 이걸 왜 읽지? 하는 생각마저..작가이름에 무작정 산택했다 후회감이..마흔 넘은 이나이에도 이해를 못하면.. 더 먹어야 이해하려나..깊은 시야가 사고가 없는가보다 내겐..
그는 아내가 잠옷을 입는 동안 눈을 감고 1927년의 골디, 1927년의 루 엡스타인을 기억하려 했다.
그의 딸, 이 아이는 왜 그 아이?마이클이 데이트를 하는 길 건너의 여자아이, 아버지를 여읜 그 아이?처럼 크지 못했는지. 이제 그 아이는 어여쁜 처녀가 되었다. 하지만 그의 딸 실라는 그렇지 않았다
어느 해, 어느 달에 그 앙상한 두 발목이 통나무처럼 굵어지고, 발그레하고 보드랍던 얼굴이 여드름투성이로 변한 것일까? 그 어여쁜 아기는 이제 "사회적 양심"이 있는 스물세 살짜리 여자가 되었다!
모르는 사람이 이 사업을 차지한다는 생각만 해도 화가 났다. 하지만 도리가 있을까? 살았다면 이제 스물여덟일 허비는 열한 살에 소아마비로 죽었다.
"누가 왔나 보세요." 그가 문에 들어서자마자, 손톱 밑에 낀 하루의 먼지를 아직 씻어내지도 못했는데 아내가 소리쳤다. "솔의 아들이에요."
온 세상이, 엡스타인은 생각했다. 젊은 것들의 세상 전체가, 추한 것들이나 예쁜 것들이나, 뚱뚱한 것들이나 마른 것들이나, 모두 지퍼를 올리고 내리는구나! 그는 숱 많은 잿빛 머리를 움켜쥐고 두피가 아프도록 잡아당겼다
시작을 찾는 것은 핑계를 찾는 것에 불과한 것일까?
문제, 이 큰 문제는 그냥 시작되는 것처럼 보였을 때 시작된 것이 아닐까? 아이다 코프먼이 버스를 기다리는 것을 본 아침에?
거무스름한 피부에 예쁜 얼굴과 큰 가슴. 다른 주부들과는 거의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고, 한 달 전까지는 매일 매 순간 암에 잡아먹히고 있는 남편을 돌보기만 했다.
새들은 느릅나무에서 법석을 떨며 노래를 불렀고, 해는 하늘에서 젊은 운동선수의 트로피처럼 반짝거렸다
그 말이 잠시 허공에 걸리며 방안에 정적이 깔렸다. 골디 엡스타인은 울음을 멈추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문간의 젊은이들은 눈을 내리깔았다.
나는 그녀와 유대인 문제로 농담을 하는 모험을 한 것이 어리석은 일이었음을 깨달았다. "성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시죠, 그렇죠?" 나는 내가 끌어모을 수 있는 모든 관심을 모아서 물었다.
파팀킨 부인은 나를 보았다. 나는 동의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예의에 맞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
꼭대기 층에는 창문들이 열려 있었고, 이제는 삐걱거리는 긴 층계를 딛고 거리까지 내려올 수 없는 아주 늙은 사람들이 앉혀놓은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검둥이들 다음에는 누가 올까? 누가 남을까? 아무도 남지 않겠지, 나는 생각했다.
이 거리는 언젠가 텅 비고, 우리 모두 오렌지 산맥 꼭대기로 옮겨가겠지. 그러면 죽은 자들도 관 안에서 널을 차대는 일을 그만두지 않을까?
아하, 그로스먼을 잡으려는 음모로군. 나와 파팀킨 씨가 함께. 나는 내 힘닿는 대로 공모의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의 입에서 나온 몇 마디 말이 그가 자신과 가족을 위해 구축한 삶 앞에서 느끼는 만족과 놀라움을 모두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만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들의 운명은 그들을 무너뜨려 하나로 만들었다.
나는 나 자신에게 메스를 들이대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두 손을 울타리 안에서 꿈틀거려 코가 아주 작은 수사슴이 내 생각들을 핥아 없애도록 내버려두었다.
해리엇은 그녀가 아주 아름다우며그녀야말로 신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불편한 침묵이 깔렸다. 우리 모두 그럼 신랑은 누가 되어야 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말이, 어떤 말이든, 무슨 작용을 할지 몰라 두려웠기 때문이다.
우리는 초조하지는 않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이 담쟁이가 덮인 담장 안의 기쁨을 떠나 세상으로 걸어들어갑니다
그 기억은 우리 삶의 근본은 아니라 해도, 우리 삶과 늘 함께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그대에게, 세상에게 바치며, ‘삶’을 찾아 그대에게로 간다.
굿바이, 적과 백의 엠블럼, 굿바이, 콜럼버스…… 굿바이, 콜럼버스…… 굿바이……"
3인치의 힐에 자신의 발을 희생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론의 결혼식을 기억할 것이었다.
너는 이리로 가고 나는 저리로 가고?좋아, 이번에는 네가 이리로 가고나는 저리로 가고?됐군, 이제 저 여자가 저쪽으로 내려가고, 나는 이쪽으로 올라가고, 너는 이 위에서 반쯤 돌고……하는 식이었죠, 선생님.
하지만 누가 품격을 원한데요! 나는 더리얼 매코이를 원한다고요! 파란 파카를 입고 빨간 귀마개를 하고 크고 하얀 장갑을 낀 미스 아메리카를. 스케이트를 탄 미스 아메리카를!
여자 자신이 난폭해질 거라는 걸. 웃음이 폭력적인 히스테리로 폭발해버릴 거라는 걸. 그뒤에 무슨 재앙이 뒤따를지 하느님만 아실 따름이었습니다. 에디 웨이트커스!*
멍키의 출신 배경을 이루는 미국 노동계급이 자행한, 또 그들이 당한 잔혹행위와 테러의 역사 전체를 읽을지도 모릅니다.
쉽게 가자. 나는 생각했습니다. 계속 쉽게 가자.
교육적이고, 정신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해. 아, 내가 무슨 꿈을 꾸는지 분명히 아시겠죠? 교재요?W. E. B. 듀보이스의 『흑인의 영혼』. 『분노의 포도』. 『미국의 비극』. 내가 좋아하는 셔우드 앤더슨의 책 『가난한 백인』(나는 그 제목이 멍키의 관심을 자극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멍청한이방인 여자를 구원하는 것. 그 여자에게서 그녀가 속한 족속의 무지를 없애는 것. 이 냉혹한 억압자의 딸이 고난과 억압을 공부하는 사람이 되게 하는 것.
무슨 행산데? 도대체 우리가 어디를 간다고 생각하는 거야? 지저분한 영화라도 찍으러 가는 줄 아는 거야?
네 눈알이 벌써 내잘못된 점들을 하나하나 찾아내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불안정한데, 불안정이 내 문제의 전부인데, 너는 내가 입을 여는 순간부터 얼굴 전체가 그 표정이야.
"이건 연애가 아닐지도 몰라. 이런 걸 바로 실수라고 부르는 건지도 모르지. 어쩌면 우리는 서로 좋은 마음으로 각자 갈 길을 가는 게 좋을지도 몰라."
"왜 이 사람과 계속 만나는 걸까? 야수가 되어버린 이 여자와! 이 상스럽고, 고통받고 있고, 자기혐오에 시달리고, 어리둥절해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정체성이 없고
늘 기억 하나만 건너가면 혹독한 자기비판이 나오죠.
조롱하고 모욕하고 비난했고, 그 끔찍하게 옹색한 사람들과 주먹다짐을 했고, 그들이 사랑하는 아이크**를 문맹에다 정치적으로 보나 도덕적으로 보나 얼간이 같은 인간이라고 불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