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천재 잠자는 뇌를 깨워라 - 40일간 하루 20분, 쉽고 간단한 집중력 훈련법
개러스 무어 지음, 윤동준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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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중력에 집중한 신기한 책


미디어 숲에서 출간된 <집중력 천재 잠자는 뇌를 깨워라>는 정말 신기한 책입니다. 굳이 분류를 하자면 실용서라고 볼 수 있지만 단순히 뇌 트레이닝을 위한 문제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인 생활 가운데 꼭 알아야 할 사회적 태도와 지식도 함께 전해주는 듀얼 액션 트레이닝 북이 아닐까 싶습니다. 계속 '이야.. 신기하다 신기해. 이런 책이 다 있다니!'하고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사실 핵심적인 집중력 향상에 필요한 퍼즐? 문제?를 담은 책이었다면 스도쿠 책 같은 퍼즐북으로 분류가 되었을 텐데, 매 챕터마다 집중력과 관련된 다양한 이론을 소개하고 실천방향이나 태도까지 다루고 있어 매우 특별한 책이 되었습니다. 챕터를 넘길 때마다 집중력에 도움이 되는 조언이 먼저 나오면 '으음~~ 그렇지, 그렇지~~'하다가 바로 다음 페이지에 집중력 강화 훈련법이 등장하면서 문제를 풀어야 하다 보니 '아, 맞다. 문제 풀어야지..'하는 식으로 스위칭하는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워크북 같은 성격을 띠고 있어서 매 챕터마다 머리를 써서 문제를 풀어야 하죠. 이런 경우 어떤 문제가 나오는지가 중요합니다. 초반에는 사각 퍼즐 같은 느낌의 문제들이 많이 등장해서 수학적 문제를 통해 머리를 쓰게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다양하고 독특한 문제들이 등장해서 지겨울 틈이 없었습니다.



집중력에 관한 조언도 매우 다양하게 이어집니다. 스트레스 관리, 운동, 새로운 도전, 휴식, 명상, 인간관계, 배우는 태도 등등 수많은 주옥같은 조언이 등장합니다. 어지간한 자기 계발서보다 더 내용이 좋은 것 같습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너무 좋은 내용이고 조언이지만 이 내용을 집중력과 연결시키는 건 좀 비약이 아닌가 싶은 부분도 일부 있었습니다만, 큰 틀에서 집중력 향상과 이어진다는 논리가 무리는 아니라 납득이 되었습니다.





2. 집중력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 시대


책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문제를 대하다 보니 도대체 왜 이렇게 두뇌를 괴롭게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리뷰를 쓰는 와중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스마트폰을 들었다 놨다 하는 저 자신만 봐도 "집중력의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 시대"가 맞겠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마트폰을 달고 자라난 우리 아이들은 밥을 먹을 때도 스마트폰을 들고, 물을 뜨러 갈 때도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왔다 갔다 합니다. 그렇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무슨 일을 해도 스마트폰에 반쯤 정신을 빼앗기고 있다는 뜻이고, 좋게 말해 멀티태스킹을 잘 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멀티태스킹이란 실체가 아닙니다. 그저 그렇게 보이는 현상을 표현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한순간에 단 한 가지 일을 하는데 여러 가지 일을 바꿔가며 한다는 것이죠. 결국 한순간에는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해서 처리한다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집중력이 부족하면 여러 가지 일을 하는데 뭐 하나도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말이죠.



그렇기에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던가,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해야만 한다면 순간순간 그 일에 집중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뭔가에 몰입할 정도로 집중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저는 저의 뇌를 무척 소중하게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뇌를 가능한 청정하게 비우고 맑고 깨끗하게 유지하고 싶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머리를 안 쓰려고 하죠. 짐승처럼 흘러가는 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고, 계획했던 일은 그때그때 최대한 융통성을 발휘해서 상황에 따라 바꿉니다.ㅋ



이런 저에게 두뇌 트레이닝은 상당히 괴로운 일입니다. 그렇기에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퍼즐과 수학적 문제 앞에 참으로 난감함이 앞섰습니다. 초반에 열심히 해보다가 어느 순간 문제를 구경만 하고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하루 약 20분씩 40일을 매일 하는 컨셉인데, 저만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어지간한 정성이 아니면 이걸 40일 꾸준히 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스스로 제대로 못 풀었다는 죄책감이 제법 덜어지고 뇌도 맑아지는군요.



여튼 좀 시도를 해보니 간단해 보이는 퍼즐도 머리를 써야 하고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답이 없을 것 같은 창의성을 요하는 문제를 만나면 한없이 괴로웠습니다. 세상에 쉬운 트레이닝은 없습니다. 그랬으면 트레이닝이라고 부르지도 않았겠지요. 몸은 편하지만 그렇기에 뇌를 사용한 집중력 트레이닝은 매우 힘들고 하기 싫었습니다.ㅋㅋ 특히 누가 꼭 해야 한다고 강제하지도 않고 의무도 아니다 보니 그냥 패스한 문제가 많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매우 괴로운 트레이닝이 담긴 책입니다.





3. 잠자는 뇌를 최대한 활용하면?


이 책을 집필한 저자 개러스 무어는 이런 두뇌 퍼즐 같은 것의 강력한 덕후인 것 같습니다. 박사 학위는 머신러닝이라는 핫한 분야로 받으셨는데, 독자를 머신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듭니다. 문제가 너무 많아요.ㅋㅋ 이 양반이 두뇌 게임과 퍼즐을 직접 고안해 내고 스도쿠나 퍼즐 책을 이미 수십 권 출간하셨네요. 게다가 퍼즐 관련 사이트도 운영하고 세계 퍼즐 연맹의 이사를 맡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니 정말 범상치 않습니다. [뇌를 깨워라. 기억력을 향상시켜라. 집중력을 높여라.] 이런 유의 책을 이미 많이 쓰셨는데 그 시리즈의 일환인 책입니다. 그러니까 이 책을 뇌, 기억력, 집중력, 창의력, 사고력 등등의 큰 틀에서 받아들이시면 더 편히 읽으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이 사용하는 뇌의 용량이 전체 10%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하는데, 잠시 동향을 살펴보니 꼭 뇌를 많이 쓰는 것이 더 나은 것이 아니라 평소는 최소한으로 사용해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필요시에 최대한 개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있네요. 평상시에 뇌가 많이 잠들어 있는 사람이 어쩌면 오히려 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설인지 궤변인지 헷갈리지만요.



여튼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와 소설로 유명한 <리미트리스>가 생각이 났습니다. 브래들리 쿠퍼의 연기가 매력적인 이 영화는 인간의 뇌 사용률을 인위적으로 높였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극적으로 잘 보여줘서 참고하시기 좋을 듯합니다. 스칼렛 요한슨이 매력적으로 등장하는 영화 <루시>도 뇌 활용도에 따른 인간의 변화를 흥미롭게 묘사한 영화입니다. 인간이 가진 잠재력을 너무 과대평가한다는 느낌도 있지만 극적인 설명이라는 면에서 훌륭한 영화입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SF 소설이나 영화에서도 정말 자주 등장하는 문제가 바로 뇌 활용에 관한 문제입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현대인들이 무언가에 집중하기 어렵고 산만하기 때문에 뇌를 잘 활용하고 집중하는 문제는 반드시 필요하겠습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해 뇌 사용이 가속화되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적어도 지금처럼 리뷰를 쓰면서도 뭘 써야 할지 명확하지 않고 흐리멍덩한 일은 없지 않겠습니까?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조언과 더불에 뇌의 능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훈련이 어떤지, 퍼즐과 문제는 어떤 형태인지 궁금하신 분이나 실제로 집중력에 문제가 발생해 고치고 개선되기를 기대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자기 계발서와 퍼즐 집의 이종 하이브리드 같은 이 책의 묘한 매력에 빠지실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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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한 달 살기 - 코타키나발루, 다낭, 발리, 베트남, 세부, 쿠알라룸푸르, 파타야 한 달 살기 ㅣ 날마다 여행 1
천시내 지음 / 포르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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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외 한 달 살기의 A부터 Z까지 꼼꼼하게 알려주는 책

   포르체 출판사의 신간 <동남아 한 달 살기>는 단순 관광 여행이 아닌, 제대로 된 해외여행의 열망을 대신 충족시켜 주는 완벽한 안내서입니다. 한동안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제주도나 지방으로 한 달 살기를 떠나는 분들이 많았고, SNS 등을 통해 한 달 살기의 장점을 다양하게 알리며 한 달 살기 붐이 일었습니다. 그러나 여행에 익숙한 분들이 아니라면 한 달 이상 집을 비우고 여행을 떠나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저 마음속으로만 지방으로 해외로 떠나 있을 뿐이지요. 여건이 허락해 한 달 살기를 실현할 수 있다 하더라도 비용이나 안전 등의 문제로 망설이는 분들도 상당수 있으십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한 국가 간 봉쇄가 대폭 풀리고 있어 단순 여행부터 한 달 살기 같은 장기 여행을 해외로 확장하기에 적당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망설이고 계시던 분들에게는 정확한 정보와 가이드만 있으면 해외 한 달 살기를 실현하기 딱 좋은 시기일 듯합니다. 이런 분들은 대부분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정보를 얻어 취합합니다만, 사실 이런 채널에서 얻는 정보는 부정확하거나 사견이 들어간 정보거나 특정 업체의 홍보성 정보가 많아 막상 닥치면 당황하거나 곤란한 상황을 겪을 위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남아 한 달 살기> 같은 책의 존재는 의미가 큽니다. 이 책 한 권이면 해외에서 한 달 살기 등의 장기 체류 여행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준비부터 체류 방법, 즐길 거리, 주의점 등 여행의 전반적인 부분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어 여행의 기본서로 활용이기 좋습니다. 그런 다음, 책의 가이드를 기준으로 유튜브 등의 영상 자료를 추가로 참고하면 풍성하고 완벽한 여행 준비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 같은 경우도 여행을 당장 갈 여건은 안 되지만 책을 읽다가 추천하는 호텔 같은 곳을 유튜브로 찾아보면서 여러 번 상상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동남아 한 달 살기>는 여행을 떠나기 전 준비해야 할 것을 시작으로 동남아 5개국 10개 도시에 대한 상세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숙소 정보를 기본으로 관광, 투어, 맛집, 쇼핑 정보까지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고 중간중간 경험에서 나오는 생생한 팁을 수록하고 있어 초보 여행자가 실수하기 쉬운 부분을 미리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자가 직접 겪은 경험담과 객관적 정보가 통합된 방식이라 신뢰할 수 있는 꿀 팀이 가득한 책입니다.



2. 왜 동남아인가? 무엇이 좋은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책

   해외 여러 나라가 있음에도 왜 동남아인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만, 저자는 서문을 통해 왜 동남아 한 달 살기가 답인지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기 여행 블로거이자 인플루언서인 작가 도란도란(천시내)님은 억대 연봉을 받는 가열찬 직장인이었는데 여행을 유일한 리프레시 수단으로 삼는 분이셨나 봅니다. 여행을 자주 다니다가 개인 사정으로 발리 한 달 살기를 해보면서 한 달 살기의 재미에 푹 빠졌고, 회사로 돌아가지 않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한 달 살기를 계속하셨다고 합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은 각자가 다 다르겠습니다만, 저자처럼 인생의 황금기를 그저 회사일로 소진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는 많이들 동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용기가 없거나, 돈이 없거나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 등의 다양한 이유로 실천에 옮기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저자의 결단과 실천은 대단히 훌륭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세계 여러 나라와 도시를 경험한 저자는 비용과 여행 환경 등을 이유로 들면서 한 달 살기 여행에 가장 적합한 지역은 동남아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비교적 저렴하고, 여행 환경도 좋고 사람들이 친절한 것 등을 들고 있습니다만, 사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비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장기 여행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숙박비라고 할 수 있는데, 동남아 지역이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호텔이나 리조트 등에서 머물기 적당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인종 차별 등의 불편한 경험을 겪을 확률이 매우 낮은 것도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외국에 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여행을 가서 인종 차별을 당하면 굉장히 불쾌하고 그 나라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가 평생 갈 수 있어 중요한 문제일 수 있겠습니다. 접근성도 좋고, 자연 경관도 훌륭하고 신선한 음식도 가득한 동남아에서 여러 나라를 거치면 한 달 살기를 반복할 수 있다면 굉장히 행복한 경험이 될 것 같아 생각만 해도 마음이 설렙니다.




3. 여행 계획이 있는 독자도, 계획이 없던 독자도 모두 만족시켜주는 책

   사실 저 같은 경우는 여러 가지 여건으로 한 달 혹은 그 이상 해외여행을 다녀올 형편은 전혀 아닙니다. 그럼에도 <동남아 한 달 살기>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여행을 당장 떠나지는 못해도 떠나고 싶은 열망은 저에게도 강하게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내가 만약 여행을 떠난다면?' 혹은 '내가 만약 여행을 떠나 있다면?'이라는 상상을 해가면서 읽었습니다.


   저자의 생생한 증언 같은 설명과 사진 자료 등을 보면서 여행 계획이 없던 저도 마음 만은 이미 파타야로 방콕으로 떠나 있어서 오늘은 이 호텔에서 묵을까 내일은 인피니티 풀에서 하루 종일 뒹굴뒹굴할까 하는 행복한 상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일종의 여행 시뮬레이션을 대행해 주는 책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저자가 강력히 추천하는 호텔이라던가 투어 코스 같은 곳은 유튜브로 영상까지 찾아가며 대리 만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여행 계획이 있던 예비 여행자는 촘촘하고 현실적인 여행 계획을 미리 세울 수 있고, 전혀 여행 계획이 없는 독자도 마치 여행을 떠날 사람처럼 즐기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후자에 속하는 저 같은 경우는 어차피 당장 떠날 일은 없다 보니 전혀 스트레스 없이 마냥 즐겁게 읽었다는 점입니다. 머릿속으로 '아, 다음에 가게 되면 여기는 꼭 들러야겠구나, 이 집에서 꼭 이 음식을 먹어봐야겠구나'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한편, 한 번 다녀온 경험이 있는 다낭이나 호이안 등의 소개가 나올 때는 저자의 소개와 저의 경험을 비교해 보면서 맞장구를 치기도 하고, 미처 해보지 못했던 경험에 아쉬워하기도 하면서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각종 정보와 사진 자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필수 코스와 유의 사항 등을 종합해 보면 기존에 보던 여행 정보지 성격의 책과는 확실히 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동남아 주요 도시로 여행 계획이 있는 분들이나 남들과 조금은 색다른 여행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은 물론 여행 따위는 물론 장기 해외여행은 이번 생에는 나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마음을 내려놓고 보신다면 정말 즐거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꼭 한 번 읽어보시고 이 책을 기준으로 더 관심 있는 도시나 정보에 대해 유튜브나 SNS 등을 추가로 찾아가시면서 정보를 얻으시면 안 갔는데 갔다 온 것 같은 흥미로운 경험을 하시게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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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비 - 금오신화 을집 ㅣ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9
조영주 지음 / 폴앤니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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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를 바탕으로 한 메타 픽션 로맨스의 매력


추리소설가로 유명한 조영주 작가의 신간 <비와 비 - 금오신화 을집>은 조선 성종 시대를 배경으로 한 메타 픽션 로맨스입니다. 혹자는 조영주 작가가 역사물에 로맨스를 썼다고 하면 의아해할 수도 있겠으나, 사실 조영주 작가는 과거 역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상상력을 더한 소설에 이미 능숙해 있는 작가입니다. 저자의 초창기 소설 <홍즈가 보낸 편지> 같은 작품은 역사를 바탕으로 인문학적 통찰은 물론 미스터리적 상상력을 가미한 훌륭한 소설입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역사소설이 독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이미 일어나 알고 있는 사실을 기반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독자들이 생각지 못했던 독특한 상상력과 설정이 자리 잡으면 익숙하지만 생소하고 예상 가능하지만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하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작가들이 시도하는 역사 소설이 항상 성공적인 반응을 불러오는 것은 아닙니다. 익숙함과 낯섬 사이, 그 적정 비율을 찾는데 실패하기 때문입니다. 스토리가 너무 진부하거나 과하면 독자들의 외면을 받기 십상입니다. 익숙한 장르가 위험한 이유는 독자들이 그만큼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조영주 작가의 <비와 비>는 역사의 토대와 픽션의 황금비율이 거의 완벽하게 지켜진 소설입니다.


좀 더 세심하게 따지면 픽션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좀 높아 독자입장에서 헤깔리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작가의 유려한 필력에 추리소설적 기법이 활용되면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극대화되는 방식으로 구현되었습니다. 저자가 로맨스에 강한 이유는 캐릭터의 대화는 물론 내면 묘사가 워낙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자의 장점에 철저한 사료조사와 검증을 거쳐 훌륭한 메타 픽션 역사 로맨스가 탄생한 것입니다.




2. 역사 속 개인의 주체성을 강조한 소설


<비와 비>는 역사속 인물 박비와 허구의 인물 이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역사의 한순간을 잘 캐치해 스토리 진행이 생동감 넘칩니다. 그러나 이 소설의 매력은 중심인물인 "이비"의 캐릭터 자체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의 매력도는 사실 소설의 재미와 큰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이비'는 당시 사회의 법도나 풍속에 부합되지 않는 인물입니다. 통통 튀는 매력의 밝고 예쁜 그녀는 사회적 억압에 구애받지 않는 인물입니다. 유교적 예절이 엄중하던 그 당시에 머리를 풀어 헤치고 흰색 속옷만 입고 버선발로 말을 타고 달려나가는 그녀의 모습은 소설의 초반부터 독자에게 해방감을 줌과 동시에 무슨 일이건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감을 동시에 부여합니다. 독자에게 이런 감정을 줄 수 있다면 일단 소설 속으로 붙잡아두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저자가 소설을 창작할 때에는 역사적 사실과 픽션 사이의 고증에 조심스럽게 접근을 했을 거라 짐작됩니다. 독자 입장에서는 그보다 시원하게 막 나가는 주인공 '이비'의 매력만으로도 소설을 하드캐리 하는 면이 있어 역사 소설임에도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비'라는 캐릭터 자체가 지극히 소설적이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에 있었을 법한 인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약간의 거리를 두고 마음 편히 소설을 읽어나가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야기가 전개 됨에 따라 '이비'는 점점 더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하기보다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스스로 '나'를 찾아나가는 전형적인 성장소설형 모습입니다. 이런 주체적 인물의 모습과 태도는 시대를 초월해 어디에 내놔도 좋을 특징적인 모습입니다. 여기에 추리소설적 반전이라는 흥미로운 기법이 더해지면 소설 전체를 통해 '이비'라는 인물이 입체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렇기에 더욱 캐릭터에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어느 것에도 '나'의 진정한 의미는 없었다. 이비는 유랑극단을 위해, 엄마를 위해, 조부를 위해 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하늘로 날아오르며 깨달았다. 나는 그저, 태어났다. 단지 이렇듯 웃고, 재주넘고, 하늘을 보고, 또 사랑하는 이를 보기 위해 태어났다. 사람이 사는 이유는 그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때문에 이비는 행복했다.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그 어느 때보다 멋지게 공중을 돌 수 있었다.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한없이 바라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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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흥미로운 장치가 많은 웰메이드 소설



이 소설을 단순히 역사 로맨스 소설이라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느낌이 많습니다. 소설의 진행 중 다양한 한시가 소개되고 있고 내용 전개에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챕터의 소제목으로도 활용되고 있어 통상 한시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요소가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시. 알. 못'이지만 문맥에 어울리는 한시가 요소요소에 잘 활용되어 있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이 작품은 2015년도에 <몽유 도원기>라는 제목으로 예스24 전자북으로 출간되었던 작품입니다. 역사 로맨스에 큰 흥미가 없던 때라 제대로 안 읽어봐서 <비와 비>와 완전히 같은 내용인지는 모르겠으나(물론 읽었다 한들 지금까지 디테일하게 기억할리도 없지만) 인물과 설정, 스토리 등이 동일한 것 같습니다. 당시와 크게 달라진 부분은 친절하게 주석이 달려있다는 점입니다. 역사적인 상식이 부족한 저에게 주석의 존재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소설을 읽으시면서 주석을 활용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다양한 작품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점도 이 소설의 큰 장점이자 특징입니다. 몽유도원도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단순히 그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삼절이라 하여 발문, 찬시, 그림의 세 가지가 어우러져 있다는 점을 알게 된 것 자체가 큰 기쁨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단순 상식으로만 알고 있던 금오신화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기고 원문을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도 긍정적 효과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시대가 다른 소설을 읽다 보면 항상 느끼지만 복식이나 물건 등의 명칭이 생소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명칭들도 생소한 것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검색 엔진으로 찾아서 공부하면서 읽었는데 이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때로는 '늘 보던 건데 이런 이름이었다니?' 하며 신기해하기도 하고, '완전 처음 듣는 이름인데?'하며 의아해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럴 때마다 우리 역사 속 전통에 대해 어지간히도 무지하다는 것을 반성하게 됩니다.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서로 닮은 인물들이 등장하거나 다른 인물로 착각해서 발생하는 일들이 소설 전반에 종종 등장합니다. 사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로 국한하면 반칙과도 같은 설정이기는 한데, 누가 봐도 주 장르는 로맨스인 만큼 흥미요소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좀 의문인 것은 생김새는 정말 비슷할 수도 있으나 목소리나 어투는 조금만 달라도 눈치채기 마련인데 그 부분이 현실적이지는 않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편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다 보니 이 한편으로 끝내기엔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비와 비의 한 인물 박비의 경우는 무술의 달인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로맨스 소설이다 보니 이비를 구하는 상황 외에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메인 캐릭터는 이비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박비가 실존 인물이기는 하지만, 박비의 관점에서 활약하는 활극 소설이 추가된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미스터리가 가미된 매력적인 역사 소설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신선하면서도 흥미롭게 읽으시기 좋습니다. 장르소설의 미덕인 익숙함과 역간의 신선함이 잘 발휘된 웰 메이드 소설입니다.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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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간 - 초라하고 눈부신
아거 지음 / KONG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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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을 읽다.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인간은 인간과 어울려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본능적으로 인간 군집 속에서 타인의 행동 양식을 본능적으로 배워 답습합니다. 이런 사회화의 과정에 유사 복제가 가능한 사람은 인간 사회의 한 일원으로 무난하게 살아갑니다. 그러나 어떤 사회건 이런 흉내 내기가 무난하게 안되는 인간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인간에게 타인은 불편함 또는 두려움의 대상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아거님은 쉽지 않은 미로 같은 인간의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신 것 같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기대하는 대로 삶이 잘 풀려나가지 않을 때, 인생이 무엇인지, 인간이 무엇인지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혼란하고 난감한 인생의 문제 앞에 고뇌하고 괴로워하는 와중에도 정답을 추구하고 그 해답을 인간에게서 찾으려 합니다.


이런 일련의 태도는 답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합니다. 인간들 모두가 언제나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서로를 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적극적으로 인간이 인간을 속이고 괴롭히고 배신하고 상하게 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타인에게 상처를 입고 트라우마가 되어 위축되는 인간이 있는가 하면 좋은 인간들 사이에서 답을 찾아나가는 인간도 있습니다.


결국 인간은 인간과 부대끼며 답을 찾아나가야 하지만 대책 없이 마냥 부딪히기는 위험 부담이 큽니다. 이럴 때 우리에게 하나의 대안으로 다가오는 것이 바로 책입니다. 책을 통해 저자의 생각과 주장, 경험을 간접 흡수할 수 있습니다. 소설 작품 속 등장인물이 사건을 겪으며 형성되는 자아와 타인과의 관계 등을 통해 인간을 대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조금 더 나아가면 책 속 인물 그 자체를 통해 인간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인간을 배우는 것은 인간을 읽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 [어떤 인간]을 통해 28권의 책 속에서 만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습니다. 때로는 책의 내용에 집중하고 때로는 책 속 특정 문장에서 얻은 본인의 영감을 풀어내기도 합니다. [어떤 인간]은 책을 통해 습득한 간접 경험과 저자의 직접 경험이 어우러진 인간 탐구 보고서와 같습니다. 이 책의 구성 자체만으로 인간을 읽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됩니다.



2. '나'를 읽다.

인간을 알아가기 위해 책으로 학습하는 것은 매우 유용하고 안전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인간을 배우기에는 완전하지 않습니다. "책으로 배웠어요"는 실제와 동떨어진 이론만 습득한 어설픈 인간을 표현할 때 쓰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 속에서 영감을 얻고 다양한 배경지식을 얻는 것은 좋으나, 쓸모 있는 지식이 되려면 '현실 속 인간'과 '나'에 대한 성찰로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나'를 이해하는 과정은 오롯이 본인의 몫입니다. 이 과정이 없으면 책을 통해 얻은 영감은 서서히 흩어지는 모래가 되어 단단한 이론으로 형성되지 못합니다. [어떤 인간]이 좋은 점은 개개인이 책임지고 각자도생으로 해나가야 할 인간에 대한 성찰의 과정조차 배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자가 책 속에 서술한 방식을 각자에게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독서를 통해 책 속에 나타난 인간의 다양한 군상을 만납니다. 이들에게서 캐치한 인간의 면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지를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은 28편의 에피소드를 차례차례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어떻게 인간을 배워나가는지 학습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복제는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인간은 원래 태어나면서부터 흉내 내기를 통해 배워나가는 존재입니다. 독자보다 앞서 먼저 고민해둔 저자의 흔적을 핥핥하며 빨아먹을 수 있어 꿀입니다.


다양한 매체, 이를테면 관찰 예능 같은 경로를 통해 가볍고 매력적인 인간들을 볼 기회가 많습니다. 그러나 통통 튀는 매력적인 인간들도 통상 혼자 있을 때는 조용하고 우울한 경우가 많습니다. 관찰 예능 속 모습이 본연의 모습일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매체를 통해 만나는 인간들은 대체로 만들어진 자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간을 알고 싶다면 본연의 모습을 보아야 합니다.


이 책을 통해 만난 저자는 매우 본연에 가까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장에는 그 인간의 지문처럼 숨길 수 없는 자기만의 개성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이 책 속에 드러난 저자의 사고 체계가 좋습니다. 솔직히 쿨하고 재미있는 느낌은 없습니다. 그러나 진중하고 모범적인 모습이 느껴집니다. 바른 것을 추구하는 태도가 좋습니다. 저자가 세상을 바라보고 타인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통해 독자인 저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매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3. '책'을 읽다.

책이라는 매체는 참 골치가 아픕니다. 나에게 허락된 아주 짧은 독서의 시간을 어떤 책으로 채울지 결정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좋은 책인 것 같은데 재미는 없을 것 같고, 잘 읽힐 것 같은데 남는 것이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책 한 권을 읽기 위해 투자해야 할 물리적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를 확인하려면 끝까지 읽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나쁜 책을 골라내는 방법은 가능하기는 합니다. 서문만 읽어보아도, 책은 전반부만 읽어도 더 이상 읽을 이유가 없는 책으로 판정을 내릴 경우도 있습니다. 한 분야의 책을 여러 권 읽다 보면 목차만 훑어봐도 끝까지 독파할 의미가 있을지 없을지 어느 정도는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독서의 속도도 점점 빨리 지게 됩니다.


여기서 책이 좋다, 나쁘다는 절대평가처럼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누가 대신 정해주기도 어려운 것이지요. 지금 제가 쓰고 있는 리뷰처럼 이 책을 높이 평가했는데 어느 누군가는 같은 책을 읽고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누가 맞다고 말할 수도 없는 문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서평서의 형태를 띠고 있는 이 책은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며 소개하고 있는 작품들을 하나하나 대하면서 저자가 어떻게 읽었고, 어느 지점에 주목했는지, 어떻게 해석해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관찰해나가면서 독자들이 읽어봐야 할 책인지 아닌지를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저자의 서술이 독자인 나에게도 울림이 된다면 저자가 소개한 책은 나의 독서 목록에 리스트업하면 됩니다. 그중 더 강렬하게 와닿는 책이 있다면 리스트의 상단으로 우선순위를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인간]이라는 책이 양서를 선택하는 가이드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작품이 이미 읽은 작품이라면 저자의 이야기가 더 깊이 와닿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좋습니다. 아직 읽은 적이 없는 책이라면 추후 읽어보면서 저자의 평가와 생각, 착안점이 나와는 어느 지점이 유사한지, 또는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더 깊이 있는 독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와 나에 대한 통찰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인간에 대해 정의하기 어려운 분들, 나에 대해서조차 모르겠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으신 분들, 인생이 힘들고 괴로운 분들이 계신다면 이 책과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도대체 이 책에 어떤 작품이 소개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저자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한 줄도 인용을 하지 않고 마무리하는 저 같은 규격 외 리뷰를 읽으시면서 책 내용이 드럽게 궁금하신 분이 계시다면 한 번쯤 꼭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혹시 읽으시고 기대와 달랐다면 저를 원망하지 마시고 인간이 원래 그렇게 다양한 존재라는 깨달음을 얻으실 수 있으시니 어떻게 해도 손해는 아닌 장사일 거라 생각됩니다.



덧) 책 제목이 [어떤 인간]이다 보니 "사람"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은 부분이 많았는데 부득불 "인간"이라는 단어를 쓰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어색하지만 나름 책 제목에 대한 예의라 생각하고 "인간"이라는 용어만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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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러티
콜린 후버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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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밌다.


콜린 후버의 신간 "베러티"는 여러 가지 면에서 굉장한 소설입니다. 근래 이렇게 재미있게 읽은 책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이 "읽는 재미"라고 한다면 미덕이 덕지덕지 붙은 소설입니다. 다른 수식어가 불필요한 최고의 장르 소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독한 맛이라 자극적이고 지속적인 긴장감을 원하시는 독자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소설의 "재미"라는 요소는 독자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가독성 있는 빠른 전개를 가장 중요시하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캐릭터의 심리묘사를 최고로 치기도 합니다. 때로는 플롯이 참신하거나 기승전결이 확실한 것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죠. 장르소설에서는 짜릿한 반전을 최고로 여기는 분들도 많습니다. 소설 '베러티'는 이런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골고루 다 만족시키고 있습니다.


콜린 후버의 이력을 생각하면 이 작가의 기본 베이스는 "로맨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서인지 자극적이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스릴러적 스토리의 바탕에 로맨스가 끊임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스릴러 특유의 끝을 알 수 없는 불안감과 긴장감이 계속 고조되는 구성에 로맨스가 탄탄하게 가미되다 보니 매우 이상적인 소설이 탄생했습니다. 그러므로 인물 간의 애정 관계에 주목하면 전체적인 사안을 잘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을 독한 맛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소설의 시작부터 자극적인 사고가 발생하고 등장인물이 죽어나가는 장면들이 묘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첫 장면이라 얼떨결에 넘어갔지만 생각해 보면 꽤나 인상을 찌푸릴만한 잔혹한 사고입니다. 시작부터 피가 튀고 흥건한 것이 이후 벌어질 사건을 암시하는 듯한 방향 키로 작용합니다. 이 장면에서 이 소설이 얼마나 독하게 진행될지 예측을 했어야 합니다.


물론 잔혹한 장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소설의 중반 이후로는 상당히 수위가 높은 애정행각을 묘사하는 장면이 빈번하게 등장합니다. 이런 부분도 순한 맛을 선호하는 독자들에게는 약간 힘든 요소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인간관계의 깊은 내면을 표현하기에 좋은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거 이거 너무 심한 거 아니요?'라고 생각했다가도 말미의 대 반전을 접하고 나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고 납득할 만한 사연이 있으니 그 또한 소설의 재미를 더하는 큰 요소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플롯이 훌륭하다.

이 소설은 배경이나 인물, 사건 전개 등이 매우 완성도가 높습니다. 어느 하나 나무랄 것이 없습니다. 처음 계약이 진행되는 사무실 장면에서부터 주인공 '로웬'의 집, 주요 무대인 '베러티'의 집 등이 이어지면서 일관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저택 내 공간에서도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데 주인공 '로웬'의 입장에서, '베러티'의 입장에서, 남편 '제레미'의 입장에서 볼 때가 다 다르면서도 묘하게 이어져 있어 입체적입니다. 여기에 전신 마비의 '베러티'를 돌보기 위해 집으로 오는 간호사도 뭔가 있는 뉘앙스를 풍기고 남은 아이의 시선이나 행동도 남다르기 때문에 어느 하나 그냥저냥 넘어갈 수 없는 긴장감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스토리 자체가 흥미로운 요소가 많습니다. 베스트셀러 시리즈 소설을 쓰고 있는 인기 작가 '베러티'가 사고를 당하면서 남편 '제레미'는 무명의 소설가 '로웬'에게 공동 집필을 의뢰합니다. 사실상 무명의 소설가인 주인공이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혼자 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주인공은 금전적인 문제 때문이라도 이 제안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또한 계약 전에 이미 의뢰인인 '제레미'와 섬씽이 있었고 더욱 거절하기 어려운 장치로 작용합니다.


기존 작가의 소설을 이어써야 한다는 설정은 자연스럽게 기존 작가인 '베러티'의 자료를 보기 위해 그녀의 집으로 가도록 강제합니다. 크게 성공한 작가라는 설정이므로 다양한 사건을 풀어내기 좋은 대저택으로 설정해도 자연스럽습니다. 첫 만남부터 묘한 기류를 보인 주인공 '로웬'과 남편 '제레미', 뭔가 비밀을 감춘 듯한 '베러티' 사이의 긴장감 넘치는 하루하루가 이 소설의 재미를 더합니다.


이어지는 스토리 어디에도 부자연스럽거나 억지스러운 부분 없이 물 흐르듯 흘러갑니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흐름임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을 하나하나 접하는 독자는 지속적인 불안과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상황에 처합니다. 그렇다고 읽기가 싫거나 싫증이 나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을 오히려 계속 증폭됩니다.


주인공 '로웬'의 심리가 불안정하고 몇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독자에게 의문을 더하게 하면서 더 집중해서 읽게 합니다. '베러티'의 존재 자체도 궁금증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어느 시점을 지나면 등장인물 누구도 일방적인 신뢰를 주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독자의 불안과 긴장감을 지속하기에 더없이 좋은 지점인데, 여기에 저자의 탁월한 문장과 묘사가 더 해지니 정신 차리기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 삶을 살아보고 이런 소설을 접하게 되니 각 등장인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소설 같다기보다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고, 어디서 건 상황은 차이가 있을지라도 일어날 만한 일이 일어났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마냥 응원하기도 어렵고 일상적이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다 보니 독자로써 입장이 난처해지는 지점도 있습니다. 서스펜스를 놓칠 수 없는 이야기가 이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따지고 보면 등장인물 그 누구도 악의를 가진 사람이 없습니다. 이런 아이러니까지 믹스되면 전체적인 플롯과 구조가 얼마나 훌륭한지 감탄하게 됩니다.




3. 진실은 어디에 있나?

근래 들어 한국 영화사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공포영화를 꼽으라면 나홍진 감독의 '곡성'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영화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이유는 영화 내내 관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기분 나쁜 긴장감과 영화가 끝나도 명확하게 알 수 없는 해석의 여지 때문일 것입니다.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달라지는 해석으로 인해 관객들이 장외에서 설전이 벌어지기도 하고, 수많은 리뷰와 해석 글이 대립하기도 하면서 논란을 지속했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최광희 영화 평론가는 '곡성' 이후로 국내 호러 영화에서 눈에 띄는 작품이 없다고 평하면서 영화를 관람한 후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 정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이 소설 "베러티"는 매우 훌륭한 소설입니다. 소설가 '베러티'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이 주인공 '로웬'의 시선에서 하나 둘 밝혀지며 전말을 드러내게 됩니다만 '로웬'의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것이 차츰 밝혀지며 독자들에게 혼란을 줍니다. 사건을 해석하는 가장 중요한 키인 '베러티'의 자서전을 근거로 모든 상황을 해석한 이야기가 일단락되고 나서, 독자들은 놀라운 대반전을 접하게 되는데, 이쯤 되면 도대체 뭐가 소설 속 진실인지 점점 더 혼란스럽습니다.


장르 소설의 미덕 중 하나는 결말 부분에서 그동안 쌓아왔던 떡밥을 완벽하게 회수하며 "범인은 바로 너야!!"라고 깔끔하게 똑떨어지는 마무리로 독자의 속을 시원하게 뻥 뚫어주는 것입니다. 물론 찜찜하게 가슴 시린 사회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사회파 소설도 있겠습니다만, 대체로 많은 소설은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며 마무리하게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베러티'는 장르적 문법을 파괴하는 작품입니다. 끝이 나도 끝이 난 것 같지 않은 찜찜함과 혼란감을 그대로 유지하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나름 명확한 해석을 하게 되었지만, 그 해석 또한 다른 독자와 전혀 다를 수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책을 다 읽고 나도 또 생각나고 생각나는 소설입니다. 수많은 독자가 감상을 달고, 리뷰를 쓰게 만드는 힘이 있는 스토리입니다. 이런 스토리의 힘으로 인해 입소문을 타고 아마존 차트를 역주행해 350만 부 신화를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잘 짜인 스릴러 소설을 원하시는 독자님들이나 인간의 깊숙한 내면의 솔직한 욕구와 애정 문제에 직면해 보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무척 흥미롭고 만족스럽게 읽으실 수 있는 정말 탁월하고 좋은 소설입니다. 특별히 바쁘신 일이 없으신 분들이라면 꼭 시간을 내서 한 번쯤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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