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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 위의 가마괴
강지영 지음 / 나무옆의자 / 2026년 1월
평점 :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소설집 "굿바이 파라다이스", "개들이 식사할 시간", "살인자의 쇼핑목록", 장편소설 "신문물검역소", "심여사는 킬러", "프랑켄슈타인 가족", "하품은 맛있다", "살인자의 쇼핑몰"(1, 2, 3권), "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 "거의 황홀한 순간", "양의 실수" 등을 출간했습니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tvN 드라마로 제작 방영되었고, "살인자의 쇼핑몰" 또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되어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럼, 저자의 신작 <기린 위의 가마괴>를 보겠습니다.

축대영과 완희연은 축민기와 완윤지의 입양부모입니다. 대영은 기린 모자를 쓰고 지하철에서 사람들에게 기를 모아달라 외치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매일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사람들의 부정한 기운을 기린 모자에 모으는 일을 하지 않으면 도담 시에 안 좋은 일이 생기기에 사명감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췌장암으로 일주일 전에 죽었고, 유언으로 민기가 자신의 뜻을 이어가길 바랐습니다. 희연은 남자만큼 큰 체격에 근육으로 다부진, 몸과 마음이 건강한 정신의학과 간호사입니다. 그녀의 2G 폴더폰은 하루에 한두 번 112 신고전화를 엿들을 수 있는데, 경찰보다 먼저 혹은 대신 자신이 현장에 갑니다. 그러다 십몇 개월 전에 사라졌고 지금까지 연락이 없습니다. 치료감호소라 불리는 법무병원에서 형벌 대신 치료를 받아야 하는 수형자를 돌보는 간호사이자 딸 윤지는 실종된 양 엄마의 뜻을 이어 검은 옷을 입고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해 자신만의 정의를 실천합니다. 180cm 넘는 키와 남자보다 더 큰 체격과 근육을 가진 그녀가 휘두른 주먹을 맞은 이들은 그녀를 남자라 믿었고, 까마귀라 불렀습니다. 아들 민기는 출판사 편집자로 대영의 뜻을 잇길 거부하고 기린 모자를 태우려다가 대영의 제자이자 기린 모자의 효능을 믿는 금라현의 만류로 놔두었습니다. 행정복지센터 행정민원팀 주사 이수겸은 아버지의 일로 자신을 검열하고 매 순간 자가 진단을 합니다. 일주일 동안 도담 시에서 너무나 많은 민원이 발생해 초주검 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실종된 희연은 어디에 있는지, 까마귀를 제보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민기는 아버지의 뜻을 이을지, 수겸에겐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자세한 이야기는 <기린 위의 가마괴>에서 확인하세요.
'기린(麒麟)'은 오색 찬란 화려한 빛깔의 털을 가지고 이마에는 기다란 뿔이 하나 있는 외뿔 동물로, 용의 머리, 사슴의 몸에 소의 꼬리, 말과 비슷한 발굽과 갈기를 갖고 있다고 알려진 상상 속의 동물입니다. 예로부터 용, 거북, 봉황과 함께 사영수(四靈獸)를 이루어, 신성한 동물로 인식되었습니다. 기린 얼굴의 모자를 쓰고 사람이 붐비는 출근시간의 지하철에서 기를 모아달라, 서로 사랑해라, 정의를 실천하라고 사람들에게 외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요. 미친 사람, 관종, 돌아이 취급을 받고, 신고전화를 받은 경찰을 따라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치고 피곤해서 웃거나 찡그릴 여력도 없는 좀비 영혼을 가진 그들의 부정적인 에너지를 기린 모자에 잠재워야 도시의 재앙을 막을 수 있답니다. 그런 특별한 사명감을 가진 기린 모자가 있다면, 그래서 도시의 평화를 이룰 수 있다면, 주변의 소리와 흘깃거리는 눈초리,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은 아랑곳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에겐 투철한 사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밤마다 괴력으로 나쁜 놈들을 응징하는 까마귀도 있습니다. 가정폭력을 일삼는 가해자들에게 폭력엔 폭력이 약이라 믿고 그들을 교육시키는 까마귀는 조용히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잡히지 않아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경찰들을 피해, 그들의 눈이 닿지 않는 곳을 다니며 오늘도 도시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공무원도 있습니다. 화풀이 대상이 되어 애꿎은 동네북이 되기도 하지만, 어떤 민원이라도 접수가 되면 성심성의껏 해결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배트맨이 사는 고담 시와 이름이 똑같은 이곳은 그래서 살만합니다. 기린과 까마귀가 있고,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별거 아니지만 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윤지는 행복한 엄마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고 생각했다.
여자를 구하는 게 이 가정에서 성장하는 아이를 구하는 길이기도 했다.
"인간이 인간 만드는 법 간단해요.
자기가 행복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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