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ㅣ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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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 국내 문학씬에서 가장 핫한 작가 장강명


   최근에 국내 작가중에 가장 관심을 많이 받고 핫한 작가 중 한명이 장강명 작가가 아닐까 합니다. '표백'부터 시작해서 발표하는 작품마다 상을 받고, 문단이나 평론분야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상당한 관심을 고루 받아왔던 작가가 흔치 않았는데, "한국이 싫어서"는 특히나 언론에도 관심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발표한 이후로 다양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모양입니다.


   장강명 작가 작품은 총 네작품을 읽은 셈인데(리뷰를 안써서 셈이라는 묘한 표현을...) 작품마다 묘한 공통점도 있고 의외의 차이점도 분명해서 장강명 작자의 장점이 분명히 보이고, 특징도 어느정도 확인이 되는 거 같습니다. 그중에 가장 환영할 만한 장점은 다른 어떤 것도 아니라 이 작가의 작품을 읽는 행위 자체가 재미있다는 점입니다. 책이 재미있게 읽혀요. 대중작가로써 가장 갖추어야할 미덕이 아니겠습니까? 이 양반이 작금에 와서야 이정도로 각광을 받고 수많은 매체에서 인터뷰를 반복적으로 계속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의 이력에 대해서는 하도 많은 인터뷰를 접해서 읊을 수 있을 지경인데 여튼 10여년 이상의 기자 생활 때문인지 정통 문단의 세례를 받은 작가들에게서 느껴지는 소위 문학적 표현이 별로 없는 것도 특징입니다. 문장은 잘 모르지만 깔끔해요. 뭔가 표현을 위한 유려한 알듯 모를듯한 문장이 전혀 없습니다. 마치 사건을 진술하듯 빠르게 이야기를 이어가죠. 그러다보니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처럼 집중해서 읽을 수가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독자입장에서 이해하기가 무척 편하죠. 복선이 있거나 중의적인 표현을 이어가는 일도 없고, 상징적인 표현을 쓰지도 않으니까 말입니다. 저같이 단무지 독자에게는 아주 잘 들어맞는 유형의 작가님이 아닌가 싶습니다.




#2. 한국에서 사는 것이 힘든 이유에 퍽이나 공감해버린...


   이 작품은 "한국이 싫어서"라는 책 제목 때문에 더 대중적인 관심을 받은 작품이 될 것인데, 시대를 관통하는 문제의식 때문에 어느 세대, 어느 계층에게나 회자될 수 있는 지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써온 작품의 이력까지 생각하면 더욱 기대를 받을 수 밖에 없는데, 막상 읽어보니 딱히 세대나 기득권이나 특정계층을 비난하거나 문제의 핵심으로 지적하고 있지는 않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공감하고 흥미로우면서도 마음 한켠이 무척 쓰리고 아프게 읽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주인공 "계나"는 '한국이 싫어서...'는 너무 자극적인 표현이고 '한국에서 살아가기가 벅차서' 호주로 이민을 꿈꾸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과감하게 실행을 합니다. 한국에서 살아가기 벅찬 이유를 여기저기서 설명하고 있는데, 작품의 극초반에 그녀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유가 너무 공감이 되서 빵터졌습니다.


"내가 여기서는 못 살겠다고 생각하는 건... 난 정말 한국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인간이야. 무슨 멸종돼야 할 동물 같아. 추위도 너무 잘 타고, 뭘 치열하게 목숨 걸고 하지도 못하고, 물려받은 것도 개뿔 없고. 그런 주제에 까다롭기는 또 더럽게 까다로워요. 직장은 통근 거리가 중요하다니느, 사는 곳 주변에 문화시설이 많으면 좋겠다느니, 하는 일은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거면 좋겠다느니, 막 그런 걸 따져."p11


   밑줄 친 저 문장에서 완전 나자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저나 아내나 쥐뿔도 없고 시작부터 부채로 시작한 가정경제인데도 불구하고 꼴에 뭐가 되니 안되니 까다롭게 따지고ㅋㅋㅋ 정말 남일 같지 않는 문장을 만났네요. 저는 상당히 현실적인 성향이라 그 와중에도 좀 덜 한데 아내같은 경우는 빈말로라도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는 편이라 사는게 녹녹하지 않을수록 "하와이로 가자~~~"라며 노래를 부르죠..ㅋㅋㅋㅋ 저희 현실은 동네 "하와이 사우나"에나 다녀올 상황인데 말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주제에 까다롭기는 또 더럽게 까다로운거 중 하나는 책사는 부분이죠. 꼴에 책은 꼭 사서 봐야하고, 읽던 안읽던 마음에 든 작가 책은 중고사이트를 뒤져서라도 사모아야하고, 남들은 최신간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하는데도 불구하고 부담스럽다고 서평 이벤트 신청도 하지 않죠. 그나마 보내주시던 출판사 책도 다 거절하고 돈주고 사고 말입니다. 이거 의외의 지점에서 반성하게 되더군요. 앞으로 책은 빌려 읽기도 하고 꼭 사모아야하는 특별한 시리즈가 아니면 어지간하면 구매를 자제할까 심각하게 고민중입니다.


   여튼 "한국이 싫어서"는 사실 따지고 보면 그냥 평균이거나 그리 부족한 것도 없는 젊은이가 한국의 구조적인 어려움 때문에 외국으로 나가 사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그녀의 고민이 오롯이 담겨 있는 자기고백적인 이야기입니다. 한편으로는 그녀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서 젊은 층의 이민에 대해서 다양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다 핵심적으로는 한국에 살아가는 젊은이에 대해서 다양한 모양새를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그리고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살아가는 예외 없는 이야기를 잘 담고 있습니다. 그리 극적이지도 않은 다큐멘터리 같은 이야기인데도 흥미를 잃지 않고 끝까지 읽어나갈 수 있는, 아니 읽어나갈 수 밖에 없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3. 힘의 이데올로기, 기득권의 문제를 건드리는 문학작품... 그러나 행복해지고 싶다...


   이 작품은 장강명 작가가 등단작을 비롯해 계속해서 건드려오던 한국 사회의 당면 문제, 치부를 드러내었다는 부분에서 상당히 정치적일 수 있습니다. 작가의 작품을 읽다보면 문학작품이 사회의 문제를 어느정도까지, 어떤 방식으로 다루는 것이 적정한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장강명 작가는 우리 사회의 힘이 논리, 어그러진 사회의 문제, 모순점, 기득권의 변치않는 단단함 등을 항상 건드려주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작 "그믐"에서는 또 다른 관점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만, 문학작품속에서 누구나 다루기 부담스러워하고 조심스러워하는 문제를 표면화하는 것은 일장일단이 있겠습니다. "무엇이 옳다, 어떻게 해야만 한다"라고 딱잘라 말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무척 많은 주제입니다.


   "표백"에서도, "한국이 싫어서"에서도 한결같이 느낄 수 있지만 장강명 작가가 명석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뿌리깊은 문제들을 놓치지 않고 작가적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골적으로 드러내어 방향을 제시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방향제시가 될 문제도 아니기도 합니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해야할 명료한 책임은 '문제를 문제라고 이야기해보는 것'이고 이로 인해 독자들이 각자 이 문제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보도록 하는 것이라고 태도를 정해놓은 듯 합니다. 일부 작가들이 이부분에서 실수를 저지르는데 문학작품을 통해 작가의 생각을 강요하며 독자를 가르치려 하는 우를 범하는 것입니다. 내가 한번 문제제기를 해보겠다는 의협심에 작품을 넘어 작가가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를 의외로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됩니다. 장강명 작가는 이런 문제에 있어서 균형을 정말 잘 잡고 있습니다.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케이스가 아닐까 합니다.   


   이 작품속에서도 한국이 살기 어려운 나라이고 원인이 무엇인지, 다른 나라는 어떤지 여러가지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습니다만 정작 그래서 어떻게 하란 말인가에까지 흥분해서 나아가지는 않습니다. 변함없고 더욱 변하지 않을 현실에서 다만 개개인이 "행복해지고 싶은 것 뿐"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니, 난 우리나라 행복 지수 순위가 몇 위고 하는 문제는 관심 없어. 내가 행복해지고 싶다고. 그런데 난 여기서는 행복할 수 없어."p61


"밥을 먹는 동안 나는 행복도 돈과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 행복에도 '자산성 행복'과 '현금흐름성 행복'이 있는 거야. (중략) 나한테는 자산성 행복도 중요하고, 현금흐름성 행복도 중요해. 그런데 나는 한국에서 나한테 필요한 만큼 현금흐름성 행복을 창출하기가 어려웠어. 나도 본능적으로 알았던 거지. 나는 이 나라 사람들 평균 수준의 행복 현금흐름으로는 살기 어렵다. 매일 한 끼만 먹고 살라는 거나 마찬가지다, 하는 걸."p185



"몇 년 전에 처음 호주로 갈 때에는 그 이유가 '한국이 싫어서'였는데, 이제는 아니야. 한국이야 어떻게 되는 괜찮아. 망하든 말든, 별 감정 없어... 이제 내가 호주로 가는건 한국이 싫어서가 아니라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야. 아직 행복해지는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호주에서라면 더 쉬울 거라는 직감이 들었어." p161



   무언가를 성취해서 그 만족감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도 참으로 힘들고, 매일 매일 일상의 행복으로 충만해서 살아가기는 더더욱 어려운 것이 작금의 한국에서의 삶인가 봅니다. 작가는 한국이 싫은, 아니 한국에서 살기가 어려운 수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지점을 정확히 잘 짚었고, 영글지 않은 젊은 여성의 목소리로, 그것도 반말로 전해줌으로써 무겁지 않고 어렵지 않게 하고싶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부담스럽지는 않은데 뭔가 생각할 꺼리가 계속 남습니다. 그것이 "한국이 싫어서"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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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 - 주저앉은 젊음에게 처방하는 자양강장 에세이
김성준 지음 / 시드페이퍼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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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진짜배기 이야기

 

   에또.. 애초에 딱 봐도 제가 직접 골라서 읽을 가능성이라고는 남북이 화해하고 손에 손잡고 노래부를 확률보다 낮은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심지어 제목마저도 제가 가장 싫어하는 뭔가 가르치는 듯한 뉘앙스가 아닌가 말입니다. 거기다 가만보면 잘생긴 얼굴인 듯 하지만 민둥머리로 혐오를 줄 수도 있는 남자가 쓴 책입니다. 이래저래 절대 샀을리 없는 책인데, 이런 책만 골라서 보내주시는 잎새짱 때문에 읽게 되었습니다.

 

   근데 이게 엄청 반전입니다. 책을 펼쳐들고 난 이후로 빠른속도로 그대로 읽었습니다. 중간에 끊기기는 했지만 뭐랄까? 호흡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만큼 내용에 공감이 가고 흥미도 있었네요. 아따, 이 양반 진짜배기입니다.

 

   원래 자기계발서를 드럽게 싫어하는 이유는 주로 바른 소리만 해대면서 여기저기 모은 좋은 이야기를 짜깁기한 책들이 많기 때문이고, 그 내용만 보면 다 맞는 말인데 현실성이 없거나, 기타 부정적인 요소를 제대로 반영을 안한 꿈같은 이야기를 많이 하기 때문이죠. 때로는 특정한 사이드의 입장만 반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읽을 때는 무척이나 그럴듯한데 지나고나면 뭔가 모르게 속은것도 같고, 불필요한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장점보단 단점이 더 많은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가끔은 공감도 가고 납득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자가 충분히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자기고백을 하는 경우는 결코 반감이 들거나 불편한 마음이 들지 않죠. 그것이 교양을 가진 상식적인 인간이라면 당연한 반응인 것입니다. 적어도 책을 찾아읽을 독자 정도라면 바보가 아닌이상 이양반이 주저리주저리 써놓은 내용이 진짜인지 구라인지 개구라인지 어느정도는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확실히 김성준씨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짜입니다. 이 책에 실린 경험담들 자체가 거짓이 아닌 이상(심지어 인증을 위한 증거자료들도 내용중에 들어있습니다) 저자의 삶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입니다. 여느 소설이나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파워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꺼리가 많은 것이겠네요. 그냥 있었던 일들만 나열해도 읽는 이로 하여금 깜짝 놀라게 할만큼 다양한 경험을 한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경험담을 많이 접했지만 하드코어하기로는 독보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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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유흑향 Vs 김성준

 

   저자가 제2의 소유흑향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셨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확실히 피식 웃었습니다. 감성쩌는 여행에세이나 독특하고 개성넘치는 여행기가 넘쳐나는 지금 시점에 그게 되겠나 싶어서였습니다. '차별성이 얼마나 있겠어? 워킹 홀리데이가서 영어배우고 돈을 남들보다 많이 벌었다는 애기로?' 이런 마음이 절로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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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고나니 확실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굳이 얘기하자면 소유흑향과 비교할 책은 아닙니다.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책이거든요. 소유흑향의 책은 상당히 정적이고 차분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조용하지만 꺽이지 않은 의지를 차분히 이야기함으로해서 읽는 이에게 용기를 주는 스타일이예요. 물의 기운이랄까..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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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준씨는 굉장히 다이나믹하고 감정의 고저가 심한 열정가입니다. 완전 몸으로 부딪히고 때우고 덤벼들고 극복하는 하드보일드입니다. 두상만 봐도 하드보일드 된 달걀같이 않겠습니까? 그의 이야기를 읽기만 해도 마음에 불이 이글거리는 것 같은 뜨거운 열정이 살아나죠. 저같은 사람이 살짝 가슴이 데워졌을 정도면 대단한 거라니까 말입니다. 이 두사람은 완전 반대 성향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열정을 심어주는 것에는 상당한 공통점이 있겠네요. 두사람의 이야기는 "얼음과 불의 노래​"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제  2의 소유흑향이 되고도 남음이 있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김성준씨의 이야기가 훨씬 가독성도 좋고 공감도 많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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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누구에게 가르치려는 말이 아닌 저자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말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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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글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더욱 진솔하고 공감하기 좋습니다. 저자의 글을 쭈욱 읽고 있으면 한편의 성장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어린시절의 불우했던 기억과 돈은 많이 벌지만 껍데기처럼 살던 사회 초년시절, 그리고 변화의 계기와 새로운 도전, 타국에서의 고생과 극복, 끊임없는 노력과 그 결과로 얻어진 열매가 바로 저자의 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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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발 기부로 전세계의 관심을 모았던 "탐스"의 스토리처럼 저자의 이야기는 사람들을 사로잡을 만한 스토리가 있습니다. 사람에게 타인을 끌어들일만한 그 만의 스토리가 있다는 것은 강력한 무기입니다. 그 사람의 독보적인 컨텐츠가 되기 마련이고 저자도 누구 못지 않은 컨텐츠가 있습니다. 그 만의 스토리에 마음을 담아 힘든 순간마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라고 스스로를 독려합니다. 가만 보면 엄청 독한 사람입니다. 일상의 반복과 무기력함에 지친 분들이라면 금새 읽을 수 있으니 일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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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를 공감시킬 정도면 누가 읽어도 좋겠다 싶습니다. 사실 제가 이런 글을 읽고 '그래 나도 열정을 불살라봐야지' 할 입장은 아니니까 말입니다. 어느정도 시기가 되면 스스로의 한계도 인정하고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바운더리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정을 책임지는 기본적인 태도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인생의 흥미로운 것들에 좀더 열정을 더 해 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으니 이 책을 쓰면서 저자가 의도했던 부분은 어느정도 성공을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저자의 민머리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기이한 현상을 겪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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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오프 ㅣ 밀리언셀러 클럽 139
데이비드 발다치 엮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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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명 스타들의 총출동, 신선한 자선무대의 콜라보 공연이라니...

 

   유명 작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이런 기획의 경우는 취지가 좋아 실제로 실현시키기 힘든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케이스라고 봐야하겠습니다. 잘 읽어보니 회비를 받지 않는 작가협회를 운영하기 위한 운영비 마련의 일환으로 진행된 프로젝트 인 것 같고, 스타작가들의 대거 참여로 크게 성공을 거둔 것 같습니다. 일단 기획자체가 무척 흥미롭습니다. 참여한 유명 작가들 각자의 인기작의 주인공들이 한 작품에서 만나는 것이죠. 만나서 [쎄쎄쎄]만 해도 팬들은 "끼악~~" 소리지를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를테면 각 회사를 대표하는 유명 아이돌이나 인기 가수들이 가수협회에서 주최하는 대형 자선행사에 참여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자의반 타의반인지 3대 7인지 비율은 잘 모르겠으나 여튼 '어, 그 팀이 나간다고? 그럼 내가 빠지면 안되지.. 급이 있는데...' 이러면서 너도나도 나선게 아닐까 싶어요. 그렇게 나온 인기 가수들이 그나마 친분있는 사람끼리 짝을 지어요. 그리고는 "우리 뭔 노래할까? 뽀뽀뽀 부를래? 학교종이 땡땡땡을 알엔비로 부르면 어때?' 이렇게 의논해서 둘이 콜라보 무대를 꾸밉니다. 워낙에 이들을 사랑하는 팬들은 등장만으로도 까무러칠판인데 둘이 주거니 받거니 "뽀뽀뽀"를 깜찍한 안무까지 넣어서 불러요. "우와~~~ 이렇게 신선하다니!!!" 하고 사랑의 하트를 날리는가 하면 SNS에 실시간으로 이 기쁜 소식을 막 전해요... 음.. 거뭐 대충 이런 형국인 것입니다. 

 

 

 

#2. 영미 스타들의 총출동... 죄송합니다. 초면에 실례가 많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난감한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저는 이 작가들을 귀동냥으로 자주 들었지만 막상 읽어본 작품이 세상에 한권도 없어요... 이렇게까지 없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없습니다. 유명 스타들의 자선공연에다 어디에서도 못볼 신선한 콜라보 무대가 펼쳐지는데 어머나 세상에! 내가 아는 가수가 없어!!! 내가 아는 가수는 나훈아 형님 아니면 남진 선생님이여~~~ 이걸 어쩌나...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고민합니다. '음... 그냥 잘 모르지만 남들이 다들 신선하고 재밌다니 나도 영미스릴러 잘아는 사람 코스프레를 좀 해? 아님 그냥 기념비적인 작품집이라고 대충 둘러대고 말아?' 이런 저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작품이 재미있으면 와 이래서 이양반들을 이렇게 좋아하는구나!! 할텐데 사실은 아주 놀랍도록 무지막지하게 재미지지는 않았습니다. 단편인데다가 워낙 발로써도 괜찮은 작품 한두개씩은 찍어낼 실력자들이라 그런지 정말 둘이 상의해서 발로 쓴 듯한 작품들이 많았어요. 그냥 기존에 쌓아온 캐릭터빨로 밀고 가는거지 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재미있는 작품은 없었습니다.

 

 

 

#3. 유명 스타들의 총출동, 평소 보지못한 특별함에서 주는 재미... 는 난 모르니깐...

 

   이쯤 되면 또 고민에 빠집니다. 이런 기획 작품들의 가장 큰 포인트는 평소 익숙했던 캐릭터들의 이색적인 만남, 돌발상황, 기대하지 못했던 의외성에서 오는 신선함입니다. 아 그런데 이거야 원, 다 모르는 사람들인데 원래 어떤 사람인지 알게 뭐람.. 그저 이 작품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상상해보는 수밖에 없다보니 기존 팬들이 느낄 수 있을 이 작품집의 백미중에 일미도 못느끼겠더란 말이죠. 적어도 오십미는 느껴줘야 좋더라고 할게 생길텐데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는 보통 '나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하나도 모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히니 정말 훌륭한 작품집이다'라고 대충 퉁치기가 가장 무난한데, 솔직히 그냥 그랬어요. 이거 슬픈일입니다.

 

   이래서 옛말에 '아는게 힘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뭐 이런 말을 했나 봅니다. 참,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다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 그리고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일부 있었어요. 링컨 차일드의 "팬더개스트"는 하드보일드한게 무척 마음에 들더군요. 수록작 "가스등"도 괜히 좋았습니다. 분위기가 꽤 괜찮아서 욱하는 마음에 또 시리즈를 일단 다 사들일뻔 했습죠. 언뜻 리 차일드라고 생각하고 검색했다가 "잭 리쳐"만 잔뜩 나와가지고 헉 했지만 말입니다. 가장 분량이 많은 분량빨로 내용을 먹고 들어간 "라임과 프레이"도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이렇게 쓰고보니 무척 삐딱한 리뷰가 되고 말았는데 여튼 저에게는 이 엄청난 찬사와 과대포장을 인정할 만큼 대단한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소소하게 흥미롭고 재미진 책이다라는 느낌적인 느낌 정도만 남은 작품이었고, 이 책을 계기로 사모을 시리즈가 조금 더 생겼다는 의미정도가 있는 책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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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과학책 - 지구 생활자들의 엉뚱한 질문에 대한 과학적 답변 ㅣ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 지음, 이지연 옮김, 이명현 감수 / 시공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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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학적 상식에 기초한 가정이 돋보이는 엉뚱발랄한 질문과 답변들

 

   일단 과학에 관련된 책은 읽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공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쉽게 써도 멍하기 일수고 전공자는 또 흥미를 끌지 못해서 심심해할 수 있는 관계로다가 온도를 맞추기가 어렵거든요. 제가 속한 업계에서는 냉방민원과도 같은 어려움입니다. 냉방온도를 적당히 맞추면 방금 더운 야외에서 막 뛰어온 사람은 무척 덥죠. 그럼 민원을 넣어요. 엄청 더운데 뭐하는 거냐고 말이죠. 그런데 이미 오랫동안 가만히 앉아 있던 어르신은 바로 옆에서 민원을 넣어요. 추워죽겠는데 냉방 좀 끄라고 말이죠. ㅋㅋ

 

   이 [위험한 과학책]은 과학을 소재로 한 그런 덥다, 춥다 입맛을 싸그리 무시할만한 재미가 있는 책입니다. 아예 컨텐츠 자체가 웃자 모드로 가버리거든요. 근데 또 과학적이기는해... 이런 형국이다보니 '허 거참, 기가 차는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구만...' 하면서 어이없어 하면서도 웃는 얼굴로 끝까지 읽어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마를린 먼로를 연상시키는 저자의 이력도 독특합니다. 아니 NASA에서 로봇공학자로 나사를 쪼으던 사람이 뜬금없이 웹툰 작가로 전향하다니 말입니다. 너무 연결점이 없는 직업군 아닙니까? 개인적으로 나사 쪼으는거 보다야 웹툰작가가 재미는 있을 듯 합니다만... 이렇게 상당히 거리가 있는 직업으로 변경을 할 때 이런 극적인 장점이 생기는 것입니다. 과학과 코믹웹툰의 퓨전짬뽕이 가져다 주는 재미가 독특하거든요. 누가 만나본적 없는 희한한 결과물을 낼 수 있잖아요. 분명 장난스러운데 과학적이야... 뭔가 따지기 어려울만큼 정확한 데이터와 공식, 과학적 가정에 근거하고 있어요. 읽는 이에게 '아, 이렇게도 적용해볼 수 있겠구나.' 하는 감탄과 재미를 선사합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책

 

   과연 엉뚱해서 웃기기만 하냐, 그리고 누구나 손쉽게 읽을 수 있느냐? 라고 물으신다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이를테면 첫 질문인 "지구가 자전을 멈추면" 만 해도 딱 그 순간부터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설명에 쓰이는 물리학적 배경이나 천문학적 배경들이 결코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니까 본질은 과학책이라는 거죠. 그래서 이런 류의 책을 선호하는 독자들에게는 나름의 만족을 줄 수도 있을 것이고, 그냥 재미있다는 평만보고 읽었다가 몇장 못읽고 덮어두게 만드는 사태를 일으킬 가능성도 꽤나 있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 면면을 살펴봐도 그저 만만한 내용이 별로 없습니다. 원소 주기율표를 다룬 내용도 화학시간에 배우던 지식을 떠올리고 쥐어짜봐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원소들이 막 나열됩니다. 하늘에서 스테이크를 떨어뜨릴 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설명도 탄소반응이라던가 일반인이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어요. 그저 '그렇다치고 읽기' 신공으로 넘어가면서 '아 재미지네..'하는 마음과 '그냥 아는 걸로 하자.'라는 두 마음을 동시에 품고 정신승리를 해야하거든요. 물론 그야말로 엉뚱해서 웃고 넘길만한 내용도 꽤나 있긴 합니다만 여튼 과학책은 과학책입니다. 내용에 담긴 진지함을 무시할 수는 없다구요. 

 

 

#3. 먹고 할일이 없으면 이렇게 놀아라...

​

   이 책을 읽으면서 지속적으로 느껴지는 또 하나의 감정은 이런거죠. '아.. 먹고 살기 힘든 시대에 도데체 어떤 놈들이 이따구 쓰잘떼기 절대 없는 질문을 하고 난리야...' 이런 마음에다가 '아니 또 거기다 이걸 여기저기 연구해서 답변을 달아주는 이 양반은 또 뭐야?' 하는 마음 말이죠.

 

  그야말로 '먹고 할일이 없으니 이렇게 놀고 있네. 거기다 책까지 써서 돈도 벌고 있어... 완전 죽이는 인생이구만..' 이런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상대적으로 우리는 너무 삶을 심각하게 살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어차피 길지 않은 인생인데 이렇게 사는 것도 재미있는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더란 말입니다. 물론 모두가 이런 쓸데없으면서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업삼아 하며 살기는 불가능하겠지만 거참 생각할수록 부러운 삶입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저도 남들이 저에게 "뭐 그따구로 희한하게 사는거야?"라는 이야기를 해주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믈스믈 들게 만드는 그런 묘한 책이었습니다 그려...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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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월요일이 없는 소년 - 제1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대상 수상작 ㅣ 제1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황희 / 낭추 / 2014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1. 장르소설의 특성을 잘 버무린 가독성 뛰어난 소설


   [월요일이 없는 소년]은 그동안 이래저래 들어왔던 황희 작가님의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수상작입니다. 장르소설을 쓰신다는 것만 알고 어떤 작품일지 궁금했는데 작품에 힘을 많이 쏟은 흔적이 보였습니다. 사실은 좀 너무 힘을 많이 쏟은 느낌도 있습니다.


   일단 이 작품의 기본 얼개는 타임루프를 기본으로 하는 SF입니다. 개인적으로 타임루프의 구조로 진행되는 소설은 좀 식상한 느낌이 있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인라인 형님의 타임 패러독스 이상의 타임루프가 나올게 없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 말입니다. 일단 타임루프의 큰 틀에서 벗어나는게 없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타임루프 과정에 약간의 변형과 새로운 설정을 부가해서 의외의 신선함이 있었습니다. 그 설정이라는 것이 SF라는 장르의 특성에 어울리지 않게 정밀한 설명이나 인과없이 약간 얼렁뚱땅 쓰여진 느낌이 아쉬울 수는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냥 반복적인 타임루프에서 변형을 준 것 만으로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타임루프의 SF적 설정을 기본으로 하고 변형된 설정을 철저한 설득력 없이 쓴 것도 그냥 넘어갈 만한 것이 사실상 이 작품은 SF라고 볼 수는 없고 SF 얼개만 갖춘 스릴러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고어까지는 아니더라도 꽤나 터프한 장면들이 등장합니다. 디테일하게 묘사하지는 않다보니 그럭저럭 아주 잔인하다라고 하긴 뭣하지만 내용만 보면 꽤나 하드한 스릴러입니다. 타임루프의 특성을 잘 살려서 루프가 진행되면서 전체적인 사건의 진상이 하나 둘 밝혀지고 현실이 일부 수정되면서 극적 재미를 더해갑니다. 상당한 가독성을 지닌 소설입니다.


  


#2. 사회의 오랜 문제를 통해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를 던져주는 소설


   [월요일이 없는 소년]의 주인공은 트랜스젠더입니다. 이 설정만으로도 성소수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문제를 제시할 수 있는 여지가 많습니다.  게다가 학생의 신분이다보니 미성년인 트랜스젠더의 고충을 디테일하게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대놓고 성소수자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는 소설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데다가 있어도 너무 심각하기만 하거나 마냥 피해자모드로만 그리는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편견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안되기 마련인데 그런 부분에서는 상당히 벗어나 있을만큼 효과적인 접근과 묘사가 돋보입니다.


   여기에 풀리지 않는 오랜 숙제인 광신 종교집단의 문제까지 어우러져 답이 안나오는 인간군상이 펼쳐집니다. 읽다보면 가슴이 답답한데, 극적인 이야기에 사회문제를 잘 버무려 질리지 않게 잘 표현한 점은 훌륭합니다. 최근 동성애 결혼 합법화로 설전이 난무하는 상황에 생각해 볼 거리를 제공하는 시의성도 있어 더욱 읽어볼 만한 소설이 되었습니다.




#3. 사회파 소설과 프로파간다 소설의 그 어디즈음... 


   소설이 어떠해야한다고 말하는 것이 작금에 와서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소설은 대놓고 말하지 않아도 은근하고 묵직한 이야기속에 녹아있는 주제의식을 느낄 때 짜릿한 참맛을 느끼는 법입니다. 소설속의 주인공들이 펼치는 이야기속에서 독자가 각자의 입장에 맞게 동화되기도 하고 재해석하기도 하면서 각자가 원하는 맛을 느끼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소설이 설명이 되어서도 안되고 웅변문이 되어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소설이 프로파간다가 되어버리면 안되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잘 쓰여진 사회파 소설은 흥미로운 이야기속에 우리사회의 어둡고 아픈 일면을 묵묵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런 소설을 한편 읽어내면 어떤 학자나 전문가가 등장해서 강연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작가가 자신의 작품속에 담고 싶은 주제가 너무 선명할 때입니다.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명확해서 작품속에 작가의 목소리를 대놓고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 특정 장면에서 등장인물 A가 B를 향해 이야기하는 장면을 빌려오게 되는데 이런 경우 A가 B를 향해 이야기하는 장면이지만 사실은 A는 작가의 목소리를 아주 직접적으로 대변하고 있는것이죠. 이런 형국인데 A의 주장이 독자의 기본적인 생각과 상충될 때 책을 읽는 독자는 매우 불편해지기 시작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작가의 생각에 기본적으로 무척 동의하는 입장인데도 불구하고 지나친 주장과 설명이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부분이 중후반부에 지나치게 많은 분량을 할애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사건의 핵심과 조금은 벗어나 있는 이단 목사의 과거 행적까지 너무 길게 설명하면서 성소수자나 이단종교 광신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매우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주장이 옳고 그름은 독자의 성별이나 국적, 환경에 따라 무척 다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프로파간다적이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이런 저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일단 매우 흥미롭고 촘촘하게 짜여진 소설이었습니다. 후반부의 생뚱맞은 부분까지 감안해서도 대상을 받은 사실이 증명하듯 가독성과 매력이 있는 소설입니다. 곧 내용이 보강되어서 종이책으로 출간이 된다고 하니 기대해보아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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