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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표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5년 10월
평점 :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1973년 일본 히로시마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첫 장편소설 "고백"으로 각종 미스터리 랭킹을 휩쓸며 '미나토 가나에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제6회 서점대상을 수상한 "고백"은 지금까지 350만 부 이상 판매되어 일본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속죄", "N을 위하여", "야행관람차", "꽃 사슬", "백설 공주 살인사건", "모성", "리버스", "조각들" 등이 있습니다. 그럼 저자의 <인간 표본>을 보겠습니다.

나비 분야의 권위자로 불리는 사카키 시로 교수는 어릴 때 나비에 매료되었습니다. 화가 아버지는 하루의 태반을 아틀리에서 보내는지라 저녁 식사 때만 얼굴을 볼 수 있었는데, 산속 집으로 이사 와서 시로가 나비를 잡고 죽은 나비를 묻어주는 걸 보고 표본을 만들자고 권합니다. 아버지 이치로는 학교 앞 문구사에서 곤충채집 세트 상자를 사주었고, 그 속에 든 살충제와 방부제로 나비를 죽인 후 몸통 아래쪽 절반을 가위로 잘라냅니다. 그리고 곤충 핀을 꽂아 판에 고정한 뒤에 날개를 화장지로 눌러가며 곤충 핀으로 모양을 잡아 고정했습니다. 시로는 그 모습을 보고 그대로 따라 했습니다. 나비의 눈으로 본 뒷산의 꽃밭의 그림을 그려서 표본의 배경으로 한 뒤에 도화지 아래쪽에 그린 민들레 위에 표본으로 만든 나비를 올렸습니다. 이것을 나비의 특성을 조사해서 정리한 자료와 함께 여름방학 과제로 제출했습니다. 아버지는 시로의 그림을 보고 영감을 받았는지 동창생 이치노세 사와코가 부탁한 자신의 초상화 그리기에 몰두합니다. 얼마 뒤에 사와코와 남편 기미히코, 딸 루미가 찾아와서 완성작을 보았고, 시로의 그림도 보여줍니다. 루미가 시로의 그림을 가지고 싶다 부탁해서 주었고 보답으로 비싼 카메라가 도착했습니다. 병색이 완연한 사와코가 죽었고, 며칠 뒤에 아버지도 교통사고로 죽습니다. 이후 시로는 외가에서 살았고 나비에 대한 열정으로 나비 박사가 되었습니다.
25년의 세월이 지나 조교수로 있던 시로의 대학 연구실 주소로 루미가 개인전 초대장과 함께 편지를 보냈습니다. 색채의 마술사란 별명답게 색의 홍수를 느꼈고, 나비의 눈을 꿈꾸던 시로는 그녀의 재능이 부럽습니다. 이후 루미는 뉴욕으로 떠났지만 인연을 계속되었습니다. 각자 결혼하고 자녀를 얻고 비슷한 시기에 배우자를 잃었기에 서로 격려하고 의논 상대가 되었습니다. 아들 이타루는 미술에 재능을 보였고, 얼마 전 일본으로 돌아온 루미가 재능 있는 아이들을 모아 여름방학에 합숙을 할 예정인데 이타루도 참가해 보라며 초대장을 보냅니다. 루미는 시로가 지냈던 산속 집을 구입했고, 그곳에서 합숙을 한답니다. 시로는 이타루와 함께 산속 집 근처 캠핑장에서 함께 합숙할 5명의 소년들을 태워서 갑니다. 산속 집에서 루미와 딸 안나를 만납니다.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자세한 이야기는 <인간 표본>에서 확인하세요.
<인간 표본>은 미나토 가나에의 작가 생활 15주년 기념작입니다. 이제까지 많은 미스터리 소설을 읽었지만 아직까지 뇌리에 남은 작품 중에 하나로 "고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이야기의 전개와 허를 찌르는 반전과 결말까지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이 작품을 쓴 작가가 데뷔작이라고 해서 더욱 놀랐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이후로 미스터리 소설을 추천할 때 이 책이 빠지지 않았고, 저자의 작품도 이후 몇 권 읽었으나 '이야미스(싫다, 불쾌하다는 뜻의 일본어 '이야나'와 '미스터리'의 합성어)' 장르가 아니어서 살짝 아쉬웠습니다. 그런 차에 작가로 살아온 15년 동안 가장 재미있는 작품을 썼다는 문구에 무조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비 분야의 권위자인 사카키 시로는 나비처럼 사원 색을 볼 수 있는 화가 이치노세 루미와 교류했습니다. 죽을병에 걸린 루미는 색채의 마술사인 자신의 후계자를 정하겠다며 재능이 뛰어난 5명의 소년을 산속 별장으로 초대하고, 시로의 아들 이타루도 초대받습니다. 5명의 소년들이 '나비'로 보이기 시작하면서 시로는 이상한 광기에 사로잡힙니다. <인간 표본>은 작가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일반적인 소설과 달리 리포트 형식으로 작성된 사카키 시로의 수기로 시작합니다. 자신이 살인을 저지르게 된 경위와 박물관처럼 작품 이름과 전시 형태, 제작 의도와 관찰기록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시체를 발견한 소설 지망생의 SNS 글과 사건을 다룬 언론 매체와 답글, 전문가의 의견이 나옵니다. 이게 끝인가 싶었지만 이제 <인간 표본> 전체 내용의 반이 지났을 뿐입니다. 범인도 알고, 사건도 밝혀졌는데 무슨 내용이 더 있을까 싶지만, 인간 내면의 어둠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이야미스 장르를 개척한 작가의 관록은 여기부터 빛납니다. 시작부터 충격적이고, 끝까지 충격을 주는 <인간 표본>은 타인이 보는 세상은 내가 보는 세상과 다른지 궁금하게 합니다. 역시 이야마스 장르의 여왕이라고 감탄하며 저자의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