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의 텔레패스
가미조 가즈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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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1992년 일본 나가노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와세다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회사에 다니며 웹 미디어 '오모코로'에서 필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호러와 초자연 현상을 소재로 한 <심연의 텔레패스(응모 당시 제목 "패러 사이코")>로 소겐 호러 장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이 작품으로 2024년 베스트 호러 1위, 2025년 이 호러가 대단하다 1위에 오르며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후속편 "홀터가이스트의 죄수"를 출간했으며, 현재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을 집필 중입니다. 그럼, 화제의 데뷔작 <심연의 텔레패스>를 보겠습니다.



홍보대행사 영업부의 영엽부장인 30대 다카야마 카렌은 부하직원 다치바나 유카리가 남동생이 개최하는 괴담을 들려주는 이벤트에 가자는 권유를 받습니다. 오쿠마 대학교 학생들이 만든 동아리인 오컬트 연구회에서 짝수 달마다 괴담회를 개최했고, 대부분 학생들의 지인들이 관객들이었습니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괴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괴담회가 거의 끝나갈 무렵 한 여학생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카렌과 눈을 마주치고는 '당신을 부르고 있습니다'라는 1인칭 괴담을 선보입니다. 괴담을 들은 후로 아무도 없는 방에 물에 젖은 소리가 나면서 희미하게 개골창 같은 냄새가 나거나, 평소 집을 나서기 전에 활짝 걷는 거실 커튼이 단단히 쳐져 있다거나, 침실 독서등의 플러그가 콘센트에서 빠져 있다거나 등의 사소한 위화감을 카렌을 느낍니다. 이 이야기를 유카리에게 말했더니 유튜브에서 초자연 현상을 조사한다는 계정을 소개해 줍니다.

'아시야 초자연현상 조사'라는 유튜브를 운영 중인 하루코 아시야는 영화 마케팅 회사에서 일하며 큰 키와 큰 목소리로 강한 존재감을 보입니다. 그의 직속 후배 고시노 소타가 카메라맨으로 메일로 조사 의뢰를 받으면 함께 출동합니다. 대학교 초심리학 연구실의 교수 이와키와 제휴해 실태를 조사하고, 하루코 지인인 특수 탐정 구라모토와 이와키 교수의 실험을 통해 알게 된 초능력자 이누이도 조사를 지원합니다.

카렌의 의뢰를 받은 하루코와 고시노는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지, 자세한 이야기는 <심연의 텔레패스>에서 확인하세요.




호러소설은 읽으면 위화감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기억으론 문을 닫은 것 같고, 불을 켠 것 같은데, 문이 열려 있고, 불도 꺼져 있습니다. 그런 사소한 위화감을 느끼는 주인공은 처음엔 아니겠지라고 부정하다가 점점 심해지는 현상을 겪으며 결국 정신이 피폐해지고 스트레스를 받아 몸도 아프게 됩니다. 독자들은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되어, 함께 공포를 느끼게 됩니다. 결국 수렁에 빠진 것처럼 무력감과 절망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초자연 현상에 굴복하게 되고 맙니다. <심연의 텔레패스>의 등장인물인 카렌도 그럴 뻔했으나, 초자연 현상을 조사하는 유튜버에 조사를 의뢰하면서 일반 호러소설과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타인의 시선이 더해지고, 측정장비로 수집하고 분석해 다각도로 해명하려고 합니다. 유령이 있다 없다를 따지지 않고, 초자연 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소행일 가능성은 없는지, 초자연 현상이라면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발생하는지, 원인은 무엇이며 해결할 방법은 없는지를 알아봅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매력입니다. 이제까지 호러소설이라면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 나타나고, 그로 인해 사람이 이상해지고, 다치고, 심지어 죽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심연의 텔레패스>는 이제까지 본 호러소설과는 다릅니다. 괴담과 초자연 능력이라는 호러소설의 기본은 가져가되,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 비교하는 과학적인 방법을 더해 독자들이 납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일본 호러 문학계에서도 '새로운 세대의 호러 작가', '눈부신 신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호러소설 입문용을 찾는다면 이 책을 권합니다.


결국은 우리의 세계관을 시험받을 뿐이다.

유령은 존재하는가, 저주는 존재하는가.

그걸 인정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사건을 대하는 시각은 크게 달라진다.

p.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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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라이트와 유인등 에리사와 센 시리즈 1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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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itting79books 님 이벤트 당첨책입니다.



1977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태어난 저자는 사이타마 대학교 이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2013년 단편소설 "서치라이트와 유인등"으로 제10회 미스터리즈!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고, 이 작품을 포함한 소설집 <서치라이트와 유인등>을 발표하며 작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한 편 한 편 거듭될 때마다 캐릭터와 수수께끼를 켜켜이 쌓아가는 특유의 기법으로 '본격 단편의 고수'라는 수식어를 확보했습니다. 2020년 발표한 "매미 돌아오다"로 제74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장편 및 연작 단편집 부문을 만장일치로 수상하고, 제21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까지 받으며 인기 작가로 발돋움했습니다. 2025년 장편소설 "잃어버린 얼굴"을 발표,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1위와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3위에 오르는 등 미스터리 랭킹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그럼 작가의 데뷔작이 수록된 <서치라이트와 유인등>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서치라이트와 유인등'은 정년퇴직 후 공원 순찰 자원봉사를 하는 요시모리의 이야기입니다. 그날은 장수풍뎅이를 채집한다고 이상한 행동을 하는 에리사와 센과 사립탐정이라는 도마리를 발견해 공원 밖으로 내보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도마리가 죽은 채 공원에서 발견됩니다.

두 번째 '호버링 버터플라이'는 아마쿠나이 고원 관리를 하는 아마쿠나이 클럽이 인근 습원에 쓰레기를 투기한다는 의심을 하는 세노 마루에의 이야기입니다. 산푸른부전나비를 잡으러 장대 달린 채집망을 흔드는 에리사와 센을 발견했고 그와 함께 클럽 직원을 미행합니다.

세 번째 이야기 '나나후시의 밤'은 외근을 마치고 바에 온 구라타 에이이치가 산에서 가져온 버섯을 요리 해달라며 온 아리사와 센을 만나면서 시작합니다. 그곳에서 아내를 기다리고 만나 집으로 돌아간 호시나 도시유키가 다음 날 새벽 거실 바닥에 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걸 아내가 발견하고 신고했습니다.

네 번째 이야기 '화재와 표본'은 여관에 있는 표본 상자에 관심을 둔 에리사와 센에게 36년 전 이야기를 들려주며 시작합니다.

다섯 번째 '대림절의 고치'는 친구의 묘를 참배하러 온 에리사와 센이 가마타리 다이치 교회 목사가 죽은 진상을 어떻게 알았는지 오노 경찰서 순사부장이 물어보는 이야기입니다.




<서치라이트와 유인등>의 탐정 에리사와 센은 이상합니다. 곤충을 너무나 좋아해서 곤충을 찾아다니다가 사건을 접하고 듣게 됩니다. 시작부터 특이한데 그는 보통의 탐정 같은 날카로운 모습은 보이지 않고, 곤충 이야기만 나오면 이야기를 늘어놓는, 덕후같은 모습만 보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빨리 이해하지 못하고, 한 발짝 늦게 알아들어 조금 어리숙하게만 느껴지는 탐정입니다. 그런 그가 사건의 진상을 말하면 같이 있던 사람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독자도 마찬가지로, 분명 같이 보고 들었는데 어떻게 곤충덕후로만 보이는 그가 사건의 이면을 파악했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작가 사쿠라다 도모야가 그리는 탐정 에리사와 센은 그래서 독특합니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말이나 행동, 표정도 놓치지 않고 잡아챕니다. 능청스러운 대화의 공방 속에 숨어 있는 진상을 알아채고, 특유의 관찰력으로 진실을 파악하고 그렇게 사건을 해결합니다. 사건을 마무리 짓는 것도 보통의 탐정과는 다르게 선의가 이뤄질 수 있게 합니다. 그래서 조금, 아니 많이 이상하지만 인간을 향한 그의 마음을 알기에 작품을 읽다 보면 마음을 사로잡히게 됩니다. 이번 작품에 등장한 에리사와 센이 나온 "매미 돌아오다"를 읽었으니 그가 등장하는 "여섯 색깔 번데기"도 출간되길 희망합니다. 스며드는 탐정을 그린 저자의 최신작이자, 2025 미스터리 랭킹 3관왕을 받은 "잃어버린 얼굴"도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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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문제가 가득한 레스토랑
유키 신이치로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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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1991년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저자는 2018년 "이름 없는 별의 비가"로 제5회 신초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2021년 "#확산희망"으로 제7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단편 부문을 수상했고, "#진상을 말씀드립니다"로 2023년 서점대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그 외에 "프로젝트 인섬니아", "구국게임" 등을 썼습니다. 그럼, 저자의 신작 <어려운 문제가 가득한 레스토랑>을 보겠습니다.



배달 앱인 비버 이츠가 24시간으로 바뀌면서 심야 시간의 배달비가 더 좋습니다. 도쿄 롯폰기 근처에서 배달을 수락하고 가보니 배달기사는 3층으로 오라는 안내 문구를 봅니다. 그곳으로 가보니 실제 점포는 없는 배달 전용 레스토랑이었으며, 공유 주방에 흠잡을 데 없는 미남 주방장이자 사장이 있었습니다. 밤 10시에서 아침 5시까지 운영하며 무미건조하고 무감정의 눈동자를 가진 주방장이 배달 가는 김에 추가 임무를 맡깁니다. 대신 수령증을 받아 이곳으로 돌아오는 조건이었고, 발설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현금을 바로 줍니다. 이 레스토랑은 고객이 특정 상품을 주문하면 가게에 어떤 의뢰를 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는 것으로, '사람 찾기', '불륜 조사' 등의 비밀 의뢰를 수행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핫한 것이 '수수께끼 풀이'인데, 요컨대 탐정 업무를 의뢰한다는 뜻입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배달 요청을 수락한 배달기사에게 '고객의 상담 내용을 듣고 온다'라는 추가 임무가 부여됩니다. 이야기를 들은 후 가게로 돌아와 내용을 보고하면 사장이 신기하게도 해결합니다. 그러나 그날 들은 내용만 가지고 모조리 해결하는 경우는 드물기에 추가로 숙제를 내기도 하는데, 그러면 같은 배달기사가 숙제를 맡아 해당 안건을 전담합니다. 물론 숙제에도 보수가 나옵니다. 사장은 탐정이 아니라지만 고스트 레스토랑 겸 탐정 사무소가 이 가게의 진정한 모습입니다.

이곳에 수수께끼 의뢰가 6개가 들어오고, 사장은 어떻게 수수께끼를 풀이할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어려운 문제가 가득한 레스토랑>에서 확인하세요.




목조 연립주택 2층의 불이 난 현장에서 불탄 시체가 발견된 '넘어져도 빈손으로는 일어서지 않는 완두콩 싹 달걀 수프 사건', 주택 건설사 직원이 교통사고로 죽었는데 왼손 두 개 손가락이 없어진 상태였던 '잉꼬부부의 갈릭 버터 치킨 수프 사건', 빈집 털려다 입주자 오빠가 제압한 절도범이 이상한 말과 행동을 한 '뜻대로 안 되는 세상의 양파 토마토 수프 사건', 연립주택에 살던 여자의 배달 봉투 안에 봉인스티커는 멀쩡한데 머플러가 들어 있는 '수치가 이상한 수준의 건더기 가득한 육개장 수프 사건', 아파트 203호 빈집에 배달이 계속 오고 얼마 뒤에 403호에도 조의금 봉투 배달이 오는 '악령 퇴치 닭봉 삼계탕풍 수프 사건', 첫 번째 이야기의 의뢰인이 실종되었다며 경찰이 첫 번째 배달기사를 찾아와서 진상을 알고자 직접 의뢰를 한 '모르는 게 약인 완탕 고추장 수프 사건'까지 <어려운 문제가 가득한 레스토랑>에는 여섯 가지 재미있고 색다른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여섯 가지 모두 사건 접수부터 해결 방법까지 특색 있었지만, 그중에서 세 번째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의 배달기사는 초3 아들을 둔 싱글맘인데,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돈을 벌려고 바쁘게 살지만, 아이는 엄마가 자신을 놔두고 다른 데로 간다며 슬퍼합니다. 그러고는 자신하고는 늘 사진만 찍는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 말을 들은 배달기사는 아이와 이야기를 나눈 게 언제인지를 생각하며,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저도 아이와 재미있게 놀고 잊지 않게 기록을 남기려고 했던 SNS를 시작했는데, 어느새 주객이 바뀌어 아이의 재미보다 타인의 인정과 관심을 받기 위해 업로드하고, SNS에 허비하느라 아이와의 시간이 줄어들게 되었을 때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며 초심과 원래의 목적을 잊지 않아야겠다고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사건의 '진실'이 아니라 주문자가 원하는 '진상'을,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해석'을 제시하는 <어려운 문제가 가득한 레스토랑>. 새로운 미스터리를 선사하는 저자의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


"니체의 말 중에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건 해석뿐이다'라는 말이 있어."

처음 듣는 격언이었다.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건 해석뿐. 그렇구나 싶었다.

p. 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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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세계의 역사 - 인류의 기원부터 현대까지, 600가지 지도로 살아나는 생생한 역사의 현장
크리스티앙 그라탈루 지음, 정미애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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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지리학과 역사를 결합한 지구사 연구의 선구자로 가장 역사적인 지리학자로 알려진 저자는 국립고등사범학교(ENS)에서 공부하고 지리학교수 자격과 지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파리 7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랭스 대학, 벨기에의 리에주 대학, 스위스의 제네바 대학에서도 강의하며 세계사를 지리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연구를 지속해왔습니다. 대표 저서로는 "세계화의 지구사", "세계 지도", "우리 컵 속의 세계", "지구 역사 : 지구에 사는 인간의 또 다른 역사" 등이 있습니다. 그럼 <지도로 보는 세계의 역사>를 보겠습니다.



기원전 3000년의 인류의 시작부터, 신석기 시대부터 15세기까지 구대륙의 지정학, 이슬람과 유대인은 어떻게 뻗어나갔는지, 몽골 세력은 얼마만큼 확장했는지, 흑사병은 얼마나 창궐했는지를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4대 문명이 어떻게 생겼으며, 페르시아 제국과 로마 제국은 세계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배울 수 있고, 이슬람 세력에 대항하는 기독교 세계와 힌두교 문명, 유교 문화권이 어떻게 팽창했는지, 동방 교역이 어떻게 이뤄졌고, 15세기의 대항해 시대로 인한 패권의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그로 인해 꽃피운 르네상스시대와 유럽의 세계를 정복한 역사와 유럽 전체를 지배하기 위한 전쟁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럽의 인구와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전 세계를 식민지화했고, 19세기 말에 이르러 미국과 일본 등의 신흥 강대국과 아시아를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국주의 시대를 지도에서 살펴보면서 1990년까지 서구가 지배한 세계를 배울 수 있습니다. 지금 전쟁에서 이슈가 된 중동 석유를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얼마 전 전 세계적인 유행이었던 '코로나19 팬데믹'도 마지막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는 더욱 하나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더 이상 남의 일로만 끝나지 않음을 볼 수 있습니다. 책 마지막에는 '찾아보기(인물, 제도, 민족)'와 '찾아보기(장소)'로 구분해 더욱 편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지도로 보는 세계의 역사>는 700쪽이 넘는 많은 쪽수와 큰 크기의 책에 먼저 압도됩니다. 그만큼 많은 내용을 담은 역사 책임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지구의 긴 시간을, 기원전 3000년부터 2023년까지 13장으로 나눠 글뿐만 아니라 지도와 그림으로 이해하기 쉽도록 했습니다. 이 책은 한 번에 다 보려고 하기보다, 세계의 역사란 제목에 맞게 하루에 한두 쪽씩 읽는 것이 더 좋습니다. 학창 시절에 한국사와 세계사 과목으로 역사를 공부하긴 했지만, 한정적인 시간과 정해진 교과서로 인해 시험을 위한 암기만 했습니다. 게다가 한국사와 세계사를 따로 배워 연계되지 않아 같은 시기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잘 몰랐는데, 이 책은 하나의 주제로 지도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화살표와 색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약 200만 년 전부터 직립 보행하는 영장류들이 육지 곳곳에 퍼져 무리를 지어 농사를 짓고 가축을 키우기 시작했고, 오스트레일리아와 아메리카 대륙, 북극 지방, 태평양의 섬을, 아프리카 대륙들은 독자적으로 발전했고, 나머지 동쪽부터 서쪽은 서로 교류하며 왕래했습니다. 그렇게 실크로드와 해상로가 만들어졌고, 4대 문명으로 더욱 발전했습니다. 종교에 의한 전쟁과 대항해 시대를 거치며 주도권은 유럽 국가들에게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몇 세기에 거치며 유럽은 더욱 강대해지고, 식민지도 더욱 넓혀갔습니다. 세계 제1, 2차 대전을 거치며 미국과 소련에 의한 양강 구도로 세계는 재편화되었으나, 소련 붕괴로 미국이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세계 질서를 주도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중국과 인도가 급부상하며 세계는 점차 다극화 체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기후 위기에 따른 세계 곳곳의 재난은 개별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전체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는 협력하고 공동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세계사를 배우는 것은 역사를 통해 현재 사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삼기 위해서입니다. <지도로 보는 세계의 역사>에 실린 다양한 지도를 통해 세계사를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봐야 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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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씩 짝을 지어 주세요
기나 지렌 지음, 이상연 감수 / 그래비티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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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1987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저자는 2009년 대학 재학 중 발표한 단편소설 "녹았더니 오므라들었다"로 신초사가 주최한 제9회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12년 첫 장편 "정전기와 미야코의 무의식"을, 2021년 "모두가 반딧불이를 죽이고 싶어 했다"로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이후 "나는 점점 얼음이 되었다", "신에게 사랑받고 있었다"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서사 세계를 확장해 가고 있습니다. 그럼, <두 사람씩 짝을 지어 주세요>를 보겠습니다.



교토에 있는 사립 야사카 여고 3학년 1반은 27명으로 크게 세 계층으로 나뉩니다. 외모가 뛰어나거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좋거나 남들보다 눈에 띄는 상위 몇 %의 학생들이 모인 그룹이 1군이고, 외모도 평범하고 별다른 재능이 없으며 가장 많은 학생이 속한 2군, 외모에서 밀리거나 좀 튀는 애들이 몰려 있는 3군입니다. 체육교사는 매번 짝을 지어 활동하는 수업을 하는데, 3학년 1반은 홀수라 한 명이 남을 수밖에 없고, 남은 학생은 체육교사와 짝이 됩니다. 매번 남는 학생은 미즈시마 미신이며 대부분의 아이들이 유령짱이라 부릅니다. 작년 가을 도쿄에서 너무나 예쁜 아사쿠라 가렌이 전학을 왔는데, 학생회 활동을 하며 체육시간에 미신과 한 번씩 짝이 되어줍니다. 졸업식 날 담임 스즈카 아사미가 평소와는 다른 모습과 말투로 특별수업을 시작합니다. 3학년 1반이 '집단 따돌림 없애기 캠페인'의 대상 학급으로 선정되었다며 1시간 동안 두 사람씩 짝이 되어 손을 잡으면 됩니다. 마지막에 남은 한 명이 실격이 되고, 짝수일 경우 남는 사람이 없으니 투표를 통해 대기할 사람을 결정합니다. 대기할 사람이 정해지면 그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으로 다시 두 사람씩 짝을 짓습니다. 한 번 짝을 이룬 사람과 다시 짝을 하면 실격이 되고, 마지막 두 명 또는 한 명이 남을 때까지 게임을 계속하면 됩니다. 특정 학생이 남을 경우 특정 학생을 제외한 모든 학생이 실격이 되고, 10시 졸업식까지 졸업생이 정해지지 않으면 모두 실격됩니다. 수업 도중에 교실 밖으로 나가거나, 자신이나 타인에 관계없이 코르사주를 뗀 사람은 즉시 실격됩니다.

27명의 학생들이 어떻게 짝을 지을 것인지, 실격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마지막에 남는 졸업생은 누구인지, 자세한 이야기는 <두 사람씩 짝을 지어 주세요>에서 확인하세요.




고등학생 때 왕따였던 여고생이 커서 학교 선생님이 됩니다. 자신이 맡은 학급에는 왕따가 없기를 바랐지만, 그 반에도 자신과 똑같은 왕따가 있습니다. 나름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역부족이었고, 그렇게 3년이 지나 졸업식이 되었습니다. 특별 수업을 제안한 선생님의 말에 이 반에는 왕따라는 게 없다는 몇몇 아이들의 말이 들립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이 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말합니다. 매번 혼자 남는 왕따의 모습이 그들에겐 일상이었고, 왕따는 괴로운 마음이었다는 사실조차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곳에는 왕따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선생님은 규칙을 말하고, 교실을 나갑니다. 이제 두 사람씩 짝을 짓고 남은 사람은 실격이 되는 데스 게임이 시작됩니다. 제한 시간은 1시간이고, 매 회차마다 탈락자는 나옵니다. 친구들과 손을 잡게 되면 결국 회차가 거듭될수록 끝이 보이고, 친하지 않는 친구들과도 손을 잡아야 살 수 있습니다. 특히 무시하고 말도 섞지 않았던 3군에 속한 학생들에게 손을 잡아달라며 부탁합니다.

왕따 문제는 사회적으로 심각하고 그로 인한 자살률도 높습니다. 가해자가 나쁘다, 피해자가 불쌍하다는 단순한 시각에서 벗어나야 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관자도 똑같이 죄를 짓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일 많은 시간을 한 교실에서 얼굴을 맞대고 지내야 하는 학생들에게 교실은 그들의 세상이고 전부입니다. 그렇기에 괜히 나섰다가 자신이 왕따가 될까 싶어 대부분의 학생들은 가만히 있습니다. 하지만 몇 명의 주도와 대부분의 방관 속에 피해자는 점점 죽어가고 있습니다. 왕따에 대한 문제 인식은 충분하지만 대책은 미비합니다. 교육 동영상과 설문지를 학교에 돌린다고 하지만, 요식행위에 그칠 뿐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왕따를 방지하고 막을 수 있을지, 나라면 어떻게 할지, <두 사람씩 짝을 지어 주세요>를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왕따 없는 교실이 되길,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청춘을 모두가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크고 작음을 떠나, '집단 따돌림'으로 사람은 죽는다.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예를 들어 못 본 척만 했더라도,

그건 이미ㅡㅡㅡ 사형이었다.

p. 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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