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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A 살인사건
이누즈카 리히토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평점 :
1974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와세다 대학을 졸업한 저자는
2018년 '제3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대상'에서
<소년A 살인사건>으로 우수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이후 "잠의 신", "회색 평결"을 펴내며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로 꼽히는 '온다 리쿠', '아리스가와 아리스',
'미치오 슈스케', '구로카와 히로유키'가 입을 모아 극찬한 작품의 내용을 보겠습니다.
경시청 감찰계에서 일하는 시라이시는
2년 전 치매 노인이 운전하는 소형 트럭과 정면충돌해
누나 부부는 목숨을 잃고 혼자 집에 있던 조카
레나를 거두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처음엔 친하게 지냈지만 중학교 2학년인 요즘은 대하기가 힘들어 고민입니다.
위치를 추적하는 앱을 조카 모르게 폰에 설치하고 일단은 안심을 합니다.
경시총감, 참사관, 수사 1과장, 사건 담당 형사가 자리한 곳에서
20년 전 발생한 고쿠분지 여아 살인사건의 영상을 보여줍니다.
그 사건은 폐허가 된 병원에서 9살 소녀가 두 눈이 없는 시체로 발견됐습니다.
적출된 두 눈알은 시신이 발견되기에 앞서 익명 소포로 부모에게 보내졌습니다.
바로 수색대가 결성됐지만 발견을 하지 못했고,
폐허를 탐험한다며 병원에 숨어든 고등학생들에게 소녀의 시체가 발견되었습니다.
잔인한 수법 때문에 언론에선 화제가 되었고,
가해자는 14살 오치아이 세이지로 밝혀졌습니다.
열네 살이어서 실명 공개 없이 '소년A'로 불렸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결국 의료소년원 송치라는 보호처분을 내렸습니다.
당시 소년A와 나이가 같았던 시라이시는
자신과 동갑내기 소년이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충격에
아직도 또렷이 이 사건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소년A가 소녀를 살해하는 영상을 찍었다는 기사가 났고
경시청은 인정을 했으나 내용은 자세히 공표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영상은 다크웹에서 구매한 것으로
사이버 범죄 대책과 수사원이 구매자인 척 접근해
가상화폐로 거래하며 판매자의 신원을 알아보고자 했으나 결국 실패했습니다.
누가 무슨 목적으로 이런 걸 경매 암시장에 올렸을지,
영상 원본은 어디서 유출되었을지 그 출처를 알아야 하는 임무를 시라이시에게 내립니다.
에리코는 카드 회사에 취직했는데 캐싱 회수 부문에 배치됐습니다.
캐싱 전용 카드는 돈을 빌리기 위한 카드로 문턱이 낮아
이곳을 통해 돈을 빌리는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에리코는 기한 내에 돈을 갚지 못한 사람들에게 변제를 독촉하는 부서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추심꾼입니다. 사람들과 전화로 상대하는 힘든 일이다 보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데, 우쓰기라는 고객이 카드 사용이 안 된다며 항의 전화를 합니다.
에리코는 사유에 의해 카드 해약이 되었다고 설명하자,
우쓰기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의 급식비를 못 내고,
1년쯤 밀려 학교에서 급식을 못 먹게 한다며 사정을 합니다.
에리코가 안 된다고 거절하자 전화가 끊기고,
사흘 후 에리코를 지명하는 불만 전화가 다시 옵니다.
우쓰기가 급식비를 못 내고 급식을 못 먹어 반 아이들한테 괴롭힘을 당해
자살을 했다며 에리코의 잘못이라고 합니다.
에리코는 사실 확인을 위해 우쓰기의 주소로 갔다가
도박과 술을 먹고 청소년 성매매를 하는 그의 행동에 거짓말임을 느끼고
화가 나서 앙갚음을 하기로 합니다.
사회적으로 용서받지 못할 짓을 하거나 자신들의 악행을 인터넷으로 자랑하는
사람들의 개인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해서 공격하는 사람들인
'인터넷 자경단'이 모이는 곳에 우쓰기의 영상을 편집해서 올립니다.
그러자 커뮤니티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악행을 저지른 사람들의 신원을 파악해 개인 정보를 까발리고
그 사람들을 불시에 찾아가 취재하고 그 모습을 담은 영상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개해 커뮤니티 내에서 신으로 떠받들어지는
'료마'란 인물이 에리코의 영상에 관심을 가지고 취재한 영상을 올렸습니다.
그 영상의 조회 수와 댓글이 화제가 됩니다.
조카 레나와 통화하고 만나는 청소년의 정체와
여아 살인사건의 동영상을 올려 팔려는 사람이 누구이며 의도는 무엇인지,
인터넷 자경단에서 다음 타깃으로 지목한 소년A의 신상과 진실은 무엇인지,
<소년A 살인사건>에서 확인하세요.
사람들의 공분을 사는 사건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건들이 벌어지면 가해자를 단호히 처벌하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재판 결과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가해자의 형량이 높지 않다고 판단되면 더 처벌해야 한다고 사람들은 시위를 합니다.
얼마 전 흉악한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들어갔다가 출소한 가해자의 집에
20대 남성이 폭행한 사건이 화제입니다.
그는 가해자가 범한 성범죄에 대한 분노 때문에 폭행했다고 이유를 밝혔는데요.
이런 것도 <소년A 살인사건>에 등장한 자경단의 일종입니다.
악인으로 지목된 사람의 신상을 공개하고 처벌하는 자경단의 행동을 보면
한편으로 시원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사법제도가 무시될 수 있는 우려가 생깁니다.
나쁜 사람이라고 해서 누군가가 죄를 내린다는 것은 안 될 일입니다.
이런 일이 만연하게 되면 사법제도의 존재가 필요 없어지게 되고,
법을 지킬 명분도 없게 됩니다.
또한 '소년A'를 보며, 가해자 중에 자신의 나이를 악용해
죄를 지어도 큰 벌을 받지 않는다며 죄책감 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요즘 촉법소년의 나이를 변경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무엇이 옳고 맞는 건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