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 한국 기업에 거버넌스의 기본을 묻다 서가명강 시리즈 23
이관휘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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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경영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대 통계학과,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공부한 저자는 럿거스뉴저지주립대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하나은행 석학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서울대학교 학술연구 교육상과 매경이코노미스트상을 비롯해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우수 연구상, 우수 강의상, 

우수 논문상 등을 수차례 수상했습니다. 

그가 쓴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를 보겠습니다.



기업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이 질문은 재무경제학의 기본적인 질문 중 하나입니다. 

재무경제학은 경제학의 한 분야로 돈의 흐름을 다르는 학문인데, 

돈의 흐름을 기업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기업 재무론과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투자론으로 나뉩니다. 

주주 우선주의는 말 그대로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 

즉 주주가 기업의 주인이라는 뜻입니다. 

기업과 관련된 주체들은 아주 많은데, 주주, 경영자, 임직원,

 노동자, 채권자, 소비자, 하청업체 등 이해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국가, 대륙, 심지어 지구 등의 단어들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기업과 관련된 무수한 주체들 가운데 주주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고가 주주 우선주의입니다. 

이 경우 경영자는 기업의 주인인 주주들이 고용한 사람이며, 

경영의 목적은 주주들의 부를 극대화하는 것이 됩니다. 

그 방법은 주가를 올리는 것이죠. 

단순하지만 여기에는 많은 문제가 뒤따릅니다. 

주주가 기업의 주인이라고 하지만 그들도 수익률과 위험을 계산해 

투자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많은 주주들이 다음 달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고 예상되면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차라리 오늘 주식을 팔고 나갈 생각을 합니다. 

심지어 데이 트레이더라고 불리는 투자자들은 주식을 구입한 후 

하루도 채 지나기 전에 주식을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투자합니다. 

어쨌든 이들도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시간만큼은 그 기업의 주인이며, 

심지어 그보다 훨씬 더 짧은 시간 동안만 투자하는 초빈도 거래자들 역시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순간만큼은 그 기업의 주인입니다. 

하지만 이런 고빈도 거래자들조차도 회사의 주인으로 대우하는 것이 맞는 걸까요.


주주는 주가가 오르기를 바라고, 경영자는 자신의 보수가 오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성장성, 현재가치, 프로젝트의 특성 등 

기업의 거의 모든 중요한 이슈에 대해 주주는 경영자보다 더 잘 알기 어렵습니다. 

이런 정보 불균형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주주와 대리인 사이에 충돌이 생깁니다. 

잔여청구권자인 주주들에게 기업가치는 높으면 높을수록 좋습니다. 

반면 돌려받을 금액의 상한이 이미 정해져 있는 채권자들에게 

기업가치는 자신들이 빌려준 돈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면 충분합니다.

따라서 주주들은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높은 잠재적 수익을 줄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꺼이 수행하길 원하지만, 채권자들은 이런 위험한 프로젝트를 반기질 않습니다. 

기업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관점이 다른 주주와 채권자 간에 

이처럼 위험을 감수할 인센티브가 각각 다르게 작동하면서 

결국 두 집단 사이에 갈등과 다툼이 생깁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의무화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습니다. 

기업은 더 이상 주주의 이익만 바랄 수 없습니다. 

과거에는 기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생각했던 많은 주체들이 

기업의 경영에 관심을 갖고 관리하고 감시하고자 합니다. 

또한 정보기술의 발달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경영 감시와 참여 기회를 대폭 확대했습니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지금, 

주주들의 부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이념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책에서 알아봅니다.




한국에서 주주들은 대주주나 재벌, 경영자들의 전횡에 의해 

피해를 입기 일쑤입니다. 

최근에는 유망한 사업 부분을 자회사로 독립, 상장시켜 

모회사 주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무분별한 자회사 상장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감 몰아주기로 기업을 키우는 편법 상속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룹 지배권을 두고 형제들이 싸우는 모습도 빈번합니다. 

전환사채를 이용한 편법 증여, 사모펀드의 횡령 등 

일련의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아직 한국에서는 주주가 

기업의 주인으로 대접받는 주주자본주의조차 먼 이야기입니다. 

전 세계 선진국들이 주주 우선주의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지역사회와 국가, 지구를 고치는 책임까지 강제적으로 기업에 맡기고, 

기업 또한 이를 생존의 이슈로 받아들여 자본주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ESG 논의가 한창입니다. 

주주만이 기업의 주인은 아니라는 세계의 흐름에서, 

한국은 아직 주주조차 기업의 주인이 아닙니다. 

이제 주주들이 당당히 목소리를 높이고 대접받아야 합니다. 

이는 가장 기본적인 것입니다. 

이것이 될 때 ESG도 제대로 실현될 것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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