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무섭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자신의 내부에 두려움이 있다는 뜻이었다. 나는 지금 이 눈보라의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일까? 어둠이 내린 밤, 보이는 거라고는 그저 자신의 모습뿐인 칠흑 같은 창을 바라보며 그는 생각했다. 아마도, 그 의미없음을 두려워하는 것이리라. 의미 없는 것들의 무자비함을.
비에도 지지 않고바람에도 지지 않고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건강한 몸을 가지고욕심은 없고절대로 화내지 않고 보니 세상이언제나 조용히 웃고 있는하루에 현미 네 홉과된장과 약간의 야채를 먹고
나는 가능한 거의 모든 인간들의 진심을 나의 저울에 올려본다. 이 저울의 반대편에는 사실의 세계가 놓여 있다.지금까지 나의 저울은 누군가가 주장하는 진심 쪽으로 기울어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나는 인간을 연민한다. 모든 인간은 언젠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 자명한 사실을 부정하기 위해 인간들은 쉬지 않고 헛된 이야기를 만든다. 그 임시방편의 이야기에진심 같은 게 있을 리 만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