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생각확장의 힘 - 위대한 혁신은 평범한 생각들의 연장이다
왕쥔즈 지음, 최인애 옮김 / 왕의서재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1. 스티브 잡스의 특별함을 만나다

 

 사람은 누구나 이상합니다.  모두가 특별한 존재이기에 이상(異常)한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 이상함이 평균 이상(以上)일 때, 우리는 콕 꼬집어 이상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런 이상함이 적절한 태도와 방향성과 만나면 이상(理想)이 됩니다. 수많은 이상한 사람들을 중에 어느정도 이상(理想)에 가까워진 사람들은 자기 삶이 풍요롭고 열정으로 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 중 한사람이자 그 중에서도 유독 탁월함이 돋보이는 스티브 잡스횽님을 [스티브 잡스, 생각확장의 힘]을 통해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사실 저는 특정인을 탁월함이나 성과 때문에 치켜세우고 추앙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결과물로 평가하는 것은 늘 거북하거든요. 제가 이렇다할 결과물 없는 삶을 살았기에 가지게 된 컴플렉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튼 그런 이유로 스티브 잡스는 제가 호감을 가질 만한 인물이 아니었고, 실제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스티브 잡스를 추앙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터부시 했던거 같습니다. 애플의 새 제품이 나왔다고 전날부터 줄서는 모습이나 예약판매를 신청하고 기다리는 모습이 참으로 이상해 보였습니다. (거뭐 다들 이상한 사람들이니 이상할것도 없지만서도..)

 

   애플제품들은 디자인이 혁신적이고 S/W 최적화 수준도 상대가 없을 만큼 훌륭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주변에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들고 감탄하며 호들갑스러운 모습을 보일 때면 '다 너의 마음이 헛헛하기 때문에 물건에 집착하는 것이야!'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얼마나 좋은가 궁금해서 아이패드 미니를 구매했다가 저에게는 큰 쓰임도 없고 쓸 시간도 없어 되팔았습니다.  

 

   그런 저에게 드디어 잡스형님을 만나볼 기회가 왔네요. 모르고 터부시하거나 비판하는건 가장 악질이기 때문에 한번쯤 읽어보는 것이 적절하다 싶어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자서전도 아니고 평전도 아닌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스티브 잡스, 생각확장의 힘]은 스티브 잡스의 삶의 궤적을 모티브로 우리가 일을 대하고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 정리하고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책이었습니다.

 

 

 

#2. 기술보다 태도와 방향성이 중요하다.

 

   이 책은 중국인 저자 왕쥔즈라는 분이 쓴 글입니다. 이분은 대학생 취업상담전문가답게 젊은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끊임없이 스티브 잡스의 사례를 들며 바른 태도와 삶의 방향성을 잡을 것을 권하고 영감을 주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핵심이 되는 주제는 우리가 늘 가지고 있는 평범한 생각들을 연장하고 확장할 때 혁신이 이루어지며 성공이 따라온다는 것입니다. 단순화하고, 탁월하게 하며, 고난을 견뎌내고, 타인의 훌륭한 업적을 모방을 통해 개선하며, 지속적으로 꾸준히 될때까지 멈추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분의 이런 주장의 근거를 바로 스티브 잡스 형님에게서 찾는 것이죠. 잡스 형님이 이런 태도와 방향성을 유지한 결과, 우리 모두가 확인했듯이 전세계가 놀랄 혁신적인 제품들을 만들어 내지 않았느냐? 그러니 당신들도 한번 따라해봐~~~ 이런 느낌입니다. 자기계발서를 많이 접해보신분은 이 느낌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론 이 책이 상당히 괜찮게 다가온 것이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대체로 실용적인 자기계발서에 비해 이런 방식의 접근으로 영감을 주고 삶의 의욕을 고취시켜주는 서적은 좀더 수준높게 느껴진달까? 뭐 그런거죠. 그래서 짜증내지 않고 열심히 끄덕여 가면서 읽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울러 잡스형님을 조금은 더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고나 할까...  

  

 

#3.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의 탓인데 말입니다.

 

   아이폰4가 나왔을 때 안테나 수신율 문제가 불거져서 "안테나 게이트"라는 단어까지 나올만큼 시끄러웠던 것이 기억납니다. 전 아이폰 유저가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보니 강건너 불구경이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잡스 형님을 욕했던 기억이 납니다. 책에서는 잡스 형님이 대응을 잘 했고 범퍼를 무상으로 공급해서 잘 마무리 되었다고 쓰고 있지만 그것은 저자가 중국분이라 그런거겠죠. 국내 대기업의 A/S에 익숙한 한국인들은 무성의하다고 엄청 분개했던거 같습니다. 그나마 애플이 가지고 있는 고고한 이미지 때문에 잘 무마가 된 것인데 말이죠.

 

   살다보면 내가 속한 조직이건 남이 속한 조직이건 조직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대체로 리더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리더의 상징성 때문이겠지요. 드라마를 잘 못보는 제가 요즘 보고 있는 상속자들에 나오는 "왕관을 쓰려면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라는 표현이랑도 일맥상통하게 리더가 되면 그만큼 결과에 대해 책임을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리더의 숙명이겠지요.

 

   하지만 잘 따지고보면 리더를 세운것도 인정한 것도, 시키는 것일지라도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은 결국 조직 구성원 모두의 힘을 합친 결과입니다.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그것은 경중은 있을 지언정 리더만의 공이나 탓은 아닙니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책임을 전가하고 마녀사냥의 대상을 찾는 인간의 기본속성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준 대목이었습니다. 알고보면 우리 모두의 탓이기도 합니다.

 

   여튼 스티브 잡스는 이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었던 것 같습니다. 왕관을 쓸 자격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특히 애플에서 쫒겨났다가 복귀하는 과정을 통해 성숙한 모습을 많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4. 아쉬운 대목이 없지는 않다.

 

   책의 초반부터 아쉬운 부분이 바로 나왔습니다.

 

"크게는 비지니스 모델에서부터 작게는 제품의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늘 혁신의 선두에 서 왔다 (중략) 혹자는 그를 '사고방식이 평범함을 훨씬 뛰어넘는, 즉 우뇌로 좌뇌를 전복시킨 최초의 인간'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P.8  

 

"크게는 비지니스 모델에서부터 작게는 제품의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늘 혁신의 선두에 선 애플은 (중략) 혹자는 그를 사고방식이 평범함을 훨씬 뛰어넘는, 즉 우뇌로 좌뇌를 전복시킨 최초의 인간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P.17  

 

    보시다시피 8페이지 문장과 17페이지의 문장이 거의 똑같습니다. 똑같은 문장이 반복되면 독자입장에서는 빈약한 내용을 부풀려 쓴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 뿐만 아니라 40가지의 테마를 진행하는데 있어 동일한 예시가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조금더 다이어트를 해서 함축적으로 썼어야 옳지 않나 합니다. 물론 풀어써서 좀더 쉽게 이해하도록 배려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다행히 각 챕터의 테마들의 주요 내용들이 반복적이거나 중복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랜만에 시대의 아이콘 잡스형님의 삶의 모습을 통해 전달되는 정신강화 메시지들을 하나하나 읽다보니 가슴 뛰는 벅찬 느낌을 받습니다. [스티브 잡스, 생각확장의 힘]은 자기계발서에 대해 심한 거부감이 있는 제가 읽기에도 무리가 없는 정신력강화에 큰 도움이 되는 아이템입니다. 혹시 잡스 형님 책을 접해보지 않으신 분이 계시다면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쉽고 간결하고 명확하게 잘 정리된 책입니다. 참, 이 책을 읽는다고 잡스처럼 되지는 않을 듯 합니다. 다만 인생을 조금더 의미있게 살려고 마음먹게 되지 않을까 정도의 기대는 해볼만 합니다.

 

 

#5. 굳이 하나 덧붙이자면..

 

   이 책을 다 읽고나니 불현듯 잡스 형님이 부재인 애플사의 향후 행보가 매우 궁금해졌습니다. 한번 겪어봤으니 속절없이 무너지지는 않겠지요. 그리고 잡스 형님의 사고방식이나 일하는 방식 등이 유산으로 잘 남겨져 있으니 예전같은 실수는 저지르지 않겠지만 불안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애플이 서서히 혁신적인 모습을 잃게 된다면 잡스형님의 진가가 다시한번 재평가 될 날이 오게 될테니 어느쪽이던지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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