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마음 산책 - 가슴으로 읽는 감동 명언 365
고은정 엮음 / 문예춘추사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 일단 반성부터 합니다.

 

이 책을 처음 들었을 때, 정말 쉽게 생각했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저기 좋은 말 가져와서 그럴듯하게 비슷한 말로 있어보이도록 써놓은 명언집이겠지뭐..'

라며 꽤나 시니컬한 시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인간이 가장 약할 때가 자만에 빠질 때인데, 저는 전혀 이유도 계기도 없이 이런 류의 책에 대한 선입관이 있었나 봅니다. 

'그까이꺼 뭐 이런 책이야 독서의 다양성을 위해서 잠깐 들고 술술 훑어보고 말지뭐.'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웃기라도 하듯 매우 부끄럽게도 첫장부터 저를 혼내는 듯한 문구가 마음을 딱 때렸습니다.

 

"우리는 매일 주어지는 하루를 소중히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이 더 없이 소중하고 대단한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며, 삶 자체에 대해 고마워 할 줄 모른채 세월을 보내버린다." p8"

 

어떻게 알았지? 사소한 일상의 기쁨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상은 그러지 못했던 나날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니... 이럴수가... 시작부터 깨닫고 반성하게 만들다니, 나의 완패인데...'라며 이 책을 겸손하게 대하게 되었습죠.

 

 

 

#2. 마음산책이 필요한 지점.


이 책은 1년 365일 매일매일 짧은 명언과 저자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실어둔 구성입니다.

물론 대다수의 독자들은 1년치를 며칠내에 다 읽어재끼겠지요.

만약 1년을 빠짐없이 이 책과 함께 매일아침 하나의 명언과 예화 등으로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성실하고 훌륭한 사람일갭니다.

그 정도의 성실함이라면 명언집은 안읽어도 될 사람이 아닐까... 흐흐...

저는 때려죽여도 그리는 못합니다.

심지어 오늘 읽고 아무데나 뒀다가 다음날 아침 온 집안을 다 뒤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일단 기대감없이 쉽게 집어들었다가 좋아지기 시작하니 점점 감탄하며 읽게되었습니다.

세상에 뭐 이런 훌륭한 명언들을 만들어낸 사람들이 많단 말인가 하며 말이죠.

물론 이미 익숙하고 때로는 식상한 이야기들도 있기는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한번 마음에 새기는 효과는 있더군요.

 


 

훌륭한 명언집이라고 해서 모든 명언이 다 마음에 와닿지는 않을겁니다.

읽는 사람마다 처한 상황과 마음상태가 다르기 때문이죠.

저도 마찬가지로 어떤 부분은 그냥 그렇게 넘어갔고 어떤 문구는 마음에 강하게 남았습니다.

때로는 위로로 다가오고 때로는 격려로 다가왔습니다. 다시금 의지를 다지게 되기도 했구요.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좋은 시간이었고, 많이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3. 예쁜책이 읽기도 좋다.

 

이 책은 디자인이 참 좋습니다.

표지나 레이아웃이 예쁜 책은 참 많습니다.

예를 들면 최근에 나온 "눈먼 올빼미" 같은 책은 매우 독특하고 소장하고픈 책입니다.

그에 비해 [아침을 여는 마음산책]은 꽤나 정석적인 디자인입니다.

"아침"이라는 단어와 정말 잘 어울리는 커피잔과 따끈한 커피에서 뿜어내는

향기로운 커피향을 형상화한 디자인은 책 제목과 잘 어울어져 이 책의 성격을 이미지화해줍니다

 

내부 레이아웃도 예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여백의 미도 잘 살렸습니다.

여백의 미가 살아야 읽는 사람이 부담없고 편안하게 읽을 수가 있는데 이 역시도 이 책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핵심과 잘 맞닿아 있다는 느낌입니다.

 

 

 

#4. 몇년전 붕어방 가격의 비밀이 이제서야 풀리다.


며칠전에 이웃블로그에서 보았던 붕어빵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겨울철 붕어빵은 특히나 따뜻하고 매력적인 먹거리죠.

12월의 첫번째 이야기에 붕어빵 이야기가 나옵니다.

붕어빵 1개 가격이 300원인데 재밌게도 3개를 사면 1000원을 받습니다.  

보통은 많이 사면 조금이라도 깍아주기 마련인데 돈을 더 받습니다.  

그래서 손님이 물었습니다. 

 

 "아저씨, 가격이 이상한데요? 많이 사는 사람에게 싸게 줘야하는 것이 아닌가요?"

그러자 붕어빵 사내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붕어빵을 하나씩 사 먹는 사람이 더 가난합니다. p372"

 

제가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놀랐던 것은 이 상황을 몇년 전에 직접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저희 집 근처 붕어빵 파시는 아주머니가 있는데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한개 가격보다 여러 개 가격이 더 비싼 겁니다. 참 희한한 셈법이라고 생각하고 

아내랑 집에와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생각해보니 그 아주머니도 그런 정신이셨나 생각해야겠습니다. 흐흐..


오랜만에 읽어본 명언집은 의외로 너무 좋았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류의 책도 가끔식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침을 좋은 이야기와 명상으로 시작해 보는 것, 하루하루를 즐겁고 행복하게 가꾸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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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작가들의 유유자적 여행기 박람강기 프로젝트 1
찰스 디킨스.윌리엄 윌키 콜린스 지음, 김보은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1. 이것은 도대체 무슨 장르의 책이던가?

 

   여행기라면 모름지기 어딘가를 여행하기 위한 여행준비와 여행지 정보, 여행팁 등이 실용적으로 실려있거나 혹은 어디를 가는지는 뒷전이고 일상을 떠난 여행이 주는 자유로 인해 중력의 영향을 벗어난 머리통과 가슴에서 쏟아져 나오는 단상을 아련하게 나열하는데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읽는 이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대리만족을 주는 것이지요. 그것이 바로 여행기의 미덕인 것입니다.

 

   여기 여행기라고 주장하는 책을 한권 읽었습니다. 북스피어 책이니 샀다고 말씀드립니다. 마포 김사장님의 감을 믿었다고 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간과한 것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사장님의 개취는 저와 많이 다를 수도 있음"이었습니다. 이 책이 재미가 없었다는 말이 아니라 도무지 뭔 노무 책인지 알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처음 저의 기대는 이랬습니다. '음... 고상한 작가들이 게으르게 여행을 떠났다니, 고즈넉한 곳을 천천히 유랑하며 느낀 상념이나 단상 등이 유머러스하게 엮었겠군..' 이었습죠.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내용이었다면 김사장님이 출간할 생각을 안했겠지요. 아니나 다를까 저의 기대는 완전히 어긋났습니다. (다시 한번 노파심에 강조하자면 재미가 없었다는 얘기가 아니라고...) 이건 뭐 출발하자마자 산을 타더니, 다치지를 않나, 뜬금없이 귀신이야기가 등장하고, 경마 이야기가 막 나오고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리하야 이 책을 놓을 때쯤엔 '음.. 유쾌하고 재미지군.. 그나저나 내가 뭘 읽은거지?' 하는 여운만 남았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2. 그래서 두사람은 대관절 왜 이따구 여행을 떠난 것일까?

 

   이들이 떠났다고 주장하는 것이 여행인지 뭔지는 저도 헤깔립니다. 내용만 봐서는 부분적으로 허구로 지어낸 이야기 같기도 하고 알쏭달쏭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등장인물도 가명입니다. 그러니 이게 여행기를 가장한 소설책인지 뭔지 알랑가 몰라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앞에서 잠시 언급한 것 처럼 이들의 게으른 여행은 전혀 게으르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두 인물의 게으름관이 상이했기 때문입니다.

 

"프랜시스 굿차일드는 노력형 게으름뱅이였다. 자신이 빈둥댄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고통과 노동을 감수했다. 요컨대 프랜시스에게 게으름이란 쓸모없는 근면이었다. 반면 토머스 아이들은 순수 아일랜드인이나 나폴리인 타입의 게으름뱅이였다. 수동적인 게으름뱅이, 타고난 게으름뱅이, 한결같은 게으름뱅이로, 만약 자신이 설교를 하기에 너무 게으르지 않았다면 아마 했을 거라 보는 설교를 실천하며 살았다. 그는 게으름계의 완전하고 완벽한 감람석이었다." p11

 

   그러니까 모든 일정을 토머스에게 맞추었다면 유유자적했겠지만 안해도 될일까지 나서면서 자신이 게으르고 한가해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는거라(얼마나 할일이 없으면 이런걸 하냐? 뭐 이런느낌을 즐김으로써 자신의 게으름을 스스로 증명하려는 태도라고 장황하게 설명해야할까나...) 여기는 프랜시스 때문에 시작부터 부상자 등장에 좌충우돌하게 됩니다. 전혀 게으르지 않다는 거지요. 그래서인지 전혀 색다른 재미도 있고 흥미진진하기도 했습니다. 다음 장에는 과연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이런 궁금증이 계속 들게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에 또... 그러니까 이들은 왜 여행을 떠난 걸까요? 이 책은 여행기 본문에 해당하는 내용이라 전후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정보는 제가 아끼고 사랑하고 애정하는 르지라시 6호 메인 기사를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찰스 디킨스가 편집장으로 있던 그 당시 잡지 "하우스홀드 워즈"의 기사 글감을 찾음은 물론 이후 연재할 5부작 여행기를 쓸 심산으로 떠났던 모양입니다. 이것이 대외 명분이라면 실제로 조금더 실질적인 이유는 디킨스가 반한 여자 엘렌 터넌의 공연 일정이 그기간에 있었고 그는 그녀를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45세의 유부남 디킨스가 18세의 엘렌 터넌을 좋아하기 때문에 먼곳까지 공연을 보러 간 것이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저씨 팬이 걸그룹 공연을 따라다니는 꼴이라 재밌습니다. 

 

 

#3. 디자인만으로도 소장욕을 불러일으키는 책

 

    개인적으로 이 책의 디자인은 매우 좋습니다.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특히 속표지의 퀄리티에 깜짝 놀라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정도 디자인이면 국어사전을 옮겨다 놔도 읽겠다.' 뭐 이런 마음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인지 내용 자체에서 주는 흥미보다 좀더 이 책을 성심성의껏 읽게 된 것이었습니다.

 

   디자이너 홍지연 님의 작품이더군요. http://herblotus.blog.me/130180222947 작가블로그에 가보시면 이 책의 표지, 속표지, 내지까지 디자인을 상세히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이런 표지느낌 매우 좋아라 합니다. 소장하고 픈 책이되겠습니다.

 

   그간 북스피어의 행보를 봤을때 이 책을 필두로 한 박람강기 프로젝트 책들은 비슷한 스타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그러니까 저는 이 시리즈의 디자인을 계속 좋아할테고 곧 나오는 족족 사재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더 재밌고 흥미진진한 책들이 발간되기를 바랍니다.

 

 

#4. 짬짜면도 그릇을 나눠서 담는건데 말이죠...

 

   그래도 사기쳤다는 사람이 생길까봐 굳이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각 챕터 하나하나가 다른 매체에서 하는 방송인 듯이 5개의 챕터가 일관된 흐름은 없었던거 같습니다. 그러니까 여행을 떠났으면 어딜 갔는데 뭐가 좋더라 이런 식이어야 하는데 갔는지 말았는지 귀신이야기가 번갈아 나오기도 하고 이것 참, 혼란, 짬뽕 그자체였습니다. 잡지에 연재되는 글이라 끊어치기 한거라 그런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단편 5편을 연속으로 읽는 느낌마저 받았습니다.(계속 얘기하는데 그렇다고 재미없었다는 건 아니라고...)

 

   참, 두 작가가 공동으로 쓴 글이라길래 저는 한번에 짬짜면을 동시에 먹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짬짜면이란 모름지기 한번에 오더라도 서로 분리된 공간에 반씩 담겨 있어 짜장면도 먹었다가 짬뽕도 먹었다가 하는 맛이 아닐까요? 마찬가지로 딕킨스의 글과 콜린스의 글이 독자적인 문체를 나름 유지한 채로 엎치락 뒤치락 나오도록 해서 두 사람의 특징, 차이, 개성 등을 비교하는 재미를 느끼고 싶었습니다. 근데 이건 마치 짜장과 짬뽕을 한그릇에 부어놓은 듯이 어디가 누구의 글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서사라 입안에서 오묘한 맛이 났다고나 할까...

 

   허허 그참, 재밌는데, 개성있는데 특색있는데... 참으로 묘한 희한한 글인데 이거 딱 뭐라고 표현할 길이 없네 그려... 읽어보는 수밖에 없겄지..... (시비는 이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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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생각확장의 힘 - 위대한 혁신은 평범한 생각들의 연장이다
왕쥔즈 지음, 최인애 옮김 / 왕의서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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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스티브 잡스의 특별함을 만나다

 

 사람은 누구나 이상합니다.  모두가 특별한 존재이기에 이상(異常)한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 이상함이 평균 이상(以上)일 때, 우리는 콕 꼬집어 이상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런 이상함이 적절한 태도와 방향성과 만나면 이상(理想)이 됩니다. 수많은 이상한 사람들을 중에 어느정도 이상(理想)에 가까워진 사람들은 자기 삶이 풍요롭고 열정으로 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 중 한사람이자 그 중에서도 유독 탁월함이 돋보이는 스티브 잡스횽님을 [스티브 잡스, 생각확장의 힘]을 통해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사실 저는 특정인을 탁월함이나 성과 때문에 치켜세우고 추앙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결과물로 평가하는 것은 늘 거북하거든요. 제가 이렇다할 결과물 없는 삶을 살았기에 가지게 된 컴플렉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튼 그런 이유로 스티브 잡스는 제가 호감을 가질 만한 인물이 아니었고, 실제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스티브 잡스를 추앙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터부시 했던거 같습니다. 애플의 새 제품이 나왔다고 전날부터 줄서는 모습이나 예약판매를 신청하고 기다리는 모습이 참으로 이상해 보였습니다. (거뭐 다들 이상한 사람들이니 이상할것도 없지만서도..)

 

   애플제품들은 디자인이 혁신적이고 S/W 최적화 수준도 상대가 없을 만큼 훌륭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주변에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들고 감탄하며 호들갑스러운 모습을 보일 때면 '다 너의 마음이 헛헛하기 때문에 물건에 집착하는 것이야!'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얼마나 좋은가 궁금해서 아이패드 미니를 구매했다가 저에게는 큰 쓰임도 없고 쓸 시간도 없어 되팔았습니다.  

 

   그런 저에게 드디어 잡스형님을 만나볼 기회가 왔네요. 모르고 터부시하거나 비판하는건 가장 악질이기 때문에 한번쯤 읽어보는 것이 적절하다 싶어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자서전도 아니고 평전도 아닌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스티브 잡스, 생각확장의 힘]은 스티브 잡스의 삶의 궤적을 모티브로 우리가 일을 대하고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 정리하고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책이었습니다.

 

 

 

#2. 기술보다 태도와 방향성이 중요하다.

 

   이 책은 중국인 저자 왕쥔즈라는 분이 쓴 글입니다. 이분은 대학생 취업상담전문가답게 젊은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끊임없이 스티브 잡스의 사례를 들며 바른 태도와 삶의 방향성을 잡을 것을 권하고 영감을 주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핵심이 되는 주제는 우리가 늘 가지고 있는 평범한 생각들을 연장하고 확장할 때 혁신이 이루어지며 성공이 따라온다는 것입니다. 단순화하고, 탁월하게 하며, 고난을 견뎌내고, 타인의 훌륭한 업적을 모방을 통해 개선하며, 지속적으로 꾸준히 될때까지 멈추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분의 이런 주장의 근거를 바로 스티브 잡스 형님에게서 찾는 것이죠. 잡스 형님이 이런 태도와 방향성을 유지한 결과, 우리 모두가 확인했듯이 전세계가 놀랄 혁신적인 제품들을 만들어 내지 않았느냐? 그러니 당신들도 한번 따라해봐~~~ 이런 느낌입니다. 자기계발서를 많이 접해보신분은 이 느낌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론 이 책이 상당히 괜찮게 다가온 것이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대체로 실용적인 자기계발서에 비해 이런 방식의 접근으로 영감을 주고 삶의 의욕을 고취시켜주는 서적은 좀더 수준높게 느껴진달까? 뭐 그런거죠. 그래서 짜증내지 않고 열심히 끄덕여 가면서 읽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울러 잡스형님을 조금은 더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고나 할까...  

  

 

#3.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의 탓인데 말입니다.

 

   아이폰4가 나왔을 때 안테나 수신율 문제가 불거져서 "안테나 게이트"라는 단어까지 나올만큼 시끄러웠던 것이 기억납니다. 전 아이폰 유저가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보니 강건너 불구경이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잡스 형님을 욕했던 기억이 납니다. 책에서는 잡스 형님이 대응을 잘 했고 범퍼를 무상으로 공급해서 잘 마무리 되었다고 쓰고 있지만 그것은 저자가 중국분이라 그런거겠죠. 국내 대기업의 A/S에 익숙한 한국인들은 무성의하다고 엄청 분개했던거 같습니다. 그나마 애플이 가지고 있는 고고한 이미지 때문에 잘 무마가 된 것인데 말이죠.

 

   살다보면 내가 속한 조직이건 남이 속한 조직이건 조직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대체로 리더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리더의 상징성 때문이겠지요. 드라마를 잘 못보는 제가 요즘 보고 있는 상속자들에 나오는 "왕관을 쓰려면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라는 표현이랑도 일맥상통하게 리더가 되면 그만큼 결과에 대해 책임을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리더의 숙명이겠지요.

 

   하지만 잘 따지고보면 리더를 세운것도 인정한 것도, 시키는 것일지라도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은 결국 조직 구성원 모두의 힘을 합친 결과입니다.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그것은 경중은 있을 지언정 리더만의 공이나 탓은 아닙니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책임을 전가하고 마녀사냥의 대상을 찾는 인간의 기본속성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준 대목이었습니다. 알고보면 우리 모두의 탓이기도 합니다.

 

   여튼 스티브 잡스는 이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었던 것 같습니다. 왕관을 쓸 자격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특히 애플에서 쫒겨났다가 복귀하는 과정을 통해 성숙한 모습을 많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4. 아쉬운 대목이 없지는 않다.

 

   책의 초반부터 아쉬운 부분이 바로 나왔습니다.

 

"크게는 비지니스 모델에서부터 작게는 제품의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늘 혁신의 선두에 서 왔다 (중략) 혹자는 그를 '사고방식이 평범함을 훨씬 뛰어넘는, 즉 우뇌로 좌뇌를 전복시킨 최초의 인간'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P.8  

 

"크게는 비지니스 모델에서부터 작게는 제품의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늘 혁신의 선두에 선 애플은 (중략) 혹자는 그를 사고방식이 평범함을 훨씬 뛰어넘는, 즉 우뇌로 좌뇌를 전복시킨 최초의 인간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P.17  

 

    보시다시피 8페이지 문장과 17페이지의 문장이 거의 똑같습니다. 똑같은 문장이 반복되면 독자입장에서는 빈약한 내용을 부풀려 쓴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 뿐만 아니라 40가지의 테마를 진행하는데 있어 동일한 예시가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조금더 다이어트를 해서 함축적으로 썼어야 옳지 않나 합니다. 물론 풀어써서 좀더 쉽게 이해하도록 배려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다행히 각 챕터의 테마들의 주요 내용들이 반복적이거나 중복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랜만에 시대의 아이콘 잡스형님의 삶의 모습을 통해 전달되는 정신강화 메시지들을 하나하나 읽다보니 가슴 뛰는 벅찬 느낌을 받습니다. [스티브 잡스, 생각확장의 힘]은 자기계발서에 대해 심한 거부감이 있는 제가 읽기에도 무리가 없는 정신력강화에 큰 도움이 되는 아이템입니다. 혹시 잡스 형님 책을 접해보지 않으신 분이 계시다면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쉽고 간결하고 명확하게 잘 정리된 책입니다. 참, 이 책을 읽는다고 잡스처럼 되지는 않을 듯 합니다. 다만 인생을 조금더 의미있게 살려고 마음먹게 되지 않을까 정도의 기대는 해볼만 합니다.

 

 

#5. 굳이 하나 덧붙이자면..

 

   이 책을 다 읽고나니 불현듯 잡스 형님이 부재인 애플사의 향후 행보가 매우 궁금해졌습니다. 한번 겪어봤으니 속절없이 무너지지는 않겠지요. 그리고 잡스 형님의 사고방식이나 일하는 방식 등이 유산으로 잘 남겨져 있으니 예전같은 실수는 저지르지 않겠지만 불안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애플이 서서히 혁신적인 모습을 잃게 된다면 잡스형님의 진가가 다시한번 재평가 될 날이 오게 될테니 어느쪽이던지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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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맞추기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홍지로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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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애드 맥베인의 87분서 이야기를 드디어 만나다.
 
   그 유명한 애드 맥베인의 87분서 이야기를 미루고 미루고 있다가 드디어 읽게 되었습니다. 저의 성격상 피니스아프리카에 책 중에서만이라도 출간순서로 읽어야 마음이 편한데 계속 미루다 끝이 없을 듯하야 최근 출시작부터 읽고 보자하는 마음으로 조각맞추기를 집어들었습니다. 우선 내용을 떠나서 피니스 아프리카에의 87분서 시리즈는 책 자체가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책크기, 제본 및 편집 상태, 종이질, 표지 디자인 그리고 시리즈의 일관적인 디자인 컨셉 등이 아주 좋습니다. 앞으로 언제까지 얼마나 출간해주실지 모르겠지만 일관성을 유지한 채로 계속 출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다른 분들이 애드 맥베인이 경찰소설의 효시라고 하시더군요. 읽어보니 역시나 명성대로 디테일한 수사방식 등이 잘 묘사되어 있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한권으로는 그 진면목을 파악하기는 조금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왜냐면 사실상 책 내용 전반에 주인공 아서 브라운 형사의 좌충우돌 수사기가 잘 나타나 있었지만 미국의 경찰조직이라든가, 경찰문화 등이 특별히 잘 나타나 있는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오히려 혼다 테츠야의 시리즈물이 훨씬 더 일본 특유의 경찰조직 문화나 특성을 잘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참, 그러고보니 이 책과 비교해보면 미국과 일본의 경찰 문화차이를 볼 수 있어서 다채롭기도 하고 좋군요.
 
 
 
#2. 조각맞추기와 직쏘 퍼즐의 사이...
 
   이 작품의 원제는 [Jigsaw]입니다. 말 그대로 직쏘 퍼즐을 말합니다.  그런데 직쏘라고 출간하기도 뭣하고 지그쏘 라고 출간하기도 애매했겠죠. 그래서 가장 비슷하게 뜻이 통하면서도 적절한 선택이 [조각 맞추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직쏘와 조각맞추기 사이의 뉘앙스 간극은 살짝 커보입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생각은 분명 있지만 말입니다. 
 
   제가 참여해서 독자펀드로 진행중인 혼다 테츠야의 [Hang] 같은 경우도 비슷한 문제에 봉착했었는데, '행'이라고 하기에도 외자라 좀 거시기하고 지그쏘 처럼 "헝그"라고 하기에도 일본식 표기라 더 거부감이 생길테고 해서 아마도 "교살자-행" 뭐 이런식으로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제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한국식 제목은 약간의 아쉬움이 남습니다만 의미상 일맥상통하니까 뭐...
 
 
 
#3. 인간 본성과 사람들 사이의 민감한 부분을 유연하게 잘 다루는 작품의 묘미
 
   이 작품의 주인공인 아서 브라운 형사는 다른 시리즈에서 그다지 두각을 보이는 캐릭터는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특정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시리즈물이 사실상 큰 장점이 있죠.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편안해하고 좋아하니까요. 기본은 먹고 간다고나 할까? 하지만 저는 아시다시피 1인의 스타체제 이런걸 상당히 싫어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시리즈의 구성방식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애드 맥베인은 이 작품속에서 "아서 브라운"이라는 이름과 안어울리게 거구의 흑인 경찰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곳곳에 인종차별에 관한 시사점을 심어 두었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만큼 인종차별에 대해서 피부에 와닿을 만한 환경일 수는 없겠습니다만 민감한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주인공 브라운 형사의 태도를 통해 이 문제를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학력차별이건, 남녀차별이건, 경제적인 차별이건 어떤 종류의 차별이든 간에 사고의 유연함과 다양성에 대해 인정하는 열린 태도가 차별을 극복하는 핵심이 되겠지요. 작가가 이번 시리즈에 흑인 형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슬그머니 이런 이야기를 해주려고 하는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4. 추리소설로서의 재미는 글쎄...
 
   지금에 와서 오래전에 쓰여진 이 작품을 읽으면서 무언가 엄청 참신한 것을 기대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무리한 기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뭐랄까? 이 작품속에 녹아있는 추리소설 특유의 특징들이 이미 다른 수많은 작품들을 통해 소진되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거든요. 그만큼 수사의 진행이나 결론부분이 쇼킹하거나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이거나 그런식의 재미는 그다지 없었습니다.
 
   이 작품을 수식하는 표현들처럼 워낙 경찰소설의 효시같은 작품이다보니 이 작품의 구성이나 아이디어, 캐릭터 등이 수 많은 후기작품들에 의해 차용되고 발전되지 않았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런 명작을 대할 때는 세이초옹의 작품을 대할 때와 비슷한 태도로 거장의 작품을 놓고 먼저 그 당시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음미하고 한편으로는 지금 이시대에 이 작품의 가치와 시사하는 바를 생각해보는 방식을 동시에 활용하는 것이 유용한 것 같습니다. 한번 읽고 두번 즐기는 효과도 있고, 쉽게 재미없다고 평가해버리는 실수를 피할 수가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저러나 사실대로 말씀드리자면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미지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띄엄띄엄 읽은 영향도 크고, 집중이 어려웠던 탓도 있습니다만, 한편으로는 읽지도 않은 책에 대한 지나친 배경지식과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만족도를 떨어뜨린 부분도 있는 거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꼭 읽어볼만한 가치는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시리즈인 [살의의 쐐기]나 [킹의 몸값]도 읽어봐야 뭔가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에 대하는 태도가 결정될 듯 합니다.
 
 
#5. 은은하게 뭍어나는 본질에 대한 고찰에 감탄하다.
 
   뜬금없는 부분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후반부에 등장하는 '범죄의 본질이 오락성에 있다'는 애드 맥베인의 통찰에 깊이 동의했습니다. 사람들의 행동을 규정하는 동력 중에 가장 큰 부분은 오락성, FUN입니다. 이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무슨짓이든 마다하지 않는 것이 바로 인간이니까요.
 
"범죄라는 행위에 재미를 빼 보시라. 온 세상의 감옥들이 텅텅 빌 것이다. 누가 범죄자의 마음을 알 수 있으리오? 정말이지 경찰은 모른다. 그들은 왜 어빙 크러치가 뻔뻔하게 자신들을 찾아와 돈을 찾도록 도와 달라고 했는지도 알 수 없었다. 이 역시 오락성, 즉 경찰과 도둑 간의 게임에서 우러나는 순수한 재미를 노린 행동이 아니라면 말이다." p.223
 
   인간과 인간세상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형태의 행동유형에 대한 원인을 잘 요약한 통찰이 아닌가 감탄했습니다. 이런 통찰이라면 시리즈를 재미있게 구성해내지 않았을까 기대하며 다음 작품을 읽을 날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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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봤어 - 김려령 장편소설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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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좋은 문장, 훌륭한 가독성, 그리고 편치 않은 마음...

 

   저는 김려령 작가의 작품은 처음입니다. 물론 대부분 작가의 작품이 처음이기는 하지만... [너를 봤어]는 성인잔혹동화같은 느낌입니다. 아주 빠져들어 읽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계속 그만 읽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계속 읽고 싶었습니다.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묘한 감정을 가져가도록 만든 작품입니다. 작품속에 녹아있는 작가의 세계관은 이해할만한 것이었고, 그러면서도 동시에 징글징글한 것이었습니다.  작품 속에 그려진 인간과 사랑의 모습이 사실은 당연하다, 마땅히 그러하다 인정하면서도 너무 싫어 지긋지긋한 것이었습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번듯한 작가입니다만 폭력으로 얼룩진 과거를 감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폭력의 진원지는 잘 붙지도 떨어지지도 않는 질낮은 돼지표 본드가 들러붙은 것만 같은 가족력입니다. 주인공은 이런 과거에 휘청이는 존재입니다. 멀쩡하고 번듯한 그의 일상은 가끔 이런 과거와 만날 때 한순간 일그러지고 맙니다.

 

   그 와중에 결혼에도 실패합니다. 사랑의 시작이자 완성으로 선택한 결혼이 아니라 지긋지긋함에서 도피처로 선택한 결혼이었기에 시작부터 어긋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진심이라 할만한 운명적 사랑을 만납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면 참으로 지질이도 진부한 사랑이야기인 것입니다. 그런데 진부하다 할 수 없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서사자체의 힘도 있지만 저자의 문장의 힘이 아닐까 합니다. 읽는 사람이 이 부분을 잘 관통하면 이 작품은 높은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깊이있고 파괴력 있는 작품이 됩니다. 그러나 공감에 실패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 나는 참으로 고지식하고 답답한 스테레오타입인가보다'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이나 등장인물들의 생각이나 행동들이 읽으면서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불편한 대화와 행동양식과 사고방식이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뭔가 좀더 평범하고 무난한 것이 편안합니다. 중간 중간 품어나오는 어둠의 기운과 잔인함이 참으로 싫었습니다. 다 읽고나도 따스한 사랑의 느낌보다는 스산하고 불편한 마음을 쓸어내릴 따름입니다.

 

 

#2. 나는 죽으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까? 

 

   주인공의 실패한 결혼은 사실은 주인공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누구의 선택도 아닌 자신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결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지식하다보니 사랑도 결혼도 헐리우드식 환상으로 접근해선 결말이 비극적이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반드시 의무와 책임을 동반합니다. 그도 그의 아내도 그 부분을 외면합니다. 그리고 아내는 자살합니다. 아내의 과거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만난 모든 사람은 그녀를 철저하게 나쁜 인간으로 기억하고 증언합니다. 주인공 스스로도 그 과정에서 참담하겠으나 어쩌면 스스로 아내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자신에 대한 면제부를 스스로에게 받는 과정으로 삼은 것은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모두에게 철저하게 나쁜 사람으로 기억된다는 것이라... 내가 죽으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기억하고 증언할지 궁금했습니다. 내 아내가 나의 과거를 따라 사람들을 만나면 나란 인간이 어떤 인간이었다고 회상할지,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했습니다. 아니, 두려웠습니다.

 

"사람을 저렇게 대할 수도 있구나. 전에 개천에서 나오려는 사람은 손을 잡아줘야 한다고 한 말은 진심이 아니었다. 아내는 개천에서 나오려는 사람 손 뿌리치고, 끌어당기려는 사람 손 잘라내고, 홀로 올라오는 사람 짓밟는 사람이었다." p.157

 

"아내가 아끼고 믿는 사람들은 그녀의 작품 속에만 있다. 자신이 만든 세계에서 자신이 만든 인물과만 소통했다. 그러니 밑바닥까지 내려간 처절한 삶이라도 기어이 손잡아 끌어올리는 것이다." p.158

 

    길게 말할 것도 없이 훌륭한 교훈을 받습니다. 이 말도 안되는 평가들을 반면교사 삼아 똑바로 살아야 겠습니다.

 

 

#3. 사랑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문과도 같다. 하지만..

 

   무겁고 딱딱하기만 했던 주인공은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합니다. 당연히 스스로도 놀랄만한 일일 분더러, 가까운 사람들도 금방 느낄 만한 변화입니다.  

 

"나와의 만남은 늘 무겁고 어떤 재미없는 강의처럼 눅눅했다. 내가 그러하니 독자들도 그럴 수밖에. 농담이라도 하면 큰일 나는 줄 알고, 소설, 소설, 소설에 관한 이야기만 했다. 정수현을 보러 온 사람들에게 소설만 보여준 것이다. 그런 나를 윤도하, 서영재, 이 두사람이 변화시켰다. (중략) "내 것은 다 가졌으면 좋겠는 사람이, 지금 있습니다." 뜻밖의 대답이었나. 예상치 못한 큰 박수를 받았다." p162~3

 

   "The power of love"라는 곡이 머리속에 맴돌았습니다. 가사 내용도 모르면서 말입니다. 역시 사람을 바꾸는 것은 사랑입니다. 세상을 바라보던 견고한 창이 틀째 바뀌는 계기가 됩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커다란 함정이 존재합니다. 이런 사랑의 창은 유리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참으로 깨지기 쉬운 창문입니다. 사람은 가까이하다보면 반드시 바닥을 드러내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지요. 그러니 좋지만 하던 순간은 어느새 서로의 바닥을 드러내는 순간 복잡한 문제로 돌변합니다. 이것을 잘 극복하느냐 아니야에 따라 튼튼한 창이 되기도 하고 깨어져 바람이 숭숭불어드는 창이 되기도 합니다.

 

 

#4. 마지막은...

 

   재미있고 괴롭게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에필로그는 조금 사족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임팩트 있게 끝난 이야기를 작가가 너무 자세히 설명하고 친절하게 끝내고 싶었던거 같습니다. 파괴력 있는 이야기를 쓴 작가가 너무 섬세하고 따뜻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주인공이 넋이 되어서라도 그 이후 상황을 친절히 중계방송하는데 불필요한 친절함이라 느꼈습니다. 강하고 묵직하게 맞고 넉 다운 된채로 끝났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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