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하버쿡 젭슨의 진술 에스프레소 노벨라 Espresso Novella 7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송기철 옮김 / 북스피어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1. 흥미로운 버뮤다 삼각지대의 미스터리

 

<출처 : 네이버 학생백과>

 

   세계의 많은 미스터리 중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버뮤다 삼각지대의 미스터리입니다. "바다 가운데 특정 해역에서 배는 물론 비행기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미드 로스트를 떠올리게 하는 이 버뮤다 삼각지대 미스터리는 상상만으로도 흥미로운 데다가 수많은 사연과 이야기꺼리를 양산해 내는 미스터리의 단골 소재라 할 수 있습니다. [미궁에 빠진 세계사의 100대 음모론]에서는 이 버뮤다 삼각지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해역은 15세기부터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는 곳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 당시의 탐험가 콜럼버스는 항해일지에 이렇게 썼다. '거대한 불기둥이 바다에 추락하면서 우리 배의 나침반이 갑자기 방향감각을 상실했고 선원들은 하늘에 떠 있는 이상한 빛을 보았다.' 그 후 이 해역에서 갖가지 이상한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버뮤다 삼각해역은 악명이 높아졌다. 가장 특기할 만한 사건은 1872년 매리 셀레스트 호 선원 전원이 실종된 사건이다."

 

 

   이 책에 따르면 지난 20세기 동안 50척의 배와 20대의 비행기가 실종되었고, 이 해역은 자기 나침반이 정북을 가리키지 않는 지구상의 단 두 지역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합니다. 음모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지역에서 이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던 이유를 외계인의 소행이라고도 하고, 북미방공사령부가 위치해 선박이나 항공기의 신호체계를 교란시킨다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먼 미래에서 현재로 시간 여행을 온 크로노노트가 시공간 혼란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도 추측하고 고대유적 아틀란티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 광선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J. 하버쿡 젭슨의 진술]은 1872년 메리 셀레스트 호 선원 실종사건을 소재로 그럴듯하게 쓰여진 소설입니다. 당시 배만 남은 메리 셀레스트 호에 승선했던, 그리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지는 "J. 하버쿡 젭슨"의 진술을 기록한 항해일기와 유사한 형식으로 쓰여진 작품입니다. 이런 형식은 실제로 일어난 일을 생생히 기록한 느낌이 강하게 나서 더욱 있을 법하게 보여진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묘하게도 설정이 다소 황당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설득력이 있기도 합니다.

 

 

#2. 셜록홈즈를 언급하지 않아도 흥미로운 소재가 가득한 코난 도일의 또 다른 작품세계를 엿보는 재미

 

   셜로키언과는 거리가 먼 저같은 사람은 셜록 홈즈에 대해서 그다지 할 말이 없습니다. 코난 도일이 유명해지는데 셜록 홈즈의 역할은 말하나 마나 지대한 것이지만 그 이전에 코난 도일을 주목받게 만든 소설은 이 작품이라는 사실이 매우 흥미로왔습니다. 그래서 어떤 작품일지 무척이나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이 책을 살 때만해도 하버쿡 젭슨의 진술이 담긴 중편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이 작품 말고도 흥미로운 단편이 3편 실려있었습니다.

 

   "J. 하버쿡 젭슨의 진술"과 마지막에 실린 "북극성호의 선장"은 바다에서 펼쳐지는 미스터리이자 약간 SF 환타지적인 요소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극성호의 선장"은 뭔가 몽환적인 느낌이 강한 흥미로운 단편이었습니다. 또한, 전설의 독살범을 소재로 한 "가죽 깔대기"와 미라가 살아 움직이는 황당한 소재를 전혀 황당하지 않게 그린 "경매품 249호"까지 상당히 다채롭고도 재미가 가득한 작품들로 엄선된 느낌입니다.

 

   표제작 하버쿡 젭슨의 진술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좀 심심하고 평이했습니다. 오히려 저는 경매품 249호 같은 단편이 훨씬 실감나고 섬득하면서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던 소설이 갑자기 한번에 훅 해결되면서 반전도 없고 이건뭐 이렇게 끝나는건가? 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딱 정직하게 끝나버려 당황스러웠습니다. 탐정소설도 아닌데 갑자기 홈즈가 다들 불러모아 범인과 사건의 진상을 줄줄 알려주는 것이 떠오르게 하는 결착이었습니다.

 

 

#3.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의 가치란...

 

   이 책은 북스피어의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 중 7편입니다. 000호 집행인의 귀향까지 따지면 총 8권이 출간된 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리즈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읽기에 부담없는 길이인데다가 들고 다니며 읽기 좋게 판형도 작고 가볍습니다. 무엇보다 통상의 단행본 책으로는 찾아볼 수 없는 내용과 형식의 글들로 만들어진다는 점이 가장 좋습니다. 소장가치가 있는 특별한 글들입니다. 이 시리즈가 지속적으로 출간되기를 기대합니다.

 

   이 책의 끝에 적혀 있는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에 대한 글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많이 팔릴 만한 종류의 시리즈가 아니라는 거,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내고 싶어서 냈어요. 팔리면 팔리는 대로 안 팔리면 안 팔리는 데로 이 시리즈는 계속 낼 생각입니다. 좋아하거든요. 이런 내용의 글을. 다만 시리즈 가운데 몇몇 권은 재쇄를 찍을 여력이 없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말인데, 절판되기 전에 사두시면 좋겠습니다."

 

   아, 저는 이 책 내용보다 이 짧은 몇 문장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마도 사장님이 쓰셨겠지만 이런 정신 아주 좋아합니다. 비주류라도 좋아하면 기꺼이 되어주는 정신말이죠. 물론 주류 뿐 아니라 메인스트림이 되시기를 기대하시기도 하시겠지만... '팔리든 안 팔리든 좋아하니까 책을 만든다.' 이거 참 멋진 생각이자 행동아닙니까? 저는 앞으로도 내주시기만 하신다면 계속 살 생각입니다. 심지어 가격도 싸니까요. 책장을 많이 차지하지도 않고, 저에게는 최상의 조건을 갖춘 시리즈입니다. (다만 색상은 좀... 거시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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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없이 무척이나 소란한 하루 - 상실과 치유에 관한 아흔 네 가지 이야기
멜바 콜그로브 외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1. 당연한 이야기를 당연히 읽어보아야 하는 이유

 

   이 책은 상실과 치유에 관한 책입니다. 아흔 네가지나 담았다고 소개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몇가지 안되는 당연한 이야기를 '카드 돌려막기 수준'으로 돌리고 돌리고 살짝 비틀고 변형해서 여러번 강조합니다. 거의 중언부언 수준이지만 구구절절 다 당연하고 옳은 이야기들입니다. 이렇게 상처를 치유하기 좋은 방법들이나 마음가짐 등이 지속적으로 소개됩니다.

 

   그러나 중반 이후로 가면 갈수록 '아, 했던 이야기 같은데?' 하는 생각이 슬금슬금 들었습니다. 어차피 주요 골자는 '연인을 잃은 상실이나 가족을 잃은 아픔,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의 정신적 고통과 상실감, 이런 마음의 어려움들은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받아들이고 극복해야한다.' 이런 내용인 것이지요. 사실  이 책이 아니더라도 그런 방법이나 마음의 치유를 위한 책은 넘치고도 넘칩니다. 힐링이 주요 테마로 자리잡은지는 오래되었고 심지어 식상할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상실의 상황에 놓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당연한 이야기를 통해 큰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어려움이 닥치면 너무도 당연하던 것들이 너무나 어려운 일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하던 일이 이제는 시도조차 하기 힘든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 바로 실연과 상실의 상태인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상처가 해결되지 않은 사람이나 상실과 아픔이 올 때 의연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두려는 사람들이 읽기에 매우 적절한 책인 것입니다.

 

 

#2.  솔직히 직면하고 극복 했을 때 맛보는 인생의 경이로움

 

   이 책은 상실에 대한 다분히 기계적인 설명, 증상과 회복을 향한 다양한 단계들을 소개합니다. 이 초기 단계를 '잃는다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또한 이 단계를 지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고통과 직면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 합니다. 고통을 직면한 이후로 일상속에서 부지불식간에 '고통이 찾아올 때'의 다양한 사례와 양상도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통의 유일한 해결책인 '스스로 치유되는 것'을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자라고 튼튼해 지는 것'까지 나아갑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회복되고 성장할수록 우리는 우리삶의 풍푸한 감상과 경이의 감정을 되찾을 거라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경이감과 경이로움을 즐기라고 조언합니다.

 

"그것을 그냥 즐기면 됩니다. 석양의 아름다움, 아이들의 웃음소리, 도시의 거리와 시골길들, '인생이라고 불리는 바로 지금'의 경이로움을...경이로운 나날은 계속 될 것입니다."p215

 

   그런데 만약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을 잘 모르겠다면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을 기대하고 바라던 것을 우선 멈추라고 지적합니다.

 

"기다림은 이제 그만!

 만족할 수 있는 것들을 선택하고 행복을 누리면 됩니다.

 바로 지금..."p.220

 

 

#3. 자신을 돌보는 여러가지 방법, 당신의 방법은?

 

   이 책에서 저자는 병원에 가는 몸의 상처와는 달리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되면 친구나 가족, 직장 동료들이 여전히 원래의 역할을 그대로 요구할 거라는 지적을 합니다. 그리고 감정의 상처를 입은 채 세상을 상대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돌보는 방법' 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책 중반에 자신을 돌보는 여러가지 방법을 예시로 몇가지 제시해 놓았는데 무척 흥미롭습니다.

 

 

[자신을 돌보는 여러가지 방법]

 

1. 뜨거운 물로 목욕하기

2. 마시지 받기

3. 잠자리에 들기 전 따뜻한 우유와 함께 과자먹기

4. 좋아하는 것들만 골라서 사기

5. 자신에게 더블딥 아이스크림콘 대접하기

6. 훌쩍 여행 떠나기

7. 일광욕 하기

8. 좋은 책 읽기

9. 재미있는 영화 보기

10. 자기만의 시간 갖기

11. 자신에게 선물하기

12.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가기

13. 멋진 연극, 오페라, 경마 즐기기

14. 박물관에서 예술작품 관람하기

15. 자신을 위해 꽃 한다발 사기

16. 변덕스러운 마음 내버려두기

17. 마음껏 즐기기

 

   저 같은 경우는 읽으면서 딱 끌렸던 방법은 '잠자리에 들기 전 따뜻한 우유과 함께 과자먹기', '좋은 책 읽기', 여기엔 없지만 '좋은 책 많이 사기' 등 입니다. 비단 여기 나와있는 예시 말고도 각자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 방법을 효과적으로 잘 정하고 발견하는 것이 상처많은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하나의 큰 비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방법으로 자신을 돌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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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cm 첫 번째 이야기 - 매일 1cm만큼 찾아오는 일상의 크리에이티브한 변화 1cm 시리즈
김은주 글, 김재연 그림 / 허밍버드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 누구나 생각할 수는 있지만 임팩트 있게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아, 저는 사실 크리에이티브를 앞세운 카피라이터 들의 글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너무 멋지게 표현하려는 의도가 보여서 싫다'라는 것이 명분입니다만 사실은 그 표현력이 부러운 것이겠지요. 집에 버젓이 꽂혀 있는 1cm+도 그래서 그런지 읽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쉽게 좋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 같아 읽지 않아야겠어.'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여튼 그러거나 말거나 그저 그런 이야기를 그럴 듯하게 표현해 놓고 삽화로 떼운 책이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이 책을 접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리 쉽게 볼 책은 아니었습니다. 작가와 일러스터님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띄웁니다.(이걸 읽기나 하겠냐만은...)

 

   이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놀라운 통찰이나 특별한 혜안이 보인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느껴지는 수많은 감정의 편린들을 캐치하고 그것을 정돈된 문장으로 표현해 내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의 힘이구나. 바로 훌륭한 언어적 능력이구나 하는 생각말입니다. 이는 작가로써, 카피라이터로써 훌륭한 자질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와 같이 잘 정돈된 압축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야 말로 카피라이터이기에 가능한 것이겠지요.

 

 

#2. 현대인들에게 잘 어울리는 감각있는 구성

 

   아무래도 모바일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고도의 사고를 필요로 하거나 형이상학적 표현들이 난무하는 책은 곤욕스럽습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가벼운 것, 빨리 읽을 수 있는 것, 감각적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책은 가볍고, 그러면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오래 곱씹지는 않아도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생각꺼리가 풍성하게 제공됩니다. 그러면서도 여백이 많고 표현은 짧으며 적절한 일러스트가 가미되어 있어 매우 감각적입니다.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잘 맞는 책입니다. 실지로 크게 음미하지 않고 읽는다면 1시간 안에 다 읽을 정도의 분량입니다. 한편으로 과연 책을 이렇게 만들어 낸다고 책 안읽는 현대인들이 이 책을 집어들 일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습니다.(실제로는 상당히 많이 팔린 모양입니다.)

 

   내용적으로는 주요한 컨텐츠가 사랑, 여성(쇼핑), 일상의 여유, 성장 등 모든이가 공감할 만한 포괄적인 내용이라는 것이 이 책의 큰 강점입니다. 게다가 일러스트에는 반복적으로 나오는 캐릭터들로 채워져 있어 친근감을 더 합니다. 특히 여성들이 많이 좋아할 만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던 것이 예상했던 그대로의 특징이었습니다. 때로는 위트있게, 때로는 진지하게 접근하는 이런 주제들에 대한 고찰이 상큼하고 통통 튀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상당히 안정적입니다.

 

 

#3. 또 다른 놀거리를 제공하는 워크북

 

   이 책의 또 한가지 특색은 뭔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워크북과 닮은 구석이 있다는 점입니다. 때로는 표를 채워 넣어보라고도 하고, 책을 접어보라고도 합니다. 심지어 그려넣으라고도 하지요. 실제로 그대로 할 독자가 얼마나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상당히 인터랙티브한 요소를 포함하려 노력한 책입니다.  '재미'는 사람들이 많은 대가를 지불하기에 서슴치 않는 대표적인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이 프린터보다 재료비 대비 훨씬 더 비싼 가격에 팔리는 이유는 여러요소가 있지만 결국은 사서 사용하는데 있어 구매자에게 얼마나 재미를 제공할 수 있느냐의 차이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책은 가격대비 무척이나 재미있는 상품이지만 그 재미를 느끼기까지 꽤나 노력이 필요한 부분도 있고, 재미가 즉각적이지 않는 단점도 있습니다.

 

   이 책은 감각적이고 즉각적이면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재미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곳곳에 보입니다. 물론 본인들이 재미있으려고 한 것 같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마찬가지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단적인 예로, 책 오른쪽 상단에 가끔 보이는 퇴근 일러스트가 무슨 의미로 그려놓았을지 무척 궁금했는데 후반부에 사다리에 활용되더군요. 그것을 보고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발함이란 사실 약간의 차이에서 오는 거니까요. 이런 감각이 작가를 베스트셀러 작가에 올려놓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원동력이 된 듯 합니다.

 

   생각보다 생각을 잘 표현하는 것,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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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2 : 설명하다 나는 오늘도 2
미쉘 퓌에슈 지음, 캉탱 뒤킷 그림, 심영아 옮김 / 이봄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1. 생각해 본적이 없는 [설명하다]의 철학적 풀이들...

 

   최근에 아내와 저는 삶의 환경이 바뀌는 중요한 결정을 연속적으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에 따라 아이들의 환경 역시 바뀌는 상황을 맞아 당사자인 첫째 아이에게 설명해 주게 되었습니다. 엄마와 아빠의 정서적 문제나 환경적인 문제들로 인해 결정할 수 밖에 없었던 부분을 차근 차근 설명해주는데 있어 7살 하은이의 반응은 당돌했지만 핵심적인 의도는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단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자 그 예에 대한 단편적인 이해에만 집중하느라 숲을 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7살 아이에게는 그 나이에 맞는 수준의 이야기를 해야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더 자랄때까지 기다리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어느정도 엄마와 아빠의 이야기의 요지는 받아들이는 듯했습니다. 이렇게 설명을 듣는 사람의 수준에 맞추어 무언가를 설명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행위입니다. 그저 설명을 하는 행위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설명의 결과로 상대방의 이해와 행동이나 생각의 변화까지 이끌어 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정인 것 같습니다.  

 

   나는 오늘도 시리즈의 두번째 책인 [설명하다]는 이런 설명에 대한 간략화된 철학적 의미를 풀어내는 책입니다. 첫번째 책인 [사랑하다]와 마찬가지로 여백이 많고 짧은 글을 통해 쉽게 이해하고 고민해보게 만들어주는 것이 매력입니다. [사랑하다]가 누구나 고민해보고 겪어보고 피부로 민감하게 반응할 만한 주제였다고 한다면, [설명하다]는 상대적으로 생경한 느낌이었습니다. 누구나 설명을 듣고, 설명을 하지만 '설명을 한다'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의미를 얼마나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는지를 생각하면 어색할 따름입니다.

 

 

#2. 우리가 종종 간과하는 인간의 기본권

 

   이 책에서는 누구나 설명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 설명을 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누구나 사건과 사물에 대한 설명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은 자기 나름의 설명을 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종종 간과되는 인간의 기본권이다. 누구나 자신의 삶과 삶의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에 대해 잘 알 권리가 있다. 최소한의 의무교육을 하는 것도 각 개인이 세계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기본지식을 습득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p022~023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일상 가운데 변함없이 우리의 설명에 대한 권리가 존중되고 있는지 반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우리는 언제나 설명을 요구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 말입니다. 저자는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압력이 있거나 권력관계, 심지어는 부당한 관계에 놓인 경우, 우리는 어떤 질물들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느낀다. 불편한 질문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간혹 어떤 문제에 대해서는 설명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p040~041

 

   딱히 살면서 제 스스로 설명을 들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 기억은 없는 듯 합니다. 그리고 제 입장을 설명할 수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설명하다]를 읽으면서 너무나 기본적인 것이 어떤 교육을 통해서도 전해지지 않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가 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설명을 받을 권리와 설명한 수단을 소유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고, 이것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3. 진정한 상호 의사소통 행위 "설명하다", 하지만 설명없이 전진해야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기도 하다.

 

   저자는 설명한다는 것은 진정한 상호 의사소통 행위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니까 설명에 대해서 설명 해주는 것이네요.  아이와 상호 의사소통이 가능하려면 윽박지르고 시키고 명령하는 방식으로는 불가능 하다는 것을 실생활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는 저로서는 상당히 공감할 내용입니다. 아이의 필요와 생각을 알려면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끈기있게 존중하며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아이의 생각을 하나하나 들어볼 수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 생각보다는 지난합니다. 조금만 여유를 잃으면 상당히 폭력적인 방식으로 일방적 소통이 되어버립니다. 물론 상호 소통을 위해서는 설명을 듣는 사람도 '수신'이 아니라 '참여'가 되어야 하는 부분도 놓쳐서는 안됩니다.

 

   한편으로는 우리 삶속에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자는 설명할 수 없는 것도 있고, 그런 것은 그것 그대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모든 것을 설명하고 설명을 듣고 싶어하는 이유는 인간이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그 문제를 이해하고 싶어하고 그 이해를 위한 수단이 설명이기 때문입니다. 설명에 둘러쌓여 있으면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이지요. 하지만 저자는 때로는 설명 없이도 지낼 수 있어야 하고, 어떤 상황에서는 그저 삶을 받아들이고 감당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살아가다 보면, 설명 없이, 설명을 요구하거나 설명하지 않고 전진해야 하는 때를 알아보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때란 바로 강렬하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다."p099~100

 

 

   제가 개인적으로 이 책 전체를 통틀어 [설명하다]에 대해서 가장 비유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 것은 다음 문장입니다.

 

"설명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그가 있는 곳까지 찾아가 어딘가 다른 곳으로 데려가는 일이다."p058~059

 

   미셸 퓌에슈의 [나는, 오늘도] 시리즈를 두권 읽었는데 상당히 유용하고 생각해볼 좋은 소재들을 제공하는 유익한 책입니다. 얇고 삽화가 많다는 점은 저같은 사람에게 상당한 장점이었습니다. 심오한 설명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좀 싱거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결코 내용의 무게가 가볍지 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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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1 : 사랑하다 나는 오늘도 1
미셸 퓌에슈 지음, 나타니엘 미클레스 그림, 심영아 옮김 / 이봄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1. 나를 움직이게 하는 철학책 시리즈 [나는 오늘도]

 

   일단 쉽게 재미있는 책입니다. [사랑하다]는 우리가 매일 생각하고, 경험하고, 행동하는 9가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 에세이 연작시리즈 중 첫번째입니다. 역시나 사랑이 인간의 삶의 가장 1위라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저자 미셸 퓌에슈는 파리 소르본 대학의 철학 교수입니다. 있어 보이는군요. 특정 철학 사상에 입각하거나 철학 이론에 기반하지 않고 인간의 몸과 마음과 행동과 생각을 기반으로 특정한 기준없이 편안한 흐름으로 기술하는 것이 특징으로 보입니다. 어린아이를 다정하게 가르치듯이 써나가는 책의 내용은 거부감없이 쉽게 각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고, 나아가서는 태도에 변화까지 일으킬 수 있는 의미있는 책인 듯 합니다.

 

 

 

#2. 사랑은 무엇인가?(Who knows... Who don't knows...)

 

   누가든 사랑을 압니다. 누구도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하지 못할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사랑하고 있고 사랑 때문에 행복감에 빠지거나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누구도 사랑이 무엇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습니다. 사랑이란 참으로 다양한 양상을 가지고 있고, 각 사람에게 모두 독특한 고유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사랑의 대상이 누구인가에 따라 사랑의 양상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사랑하다]는 겨우 100페이지 밖에 안되는 얇은 책에다 나타나엘 미클레스(뉘신지....)의 삽화가 많이 삽입되어 있고 한페이지에 쓰여진 글자의 수도 아주 적다보니 내용이 탄탄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사랑이 무엇인지를 논리적으로 따져보고 정의를 내린다기 보다는 사랑에 대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생각해볼 부분들을 툭툭 던져 제시해준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 이런저런 사랑의 관점들은 설명하고 풀어주기는 합니다. 그러나 사랑이 뭐 한마디로 정의가 될 일은 아니지요.

 

   책을 읽다보니 '음, 그렇지.. 아, 이런 면도 있지.'하고 따라가면서 내가 생각하는 사랑에 대해서 다시한번 돌아보고 정리해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랑에 대해 아주 잘 정리되어 있는 책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생각나는데로 죽 나열해 놓은 듯한 느낌까지 들 지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으면서 생각해보는 유익함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3. 사랑에 대한 의미있는 분류, 참사랑 그어디에

 

   [사랑하다]를 읽다 보니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소책자 [참사랑 그 어디에]가 떠올랐습니다. 이 책은 기독교 책이기는 하지만 사랑에 대해서 깊이 고찰하고 간략하게 분류해 놓아 정리하기 매우 좋았습니다. 그 책에서는 사랑을 세가지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첫번째는 '만약에(if)' 사랑입니다. 그러니까 단순화하면 이런거죠. 그 대상이 연인이든, 자식이든 "니가 만약 ~~~ 한다면, ~~~할 수 있다면 또는 ~~ 해준다면 당신을 사랑하겠다"이런 사랑의 태도입니다.

 

두번째는 '때문에(because of)' 사랑입니다. 이 유형은 "나는 당신이 ~~하기 때문에 사랑해" 입니다. 더 쉽습니다. 흔히 볼 수 있고요. 

 

마지막 유형은 '그럼에도 불구하고(in spite of)' 사랑입니다. 이 유형은 아무래도 좀 더 완성형에 가깝습니다. "당신이 어떠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당신을 사랑해"이런 태도입니다.

 

   [사랑하다]는 잘 정리된 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번쯤 읽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기에 매우 유익합니다. 쓸데없는 말들이 없고 간결해 금방 읽을 수 있는 아주 큰 장점도 있습니다. 현대인에게 최적화된 길이입니다.

 

 

"어느 경우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사랑이란 돌보는 것이다. 상대를 돌보고 관계를 돌보며 또한 자신을 돌보는 것." p005

 

"사랑할 때 우리는 삶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며 천하무적이라도 된 듯, 활기가 넘친다. (중략) 살아있음을, 지나가는 모든 순간을 생생하게 느낀다."p027

 

"사랑이란 상대가 일종의 절대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p040  

 

"이상화하되 신격화하지 않는 것, 바로 이것이 일관성 있는 사랑을 위한 도전과제이다."p071

 

"사랑받는다고 느낄 때, 우리는 있는 그대로 인정받는다고 느끼며, 상대가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알아준다고 느낀다. 그래서 더욱 강렬하게 존재하는 느낌이 든다."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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