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55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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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도 불행은계속해서 우박처럼 세차게 쏟아졌다. 로잘리가 사내아이를 낳았고, 어머니를 여의었고, 무일푼의 가난이라는 끔찍한 삶에 직면했던 것이다.

드디어 작년에 그녀는 여느 때보다 더욱 대담한 행동을 일삼은 끝에 죽음에 이르는 행운을 누렸다.

제가 부유하던 시절에 약혼했었지만, 그녀는 제가 가난뱅이가 되었음에도 변함없이저와 결혼하고 싶어했습니다."

여전히 꼼짝하지 않고 저 위의 혼잡을 보며 서 있던사카르는 문득 뷔슈의 질문이 그에게 일깨워준 초기생활의 추억에 사로잡힌 채 자신의 삶을 반추했다.

그는 울화가 치밀어올랐고, 향락에 대한갈증이 너무도 커서 고통스럽기 그지없었다.

시지스몽의 말이 옳았다. 노동이 밥을 보장하지는 않아, 빈자들과 바보들만이 다른 사람들을 살찌우기 위해 일하고 있잖아.

투기, 오직 투기만이 하룻밤사이 단숨에 행복, 사치, 여유로운 삶, 완전한 삶을 허락하는 거야. 만약 이 낡은 세계가 언젠가 붕괴되어야 한다면, 나 같은 사람이 붕괴 이전에 욕망을 채울 시간과장소를 찾아내야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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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 당신이 원하는 걸로 줘요, 돼지갈비,
아스파라거스."

불타올랐다. 위레는 사카르의 형 루공, 지금은 득의만만한 장관의 지위에 오른 루공과의 교섭을 사카르에게설명해주기 위해 열한시부터 여기서 기다리기로 분명히 약속했었다

배고픔도 잊고 생각에 잠긴 채 돼지갈비가 식어가도록 내버려두고있던 사카르는 식탁보 위로 그림자하나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고개를 들었다.

럽게 얼룩진 중고 프록코트의 윗부분이 그의 헐벗은두개골에서 흘러내린 숱 없고 생기 없는 머리칼에 닿아 있었다. 태양빛에 탈색되고 소나기에 씻긴 그의 모자는 그 세월을 가늠하기도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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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대성당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9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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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했어요. ‘그 사람한테‘, 그러니까 댁에게 말이죠, ‘돌아나가는 게 있으면 돌아들어오는 게 있다고 전해주세요.‘ 그게 맞을 거예요. 댁은 아실 거라고 말하더군요."

"이 시기에 당신은 일지를 꼭 써야만 하거든. 어떤 걸 느끼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겠지만, 이 질병의 시기에 올바르게생각하는지 어떤지. 잊지 마. 병이란 당신의 몸과 마음에 대해 뭔가 알려주려는 메시지야. 당신에 관한 일을말해주고 있다고. 계속 기록해.

그렇게 시간은 흘러 아내는 역으로 그를마중나갔물론, 다다. 기다리는 것 외에 별도리가 없었으므로그 사람 때문이었다―술을 마시며 TV를 보고 있는데, 자동차가 진입로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가르치는 일에서 영감을 얻는 일은 없어요. 내가가르치는 것에서나 학생들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지는 못하니까요.

하지만 그 일을 하면 집세를 구하고넉넉하게 살 수 있죠. 너무나 오랜 세월 동안 나는당장 다음달 집세는 어떻게 구할 것이며, 만약 아이들이 아프기라도 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걱정하면서 살았어요.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사는, 그런 인생을 살면 많은 것을 양보해야만 해요.
자기 인생을 살 수가 없어요."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사는, 그런 인생을 살면 많은 것을 양보해야만 해요.
자기 인생을 살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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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쪽으로 굴러갔다. "너 미쳤구나, 비, 그거 알고 있어? 어디서 그런 헛소리를 주워들은 거야? 그래,
바로 그거야. 헛소리라고, 비."

자기 자신한테 그만두라고하면 그만둘 수 있다구요. 뇌는 뭐든 할 수 있어요. 머리카락이 다 빠져서 대머리가 될까봐 걱정하면-이건아빠 얘기는 아니지만요- 머리카락이 빠질 거예요.
다 머릿속에 있는 거라구요. 이걸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다 그렇게 말할걸요."

"당뇨병두요." 비가 말했다. "간질도요! 뭐든지 돼요! 뇌는 몸에서 가장 강력한 장기라구요. 요청하기만하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비는 그의 담배를 식탁에서 들어 불을 붙였다.

비는 아빠의 단순함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암이요, 암도요. 암에 걸릴까봐 걱정하지 않는다면암에 걸리지 않을 거예요. 암도 뇌에서 시작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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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이미 자신의 애정을 거둬들이게 행동했던 그 아이를 만나고 싶은 욕망이 그에게는 없다는 점이었다. 갑자기, 그리고 너무나 분명하게 자신에게 달려들던 그 순간의 아이 얼굴이 떠오르면서 쓰라림이물결처럼 마이어스를 지나갔다.

그는 아이의 손, 자기인생의 적인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싶지도 않았고 어깨를 토닥거리며 이런저런 안부를 나누고 싶은 생각도없었다.

입이 벌어지는가 싶다가 두 눈은굳게 감겼고, 폐 속에 더이상 숨이 남아 있지 않을 때까지 아이는 신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아이의 얼굴은편안해졌다. 아이의 입술이 벌어지면서 마지막 숨이목구멍을 지나 앙다문 이빨 사이로 천천히 빠져나갔다.

의사들은 이를 히든 오클루전"이라고 불렀는데, 백만 명당 한 명꼴로 발생하는 특이증상이라고 했다. 귀신같이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즉시 수술을 했더라면아이를 살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일은 거의 없었다. 어쨌든 그들이 뭘 찾을 수 있었겠는가? 검사에도, 엑스레이에도 나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는데.

스코티는 이제 없고, 우리는 앞으로 그런 삶에 익숙해져야만 해.
혼자 남는 삶에."

목소리로 잘라 말했다. "월요일 아침에 차에 치였어요. 우리가 줄곧 곁에 있었지만, 결국 죽고 말았어요.

당밀과 거칠게 빻은 곡식 맛이 났다. 그들은 그에게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먹을 수 있는 만큼 먹었다.
그들은 검은 빵을 삼켰다.

그들은 서로 힘을 북돋워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위기를 기회로, 기회를 내 것으로."
그리고, "반듯이 행하면 반드시 일어난다." 그런 것들.

하루 스물네 시간 맥주를 마실 수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밤에 TV를 보면서도 맥주를 마시곤 했다. 물론 가끔은 독주도 마셨다. 하지만그건 흔하지 않은 경우인, 마을에 나가서 마실 때나 손님이 찾아왔을 때였다.

이른 오후로 술 마시는 시간을 옮겼다. 아침에 몇 잔을마시는 것으로 음주를 시작했다고 그는 내게 말한다.
이를 닦기도 전에 한 잔 때렸다. 그다음에는 커피를 마셨다. 그는 도시락통에 보드카가 든 보온병을 넣어 일하러 갔다.

그녀는 이렇게 썼다. "진실로 맺어진 것은 절대로 다시 풀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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