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펠리시아의 여정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5
윌리엄 트레버 지음, 박찬원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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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흘러내리며 힐디치 씨의 뺨과 턱으로
시내를 이루더니 목으로 뚝뚝 떨어져 셔츠와 조끼를 적신다.
방안의 흐느낌은 신음으로 바뀌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는 동물이 낼 법한 괴롭고 애처로운 소리가 된다. - P320

자신만을 생각해야 할 때도 있다, 하고 말이야.
때로는 그래야 해, 그러지 말라는 말이 아니야.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있잖아.
이건 하루하루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일이야.
펠리시아가 겪어야 했던 일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하지만 펠리시아의 불운한 아버지와 할머니, 오빠들 역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거지.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이게 다야.
우리는 모두 끔찍한 일을 해야 할 때가 있어,
펠리시아. 때로는 그럴 용기를 내야 하는 거야."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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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12 2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ㅠ.ㅠ
이 책 많이 슬픕니다
이 책을 저는 병원에서 읽었거든요 ㅜ.ㅜ

어쩌다냥장판 2022-10-13 01:09   좋아요 1 | URL
저는 지금 중간 쯤인데 이게 스릴러인건가 힐디치씨가 실인을 저지른건가 내내 궁굼해서 끝을 먼저 읽고 읽을까 고심하고 맀었아요 진짜 재밌는데 슬프다니 ㅜ 이런
 
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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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무섭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자신의 내부에 두려움이 있다는 뜻이었다.
나는 지금 이 눈보라의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일까?
어둠이 내린 밤, 보이는 거라고는 그저 자신의 모습뿐인
칠흑 같은 창을 바라보며 그는 생각했다.
아마도, 그 의미없음을 두려워하는 것이리라.
의미 없는 것들의 무자비함을.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
건강한 몸을 가지고
욕심은 없고
절대로 화내지 않고 보니 세상이
언제나 조용히 웃고 있는
하루에 현미 네 홉과
된장과 약간의 야채를 먹고

나는 가능한 거의 모든 인간들의 진심을 나의 저울에 올려본다.
이 저울의 반대편에는 사실의 세계가 놓여 있다.
지금까지 나의 저울은 누군가가 주장하는 진심 쪽으로 기울어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나는 인간을 연민한다.
모든 인간은 언젠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 자명한 사실을 부정하기 위해 인간들은 쉬지 않고 헛된 이야기를 만든다.
그 임시방편의 이야기에진심 같은 게 있을 리 만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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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어둠 속의 사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2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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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가 요구하는 절대적 의심이란
자연 속의 공동(空洞)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뇌 속에서는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어서,
그런 절대적 의심이발생하는 정신 작용은 배기 펌프의 효과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예외적이고 기괴한 상황일 것이다.
어떤 문제에서든 사람은 무언가를 믿게 마련이다.
그런데 마르트가 피고인들의 유죄를 너무도 두려워한 나머지,
그녀의 두려움은 일종의 믿음과 유사한 것이 되었다. - P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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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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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설의 기본적인 발상이 1972년 10월이 시간의 끝이라는것이었거든요. 10월유신에 대해서는 학생도 배웠겠지요? 박정희가 국회를 해산하고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뒤 유신헌법을 만든 일말이에요. 그때 대학교가 모두 휴교에 들어갔는데, 그런 경험들이 자연스레 소설에 녹아들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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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당신이 나를
조금씩 조금씩 사랑하지 않는다면,
나는 당신을
조금씩 조금씩 사랑하지 않겠습니다.

당신이 갑자기
나를 잊어
나를 찾지 않는다면,
그때 나는
이미 당신을 잊었을 것입니다.

파블로 네루다, 「당신이 나를 잊는다면」, 『대장의 노래』 - P329

변함없이 차분하게 평화로운 자연과
기나긴 낮, 고요한 밤, 마구간의 거품 가득한 따듯한우유,
과일이 가득 담긴 커다란 쟁반,
진흙 오븐에서 갓 나온 향기로운 빵이 내향적인 그녀의 성격에는 시끌벅적한 산티아고보다 훨씬 잘 맞았다.
마음대로 할 수만 있다면 그곳에서 영원히살고 싶었다. - P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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