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인간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186
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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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구나 한 번쯤은 해 보았을 상상 "투명인간"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투명인간"이 되어서 아무도 모르게 무언가를 해보는 상상을 해보지 않은 분이 있을까 싶습니다. 태생이 저질인지라 저 같은 경우도 현실에서는 못하니 상상으로라도 "투명인간"이 되면 온갖 나쁜 짓도 하고 야한 짓도 마음껏 해보리라 한껏 상상하곤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묘한 기대감으로 읽게 되는 소설이 바로 "투명인간"입니다.


   "투명인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문구는 "몰래". "자유롭게", "내 맘대로"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소리만 조심하면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만약 현실 속에 '내'가 정말 '투명인간'이 되는 일이 생긴다면 어떨까요?


    허버트 조지 웰스가 "타임머신"으로 SF 작가로서의 위치를 확보한 이후 무려 1898년에 발표한 소설 "투명인간"은 우리가 한 번쯤 상상해 보았을 "투명인간"과는 사뭇 다른 전개가 펼쳐져 독자로 하여금 당혹감을 느끼게 하는 작품입니다. 웰스의 원작 "투명인간"을 직접 읽어보신 분이 얼마나 계실까 싶은데, 결코 투명인간이 되어 펼쳐지는 상상의 세계와 판타지가 펼쳐지는 작품이 아닙니다. 미스터리 소설로 비유하자면 "사회파 미스터리"로 분류될 만한 내용이라고 이해하시면 적당할 듯합니다.



#2. 기념비적인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


   "투명인간"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허버트 조지 웰스라는 작가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일단 작가에 한정해서 보더라도 웰스라는 작가는 참으로 대단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작가입니다. 1866년 영국에서 태어난 웰스는 80세까지 살면서 참으로 다양한 분야의 걸쳐 저작을 남겼습니다. 대표적인 장편으로는 웰스를 SF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해준 "타임머신"과 이 작품 "투명인간", 그리고 세발 낙지 같은 우주물체의 효시가 된 "우주전쟁" 등이 있습니다. 단순하게 이 세 작품만 보더라도 시간여행과 생체학, 사회학, 우주생명체와의 전쟁 등 다른 작가보다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단편도 굉장히 다양하게 발표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눈먼 자들의 나라(The Country of the Blind)" 같은 작품은 동화 같은 느낌과 묘사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날카로운 통찰이 들어있습니다. 주제 사라마구 사마의 "눈먼 자들의 도시"와 비교해서 읽어봐도 좋을 작품입니다. 한편으로는 평론가로도 오랜 기간 활약을 했고, 순수과학이나 사회학, 정치학 등 관심 있고 심도 있는 연구를 한 분야가 상당합니다.


   직접 만나보지 않아서 타인들의 평가에 의존해야 하는 것은 답답하지만 대충 파악한 허버트 조지 웰스는 성장과정부터 상당히 현실적이고 냉철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한없이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런 예술성이 강한 사람들이 대체로 그러하듯 여성편력도 심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이런 작가의 이중성이 웰스의 작품에 특성을 불어넣고 있는데, 설정이나 소재는 한없이 자유분방하면서도 주제에 있어서는 굉장히 철학적이고 한편으로는 사회적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접 작품을 읽어보면 '어라?'하는 생각을 하도록 하는 부분이 반드시 있고, 이는 묘한 매력으로 작용합니다.



#3. 투명인간, "보이지 않음의 고달픔"과 "볼 수 없음의 두려움"에 대하여...


   작품마다 개인적인 고뇌와 사회적인 문제를 동시에 다루고 있지만 "투명인간"에서는 유독 그 대비가 뚜렷하지 않나 싶습니다. 일단 이 작품이 동화가 아닌 것이, 투명인간이 되어서 남들 눈에 안 띄게 이런저런 모험을 하는 류의 이야기는 먼 달나라 이야기입니다. 그야말로 현실적인 여러 가지 애로사항을 깊이 다루고 있습니다.


   우선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주인공 '그리핀'에게는 "보이지 않음의 고달픔"이 끝까지 발목을 잡습니다. 그리핀은 투명인간이 되었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로 남기 위해서도 안 보이는 존재를 사람들이 인식하고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도 곤란함이 끝이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투명인간으로 활동하기에 '그리핀'이 머물렀던 지역은 너무 추웠고 그래서 벌거벗은 그는 '몰래' 무언가를 하기에는 코흘림과 재채기라는 치명적인 문제를 겪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음식을 먹으면 완전히 체내에 흡수되기 전까지는 위장에 남은 음식물이 사람들에게 보이는 문제도 있습니다. 비가 오거나 안개가 생겨도 형체가 드러나고, 개나 동물 등에게는 존재를 쉽게 들키고 맙니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반대로 사람들에게 보이게 하려니 일반적인 의복으로는 만나는 사람마다 쇼크를 받게 되니 변장용 주먹코에 붕대를 둘둘마는 둥 온갖 노력을 하지만 어떻게 해도 이상하기는 마찬가지고 괜스레 사람들의 관심을 사게 되어 곤란한 상황에 계속 처합니다. 이 '보이지 않음의 고달픔'이 어찌나 컸던지 '그리핀'은 계속 분노 상태에 놓여있고, 이 문제는 끝까지 그를 괴롭힙니다. 그리하여 난폭하고 제어 불가능한 상태까지 치닫게 되는데, 웰스는 이 문제마저 한 인간의 근원에 놓인 이중성의 문제인지, 세상이 그를 힘들게 했기 때문에 그 반작용으로 변해간 것인지 분명하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둘 다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한편으로 투명인간을 대하는 일반인에게도 "볼 수 없음의 두려움"과 공포가 존재함은 마찬가지입니다. 내 주변에 있을지도 모르는 "투명인간"을 두고 생활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두려운 일인 것이지요. 그 투명인간이 언제 나에게 해를 끼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말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에게 닥칠 잠재적인 위해에 대해 두려워하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두려움의 대상을 제거하려 노력하기 마련입니다. 또한, 사회구성원 중에 일반적인 범주에서 벗어나 있는 존재를 용납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이 소설 "투명인간"에는 인간 무리가 한 명의 이방인인 "투명인간"을 찾아내, 제거하려는 노력에 대해 상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닥치는 말로는 비참하기만 합니다.


   투명인간이 되는 과학적 원리도 그 속에 내포된 과학적 오류도 모두 무시할 만큼 "투명인간"은 공상과학이면서도 인문사회학적인 매력이 넘치는 작품입니다. 아, 그렇지. 생각보다 흥미진진한 맛은 좀 떨어집니다. 저는 취향에 잘 맞았고, 웰스를 마냥 좋아하는 쪽이라 좋게 읽었지만 읽는 재미만 따지면 아주 재미있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평가해야 할 듯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저는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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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최세진 옮김 / 아작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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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청소년 SF


   하인라인 옹의 수​많은 작품 중에는 몇 가지 분류가 가능한데 그중 한 종류가 바로 청소년 SF 계열입니다. 아마도 당시 미국 SF계에 큰 독자층이 어린 학생, 청소년 층이었기 때문에, 그들이 읽기에 좋을 만한 작품을 의도적으로 장착을 한 것 같습니다. 제가 읽어본 작품 중에는 "하늘의 농부(Farmer in the Sky)"나 "화성의 포드 케인(Podkayne of Mars)" 등이 이 청소년 SF 계열에 속하는 작품입니다.

​

   일단 화자(주인공)이 어린아이들이고 주요 등장인물 역시 그렇습니다. 청소년 SF에 맞게 아이들이 특정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우주여행 또는 모험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교훈을 얻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과학적인 지식을 소개하고 어렵지 않은 용어로 설명하는 부분이 포함되는 것도 특징입니다.더 나아가 아이들에게 과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이런저런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이 등장하는 이야기 자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화성의 포드케인에서 좀 익숙해져서 그런지 그런대로 읽는데 무리 없고 흥미 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2. SF의 미덕을 잘 품고 있는 소설


   이 작품이 청소년 SF로써 가치 있는 이유는 #1에서 언급했던 전반적인 흐름과 함께, 과학적 지식을 디테일하고 생동감있게 잘 전달하고 있는 점과 숨 막히게 긴장감 넘치는 다분히 상상에서나 가능한 모험을 잘 그리고 있는 점 등입니다. 초반부에 주인공 킵이 우연히 얻은 오래된 우주복을 수선하고 개조하는 과정에서 묘사되는 과학적 지식은 하인라인 자신의 슈트 형 우주복에 대한 제작 경험이 바탕이 되었기에 무척 생생하고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뜬금없이 우주로 나가게 되면서부터 화려한 모험이 시작되는데 이때부터 훅하고 등장하는 외계인과의 조우와 외계인의 묘사는 묘하기도 하지만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외계인으로부터 탈출하는 장면은 마치 "마션"에서 주인공이 생존을 위해 우주선으로 떠나는 여정에서의 긴박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데 이 작품의 백미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탈출 씬 이후 내용이 결말까지 조금 엉뚱하기도 하고 긴장감이 끝까지 유지되지 못해 아쉬운 부분도 있는데 그 대신에 결말 부분에 역시나 청소년들을 위한 철학적 질문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위대한 존재인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인가?', 그리고 '인류는 멸망시키지 않아도 될 만큼 가치 있고, 발전하는 존재들인가?' 등의 가치판단적 질문이 던져집니다. 그리고 하인라인은 결론을 내리기는 부담스러웠는지 결론을 유보하는 쪽으로 내용을 마무리합니다.




#3. 제목, 표지... 흐음... 


   하, 이거 참, 곤란합니다. 이 작품은 사실 20년 전에 "은하를 넘어서"란 고상한 제목으로 이미 출간된 바 있습니다. "은하를 넘어서"란 제목이 좋기는 한데 원제를 생각하면 의역도 이런 의역이 없습니다. 원래 제목은 "Have Space Suit - Will Travel"입니다. 그러니까 굳이 따지자면 아작에서 붙인 "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이 오히려 원제에 더 가깝죠. 그래도 그렇지 "출장 가능"이라니요... travel이 출장이라는 의미가 있긴 하지만 이건 약간 코미디 같달까... 번역하고 보니 제목이 좀 우습습니다. "우주복 획득, 우주여행 시작"이라던가 뭐 이 정도가 적당한데 어떤 식으로 번역해도 어색하고 이상해요. 이런 형국이니 "은하를 넘어서"가 얼마나 고민해서 나온 제목일까 싶은 생각조차 드는 것입니다.


   사실 "Have Space Suit - Will Travel"은 작품 초기에 킵의 친구가 킵을 놀리는 대목에서 등장하는 문구라 역자의 번역은 문맥상 무척 적절하기는 합니다. 처음에 이 제목을 접하고 '아니 하인라인 작품 중에 저런 희한한 제목이 있었던가?' 하고 의아해했던 기억이 나는데 누가 이따위로 번역을...이라고 하곤 원제를 보고 좌절했던...


   표지 역시 아작 출판사 SF 시리즈 표지의 일관성에 딱 맞는 디자인이기는 한데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하인라인 옹의 작품들과 비교해보면 지나치게 가볍달까 전혀 흐름에 맞지 않는 표지라 말입니다. 이거 상당히 어색하기만 합니다. 내용 자체가 청소년 SF로 그리 무겁지 않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라 뭐 딱히 시비 걸기엔 애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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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의 민낯 - 패망한 일본은 한반도의 권력 구도를 어떻게 바꿨나 ㅣ 철수와 영희를 위한 대자보 시리즈 7
김삼웅.장동석 지음 / 철수와영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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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광복절? 건국절?


   올해는 광복 71주년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광복절은 8월 15일 이지요. 8월 15일은 정확히 어떤 날을 기념하는 것인지 예전엔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제 와 돌아보니 8월 15일이 광복절인 이유는 이승만 정부가 들어선 1948년 8월 15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군요. 최근에 왜 이렇게 광복절, 건국절로 논란이 이는지 이해가 갑니다.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 씨는 자료를 조금만 살펴보면 나라에 큰 해악을 끼친 인물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리더로서 자신이 대표하는 조직, 즉 대한민국의 국민들과 미래를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지 따위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인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로지 돈, 자신의 권력 유지에만 골몰했던 인물임을 쉽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혹시나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혹은 "나는 잘 몰랐는데 근거가 있는 주장이냐?"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 책 [한국 현대사의 민낯]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하기야 대한민국 대통령 중에 제대로 리더의 자격을 갖춘 사람이 있기나 했나 생각하면 안타까움 뿐이지만 이 책에 드러나는 이승만이라는 인물은 대한민국 건국 초기에 나라가 뒤틀린 채 시작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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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매국노, 기회주의자 친일파 세력들의 나라


   며칠 전 광복군 출신 독립유공자 김영관(91) 선생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5일에 출범했다면서 이 날을 건국 절로 제정하자는 일부의 주장은 역사를 외면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엄연히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임시정부가 수립되었고,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는데 그 정통성을 스스로 부정하여 역사적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 문제도 결국 이승만 정권이 들어서기 위해 미 군정과 함께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를 살펴보면 지금의 이 주장도 납득이 가는 부분입니다.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던 독립운동가 출신들을 배제하고, 돈 때문에 친일파 세력을 처단하지 않고 자기세력화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범 세력을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한 국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세력이 그대로 살아남아 71년이 지난 지금도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며 일제 치하에서 자기 한 몸을 위해 동족을 팔아먹고 괴롭히던 그 짓거리를 그대로 하고 있다는 것이죠.


   친일파 인명사전이 만들어졌지만 파기하게 하고 비치조차 하지 못하도록 하는가 하면, 자신들에게 유리한 대로 역사를 왜곡하고 교과서를 조작하는 등, 인적 물적으로 수많은 해악을 여전히 기세등등하게 끼치고 있습니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이 나라는 시작부터 그러했기 때문에 외세에 비비고, 권력에 아부해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먹고살기 가장 좋은 나라가 되었다는 말이죠.


   첫 단추를 잘 못 끼워서 그 여파가 70년을 넘어 지속적으로 수많은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문제는 그 권력에 기생하는 신생 친일파 같은 사람들입니다. 이를테면 먹고살기 위해서라며 권력에 아부하는 편향적인 보도를 남발하는 언론이라든가, 국가를 위해 정보를 모으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해외 동향을 파악하는 업무를 해야 할 조직이 국민을 감시하고 한심하게 댓글이나 달고 있는 것이라든가, 국가 기간 사업을 민영화하도록 의도해서 검은 머리 한국인 자본에 팔아넘기는 것이라든가 말이죠. 예를 들자면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일독해보시기 권합니다. 내용도 짧고 간결합니다. 왜 우리나라가 독립 이후로 현재의 모습으로 흘러왔는지 그 과정에서 누구의 개인적인 욕망이 개입되었는지 어느 정도 개괄적인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맹신할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시각을 얻기에 좋은 책입니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배워왔던 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얇고 보잘 것 없는 모양새에 비해서는 무척이나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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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시간 ㅣ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박슬라 옮김 / 오픈하우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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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익숙해져 가는 중입니다.


   처음 읽은 잭 리처 시리즈가 "잭 리처의 하드웨이"였던 것 같은데, 표지도 구리고 막 엄청 재미지지는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는 첫 작품인 추적자를 읽었고, 다음이 네버 고 백이었는데 네버 고 백을 읽으면서 왜 잭 리처같이 정처 없이 다니는 사람이 특정인인 수잔 터너에게 이다지도 관심을 보이는지에 대해서 무척 궁금해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그 이전 스토리가 담겨 있다는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읽어보니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달달한 관계였었군요. 이 이야기를 읽고 나니 "네버 고 백"에서 리처가 그렇게까지 수잔 터너를 도우려고 했던 행동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역시 시리즈는 순서대로 읽어야 합니다.


   주인공이 동일한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읽으면 읽을수록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익숙하고, 세계관이 충분히 이해가 되니 읽기가 편해지는 면입니다. 어느 정도 예상되는 부분도 있어서 읽고 나서 전혀 엉뚱한 내용이었다며 실망할 일도 없고 말입니다. 시리즈의 첫 작품과 근간 사이에 주인공의 스타일이 약간 변한 부분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익숙해지는 부분이 있군요. 그래서 책이 잘 안 읽히거나 지금처럼 무척 더운 날씨에 힘들 때 그나마 가장 편안하고 쉽게 훌훌 읽을 수 있는 믿고 보는 시리즈가 되었습니다.



#2. 슈퍼맨 리처, 의외로 안전빵인 차분한 매력


   잭 리처가 신기한 게 느낌은 떡대 좋고 힘으로 막 다 두들겨 패주는 하드보일드 주인공인데, 가만 읽다 보면 의외로 무척 조심스럽기도 하고 차분하기도 합니다. 몸보단 머리를 더 많이 쓰는 스탈이예요. 물론 명탐정들처럼 몇 개 안되는 단서로 순식간에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부채도사 같은 모습은 없지만 보통은 살짝 한 타임 느려서 조금 꼬이기는 하지만 뒤늦게라도 상황을 깨닫고 너무 늦기 전에 제자리로 돌려놓는 정도의 지성은 보유하고 있습니다.


   헌병 출신이라는 배경에 맞다고나 할까, 웬만하면 법의 테두리에서 해결하려는 모습도 있고, 법정인 문제, 군이나 경찰 조직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비합리적 문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캐릭터다 보니 의외로 동해 번쩍 서해 번쩍 막 돌진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흥분하지도 않고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죠. 한마디로 슈퍼맨입니다. 거칠 것이 없고 안 해본 것도 없고 거의 각하 수준이에요.



#3. 모든 사람은 약점이 있다.  


   그러고 보니 이런 리처에게도 심각한 약점이 하나 있는데, 첨단 기술이나 문물에 약합니다. 거처도 없고, 소지품도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죠. 최신 기술은 항상 배터리, 전력 문제에 부딪히는데 리처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머니까요.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이번 작품에서는 자신이 창설한 특수부대의 현재 대장인 "수잔 터너"의 도움을 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의외의 재미진 캐미도 보이고 말이죠. 슬쩍 로맨스의 느낌을 뿌리면서 잭 리처에서는 보기 드문 러브라인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 설레발은 한참 후인 "네버 고 백" 편에서 활짝 꽃을 피우지요. 역순으로 보니 오히려 더 재미있는 부분도 있군요.


   완벽한 것 같은 이 남자도 약점을 보이게 되고, 이런 약점을 다른 이의 도움을 통해서 채우는 상황을 설정한 것은 리처의 매력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해서 좋았습니다. 완벽하면 재수 없으니까요.


   예전 편보다는 의아한 설정이나 어색한 부분 없이 쉽게 쉽게 잘 읽었습니다. 물론 제가 익숙해진 탓도 있겠지요. 앞으로 책이 잘 안 읽힐 때, 하나씩 하나씩 읽어나가려고 합니다. 아주 편하고 흥미롭고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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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 3 - 조선백성실톡 ㅣ 조선왕조실톡 3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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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폭넓어지는 소재, 풍성한 이야기들


   무적핑크짱이 자신감이 붙었군요. 처음부터 자신만만한 애드립이 넘치긴 했지만 한층 자신감 넘치는 폭풍 드립이 돋보이는 시즌 3편이었습니다. 3권째는 어떤 이야기로 채울지 궁금했는데, 왕조의 히스토리를 따라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대를 오가며 테마에 맞는 소재를 배치한 것이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첫 꼭지에서 궁에서 일하는 신하들을 직장인에 비유해서 재미있게 풀어낸 것을 읽고 감탄했습니다. 당시의 풍습과 왕들의 특징, 궁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형편과 애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실감 나고 재미진 드립으로 엮어내다 보니 누구라도 공감하고 흥미로워할만한 내용 들이었습니다. 당시도 지금처럼 야근도 하고 아예 임금이 혹사시키도 하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 옛날 조선 시대도 지금 우리의 삶과 동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친근함을 갖게 합니다. 이런 부분이 바로 역사를 쉽게 재미있게 접근하게 만드는 대중화의 접점을 놓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런 관점에서 무적핑크짱은 참으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2. 가볍게, 한없이 가볍게 다루는 태도에 관하여..


   혹자는 진지하게 접근해야 할 역사를 너무 가볍게 대하고 표면적으로만 아는데 그치게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합니다. 가벼운 인문학 입문서의 범람에 대해서도 걱정하곤 하지요. 저도 일면 동의하고는있습니다만 저 역시 새처럼 가벼운 수준의 지식만을 가지고 있는 쪽이라 같이 고개를 끄덕이기엔 무리가 있겠습니다.


   문제는 책을 읽지 않는, 무겁고 딱딱하고 진지한 것에 접근하지 않는 다수의 사람들일 텐데 과연 이 상황을 비판하는 것이 무슨 실용적인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문단에서는 순문학을 잘 읽지 않는다며, 출판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탓하기도 하고, 독자들의 새털같이 가벼운 독서 수준을 원망하기도 하는데 사실 웃긴 이야기입니다. 공짜로 제공할 것이 아니라면 공급되는 제화는 무형이든 무형의 것이든 수요를 자극할 의무가 있는 것이죠. 그 어떤 부채감이나 자극해서 수요를 이끌어 보려고 하는 태도는 잘못된 것입니다.


   이를테면 이런 거죠. '월드컵에서 온 국민이 즐겁도록 좋은 성적을 올려줬으니 우리 K-리그를 의무적으로 봐주시라' 라고 호소하는 태도 같은 것 말입니다. 그 따구 말도 안 되는 죄책감이나 부채감에 호소할 것이 아니라 K-리그를 재미있어서 웃돈을 주고라도 와서 보게 만들면 될 일입니다. 그리고 대중이 재미없어 외면하는 상황이 되면 그 상황 자체를 받아들여야죠. 왜 대중이 재미없는 일에 자기 돈과 시간을 들여야 합니까?


   문학이든 역사든 마찬가지입니다. 언제까지 대한민국 국민이니 대한민국 문학을 지켜달라는 둥, 역사를 공부하라는 둥 씨알도 안 먹힐 소리를 하겠습니까? 군사정권에서나 먹힐 일입니다. 그렇게 시키는 데로 살아봤는데 재미없었습니다. 그런다고 딱히 좋아지지도 않는 게 세상입니다. 대중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는 것입니다. 하고 싶게 만드는 게 공급자들이 할 일입니다.


 

​#3. 문화적 완충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는 의미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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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관점에서 무적핑크님은 딱딱하고 드럽게 재미없는 한국사(사실 알고 보면 볼수록 재미가 넘치는 것이지만)와 대중들을 엮어주는 접점을 제공하는 역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요즘 같은 미디어 시대에 볼 것이 넘쳐나는데 누가 구닥다리 과거 역사 이야기를 심각하게 읽고 공부하겠습니다. 온고이지신은 옛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알고 확인하고 역사를 통해 우리 민족의 기본적인 특성을 알고 여러 가지 사건에 담긴 의미를 반추함으로써 보다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무척이나 바람직한 태도입니다. 마땅히 그리해야 발전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겠죠. 개인적으로도 인생의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그리하여 무겁다고 역사를 외면하는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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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기에 역사를 배우는 시작점이 되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이런 책의 존재는 무척이나 귀합니다. 가볍다고 걱정할 필요는 1g도 없습니다. 가볍고 재미있는 역사 만화로 시작해서 그중 세종대왕에 매력을 느끼면 더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책을 찾아 읽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고, 애초에 어려운 책으로 역사와 담을 쌓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므로 역사를 더 알고 싶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쉽고 편안하게 SSG 알고 싶은 분들에게는 딱입니다. 심지어 내용도 좋으니 금상첨화가 아닙니까? 아닙니까??? 아닐라나???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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