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월요일이 없는 소년 - 제1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대상 수상작 제1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황희 / 낭추 / 2014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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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르소설의 특성을 잘 버무린 가독성 뛰어난 소설


   [월요일이 없는 소년]은 그동안 이래저래 들어왔던 황희 작가님의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수상작입니다. 장르소설을 쓰신다는 것만 알고 어떤 작품일지 궁금했는데 작품에 힘을 많이 쏟은 흔적이 보였습니다. 사실은 좀 너무 힘을 많이 쏟은 느낌도 있습니다.


   일단 이 작품의 기본 얼개는 타임루프를 기본으로 하는 SF입니다. 개인적으로 타임루프의 구조로 진행되는 소설은 좀 식상한 느낌이 있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인라인 형님의 타임 패러독스 이상의 타임루프가 나올게 없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 말입니다. 일단 타임루프의 큰 틀에서 벗어나는게 없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타임루프 과정에 약간의 변형과 새로운 설정을 부가해서 의외의 신선함이 있었습니다. 그 설정이라는 것이 SF라는 장르의 특성에 어울리지 않게 정밀한 설명이나 인과없이 약간 얼렁뚱땅 쓰여진 느낌이 아쉬울 수는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냥 반복적인 타임루프에서 변형을 준 것 만으로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타임루프의 SF적 설정을 기본으로 하고 변형된 설정을 철저한 설득력 없이 쓴 것도 그냥 넘어갈 만한 것이 사실상 이 작품은 SF라고 볼 수는 없고 SF 얼개만 갖춘 스릴러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고어까지는 아니더라도 꽤나 터프한 장면들이 등장합니다. 디테일하게 묘사하지는 않다보니 그럭저럭 아주 잔인하다라고 하긴 뭣하지만 내용만 보면 꽤나 하드한 스릴러입니다. 타임루프의 특성을 잘 살려서 루프가 진행되면서 전체적인 사건의 진상이 하나 둘 밝혀지고 현실이 일부 수정되면서 극적 재미를 더해갑니다. 상당한 가독성을 지닌 소설입니다.


  


#2. 사회의 오랜 문제를 통해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를 던져주는 소설


   [월요일이 없는 소년]의 주인공은 트랜스젠더입니다. 이 설정만으로도 성소수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문제를 제시할 수 있는 여지가 많습니다.  게다가 학생의 신분이다보니 미성년인 트랜스젠더의 고충을 디테일하게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대놓고 성소수자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는 소설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데다가 있어도 너무 심각하기만 하거나 마냥 피해자모드로만 그리는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편견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안되기 마련인데 그런 부분에서는 상당히 벗어나 있을만큼 효과적인 접근과 묘사가 돋보입니다.


   여기에 풀리지 않는 오랜 숙제인 광신 종교집단의 문제까지 어우러져 답이 안나오는 인간군상이 펼쳐집니다. 읽다보면 가슴이 답답한데, 극적인 이야기에 사회문제를 잘 버무려 질리지 않게 잘 표현한 점은 훌륭합니다. 최근 동성애 결혼 합법화로 설전이 난무하는 상황에 생각해 볼 거리를 제공하는 시의성도 있어 더욱 읽어볼 만한 소설이 되었습니다.




#3. 사회파 소설과 프로파간다 소설의 그 어디즈음... 


   소설이 어떠해야한다고 말하는 것이 작금에 와서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소설은 대놓고 말하지 않아도 은근하고 묵직한 이야기속에 녹아있는 주제의식을 느낄 때 짜릿한 참맛을 느끼는 법입니다. 소설속의 주인공들이 펼치는 이야기속에서 독자가 각자의 입장에 맞게 동화되기도 하고 재해석하기도 하면서 각자가 원하는 맛을 느끼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소설이 설명이 되어서도 안되고 웅변문이 되어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소설이 프로파간다가 되어버리면 안되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잘 쓰여진 사회파 소설은 흥미로운 이야기속에 우리사회의 어둡고 아픈 일면을 묵묵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런 소설을 한편 읽어내면 어떤 학자나 전문가가 등장해서 강연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작가가 자신의 작품속에 담고 싶은 주제가 너무 선명할 때입니다.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명확해서 작품속에 작가의 목소리를 대놓고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 특정 장면에서 등장인물 A가 B를 향해 이야기하는 장면을 빌려오게 되는데 이런 경우 A가 B를 향해 이야기하는 장면이지만 사실은 A는 작가의 목소리를 아주 직접적으로 대변하고 있는것이죠. 이런 형국인데 A의 주장이 독자의 기본적인 생각과 상충될 때 책을 읽는 독자는 매우 불편해지기 시작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작가의 생각에 기본적으로 무척 동의하는 입장인데도 불구하고 지나친 주장과 설명이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부분이 중후반부에 지나치게 많은 분량을 할애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사건의 핵심과 조금은 벗어나 있는 이단 목사의 과거 행적까지 너무 길게 설명하면서 성소수자나 이단종교 광신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매우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주장이 옳고 그름은 독자의 성별이나 국적, 환경에 따라 무척 다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프로파간다적이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이런 저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일단 매우 흥미롭고 촘촘하게 짜여진 소설이었습니다. 후반부의 생뚱맞은 부분까지 감안해서도 대상을 받은 사실이 증명하듯 가독성과 매력이 있는 소설입니다. 곧 내용이 보강되어서 종이책으로 출간이 된다고 하니 기대해보아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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