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톡 3 - 조선백성실톡 조선왕조실톡 3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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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폭넓어지는 소재, 풍성한 이야기들


   무적핑크짱이 자신감이 붙었군요. 처음부터 자신만만한 애드립이 넘치긴 했지만 한층 자신감 넘치는 폭풍 드립이 돋보이는 시즌 3편이었습니다. 3권째는 어떤 이야기로 채울지 궁금했는데, 왕조의 히스토리를 따라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대를 오가며 테마에 맞는 소재를 배치한 것이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첫 꼭지에서 궁에서 일하는 신하들을 직장인에 비유해서 재미있게 풀어낸 것을 읽고 감탄했습니다. 당시의 풍습과 왕들의 특징, 궁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형편과 애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실감 나고 재미진 드립으로 엮어내다 보니 누구라도 공감하고 흥미로워할만한 내용 들이었습니다. 당시도 지금처럼 야근도 하고 아예 임금이 혹사시키도 하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 옛날 조선 시대도 지금 우리의 삶과 동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친근함을 갖게 합니다. 이런 부분이 바로 역사를 쉽게 재미있게 접근하게 만드는 대중화의 접점을 놓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런 관점에서 무적핑크짱은 참으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2. 가볍게, 한없이 가볍게 다루는 태도에 관하여..


   혹자는 진지하게 접근해야 할 역사를 너무 가볍게 대하고 표면적으로만 아는데 그치게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합니다. 가벼운 인문학 입문서의 범람에 대해서도 걱정하곤 하지요. 저도 일면 동의하고는있습니다만 저 역시 새처럼 가벼운 수준의 지식만을 가지고 있는 쪽이라 같이 고개를 끄덕이기엔 무리가 있겠습니다.


   문제는 책을 읽지 않는, 무겁고 딱딱하고 진지한 것에 접근하지 않는 다수의 사람들일 텐데 과연 이 상황을 비판하는 것이 무슨 실용적인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문단에서는 순문학을 잘 읽지 않는다며, 출판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탓하기도 하고, 독자들의 새털같이 가벼운 독서 수준을 원망하기도 하는데 사실 웃긴 이야기입니다. 공짜로 제공할 것이 아니라면 공급되는 제화는 무형이든 무형의 것이든 수요를 자극할 의무가 있는 것이죠. 그 어떤 부채감이나 자극해서 수요를 이끌어 보려고 하는 태도는 잘못된 것입니다.


   이를테면 이런 거죠. '월드컵에서 온 국민이 즐겁도록 좋은 성적을 올려줬으니 우리 K-리그를 의무적으로 봐주시라' 라고 호소하는 태도 같은 것 말입니다. 그 따구 말도 안 되는 죄책감이나 부채감에 호소할 것이 아니라 K-리그를 재미있어서 웃돈을 주고라도 와서 보게 만들면 될 일입니다. 그리고 대중이 재미없어 외면하는 상황이 되면 그 상황 자체를 받아들여야죠. 왜 대중이 재미없는 일에 자기 돈과 시간을 들여야 합니까?


   문학이든 역사든 마찬가지입니다. 언제까지 대한민국 국민이니 대한민국 문학을 지켜달라는 둥, 역사를 공부하라는 둥 씨알도 안 먹힐 소리를 하겠습니까? 군사정권에서나 먹힐 일입니다. 그렇게 시키는 데로 살아봤는데 재미없었습니다. 그런다고 딱히 좋아지지도 않는 게 세상입니다. 대중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는 것입니다. 하고 싶게 만드는 게 공급자들이 할 일입니다.


 

#3. 문화적 완충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는 의미있는 책

  그런 관점에서 무적핑크님은 딱딱하고 드럽게 재미없는 한국사(사실 알고 보면 볼수록 재미가 넘치는 것이지만)와 대중들을 엮어주는 접점을 제공하는 역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요즘 같은 미디어 시대에 볼 것이 넘쳐나는데 누가 구닥다리 과거 역사 이야기를 심각하게 읽고 공부하겠습니다. 온고이지신은 옛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알고 확인하고 역사를 통해 우리 민족의 기본적인 특성을 알고 여러 가지 사건에 담긴 의미를 반추함으로써 보다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무척이나 바람직한 태도입니다. 마땅히 그리해야 발전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겠죠. 개인적으로도 인생의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그리하여 무겁다고 역사를 외면하는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기는 합니다.

   그렇기에 역사를 배우는 시작점이 되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이런 책의 존재는 무척이나 귀합니다. 가볍다고 걱정할 필요는 1g도 없습니다. 가볍고 재미있는 역사 만화로 시작해서 그중 세종대왕에 매력을 느끼면 더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책을 찾아 읽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고, 애초에 어려운 책으로 역사와 담을 쌓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므로 역사를 더 알고 싶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쉽고 편안하게 SSG 알고 싶은 분들에게는 딱입니다. 심지어 내용도 좋으니 금상첨화가 아닙니까? 아닙니까??? 아닐라나???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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