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978년 일본 효고현에서 태어나 간사이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한 저자는 

'폭소 레드카펫', '킹 오브 콩트', '좋은 아침입니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방송 작가로 활동했습니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재능을 살려 소설가로 전향하고 

"만담가 이야기~ 아사쿠사는 오늘도 시끌벅적합니다"로 

제24회 전격소설대상 심사위원 장려상을 받으며 데뷔했고,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으로 한국 독자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16년 전, 고등학교 1학년 때 도모코의 아버지는 심장병으로 일을 못하고, 

엄마가 대신 돈을 버느라 형편이 어렵습니다. 

도모코도 생활비에 보태려고 학교 수업이 끝나면 

근처 요양원에서 도우미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체험 학습으로 견학을 간 곳에서 제일 싼 우동을 주문해서 먹으려고 하니 

같은 조 애들이 힐끔거리며 구질구질한 걸 먹는다고 비웃습니다. 

아무도 없는 테이블로 가서 먹으려는데 같은 반 네모토 신이치로가 

우동을 같이 시켜 옆자리에 앉아 먹습니다. 

그는 다른 애들이 도모코를 볼 수 없도록 벽이 되어 지켜주려는 듯 

그 자리에서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 애의 배려로 도모코의 마음이 울리고 고맙다는 말을 하기 위해 

수업이 끝나고 뒤따라갑니다. 

둘은 수업이 마친 후 매일 만났지만 

얼마 후 도모코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외할머니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갑니다. 

도모코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서 복지시설에서 근무하는데

 30살이 되던 해에 엄마마저 돌아가십니다. 

혼자가 된 도모코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고 우연히 네모토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사가모토 유이치는 동네의 작은 공무점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경멸했고, 

아버지처럼 되고 싶지 않아 열심히 공부해 도쿄의 유명 사립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높은 연봉의 종합상사에서 취직했습니다. 

하지만 상사와 업체의 비위를 맞추느라 쩔쩔매고, 

영어가 능숙하지 못해 치이는 회사 생활에 비참합니다. 

어릴 때 녹초가 된 직장인을 보며 

타성에 젖어 살아가는 별 볼일 없는 인간이라 생각했는데 

불합리한 처우를 견뎌내는 사람이었음을 깨닫습니다. 

더 이상 사회생활을 지속할 자신이 없어서 무단결근을 했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다른 곳에 취직했으나 한 달도 못 채우고 관두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했지만 일주일도 버티지 못합니다. 

돈도 많이 없어 아끼고 있던 중 어머니로부터 

아버지가 탈선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가즈유키의 부모님은 이혼을 했고 아빠와 살게 됩니다. 

시스템 엔지니어인 아빠는 너무 바빠서 아빠가 

회사에서 돌아올 때까지 지역 아동센터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가즈유키는 체구가 작아 괴롭힘의 표적이 되었고, 

뺨에 난 반점은 가리기 위해 거즈를 붙이고 다녔는데 

6학년이 되자 게이고가 그걸로 놀리기 시작합니다. 

게이고의 괴롭힘은 나날이 심해졌고, 

밖에서 우연히 만난 엄마가 자신을 외면하는 모습을 보고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죽을 결심을 합니다. 

그때 중학생 누나가 우산을 씌워주며 말을 겁니다.


기타무라 미사코의 남편은 탈선 사고를 낸 기관사입니다. 

회사 측은 남편의 과속 운전이 사고 원인이락 발표했지만 

미사코는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돌아가신 남편의 아버지도 도힌철도 기관사로 근면 성실한 아버지를 

존경했던 그는 승객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 최우선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습니다. 

고지식한 성격 탓에 승진은 물 건너가고, 

한때는 기관사 자리를 박탈당하기도 했지만 미사코의 남편은 

신념을 굽히지 않고 계속 안전제일을 부르짖었습니다. 

그런 그가 사고를 내다니 믿을 수 없습니다. 

사고가 나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부터 집엔 장난전화가 걸려오고, 

언론의 취재 경쟁으로 바깥출입도 하기 힘듭니다. 

사고 설명회가 열리는 날 미사코는 회사의 만류에도 그 자리에 갑니다. 

피해자 가족 앞에 서서 허리를 구부리며 사죄를 했습니다.

 꼴 보기 싫다며 밖으로 끌어내라는 욕설이 들렸지만 

무릎을 꿇고 있었더니 회사 변호사가 미사코를 끌고 밖으로 나가려 합니다. 

그때 회사 관계자들에게 소리를 친 여자와 눈이 마주쳤고 

그녀를 향해 허리를 굽혔습니다. 

고개를 들자, 그녀 옆에 있던 나이 든 남자가 

이쪽을 향해 허리를 깊이 숙이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남은 이야기는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에서 확인하세요.




3월의 어느 봄날, 도힌철도 가마쿠라선 상행 열차가 

가마쿠라 이키타마 신사의 도리이를 스친 다음 산간 절벽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승객 127명 중 68명이 사망한 대형 사고였습니다. 

탈선 사고가 일어나고 두 달쯤 지났을 무렵 

심야에 유령 열차 한 대가 가마쿠라선 선로 위를 달린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합니다.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니시유이가하마 역에서 

'유키호'라는 여고생 유령이 나타나는데 그녀에게 부탁하면 

과거로 돌아가 사고 난 가마쿠라선 상행 열차에 탈 수 있답니다. 

단, 그 열차에 승차하려면 네 가지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죽은 피해자가 승차했던 역에서만 열차를 탈 수 있고, 

피해자에게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려서는 안 되며, 

열차가 니시유이가하마 역을 통과하기 전에 먼저 내리지 않으면 사고를 당해 죽으며, 

죽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현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이 네 가지 규칙을 듣고도 사고로 떠난 사람을 만나러 간 사람이 있습니다. 

약혼자를 가슴에 묻은 여자, 아버지를 떠나보낸 아들, 

짝사랑하는 여학생을 잃은 한 소년, 사고의 피의자로 지목된 기관사의 아내,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지금의 소중함을 우린 그때는 모릅니다.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됩니다. 

떼쓰고 짜증 내는 아이의 투정도, 고장 났다며 좀 고쳐달라는 부모님의 전화도, 

맛있는 거 없냐며 냉장고를 여는 남편도, 그땐 귀찮고 힘들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아이가 독립하면 어릴 때의 그 시간이 소중하고 그립고, 

부모님은 자식인 내가 보고 싶어서 핑계를 대며 오라고 전화를 했구나를 깨닫게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야 깨닫습니다. 

그때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웠는지를요. 

저도 지금의 시간을 매일 감사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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