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st (Paperback) - 『트러스트』원서
Hernan Diaz / Penguin Random House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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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오랜만에 장편 소설을 읽으며 독서 삼매경에 빠지는 호사를 누렸다. 빨리 읽고 싶어서 잠드는 시간이 아까울 지경이었다. 난 스포일러나 티저 없이 책을 읽는 것을 즐기고 단편 보다 장편 소설을 선호한다. 분명 목차를 보면 네 명의 작가가 쓴 단편 소설을 묶은 것 처럼 되어있다. 이해가 안되어 읽으면서 겉 표지 작가와 목차 속 작가를 얼마나 많이 넘겨 보았는지 모른다. 전체 흐름을 이렇게 뒤 늦게 깨닫고 짐작도 할 수 없어서 계속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약간의 추리 소설 형식을 빌린 것도 독자를 긴장시키는 묘미라 하겠다.

나의 이해력에 혼란을 준 것 외에 또다른 묘미는 영어가 너무 너무 아름다웠다는 것이다. 고난도 어휘도 있었지만 현학적이라는 느낌보다 세련되고 정제된 절제미에 압도되어 수 많은 인생 문장을 건질 수 있었다. 언어의 채석강에서 옥석을 구분하느라 땀흘린 작가의 노력을 읽으며, 수려한 문장을 마음의 양식으로 삼을 수 있음에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내적인 정서와 심상을 언어, 노래, 그림 등의 다양한 외적 수단을 통해 표현하고 독자들이 이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엄청난 축복인 것 같다. 언어와 동행하며 명불허전의 대어를 낚는 작가는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다.

수려한 언어와 문체에 매료된 것 외에 이 책의 독특한 구성은 나의 이해력에 큰 도전과 흥미를 주었다. 끝까지 결말이 어떻게 날지 예상할 수가 없어서 기대가 너무 컸기에 책을 내려 놓고 야간의 실망감이 동반되었는지도 모른다. 1부(Bonds)가 끝났을 때도 약간 허무했고, 2부(My life)를 읽을 때는 여전히 미궁이여서 엉뚱한 곳으로 결론을 짓고 있었다. 난 책에서 항상 교훈을 건지려는 고지식한 면이 있는 것 같다. 2부에서 개인의 자산이 공공 선에 기여할 수 있고, 기여해야 한다는 것을 3번 이상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난 이것이 책의 주제일거라 추측하며 읽었고 부에 대한 신선한 개념을 정립하게 되었다고 기뻐하고 있었다.

그러나, 3부에서 부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 준다. 돈은 허상이지만 모든 것의 중심에 있고 실제로 모든 것이기도 하다는 표현이 있다. 자신은 공공 선에 기여한 삶을 살아 왔다고 굳게 믿으며 자신의 부는 국익을 증진시키는데 기여했다고 확신하는 주인공은 또 다시 부를 이용하고 비서를 뽑아 그녀를 통해 새로운 자서전을 작성하여 명예를 회복하고자 한다. 외적으로 보여지는 삶과 자신이 생각하는 나 사이에서 어느 것이 진정한 나인지는 결국 4부에서 밝혀지는 것 같다.

4부의 이야기를 통해 결혼 생활과 외로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외적으로 보여지는 화려한 결혼 생활 이면에 좁혀지지 않았던 외로움의 거리가 있었고, 두 사람 사이의 정신적 거리는 결국 삶의 일부가 되었다. 불황기에 이루었던 선견지명을 통한 금융업계의 탁월한 성공은 아내의 도움 때문이었다. 사기와 조작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기 때문에 세상의 눈을 가리기 위해 자선사업에 매달린 것일까? 부에 대한 지칠줄 모르는 욕심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도 자신은 공공 선에 기여하는 삶을 살았다고 자부하는 주인공에 나는 큰 배신감을 느꼈다.

사람들은 승리의 능동적 주체이지만 패배의 수동적 객체( active subjects of our victories but also the passive objects of our defeats)가 된다고 했다. 금융업계에서 그가 거둔 승리와 쾌거는 자신의 총명함과 직관의 결과이고 사회의 비난과 중상 모략은 왜곡된 것이어서 자서전을 통해 공공 선에 기여한 자신을 모습을 증명하고자 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인간의 악함을 읽었다. 아내의 고민과 외로움에 상관없이 그녀는 평생 자선 사업을 하며 행복한 결혼 생활을 했노라 굳게 믿고 있는 그를 통해 인간의 교만함을 읽었다.

물질적 풍요의 선물은 권태감(ennui)일까?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도덕적 불편함(moral discomfort)이 필요한 것일까? 그래서 자선 사업과 봉사를 권장하는 것일까? 결국 물질과 공공 선은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가? 또한 이 책의 제목이 시사하듯이 사람의 믿음(Trust)은 어디까지 신뢰할만한가? 주인공의 부와 결혼 생활은 자신이 믿고 있는 것, 아내가 믿는 것, 비서가 믿는 것,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모두 다르다.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과 나에 대한 신념이 또 얼마나 틀릴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남들이 나를 바라보고 또 나에 대해 믿고 있는 것이 틀릴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다. 내가 틀린 것을 나의 신념처럼 확고하게 믿고 있을까봐 두렵다. 결국 인간은 자신에 대해서조차 잘 알지 못하는 이리 나약한 존재인가? 아님 알면서 자기 부인을 하지 못하는 악한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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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st (Paperback) - 『트러스트』원서
Hernan Diaz / Penguin Random House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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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rst one was that the ideal conditions for business were never given. One had to create them.

And his second and main discovery was that self-interest, if properly directed, need not be divorced from the common good, as all the transactions he conducted throughout his life eloquently show.

These two principles (we make our own weather; personal gain oughtto be a public asset) I have always striven to follow. - P140

again he proved that personal profit and the common good were not at odds with each other but could become, incapable hands, two sides of the same coin. - P146

She was too fragile, too good for this world and slipped away from it much too soon. Words are not enough to say how dearly I miss her. The greatest gift I have ever received was my time by her side.
She saved me. There is no other way to put it. She saved me with her humanity and her warmth. Saved me with her love of beauty and herkindness. Saved me by making a home for me. - P158

It is hard work to give money away. It requires a great deal of planning and strategizing. If not managed properly, philanthropy can both harm the giver and spoil the receiver. Expand. Generosity is the mother of ingratitude. - P167

My actions safeguarded American industry and business. I protected our economy from unethical operators and destroyers of confidence. I also shielded free enterprise from the dictatorialthe Federal Government. Did I turn a profit from these actions? No doubt. But so will, in the long run, our nation, freed from both market piracy and state intervention. - P185

No one besides me would ever notice this connection, of course. Still, these encrypted and often involuntary allusions have fueled my work from thevery start. So again, in an imprecise way, I believed for all these years that if I tapped into that spring directly it would be contaminated or even dry out. But now, at seventy, it is different. Now I feel strong enough.

And this is why I find myself facing these implausibly open doors on thisfall morning. To revisit the place where I became a writer. To look for theanswers to the enigmas I thought had to be left unresolved so they could feedmy work. And to finally meet, even if it is only through her papers, Mildred Bevel. - P197

This was at the center of his business practice. "A selfish hand has a short country. This, Bevel insisted,
reach," he would often say. Or, "Profit and common good are but two sides of the same coin." Or, "Our prosperity is proof of our virtue." Wealth had, for him, an almost transcendental dimension. Nowhere was this clearer than in his legendary string of triumphs of 1926, he often repeated. While geared toward profit, his actions had invariably had the nation‘s best interest at heart. Business was a form of patriotism. As a consequence, his private life had become, increasingly, one with the life of the nation. - P275

They are, for the most part, thank-you letters. Musicians from all over the country thanking her for pianos, violoncellos and violins; conductors from small towns thanking her for the instruments and funding for their orchestras; mayors and congressmen thanking her for alibrary branch; a letter from Governor Al Smith thanking her for the wingfor the humanities at the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Troy.

There is a shift in content in some letters after the 1929 crash. In addition to all her cultural patronage it is clear that she has been involved in helpingthose who lost everything during the crisis. Her emphasis is now on housingand on loans to businesses. The owners of factories, stores and farms write tolet her know how much the aid received has done for them and their commu-nities. But these letters are outnumbered by a renewed outpour of gratitude from the same kind of beneficiaries she favored in the past - libraries, musical institutions, universities. - P302

"True idealists, in contrast, care about the welfare of others above and especially against their own interests. If you enjoy your work or profit from it, how can you be sure you‘re truly doing it for others and not yourself?
Abnegation is the only road that leads to the greater good. - P334

Despite everything, I had consistently chosen to respect and look upto him. Only now did I realize how active and conscious that choice had been.

Year after Ihad made up for his shortcomings. Helped him be my parent. AndI had loved our hard, complicated life. And I had loved him for his dim yet unbending principles and passions and for his wild notions of freedom and independence. But now I had to find a way to love a new, still shapeless idea of him. - P343

Some journals are kept with the unspoken hope that they will be discovered long after the diarist‘s death, the fossil of an extinct species of one.

Others thrive on the belief that the only time each evanescent word will be read is as it‘s being written. And others yet address the writer‘s future self:

one‘s testament to be opened at one‘s resurrection. They declare, respectively, "I was," "I am," "I‘ll be."

Over the years, my diary has drifted from one of these categories tot he next and then back. It still does, even if my future is shallow. - P375

"Imagine the relief of finding out that one is not the one one thought one was" - 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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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 Things Like These : Shortlisted for the Booker Prize 2022 (Paperback, Main) - 『이처럼 사소한 것들』원서
Claire Keegan / Faber & Faber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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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큰 울림이 있는 책을 만나니 누군가 너무 절묘한 타이밍에 나를 위해 준비한 선물 같다. 어제 늦게까지 읽다가 살짝 피곤했는데 마지막 페이지가 너무 큰 감동이 되어 잠이 확 깨면서 흥분 상태가 되어 잠을 설치기도 했다. 갑자기 J.K.Rowling의 명언이 떠올랐다. “If you don’t like to read, you haven’t found the right book.” 역시나, 심금을 울리는 좋은 책을 만나면 아니 읽을 수 없고 지루할 수가 없다.

이 책은 허구이지만 가슴 아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회 고발 소설이다. 아일랜드 Magdalen Laundry를 검색하면 믿을 수 없는 과거의 흑역사를 알 수가 있다. 18세기에 자행되었는데 최근까지 지속되었고, 정부가 알면서 묵인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사랑과 자비를 실천해야 하는 수녀원과 교회가 한 통속이 되어 3만명 이상에게 강제 노동을 시키고 몇 백명의 여자 아이들이 죽었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무엇이 사람을 이렇게 악하게 만드는 것일까? 난 철없을 때 성선설을 믿었지만 이제는 원죄설을 믿는다. 상상하기 힘든 아일랜드의 암울한 이 역사가 바로 인간이 얼마나 악하고 가증스러운지 말해 주지 않나 싶다. 이 사건이 수녀원에서 일어났다는 것 때문에 아주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주인공 아내 Eileen은 불편한 심기를 참지 못하는 남편에게 묵인하고 넘어가는 것이 있어야 삶을 제대로 살 수 있다고 한다. 즉, 자신의 자녀가 아니니 눈을 감으라고 조언한다. 마을 사람들도 소문으로 수녀원에서의 악행을 알고 있었지만 간과하며 모두 공범이 된 셈이다.

한 쪽 눈을 쉽게 감고, 한 쪽 귀를 잘 닫는 보통 사람과 다른 여린 심성의 주인공 Bill Furlong이 있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쉬지 않고 일하며 눈 뜨자마자 일터로 달려가는 그에게 아내와 다섯명의 딸들은 소중한 자산이고 살아가는 이유였다. 그럼에도 문득 문득,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공허감도 느끼곤 했다. 크리스마스는 사람들 안에 있는 최상의 것과 최악의 것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은 슬프지만 사실인 것 같다. 사랑으로 오신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에도 풍요의 건너편에 상대적 박탈감과 상실감을 더 많이 느끼는 그늘이 존재하지 않는가?

크리스마스에 수녀원으로 석탄 배달을 갔다가 고통을 호소하는 어린 소녀를 도와주지 못하고 돌아선 주인공은 자신의 위선에 실망감을 느끼고 결국엔 다시 발길을 돌려 그녀를 구출해 온다. 무엇이 그를 용감하게 했을까? 삶의 재정적 형편이 좋은 편이 아니기에 아내가 눈 감으라고 하지 않았는가? 마을 사람들, 심지어 신부님도 악행을 알고 있지만 묵인했기에, 소녀를 구출한 그는 앞으로 더 큰 것과 싸워야 한다. 최악의 것이 아직 그에게 오직 않았다(The worst is yet to come.)는걸 알면서 과감한 행동을 한다. 그런 그는 완전 새롭고 감지하기 어려운 기쁨이 가슴 속에서 샘솟는걸 느낀다. 자신만을 위해 살아갈 땐 느끼지 못하던 뜨거움이다.

그의 마음을 움직인 동력은 불우한 시절에 Mrs Wilson이 그에게 보여주고 행했던 작은 것들 때문이었다. 그런 작은 친절이 없었다면 그 역시 수녀원의 소녀들 처럼 착취당하며 살았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베푼 것들은 작은 것들(책 제목: 이와 같이 작은 것들)이었으나 오늘날의 그를 만들었기에, 그 역시 소녀를 간과할 수 없다는 양심의 소리가 있지 않았나 한다. 일상의 작은 친절은 결코 작지 않은 큰 일을 만들어 갈 때가 매우 많은 것 같다. 누군가의 운명을 바꾸기도 하지 않는가?

마지막 큰 울림을 준 문장은 오래 오래 곱씹으며 나를 돌아보게 하는 명언이 될 것 같다.

“서로 돕지 않고 살아감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단 한번이라도 용기내어 도전하지 않고, 몇 년을, 몇 십 년을, 평생을 살아가면서 거울 속 자신을 보면서 기독교인이라 부를 수 있는가”
“Was there any point in being alive without helping one another? Was it possible to carry on along through all the years, the decades, through an entire life, without once being brave enough to go against what was there and yet call yourself a Christian, and face yourself in the mirror?” P.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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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설교에서 목사님을 통해 이 책의 저자 찰스 스펄전이 ’설교의 황태자’라 불리셨다는걸 듣고 이 책을 선택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작년부터 전도하고 싶은 지인들이 너무 많아 계속 기도 중이라 방법을 알고 싶기도 했다. 다 읽고 나니 목사님의 뜨거운 열기가 내게도 전해지는 느낌이고 왜 그렇게 강렬한 영적 부흥이 영국에서 있었는지 짐작이 간다. 난 하나님과 뜨거운 사랑을 시작한지 채 2년도 안되었지만 새벽마다 영혼 구원을 위해 매일 기도한다. 그럼에도 아직 제대로 한 명도 인도하지 못함에 자책감이 들어서 이 책이 더 내 시선을 끌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사실 초반부는 예비 목회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 초신자인 나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아서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그럼에도 영혼 구원을 향한 목사님의 강렬한 메세지는 잘 느낄 수가 있었다. 언제 어느 설교를 하든, 항상 예수님과 연결시켜 마무리를 하고 항상 예수님만 드러나는 설교를 해야한다는걸 읽으며 평소 답답했던 내용이 이해가 되었다. 주일 설교를 항상 메모하며 집중하는데, 몇 번은 분명히 예수님이 등장하지 않으셨는데(예를 들어, 구약 설교) 항상 마무리를 예수님의 십자가로 끝나셔서 설교가 갑자기 전환되어 내가 연결 고리를 찾지 못해 당황했던 적이 있었다. 아마도 담임 목사님도 찰스 스펄전 목사님의 조언을 참고했거나 의견을 같이 했을 수도.

후반부 야고보서 5:19-20절을 인용한 말씀도 역시나 강렬하다. 야고보서는 전체 서신 중 가장 실용적이라고 하셨다. 즉, 형제 중에 미혹되어 진리에서 벗어난 자가 회개하여 돌아오게 한 자는 영혼을 사망에서 구원한 자요 허다한 죄를 덮는자라는 구절을 인용하여 탕자를 인도하여 돌아오게 하는 것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믿지 않는 영혼 구원도 물론 중요한데, 믿다가 미혹되어 떠난 자, 즉, 탕자들을 구원할 경우 2가지 혜택을 주신다는 것이다. 죽음의 길에서 구원하는 것과 허다한 죄를 다 덮을 수 있다는 것이 그 얼마나 감사한 특권인가?

그렇게 뜨거운 불같은 설교로 엄청난 부흥을 일으키신 목사님도 우울증에 시달리셨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그런 우울감도 감사의 조건이라고 하셨다. 즉 본인이 우울증을 겪어 보셨기에 신성한 민감성으로 우울증을 호소하는 성도들의 입장에서 역지사지 할 수 있었다는 뜻일까? 아니면 무서운 영적 우울감 때문에 하나님께 더 매달리고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는 뜻일까? 전적으로 나를 맡기고 의존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안정적인 기쁨인가? 내가 약할 때 강함이 되시는 분이 아니던가? 약함 조차 감사의 조건으로 고개 숙이라 하신다. 이만큼 영혼 구원은 엄청난 사역이고 커다란 책임인 것이다.

마지막 Sunday School teacher/ Sabbath School teacher는 그야말로 나를 위해 준비하신 내용이었다. 내가 올해 처음으로 주일학교 교사를 지원하고 마침 1월 말에 수련회까지 있어서 1월엔 거의 주일 학교만 생각하며 보냈다. 사실 난 나의 손길이 꼭 필요한 곳에 서고 싶었는데 막상 자원하니, 내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 자리가 내가 있을 곳이 아니란 생각에 매우 우울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또 생각이 달라진다. 경건한 성경 구절, 복음을 잘 가르치고 그들을 위해 항상 기도해야 할것이다. 또한 미혹의 길로 가지 않도록 예방적 차원에서 어린 양들을 잘 인도해야하는 엄청난 책임이 내 어깨 위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월 내내 우울했던 나를 위해 이 책을 준비하신 것일까? 작년부터 계속 기도했던 지인들 전도도 잘 안되고 처음 지원했던 주일 학교 교사 자리도 내 마음을 무겁게 하던 차에, 이 책은 마치 영혼 구원이 아니면 차라리 나에게 죽음을 달라고 외치라는 것 같았다. 나에게 간절함이 부족했는가? 기도가 부족했는가? 하나님의 열심에 나의 열심을 더한 것이 아닌가? 자책감으로 시달리던 차에 불같은 책을 읽으니 더 책임감이 무거워진다. 작은 자 중의 작은 자인 내가 쓰임 받고 싶어하는 마음을 주심에 감사하자. 쉬지 않고 성경을 읽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가르치면서 더 좋은 방법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는 특권을 허락하시길 기도하자.

“And He saith unto them, Follow me, and I will make you fishers of men.” Matthew 4:19

“Brethren, if any of you do err from the truth, and one convert him; let him know, that he which converted the sinner from the error of his way shall save from death and shall hide a multitude of sins.” James 5: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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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ble Jesus Read (Paperback)
Yancey, Philip / Zondervan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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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힘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 느낀다. 밤을 지새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던 때가 언제인가? 도서관에 앉아 6시간 동안 독서 삼매경에 빠지거나, 공원벤치 조명 아래서 시원한 바람을 친구 삼아 책을 읽으며 여름 더위를 쫒던 적이 아득한 옛날같다. 이제는 한 권 끝내기가 쉽지 않다. 새벽예배를 작정하고 나서는 늦게 잠을 잘 수가 없고, 일이 쏟아지면 피곤함에 도저히 시간이 안난다. 그럼에도, 전혀 시간이 없었던 것이 아니고, 유투브에 시간을 빼앗기며 시간 낭비했던걸 생각하면 후회가 많이 된다. 올해는 다시 책사랑을 실천하며 마음을 살찌우고 궁극적으로 정신근육을 단단하게 만들어 보자!!

사실 이 책은 직장 신우회에서 함께 읽기로 지정된 책이었으나, 다들 읽지 못해서 나눔은 하지 못했다. 나의 지론은 한 권의 책을 적어도 2주 안에, 빠르면 1주 안에 끝내야 제대로 감동을 느낄 수 있고 내용을 잘 파악할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난 1달이상 띄엄 띄엄 이 책을 읽어서 리뷰 쓰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큰 울림이 있었고, 성경을 읽으며 궁금했던 것도 해갈을 얻은 듯하다. 알면 보인다고 했는데 성경 통독을 겨우 한 상태라 작가의 의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많기에 앞으로 더욱 성경을 읽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난 구약이 엄청 어렵다고 생각지는 않았는데, 현대인들이 신약에 비해 구약을 잘 읽지 않고 필요성도 못 느낀다고 했다. 그러나 신약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구약을 읽어야 한다. 예수님도 구약의 성경 구절을 많이 인용하셨고, 구약에서 예수님이 오심을 여러 군데서 예언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구약은 그저 수천 년 전의 이스라엘 민족의 이야기이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구약을 읽기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키에르케고르는 하나님의 러브 스토리처럼 읽으라고 충고한다. (read it like a love story)

구약 중에서, 욥기(Job), 신명기(Deuteronomy), 시편(Psalms), 전도서(Ecclesiastes), 선지서(Prophets)에 관한 작가의 해석이 있다. 대부분의 목사님들이 설교를 피하는 욥기에 대한 설명은 큰 도전이 아닐까 한다. 설명되지 않는 고통, 전쟁, 슬픔 등을 잘 인내하면, 즉 연단을 통해 정금같이 단련되어 나온다는 해석에 초점이 아니라 ‘욥의 믿음’에 무게 중심을 두었다. 하나님의 축복에 의존하는 조건부나 보상/징계라는 계약적 신앙을 넘어서는 욥의 신앙을 보고 싶어하신 듯하다. 욥의 고통은 아주 작은 재료에 불과한데 우리가 재료에 갇혀 큰 음식의 맛을 느끼지 못하거나, 등장인물만 보다가 드라마의 주제를 놓치는 경우랄까? 욥기를 통해 단 한 명의 믿음, 반응도 하나님에게 매우 소중하다는걸 알게 되었다.(One person’s faith made a difference. How we respond matters.) 작가는 욥기를 통해 ‘믿음의 회의‘에서, ’의심 가운데 믿음‘으로 나아길 수 있었다고 했다. (with doubt in my faith - with faith in my doubt)

작곡가로 비유하면 신명기는 장엄한 확신으로 볼 때 바흐에 해당된다고 했다. 신명기는 기억하라 잊지말라를 강조한다. 어리석은 황소가 고집 때문에 고통에도 하루종일 멍에를 메고 있듯이 목이 곧은 백성들은 교만하여 평안시에 과거의 은혜를 잊기 쉽다는걸 모세는 너무 잘 알았다. 온유함이 온 지면에 가득했던 모세도 한 때는 살인자가 아니었던가? 그의 성정을 부드럽게 만드신 하나님이 백성들을 공급하고 또 공급하셨음을 잊지 말라는 경고(warning)의 메세지가 신명기이다. Choose life. For the Lord is your life.

시편은 수 많은 모순과 감정의 롤러코스터로 가득차 있다. 교회에서는 억제하려하는 분노를 사정없이 표출하다가도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로 반전되기도 한다. 인간의 나약함, 극도의 슬픔과 아픔을 하나님 앞으로 가져감으로써 어떻게 기도해야하는지를 알려준다. 감정을 쏟아내는 것 자체가 치료 효과를 발휘한다. 미움과 증오가 어느새 물러가고 그 자리에 용서의 기적을 위한 씨앗이 자라나는 걸 볼 수가 있다. 만약 사람에게 복수의 저주를 쏟아내면 독화살이 되지만 하나님께 무기력한 모습으로 전적으로 의지하며 나아가 간청함으로 고침과 치유를 얻을 수 있다. 한편, 시편은 찬양이 부족한 문화에서 필요한 단어를 제공하며 찬양하고, 송축하고, 기도하는 법을 잘 알려준다.

무상함과 절망의 탄식을 노래하는 전도서와 지혜와 명철을 강조하는 잠언이 나란히 배치함은 어떤 의미일까? 모든 것을 다 누렸던 솔로몬은 지나친 풍요의 토양에서 실존적 절망감을 느낀 것일까? 원하고 바라는 것을 얻게 됨의 저주라고 했다. 전례없는 풍요와 사회적 진보의 시대에 삶의 의미와 목적을 상실하여 실존적 불안감을 느끼는 현대의 우리와 닮았다. 우리도 가끔 왜인지 모르나 이유도 없이 무상함과 낙담을 느끼지 않는가? 결국 신의 존재를 믿고, 창조주를 기억하고 경외하며 존재의 의미를 찾고 순종함으로 삶의 목적을 찾을 수 있다. 선지서는 하나님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창문이며 백성들이 우상을 섬기며 하나님을 잊고 지낼 때 하나님이 얼마나 슬퍼하시는지 등에 관한 하나님의 마음과 느낌을 가장 잘 알 수 있다고 했다.

작가는 마지막에 3가지 질문을 던진다. Do I matter? 나 한 명이 하나님에게 중요한가? 이사야 49:16절을 통해 한 명 한 명이 하나님의 소중한 자녀임을 설명한다. 보라, 내가 너를 내 손바닥에 새겼다. (Behold, I have engraved you on the palms of my hands.) 예수님은 언제나 사랑의 막대기로 약한자 편에 서서 공생애 생활을 하셨다. 한 영혼이 회개하고 주님께 돌아올 때 얼마나 기뻐하셨는가? 두 번째 질문은 Does God care?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돌보시는가? 왜 악의 세력이 형통한데 침묵하시는가? 신약에 예수님이 눈물 흘리시고 우리와 같이 아파하시는 장면이 많다. 우리와 하나님의 시간표가 다르니, 결국 하나님이 골든 타이밍을 기다리신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 질문은 Why doesn’t God act? 구약 백성들을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시고 모세와 대면하신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듯 보인다. 그러나 창조주의 미완성의 프로젝트는 언젠가 완성될 것이고 하나님의 뜻대로 모든 것이 회복될 것이다.

모든 신학적 궁금증이 해갈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 또한 전도서 작가 솔로몬과 같은 고민과 절망으로 허무감과 좌절을 느꼈던 때가 있다. 시편 기자의 기도를 하나님께 자주 올렸더라면 사람에게 상처내는 일이 줄었으리라. 신명기를 일찍 읽었더라면 평안의 시기에 은혜를 기억하며 교만을 멈추고 겸허하게 무릎을 꿇었으리라. 욥기를 잘 해석했더라면 작고 작은 나의 믿음 하나도 하나님의 기쁨이 될 수 있음을 알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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