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현상청 사건일지 안전가옥 오리지널 18
이산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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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작가로 장편 "오류가 발생했습니다"와 "밀수: 리스트 컨선",

단편집 "증명된 사실"을 출간했으며 다수의 앤솔러지 및 잡지에 

단편을 실은 작가는 우주 이야기를 쓰면 꼭 지구로 떨어지는 버릇이 있다고 합니다. 

그의 새로운 작품 장르소설 <기이현상청 사건일지>를 보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기이현상청은 온갖 불온하고 위험하고 수상쩍은 

초자연적 존재와 현상, 이른바 기이들을 관리하는 정부기관입니다. 

이곳뿐만 아니라 정부기관의 일에 국민의 혈세가 

얼마나 투입되어야 마땅한지를 결정하는 것이 기획재정부이며 

그중 기이현상청의 예산은 특수예산과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프롤로그 같은 짧은 이야기 뒤에 본격적인 기이현상청의 기이한 일을 소개합니다.


나는 다니던 IT 회사에서 그만두고 쉬던 중 

동네 슈퍼마켓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러 갑니다. 

그날따라 더운 날씨에 근청 학원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싹 쓸어가 

남은 건 맛없는 단팥 아이스바 한 무더기만이 냉동고 바닥에 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냉동고를 뒤졌지만 복숭아 아이스크림, 검은 비닐봉지, 

그리고 처음 본 사탕초코 아이스바가 있습니다. 

난 처음 본 제품이라 의아해하며 사들고 왔습니다. 

혹시 단종된 아이스크림일까 싶어 인터넷 검색을 몇 시간 했으나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마치 존재하지 않는 물건인 것처럼요. 

결국 SNS에 올려 집단지성의 힘을 빌려보고자 했으나 

합성이라며 논란에 휩싸여 말싸움만 하다가 끝났습니다. 

가위에 눌린 것처럼 겨우 눈을 뜨고 문자를 확인했는데 

기이현상청에서 조사 목적으로 주인공 집에 온답니다. 

황금 같은 토요일에 말이죠. 

인터넷에 올린 사탕초코 사진으로 고조은 담당이 조사하러 왔다며 

혹시 밤에 이상한 꿈을 꾸지 않았냐고 물어봅니다. 

이 제품은 초자연적인 존재의 힘이 담긴 물건으로 만든 것이라며, 

10년 전쯤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페르시아 유물 전시회 기획할 때 

연구용으로 반입되었다가 도둑맞은 정령 항아리라고 부르는 유물이 만든 것이랍니다. 

도둑은 주인공이 사는 동네에서 체포되었으나 빈손이었고, 

훔친 유물을 어디에 숨겼는지는 대답하지 않았답니다. 

도둑은 검은 비닐봉지로 동네 슈퍼마켓 냉동고 안 깊숙이 숨겼고, 

정령 항아리는 가까이 손을 댄 사람의 욕망을 감지하면 그에 따라 도움을 준답니다. 

너무 오래 작동하지 않으면 정령하고 계약이 끊기기에 

아이스크림 냉동고 안에 넣으면 사람들이 똑같이 안전한 욕망만을 품을 테니까 

10년 동안 이 항아리는 들키지 않고 아이스크림만 만들어 왔습니다. 

하지만 고대에 없던 아이스크림이란 존재를 만들기 위해 

계속 불량품만 나왔고 그것을 수차례 반복하다 보니 

이젠 겉보기에 그럴싸한 제품을 만드는 실력까지 올라온 거죠. 

하지만 일이 이렇게 쉽게 끝날 리는 없습니다.


기이현상청에 근무하는 우모린은 인류 문명의 미래의 기술을 위해 

먹거리를 개발하는 제3광명신제품연구소의 비희의 실수로 

환각제 마르셀이 들어간 삼각김밥을 회수하고, 

기이현상청의 하청업체 명주영능의 대표 오용수와 직원 서시니, 이송영이 

공사에서 토사가 무너지는 사고 의뢰를 받고 조사를 나가며 기이한 현상을 경험합니다. 

경복궁이 안개에 휩싸이고 왕의 복장을 한 부상자가 청와대 앞에 나타나면서 

기이현상청이 사건을 담당하는 4편의 이야기가 <기이현상청 사건일지>에 실려 있습니다.




평범한 우리들 눈엔 평범하게 보이는 대한민국 서울에 

기이한 존재인 귀신, 요괴, 이매망량, 이스시, 버닙, 에너지 생명체이 있답니다. 

무슨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가 싶지만 이런 존재가 있으니 

기이한 일들을 담당하는 '기이현상청'이 있습니다. 

게다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이라 세금으로 운영되기까지 합니다. 

이것을 해결하는 공무원 이야기를 담은 '주문하신 아이스크림 나왔습니다'와 

'잃어버린 삼각김밥을 찾아서'라는 동네에서 볼 수 있는 물건에 

수상쩍은 손길이 들어간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읽고 나니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한 번 더 살펴봐야겠네요, 

이곳에 괴현상을 목격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모든 것이 집중된 수도 서울의 병폐가 기이현상청에도 존재합니다. 

수도권에 집중된 조직 역량으로 지방 기이현상 대응에 인력이 부족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의 심각하지 않은 기이 관리를 

각 지역 소재 하도급 업체(대다수가 2~3급 지정기이 단체)에 일임하여 해결하되 

감사를 철저히 진행해 문제 소지를 최소화하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등장한 하청업체 직원의 해결 이야기 '마그눔 오푸스'와 

경복궁의 기이한 존재의 활약 이야기 '왕과 그들의 나라'까지. 

각각의 단편에 등장하는 기이현상청 직원 신입과 우모린, 

하청업체 직원 서시니와 이송영, 기이한 존재인 나루와 세경의 매력이 독특합니다. 

등장인물이 다른 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안 나와서 살짝 아쉬울 정도로요. 

앞으로 나올 기이현상청 이야기를 기다리겠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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