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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프렌즈의 구사일생 세계사 - 죽다 살아난 인류 생존의 의학사 ㅣ 닥터프렌즈의 세계사
이낙준 지음 / 김영사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인하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이비인후과 전공의를 수료했습니다. 이후 공군 대위로 임관해 항공우주의료원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했습니다. '한산이가'라는 필명으로 네이버 시리즈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A.I. 닥터", "검은 머리 영국 의사" 등의 작품을 써냈습니다. 그중 "중증외상센터: 골든 아워"가 흥행하며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에서 두 명의 의사 친구와 함께 유익을 넘어 재미까지 사로잡는 콘텐츠를 선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중 '의학의 역사' 코너는 누적 조회 수 6000만을 돌파, 화제를 모으며 대표 인기 콘텐츠로 자리매김했고, "닥터프렌즈의 오마이갓 세계사"로 출간됐습니다. KBS2 '셀럽병사의 비밀'에 출연하며, 의학과 인문학을 연결하는 대중소통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럼, <닥터프렌즈의 구사일생 세계사>를 보겠습니다.

중세를 무너뜨린 보이지 않는 '페스트'는 누구나 한번은 들어봤을 것입니다. 페스트는 흔히 '흑사병'이라고 하는 급성 열성 전염병으로 14세기경 유럽을 휩쓸며 약 30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당시 유럽 인구의 30~5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사망했으니 역사상 최악의 팬데믹으로 꼽히기에도 충분합니다. 몽골은 중앙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진출했습니다. 그런데 1343년에 크림반도 타나 마을에서 이탈리아의 기독교인 상인이 몽골인을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이에 몽골군이 보복 공격을 감행해 타나를 초토화했으나, 범인은 항구도시 카파로 도망쳤습니다. 그러자 당시 이탈리아가 지배하던 카파를 몽골군이 포위 공격했고, 정체불명의 전염병 때문에 주민들은 도시를 탈출했습니다. 카파를 떠난 네 척의 배가 시칠리아, 마르세유, 발렌시아 등으로 향하면서 페스트는 유럽 전역으로 확산됩니다. 이에 원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실패하고, 여러 치료법들을 시도했으나 병이 더 퍼지는 결과를 낳았을 뿐입니다. 하지만 격리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뒤늦게 알게 되었고 시행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음료인 커피는 기분을 전환해 주고, 피로를 잊게 하며, 잠에서 깨어나게 돕습니다.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커피는 15세기쯤에 마시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커피나무는 약 1500만 년 전부터 존재했습니다. 빙하기 동안 많은 종이 멸종했는데, 지금까지 살아남은 커피나무는 약 125종입니다. 11세기 이븐 시나는 '의학전범'에서 커피를 이용한 약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약 500년 동안 아랍 문헌에서 '커피'라는 단어가 자취를 감췄으나 15세기경 다시 등장합니다. 무슬림 사제들은 각성 효과가 있는 열매를 찾아보다가 커피콩을 이용한 카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널리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1500년경 메카에 첫 커피 하우스가 생겼고, 16세기 중엽이 되면 오스만제국까지 퍼집니다. 그 뒤 커피는 유럽으로 전파되었고, 조선에도 전래되었습니다.
저자가 의학의 역사를 처음 공부할 때만 해도 '뭐 이런 사람들이 다 있나' 싶었답니다. 현대 의학을 배운 저자가 보기엔 하나부터 열까지 말도 안 되는 일 투성이였습니다. 정말 사람을 치료하려고 하는 건지, 혹시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 게 아닐까 의심스러운 적도 많았습니다. 이렇게 엉뚱하다 못해 기괴하고 끔찍한 의학의 역사를 <닥터프렌즈의 구사일생 세계사>에서 자세히 설명합니다. '1장 전염병의 희생자들, 인류는 무엇을 배웠는가/2장 하루라도 더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한 역사/3장 쾌락과 중독 사이, 인간이 탐닉한 물질들/4장 불가능을 가능으로, 의학의 혁신과 외과적 도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우리가 한번은 들었던 에볼라, 페스트, 장티푸스, 스페인 독감, 광견병, 결핵, 소아마비의 역사를 알려주고, 혈우병, 한센병, 통풍, 부검 등도 소개합니다. 알코올, 커피, 담배의 역사와 골절 치료, 골수이식, 신장이식 등으로 사람을 살린 역사도 설명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옛날에 태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무것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사람을 살리기 위한 신념 하나로 수많은 방법을 시도하고 또 시도한 의사들이 존경스럽습니다. 병을 진단할 검사도, 치료할 약도 하나 없었던 그 시절에 환자를 살리기 위해 애쓴 의사들의 노고에 못지않게 살기 위해 수많은 시도들을 감내한 환자들도 대단하다 싶습니다. 환자를 살리고 싶다는 열망과 환자의 살고 싶다는 의지, 그리고 이런 시행착오들을 기록한 누군가의 노력이 지금의 현대 의학이 되었음을 깨달았습니다. 하루라도 더 살기 위한 열망이 생생한 <닥터프렌즈의 구사일생 세계사>,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