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윌버 문구점
샐리 페이지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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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zo_anne 이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다산책방 @dasanchaekbang 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한 뒤 런던의 광고업계에서 일한 저자는 여가 시간을 활용해 야간 학교에서 플로리스트 과정을 공부하다가 꽃집을 열었습니다. 꽃과 함께하는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한 책 "플라워 숍"을 출간했고, 원하는 펜을 직접 만들기 위해 만년필 브랜드를 설립했으며, 틈틈이 글을 씁니다. 첫 소설 "이야기를 지키는 여자"는 영국에서만 50만 부 넘게 팔렸고, 전 세계 28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2023년 아마존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영국 도서상 페이지터너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그럼, 저자의 두 번째 소설 <디어 윌버 문구점>을 보겠습니다.



조앤 소스비의 윌버 삼촌은 자주 넘어지다 근래 심하게 넘어져 병원 진단을 받았는데 치매가 원인이라 합니다. 부모님 집 근처 요양원에 지내며 조의 엄마가 매일 들러 그의 상태를 살핍니다. 조는 국립은행 본사에서 일했으나 6년간 사귄 제임스 벡퍼드와 몇 개월 전 헤어지고 일도 그만두었습니다. 마음을 잡지 못하고 그를 그리워하던 중 엄마의 부탁으로 윌버 삼촌의 가게를 봐주려고 런던에 옵니다. 이 조그만 골목길 안쪽으로 20미터쯤 걸어 들어오면 첫 번째가 윌버 삼촌의 가게고, 그 옆은 란도 란다이다스라는 안경원이 있고, 안경원 옆집은 타투숍입니다. 어렸을 때 자주 이곳에서 놀았던 조는 삼촌 가게에 들른 사람들을 응대하고, 옆 가게 사장들과 친분을 나눕니다. 손님 중 시골 사제의 실종 사건의 주인공인 루시 해밀턴 신부와 매주 한 권씩 새 노트를 사는 맬컴 버스웰과 더욱 친해져 마음을 터놓게 됩니다. 타투이스트라 착각한 덩치가 크고 팔에 문신이 있는 안경사 에릭 스베인비외르든손에게 호감을 느낀 조, 하지만 전 애인 제임스 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합니다.

절친 루시와의 삐걱거리는 관계는 회복될지, 루시 신부가 자신의 교구에서 사라진 이유는 무엇이며, 맬컴은 어떤 소설을 쓰는지, 에릭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 더 자세한 이야기는 <디어 윌버 문구점>에서 확인하세요.




윌버 삼촌은 늘 '모든 것에 자기 자리가 있고 모든 것이 그 자리에 있는 삶.'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좌우명에 따라 50년 넘도록 철물점이자 문구점을 운영했으나 나이를 이기지 못하고 요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조카 조 소스비가 그곳을 대신 봐주기로 하면서 <디어 윌버 문구점>의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곧 있으면 40대 되는 조는 얼마 전 애인과 헤어졌고, 직장도 그만두며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내가 조처럼 곧 40대가 되는데 6년간 사귄 애인과 헤어지고 직장도 그만둔 상태라면 어땠을까 상상해 보았습니다. 여자에겐 나이는 서글프다 못해 무서운 것이고, 자신을 교묘하게 조종해 헤어진 후 자신의 삶을 잃어버린 조에겐 더욱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런 조가 나이를 뛰어넘은 우정을 경험합니다. 50대 신부님과 70대 은퇴한 세무사와 그렇게 마음이 맞을지 상상이나 했을까요. 상대방의 마음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고민하며 조심스럽게 조언을 건네는 관계, 그리고 상대방의 관심사에 동참하며 시간을 함께하는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이는 진짜 숫자에 불과합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관계라도 마음이 향한다면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으니깐요. 그동안 소홀했던 친구들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마음을 다해 다가가고 표현하며 지내야겠습니다.


조지 엘리엇이 이런 말을 남겼어요.

'꿈꾸었던 모습이 되기에 너무 늦은 때는 없다.'

p.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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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물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6
M. C. 비턴 지음, 전행선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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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쓴 후기입니다.



저자 M. C. 비턴의 본명은 매리온 채스니입니다. 1936년 영국 스코틀랜드의 서남부 항구도시 글래스고에서 태어났으며, 100편 이상의 역사 로맨스 소설을 본명을 포함, 헬렌 크렘프턴, 앤 페어팩스, 제니 트레메인, 살럿 워드라는 필명으로 발표했습니다. 1985년 "험담꾼의 죽음"을 시작으로 현재 31번째 권까지 발표되었으며, 텔레비전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그럼,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의 여섯 번째 <속물의 죽음>을 보겠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최북단 서덜랜드의 로흐두 마을의 유일한 순경 해미시 맥베스는 겨울 감기로 고생 중입니다. 그나마 고향에 돌아가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전화로 그를 싫어하는 해나 이모가 미국에서 온다고 전합니다. 크리스마스를 집에서 보낼 수 없게 된 해미시가 낙담한 가운데, 토멜 성 호텔 주인의 딸 프리실라 할버턴스마이스가 청소와 음식을 해주고, 자신의 친구에게 문제가 있다며 조언을 부탁합니다. 프리실라 친구 제인 웨더비는 2년 전 아일린크레이그 섬에서 건강관리 시설 '해피 원더러'를 잘 운영하고 있는데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 한답니다. 돌멩이가 머리 바로 옆을 지나가고,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안으로 들어가려는 찰나에 히터가 욕조 안으로 뚝 떨어지고, 점성술사 배너먼 부인이 찻잎을 읽더니 죽음이 보인다고 합니다. 제인은 해미시를 초대했고 함께 섬으로 갑니다.

'해피 원더러'는 겨울에 운영을 쉬며, 제인은 자신의 지인들을 초대합니다. 요리책 전문 작가 해리엇 쇼, 글래스고에서 온 문화 애호가인 헤더 토드와 부동산업자인 남편 디어미드 토드, 요크셔 북쪽에서 온 농장주 이언 카펜터와 로맨스 소설 애독자 실라 카펜터, 제인의 전 남편이자 변호사 존 웨더비가 그곳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섬에 도착하자마자 왠지 모를 오싹함을 느낀 해미시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자세한 이야기는 <속물의 죽음>에서 확인하세요.




건강관리 시설 '해피 원더러'를 운영 중인 매력적인 이혼녀 제인 웨더비를 흉내 내며 다른 일행들을 매도하는 자칭 문화 애호가 헤더 토드가 서쪽 해안 밸나도르에서 목이 부러진 채 발견됩니다. 발견자이자 신고자인 로흐두 마을 순경 해미시 맥베스는 살인 사건이라 생각하지만 증거가 부족했고, 스트래스베인 경찰서 범죄 수사부 형사 블레어 경감은 신년 축하연을 즐기기 위해 사고사로 종결합니다. 헤더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실컷 해 대고 상대가 하는 말에는 전혀 귀 기울이지 않는 야비한 여자였지만, 그녀의 죽음으로 이득을 본 사람이 없어서 해미시의 수사는 막힙니다. <속물의 죽음>에서의 해미시는 전작에서 보여주던 수사력의 감이 떨어진 것 같아 보입니다. 요리책 전문 작가 해리엇에게 호감을 느껴서인지 그의 통찰력은 무뎌졌고, 이번 작품에서의 그의 활약은 미비했습니다. 여태껏 보여준 그의 수사력이 자꾸만 헛발질해서 아쉬웠습니다. 아쉬운 그에 비해 대지주의 딸로 유복하게 산 프리실라 할버턴스마이스의 변한 모습에 놀라웠습니다. 그동안 하고 싶은 것들을 해왔던 그녀가 살던 저택을 호텔로 바꾸고 그곳을 관리합니다. 으스대기만 할 줄 아는 아버지 대신 호텔 운영에 관한 일은 모두 프리실라 몫입니다. 아버지와 손님들의 사이를 중재하고, 음식과 술을 주문하는 등 마음 놓고 쉬지도 못하고 일을 합니다. 그로 인해 우아한 몸가짐과 매력적인 외모는 다 잃어버리고 마르고 수척해졌으며 부서져 버릴 것 같습니다. 환경이 변하면 사람도 달라지기 마련이지만, 이렇게 180도 변할 줄은 앞선 다섯 권의 책에선 상상도 못했습니다. 해미시의 감이 다시 살아날지, 프리실라와의 관계는 끝인 건지 궁금해지며 다음 권을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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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온 탐정 2 : 천 개의 목숨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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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저자는 "살고 싶다"로 제10회 세계문학상을, "천국에서 온 탐정"으로 제5회 추미스 소설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얼굴들", "찬란한 선택", "수다쟁이 조가 말했다", "당신들의 신", "완벽한 인생" 등이 있습니다. 현재 "얼굴들"은 영상화 준비 중입니다. 그럼, 후속작 <천국에서 온 탐정 2: 천 개의 목숨>을 보겠습니다.



법의관을 그만둔 목사인 유진신은 경찰서 맞은편에 '천국에서 온 카페'를 차리고 목회활동을 병행합니다. 형사 성요한은 그의 단골손님으로 매일 들러 커피 한 잔을 하는데, 미얀마에서 유학 온 학생 조웨이의 자취방에 중아철강 직원인 피해자가 마약 과다 투여로 죽은 채 발견되고 그는 행방불명입니다. 그는 유진신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형사 아버지이자 기도원 원장인 성이원이 숨겨주었습니다. 조웨이는 민주화 투쟁을 하다 망명 온 거라며 군부의 조작이라고 주장했으나 거짓이었습니다. 사실은 한국에 유학 온 의대생 판 아이에게 반한 죽은 피해자가 자신의 집에서 놀자고 해서 몰래 짝사랑하던 조웨이는 자리를 비켜주고 술집에서 오랫동안 술을 마셨답니다. 필름이 끊겼던 조웨이는 해가 뜨고 나서야 집에 돌아가는데 집 앞에 경찰차와 구급차가 온 것을 보고 카페로 도망친 것입니다. 그는 알리바이가 증명되었으나 판 아이가 실종 상태입니다.

미얀마 사건에서 유진신이 위험에 노출된 것을 보고 성요한은 더 이상 유진신을 사건에 끌어들이지 않기로 결심하고 발길을 끊었습니다. 미얀마 사건으로 유명세를 치른 유진신은 그를 찾아온 다문화 단체 대표 권중인의 부탁을 들어줍니다. 그는 자신이 돌보고 있는 캄보디아 청년이 사라졌다며 찾아달라고 합니다.

때마침 불법체류자들이 벌인 범죄가 이슈화되고, 그에 따른 혐오 범죄가 우려되는 가운데, 전작에서 사람들을 조종해 범죄를 일으키는 양재익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양재익은 무슨 일을 꾸미는 건지, 자세한 이야기는 <천국에서 온 탐정 : 천 개의 목숨>에서 확인하세요.




'사회적 부조리와 범죄자들의 타락을 고발하면서도, 끝내 희망과 위로, 긍정이라는 빛을 향해 나아가는 힘'이란 책 소개 문구가 너무나 절실하게 와닿는 작품, <천국에서 온 탐정>입니다. 이 소설은 후속작으로 강력계 형사 성요한과 법의관을 그만둔 목사 유진신의 케미가 더욱 돋보이는 책입니다. 게다가 5편의 이야기에 등장한 등장인물들이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각 이야기가 끝나기가 아쉬웠는데, 그런 독자들의 마음을 알아본 듯 다른 이야기에도 등장해서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특히 첫 번째 이야기에 등장한 '렌'이란 인물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한국특수부대에서 교육받은 미얀마의 엘리트 군인으로 군의 명령으로 많은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올바른 일을 한 것이라 믿고 있던 렌은 반군을 도와주던 영국인 선교사를 처단하려던 중, '내게 천 개의 목숨이 주어진다면 그 전부를 미얀마를 위해 쓸 겁니다. 그것이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이니까요'를 듣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됩니다. 이 말에서 부제 '천 개의 목숨'이 나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명령으로 죄 없는 사람들을 죽였으나 잘못을 깨닫고 자신의 능력을 반군을 위해 쓰는 그가 마지막 이야기에서 다시 한번 감동을 줍니다. 해마다 많은 수의 외국 노동자가 우리나라에 오는 현실을 적절히 반영해 그에 따른 사회적 문제와 불안감을 이야기에 잘 녹였습니다. 또한 장기기증의 불합리함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어 울림이 더욱 큽니다. 책은 누가 착한 사람이고 누가 나쁜 사람이라고 단정 짓지 않습니다. 누구나 어떤 상황에 처하면 나쁜 마음을 먹고, 나쁜 길로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런 상황에서도 유혹의 길에 빠지지 않고 '천 개의 목숨'이 있는 것처럼, 늘 죄인을 상대하면서도 믿음을 잃지 않고 좁은 길을 택한, 진짜로 강한 사람인 성요한 형사가 대단해 보입니다. 포기하지 않는 형사인 그의 앞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다음 권을 간절히 기대하겠습니다.



고통이 널 죽이지 않는다. 잘못된 판단이 널 죽인다.

공포와 분노에 휩싸이지 마라. 그럼 넌 죽는다.

p.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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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묘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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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쓴 후기입니다.



1960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저자는 교토 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박사후기과정을 수료했습니다. 교토 대학교 미스터리 연구회에서 활동하던 1987년 "십각관의 살인"으로 데뷔하여 신본격 미스터리의 기수로 주목받았습니다. 1992년 "시계관의 살인"으로 제45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받았습니다. "수차관의 살인", "미로관의 살인" 등 '관' 시리즈라고 불리는 일련의 장편은 현대 본격미스터리를 견인하는 원동력입니다. 그 밖의 작품으로 "어나더",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 "진홍색 속삭임" 등이 있습니다. 그럼, '관' 시리즈의 여섯 번째 <흑묘관의 살인>을 보겠습니다.


1989년 7월 초순에 관리인 아유타 도마는 연락을 받습니다. 이 저택은 사이타마 현에 사는 모 부동산 회사의 사장이 소유하고 있지만, 토지와 가옥의 실질적인 관리는 이 지방의 대리인 아다치 히데아키 씨가 도맡고 있는데, 아다치 씨가 사장 아들과 친구들이 며칠간 머무른다고 합니다. 그들이 사용할 방을 준비하고, 머무르는 동안 식사 등의 시중을 부탁한다는 내용입니다. 풍향닭 대신 함석으로 된 검은색 고양이가 달려 있어서 '흑묘관'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이곳에 현 소유주 아들 가자마 유키와 외사촌 히카와 하야토, 친구 기노우치 신과 아사오 겐지로가 옵니다. 그들은 대학 학생 록밴드 '세이렌'으로 활동하면서 친해졌고, 여름방학을 맞이해 같이 여행을 다니다 이곳에 온 것입니다. 담배를 사야 한다며 아유타의 차를 빌려 시내로 간 가자마와 기노우치는 그곳에서 만난 쓰바키모토 레나를 데리고 와서 같이 놉니다. 술과 약을 하며 노는 모습에 아유타는 방으로 들어가서 잠이 들었고, 다음 날 비명 소리에 잠긴 장서실 문을 두드리고 들어갔더니 긴 의자에 실 한 오라기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목에 스카프가 감긴 채 죽어 있습니다.

숙박하던 호텔 화재로 오랫동안 의식불명 후 깨어난 아유타 도마는 역행성 건망증으로 기억을 잃었습니다. 그가 품에 지니고 있던 공책엔 '수기'란 제목으로 1989년 8월 1일부터 4일까지 '흑묘관'에서 일어난 사건의 기록이 적혀 있습니다. 그걸 읽은 아유타는 기단샤 출판사 편집자이자 추리작가 시시야 가도미를 담당하는 가와미나미 다카아키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기억을 잃은 아유타 도마가 쓴 수기의 내용은 진실인지, 그렇다면 누가 레나를 죽였는지, 자세한 이야기는 <흑묘관의 살인>에서 확인하세요.




<흑묘관의 살인>은 저자의 '관' 시리즈의 여섯 번째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1989년 8월에 일어난 일을 '수기' 형태로 설명하는 과거의 한 축과, 1990년 6월 기억을 잃은 수기의 작성자가 그 내용이 사실인지를 확인하는 현재의 한 축이 번갈아 진행됩니다. '흑묘관'은 천재이자 괴짜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가 설계한 건물이며, 그의 손길이 닿은 만큼 남들은 모르는 비밀 통로나 비밀 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역시나 이 저택의 장서실에도 비밀장치가 있었으나 그 안에서만 조작이 가능합니다. 장서실의 잠긴 문안에서 발견된 시체, 밀실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범인은 그 방 안에 있던 네 명 중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약과 술에 취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해서 누가 범인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그런 와중에 자신이 범인이라며 말하고 자살한 한 명이 나타나고, 범인은 그라고 여기며 사건은 끝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탐정이자 추리작가인 시시야 가도미는 사건의 진실을 간파합니다. 그동안 놓치고 지나쳤던 많은 복선들이 전부 회수되며 반전을 선사하는데, 그런 추리 요소들의 장치를 곳곳에 숨겨둔 작가의 실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아직 읽지 않은 독자들을 위한 힌트를 주자면, '나는 거울 세계에 사는 사람이다'란 말을 기억하며 읽기를 바랍니다. '왜 몰랐지'라는 탄식을 독자들로부터 자아내게 하는 <흑묘관의 살인>, 다음 '관' 시리즈도 얼른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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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필사 노트
박경리 지음, 유선경 엮음 / 다산초당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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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본명은 박금이, 1926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저자는 1955년 김동리의 추천을 받아 단편 "계산"으로 등단, 이후 "표류도", "김약국의 딸들", "시장과 전장", "파시" 등 사회와 현실을 꿰뚫어 보는 비판적 시각이 강한 문제작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1969년 9월부터 대하소설 "토지"의 집필을 시작했으며 26년 만인 1994년 8월 15일에 완성했습니다. 2003년 장편소설 "나비야 청산가자"를 연재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중단되며 미완으로 남았습니다. 현대문학신인상, 한국여류문학상, 월탄문학상, 인촌상, 호암예술상 등을 수상했고 칠레 정부로부터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문학 기념 메달을 받았습니다. 2008년 5월 5일 타계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한국문학에 기여한 공로를 기려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습니다. 그럼 <토지 필사 노트>를 보겠습니다.



<토지 필사 노트>는 일곱 개의 테마로 구성했습니다. 또한 각 장의 서두에 이해를 돕기 위한 글을 실었습니다. '토지란 무엇인가 / 인간의 욕망과 사랑 / 한국인의 한과 정 / 우리, 어떻게 살 것인가 / 꿰뚫어 본 인간의 심리 / 그래서, 우리에게 있는 한 장면 / 세상의 이치가 어떠한가'로 각 테마에 어울리는 "토지" 속 글을 모아 필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던 "토지"는 박경리 작자 필생의 역작으로 1969년 6월부터 집필을 시작하여 1994년에야 완성되어 집필에만 25년이 걸린 소설로, 총 5부 25편입니다. 방대한 내용에 읽기가 힘든 사람들을 위해 청소년 토지(12권), 만화 토지 등이 나왔습니다. "토지"는 1894년 갑오농민전쟁부터 1945녀 해방 때까지 600여 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인물 한 명 한 명의 개성이 글에 살아 숨 쉬고 있어 더욱 읽을 맛이 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200자 원고지 4만여 장의 글을 읽기 시작하는 건 쉽지 않은 터라 <토지 필사 노트>에서 미리 체험할 수 있습니다. 엮은 이가 일곱 테마로 나누었고, 각 장의 서두에 이해를 돕기 위한 글을 실었습니다. 각각의 필사 문장에는 누가 어떤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인지, 어떠한 전후 맥락으로 이런 이야기가 등장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일부러 누락했답니다. 그 이유는 책에 얽매이기보다 저마다의 맥락에 따라 자유롭게 상상하고 인식을 넓혀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즉 원작을 읽지 않은 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문장들 중심으로 엮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책을 읽으면 등장인물이 처한 상황에 빠져들어 줄거리를 따라가기 바쁜데, <토지 필사 노트>는 오롯이 글에 집중해 생생한 글맛을 보고 따라 쓸 수 있습니다. "토지"를 읽기 전, 혹은 언젠가 읽어보리라 결심한 사람들에게 진짜 글맛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토지 필사 노트>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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