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서
정용대 지음 / 델피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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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 장르에 관심이 많은 편이며 

긴장감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저자는 

케이퍼 장르 "수능을 삼키다", 

20대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 "스터디꾼"을 전자책으로 출간했습니다. 

그럼 <왁서>의 내용을 보겠습니다.



이세진의 약혼자는 결혼을 앞두고 3개월 전 왁싱샵에서 살해당했습니다. 

담당 형사 함유준의 전화로 사건 현장에 도착한 세진은 

왁싱샵에서 일하는 직원의 목격담을 듣습니다. 

직원 최정연은 약혼자 재섭을 손님으로 맞이했고, 

시술실 안으로 안내한 후 창고로 가서 왁싱에 필요한 도구들을 챙겼습니다. 

그리고 재섭이 대기하는 시술실로 들어간 순간 

어떤 남자가 재섭의 배에 칼을 찔렀고 재섭은 그 자리에서 죽었습니다. 

함유준은 파일철을 열어 사진을 보여주며 가해자가 맞는지 물었고 

목격자는 확인했습니다. 

형사들이 용의자를 추격하고 있다며 걱정 말라고 합니다. 

그때 용의자가 붙잡혔다는 전화가 왔고, 세진은 무언가 이상함을 느낍니다. 

용의자가 범행을 저지른 목적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나 

사람을 죽일 정도로 잔인한 악인이 불과 몇 시간 만에 잡힌 게 이상합니다. 

사람을 죽이는 일을 계획했다면, 범행을 저지른 후 도망갈 계획도 마련했을 텐데, 

형사들이 너무나 쉽게 용의자 주성식을 잡아냈습니다. 

현장검증을 덤덤히 끝낸 그는 사람들의 비난과 욕설에도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는 주변을 두리번거립니다. 

경찰들이 그를 차에 태우려고 하는데 그는 계속 버티면서 

누군가를 찾고 있는 듯 두리번거렸습니다. 

그는 세진을 주시하고, 결국 자리를 떠납니다. 

그리고 얼마 후 그는 감옥에서 같은 조직원에게 살해당했답니다. 

유가족은 점점 일상을 되찾았지만 세진은 아직도 그 자리입니다. 

오늘도 사고 현장을 갔다가 얻은 것 없이 자신이 사는 빌라로 돌아왔습니다. 

우편함에서 우편물을 꺼내 확인하는데 

익숙한 이름의 고교 동창이 보낸 우편물을 봅니다. 

청첩장으로 예상되는 크기에 뜯었더니 내용이 없습니다. 

작은 글씨로 '나는 당신 약혼자를 죽이지 않았습니다.'라는 문장만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TV에서 경기도 인근 길가에서 

남성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보도됩니다. 

모자이크 했던 피해자의 얼굴이 잠시 나왔는데 

그는 재섭의 장례식장에서 봤던 남자 지범입니다. 

이상함을 느끼던 중 재섭이 만날 때마다 

자신에게 처음 만났던 장소와 테이블을 언급했던 것을 떠올립니다. 

서둘러 그 자리로 가서 테이블을 살짝 들었더니 메모지와 평평한 USB가 있습니다. 

재섭이 쓴 메모엔, '난 누군가에게 살해당할 수도 있어. 

살인자가, 어쩌면 살인자가 아닐 수도 있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제 세진은 재섭의 살인을 조사하기로 합니다. 

그러기 위해 왁서가 되기로 하고 피부 미용사 국가 자격증을 따기로 합니다. 

필기는 통과했으나 실기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학원에 등록했고, 

그곳에서 지범의 여자친구 윤송희를 만납니다. 

지범은 죽기 전에 왁싱에 대해 송희에게 많이 물어봤고, 

그녀는 말이 안 되는 죽음에 마지막 행적이 왁싱샵 근처인 것을 확인하고 

왁싱 관련 종사자한테 살해당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지범을 살해한 용의자도 바로 잡힌 점도 이상해서 둘은 협력하기로 합니다.


도대체 스포츠부 기자인 재섭이 죽은 이유는 무엇이며, 

그가 조사한 기사는 무엇인지, 누가 그를 죽였는지 <왁서>에서 확인하세요.




스포츠부 기자인 재섭은 올림픽 육상 영웅을 코치한 전 코치에게 메일을 받지만, 

늦게 확인했고 그는 이미 자살했습니다. 

자살한 이유가 딱히 없었던 전 코치의 죽음을 이상하게 생각해 

재섭은 조사를 시작합니다. 

그는 갑작스럽게 왁싱샵에서 살해당했고 용의자는 바로 잡히고 

감옥에서 같은 조직원에게 살해당합니다. 

몇 달 후 거리에서 재섭의 장례식장에 온 지범도 살해당했고 

용의자도 바로 잡힙니다. 

재섭의 약혼녀인 세진과 지범의 여자친구인 송희는 비슷한 패턴의 살해 과정에 

의문을 가지고 왁싱샵과 관련이 있음을 느낍니다. 

사건을 조사할수록 더 큰 음모가 있었고, 목숨의 위협도 받습니다.


저도 이용해 본 왁싱샵을 소재로 한 소설이라 더욱 몰입감이 있었습니다. 

왁싱과 스포츠계의 카르텔을 엮은 점이 신선했고, 

자신의 능력과 노력을 선보이는 스포츠가 사람들의 욕망에 의해 

비리의 온상이 돼버린 점도 안타까웠습니다. 

'세상엔 실력도 없으면서 과대 포장된 인간들이 수두룩했으며'란 문장이 

이 시대의 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공정한 경쟁이 당연한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왁서>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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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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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일본 효고현에서 태어나 간사이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한 저자는 

'폭소 레드카펫', '킹 오브 콩트', '좋은 아침입니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방송 작가로 활동했습니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재능을 살려 소설가로 전향하고 

"만담가 이야기~ 아사쿠사는 오늘도 시끌벅적합니다"로 

제24회 전격소설대상 심사위원 장려상을 받으며 데뷔했고,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으로 한국 독자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16년 전, 고등학교 1학년 때 도모코의 아버지는 심장병으로 일을 못하고, 

엄마가 대신 돈을 버느라 형편이 어렵습니다. 

도모코도 생활비에 보태려고 학교 수업이 끝나면 

근처 요양원에서 도우미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체험 학습으로 견학을 간 곳에서 제일 싼 우동을 주문해서 먹으려고 하니 

같은 조 애들이 힐끔거리며 구질구질한 걸 먹는다고 비웃습니다. 

아무도 없는 테이블로 가서 먹으려는데 같은 반 네모토 신이치로가 

우동을 같이 시켜 옆자리에 앉아 먹습니다. 

그는 다른 애들이 도모코를 볼 수 없도록 벽이 되어 지켜주려는 듯 

그 자리에서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 애의 배려로 도모코의 마음이 울리고 고맙다는 말을 하기 위해 

수업이 끝나고 뒤따라갑니다. 

둘은 수업이 마친 후 매일 만났지만 

얼마 후 도모코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외할머니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갑니다. 

도모코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서 복지시설에서 근무하는데

 30살이 되던 해에 엄마마저 돌아가십니다. 

혼자가 된 도모코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고 우연히 네모토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사가모토 유이치는 동네의 작은 공무점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경멸했고, 

아버지처럼 되고 싶지 않아 열심히 공부해 도쿄의 유명 사립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높은 연봉의 종합상사에서 취직했습니다. 

하지만 상사와 업체의 비위를 맞추느라 쩔쩔매고, 

영어가 능숙하지 못해 치이는 회사 생활에 비참합니다. 

어릴 때 녹초가 된 직장인을 보며 

타성에 젖어 살아가는 별 볼일 없는 인간이라 생각했는데 

불합리한 처우를 견뎌내는 사람이었음을 깨닫습니다. 

더 이상 사회생활을 지속할 자신이 없어서 무단결근을 했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다른 곳에 취직했으나 한 달도 못 채우고 관두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했지만 일주일도 버티지 못합니다. 

돈도 많이 없어 아끼고 있던 중 어머니로부터 

아버지가 탈선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가즈유키의 부모님은 이혼을 했고 아빠와 살게 됩니다. 

시스템 엔지니어인 아빠는 너무 바빠서 아빠가 

회사에서 돌아올 때까지 지역 아동센터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가즈유키는 체구가 작아 괴롭힘의 표적이 되었고, 

뺨에 난 반점은 가리기 위해 거즈를 붙이고 다녔는데 

6학년이 되자 게이고가 그걸로 놀리기 시작합니다. 

게이고의 괴롭힘은 나날이 심해졌고, 

밖에서 우연히 만난 엄마가 자신을 외면하는 모습을 보고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죽을 결심을 합니다. 

그때 중학생 누나가 우산을 씌워주며 말을 겁니다.


기타무라 미사코의 남편은 탈선 사고를 낸 기관사입니다. 

회사 측은 남편의 과속 운전이 사고 원인이락 발표했지만 

미사코는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돌아가신 남편의 아버지도 도힌철도 기관사로 근면 성실한 아버지를 

존경했던 그는 승객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 최우선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습니다. 

고지식한 성격 탓에 승진은 물 건너가고, 

한때는 기관사 자리를 박탈당하기도 했지만 미사코의 남편은 

신념을 굽히지 않고 계속 안전제일을 부르짖었습니다. 

그런 그가 사고를 내다니 믿을 수 없습니다. 

사고가 나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부터 집엔 장난전화가 걸려오고, 

언론의 취재 경쟁으로 바깥출입도 하기 힘듭니다. 

사고 설명회가 열리는 날 미사코는 회사의 만류에도 그 자리에 갑니다. 

피해자 가족 앞에 서서 허리를 구부리며 사죄를 했습니다.

 꼴 보기 싫다며 밖으로 끌어내라는 욕설이 들렸지만 

무릎을 꿇고 있었더니 회사 변호사가 미사코를 끌고 밖으로 나가려 합니다. 

그때 회사 관계자들에게 소리를 친 여자와 눈이 마주쳤고 

그녀를 향해 허리를 굽혔습니다. 

고개를 들자, 그녀 옆에 있던 나이 든 남자가 

이쪽을 향해 허리를 깊이 숙이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남은 이야기는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에서 확인하세요.




3월의 어느 봄날, 도힌철도 가마쿠라선 상행 열차가 

가마쿠라 이키타마 신사의 도리이를 스친 다음 산간 절벽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승객 127명 중 68명이 사망한 대형 사고였습니다. 

탈선 사고가 일어나고 두 달쯤 지났을 무렵 

심야에 유령 열차 한 대가 가마쿠라선 선로 위를 달린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합니다.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니시유이가하마 역에서 

'유키호'라는 여고생 유령이 나타나는데 그녀에게 부탁하면 

과거로 돌아가 사고 난 가마쿠라선 상행 열차에 탈 수 있답니다. 

단, 그 열차에 승차하려면 네 가지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죽은 피해자가 승차했던 역에서만 열차를 탈 수 있고, 

피해자에게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려서는 안 되며, 

열차가 니시유이가하마 역을 통과하기 전에 먼저 내리지 않으면 사고를 당해 죽으며, 

죽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현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이 네 가지 규칙을 듣고도 사고로 떠난 사람을 만나러 간 사람이 있습니다. 

약혼자를 가슴에 묻은 여자, 아버지를 떠나보낸 아들, 

짝사랑하는 여학생을 잃은 한 소년, 사고의 피의자로 지목된 기관사의 아내,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지금의 소중함을 우린 그때는 모릅니다.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됩니다. 

떼쓰고 짜증 내는 아이의 투정도, 고장 났다며 좀 고쳐달라는 부모님의 전화도, 

맛있는 거 없냐며 냉장고를 여는 남편도, 그땐 귀찮고 힘들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아이가 독립하면 어릴 때의 그 시간이 소중하고 그립고, 

부모님은 자식인 내가 보고 싶어서 핑계를 대며 오라고 전화를 했구나를 깨닫게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야 깨닫습니다. 

그때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웠는지를요. 

저도 지금의 시간을 매일 감사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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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현상청 사건일지 안전가옥 오리지널 18
이산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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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단편에 등장하는 기이현상청 직원 신입과 우모린, 하청업체 직원 서시니와 이송영, 기이한 존재인 나루와 세경의 독특한 매력 속에 기이한 이야기가 판치는 흥미로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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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현상청 사건일지 안전가옥 오리지널 18
이산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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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작가로 장편 "오류가 발생했습니다"와 "밀수: 리스트 컨선",

단편집 "증명된 사실"을 출간했으며 다수의 앤솔러지 및 잡지에 

단편을 실은 작가는 우주 이야기를 쓰면 꼭 지구로 떨어지는 버릇이 있다고 합니다. 

그의 새로운 작품 장르소설 <기이현상청 사건일지>를 보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기이현상청은 온갖 불온하고 위험하고 수상쩍은 

초자연적 존재와 현상, 이른바 기이들을 관리하는 정부기관입니다. 

이곳뿐만 아니라 정부기관의 일에 국민의 혈세가 

얼마나 투입되어야 마땅한지를 결정하는 것이 기획재정부이며 

그중 기이현상청의 예산은 특수예산과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프롤로그 같은 짧은 이야기 뒤에 본격적인 기이현상청의 기이한 일을 소개합니다.


나는 다니던 IT 회사에서 그만두고 쉬던 중 

동네 슈퍼마켓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러 갑니다. 

그날따라 더운 날씨에 근청 학원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싹 쓸어가 

남은 건 맛없는 단팥 아이스바 한 무더기만이 냉동고 바닥에 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냉동고를 뒤졌지만 복숭아 아이스크림, 검은 비닐봉지, 

그리고 처음 본 사탕초코 아이스바가 있습니다. 

난 처음 본 제품이라 의아해하며 사들고 왔습니다. 

혹시 단종된 아이스크림일까 싶어 인터넷 검색을 몇 시간 했으나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마치 존재하지 않는 물건인 것처럼요. 

결국 SNS에 올려 집단지성의 힘을 빌려보고자 했으나 

합성이라며 논란에 휩싸여 말싸움만 하다가 끝났습니다. 

가위에 눌린 것처럼 겨우 눈을 뜨고 문자를 확인했는데 

기이현상청에서 조사 목적으로 주인공 집에 온답니다. 

황금 같은 토요일에 말이죠. 

인터넷에 올린 사탕초코 사진으로 고조은 담당이 조사하러 왔다며 

혹시 밤에 이상한 꿈을 꾸지 않았냐고 물어봅니다. 

이 제품은 초자연적인 존재의 힘이 담긴 물건으로 만든 것이라며, 

10년 전쯤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페르시아 유물 전시회 기획할 때 

연구용으로 반입되었다가 도둑맞은 정령 항아리라고 부르는 유물이 만든 것이랍니다. 

도둑은 주인공이 사는 동네에서 체포되었으나 빈손이었고, 

훔친 유물을 어디에 숨겼는지는 대답하지 않았답니다. 

도둑은 검은 비닐봉지로 동네 슈퍼마켓 냉동고 안 깊숙이 숨겼고, 

정령 항아리는 가까이 손을 댄 사람의 욕망을 감지하면 그에 따라 도움을 준답니다. 

너무 오래 작동하지 않으면 정령하고 계약이 끊기기에 

아이스크림 냉동고 안에 넣으면 사람들이 똑같이 안전한 욕망만을 품을 테니까 

10년 동안 이 항아리는 들키지 않고 아이스크림만 만들어 왔습니다. 

하지만 고대에 없던 아이스크림이란 존재를 만들기 위해 

계속 불량품만 나왔고 그것을 수차례 반복하다 보니 

이젠 겉보기에 그럴싸한 제품을 만드는 실력까지 올라온 거죠. 

하지만 일이 이렇게 쉽게 끝날 리는 없습니다.


기이현상청에 근무하는 우모린은 인류 문명의 미래의 기술을 위해 

먹거리를 개발하는 제3광명신제품연구소의 비희의 실수로 

환각제 마르셀이 들어간 삼각김밥을 회수하고, 

기이현상청의 하청업체 명주영능의 대표 오용수와 직원 서시니, 이송영이 

공사에서 토사가 무너지는 사고 의뢰를 받고 조사를 나가며 기이한 현상을 경험합니다. 

경복궁이 안개에 휩싸이고 왕의 복장을 한 부상자가 청와대 앞에 나타나면서 

기이현상청이 사건을 담당하는 4편의 이야기가 <기이현상청 사건일지>에 실려 있습니다.




평범한 우리들 눈엔 평범하게 보이는 대한민국 서울에 

기이한 존재인 귀신, 요괴, 이매망량, 이스시, 버닙, 에너지 생명체이 있답니다. 

무슨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가 싶지만 이런 존재가 있으니 

기이한 일들을 담당하는 '기이현상청'이 있습니다. 

게다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이라 세금으로 운영되기까지 합니다. 

이것을 해결하는 공무원 이야기를 담은 '주문하신 아이스크림 나왔습니다'와 

'잃어버린 삼각김밥을 찾아서'라는 동네에서 볼 수 있는 물건에 

수상쩍은 손길이 들어간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읽고 나니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한 번 더 살펴봐야겠네요, 

이곳에 괴현상을 목격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모든 것이 집중된 수도 서울의 병폐가 기이현상청에도 존재합니다. 

수도권에 집중된 조직 역량으로 지방 기이현상 대응에 인력이 부족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의 심각하지 않은 기이 관리를 

각 지역 소재 하도급 업체(대다수가 2~3급 지정기이 단체)에 일임하여 해결하되 

감사를 철저히 진행해 문제 소지를 최소화하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등장한 하청업체 직원의 해결 이야기 '마그눔 오푸스'와 

경복궁의 기이한 존재의 활약 이야기 '왕과 그들의 나라'까지. 

각각의 단편에 등장하는 기이현상청 직원 신입과 우모린, 

하청업체 직원 서시니와 이송영, 기이한 존재인 나루와 세경의 매력이 독특합니다. 

등장인물이 다른 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안 나와서 살짝 아쉬울 정도로요. 

앞으로 나올 기이현상청 이야기를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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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 한국 기업에 거버넌스의 기본을 묻다 서가명강 시리즈 23
이관휘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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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경영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대 통계학과,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공부한 저자는 럿거스뉴저지주립대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하나은행 석학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서울대학교 학술연구 교육상과 매경이코노미스트상을 비롯해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우수 연구상, 우수 강의상, 

우수 논문상 등을 수차례 수상했습니다. 

그가 쓴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를 보겠습니다.



기업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이 질문은 재무경제학의 기본적인 질문 중 하나입니다. 

재무경제학은 경제학의 한 분야로 돈의 흐름을 다르는 학문인데, 

돈의 흐름을 기업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기업 재무론과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투자론으로 나뉩니다. 

주주 우선주의는 말 그대로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 

즉 주주가 기업의 주인이라는 뜻입니다. 

기업과 관련된 주체들은 아주 많은데, 주주, 경영자, 임직원,

 노동자, 채권자, 소비자, 하청업체 등 이해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국가, 대륙, 심지어 지구 등의 단어들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기업과 관련된 무수한 주체들 가운데 주주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고가 주주 우선주의입니다. 

이 경우 경영자는 기업의 주인인 주주들이 고용한 사람이며, 

경영의 목적은 주주들의 부를 극대화하는 것이 됩니다. 

그 방법은 주가를 올리는 것이죠. 

단순하지만 여기에는 많은 문제가 뒤따릅니다. 

주주가 기업의 주인이라고 하지만 그들도 수익률과 위험을 계산해 

투자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많은 주주들이 다음 달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고 예상되면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차라리 오늘 주식을 팔고 나갈 생각을 합니다. 

심지어 데이 트레이더라고 불리는 투자자들은 주식을 구입한 후 

하루도 채 지나기 전에 주식을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투자합니다. 

어쨌든 이들도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시간만큼은 그 기업의 주인이며, 

심지어 그보다 훨씬 더 짧은 시간 동안만 투자하는 초빈도 거래자들 역시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순간만큼은 그 기업의 주인입니다. 

하지만 이런 고빈도 거래자들조차도 회사의 주인으로 대우하는 것이 맞는 걸까요.


주주는 주가가 오르기를 바라고, 경영자는 자신의 보수가 오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성장성, 현재가치, 프로젝트의 특성 등 

기업의 거의 모든 중요한 이슈에 대해 주주는 경영자보다 더 잘 알기 어렵습니다. 

이런 정보 불균형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주주와 대리인 사이에 충돌이 생깁니다. 

잔여청구권자인 주주들에게 기업가치는 높으면 높을수록 좋습니다. 

반면 돌려받을 금액의 상한이 이미 정해져 있는 채권자들에게 

기업가치는 자신들이 빌려준 돈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면 충분합니다.

따라서 주주들은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높은 잠재적 수익을 줄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꺼이 수행하길 원하지만, 채권자들은 이런 위험한 프로젝트를 반기질 않습니다. 

기업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관점이 다른 주주와 채권자 간에 

이처럼 위험을 감수할 인센티브가 각각 다르게 작동하면서 

결국 두 집단 사이에 갈등과 다툼이 생깁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의무화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습니다. 

기업은 더 이상 주주의 이익만 바랄 수 없습니다. 

과거에는 기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생각했던 많은 주체들이 

기업의 경영에 관심을 갖고 관리하고 감시하고자 합니다. 

또한 정보기술의 발달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경영 감시와 참여 기회를 대폭 확대했습니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지금, 

주주들의 부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이념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책에서 알아봅니다.




한국에서 주주들은 대주주나 재벌, 경영자들의 전횡에 의해 

피해를 입기 일쑤입니다. 

최근에는 유망한 사업 부분을 자회사로 독립, 상장시켜 

모회사 주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무분별한 자회사 상장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감 몰아주기로 기업을 키우는 편법 상속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룹 지배권을 두고 형제들이 싸우는 모습도 빈번합니다. 

전환사채를 이용한 편법 증여, 사모펀드의 횡령 등 

일련의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아직 한국에서는 주주가 

기업의 주인으로 대접받는 주주자본주의조차 먼 이야기입니다. 

전 세계 선진국들이 주주 우선주의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지역사회와 국가, 지구를 고치는 책임까지 강제적으로 기업에 맡기고, 

기업 또한 이를 생존의 이슈로 받아들여 자본주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ESG 논의가 한창입니다. 

주주만이 기업의 주인은 아니라는 세계의 흐름에서, 

한국은 아직 주주조차 기업의 주인이 아닙니다. 

이제 주주들이 당당히 목소리를 높이고 대접받아야 합니다. 

이는 가장 기본적인 것입니다. 

이것이 될 때 ESG도 제대로 실현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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