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없이 무척이나 소란한 하루 - 상실과 치유에 관한 아흔 네 가지 이야기
멜바 콜그로브 외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1. 당연한 이야기를 당연히 읽어보아야 하는 이유

 

   이 책은 상실과 치유에 관한 책입니다. 아흔 네가지나 담았다고 소개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몇가지 안되는 당연한 이야기를 '카드 돌려막기 수준'으로 돌리고 돌리고 살짝 비틀고 변형해서 여러번 강조합니다. 거의 중언부언 수준이지만 구구절절 다 당연하고 옳은 이야기들입니다. 이렇게 상처를 치유하기 좋은 방법들이나 마음가짐 등이 지속적으로 소개됩니다.

 

   그러나 중반 이후로 가면 갈수록 '아, 했던 이야기 같은데?' 하는 생각이 슬금슬금 들었습니다. 어차피 주요 골자는 '연인을 잃은 상실이나 가족을 잃은 아픔,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의 정신적 고통과 상실감, 이런 마음의 어려움들은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받아들이고 극복해야한다.' 이런 내용인 것이지요. 사실  이 책이 아니더라도 그런 방법이나 마음의 치유를 위한 책은 넘치고도 넘칩니다. 힐링이 주요 테마로 자리잡은지는 오래되었고 심지어 식상할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상실의 상황에 놓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당연한 이야기를 통해 큰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어려움이 닥치면 너무도 당연하던 것들이 너무나 어려운 일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하던 일이 이제는 시도조차 하기 힘든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 바로 실연과 상실의 상태인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상처가 해결되지 않은 사람이나 상실과 아픔이 올 때 의연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두려는 사람들이 읽기에 매우 적절한 책인 것입니다.

 

 

#2.  솔직히 직면하고 극복 했을 때 맛보는 인생의 경이로움

 

   이 책은 상실에 대한 다분히 기계적인 설명, 증상과 회복을 향한 다양한 단계들을 소개합니다. 이 초기 단계를 '잃는다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또한 이 단계를 지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고통과 직면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 합니다. 고통을 직면한 이후로 일상속에서 부지불식간에 '고통이 찾아올 때'의 다양한 사례와 양상도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통의 유일한 해결책인 '스스로 치유되는 것'을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자라고 튼튼해 지는 것'까지 나아갑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회복되고 성장할수록 우리는 우리삶의 풍푸한 감상과 경이의 감정을 되찾을 거라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경이감과 경이로움을 즐기라고 조언합니다.

 

"그것을 그냥 즐기면 됩니다. 석양의 아름다움, 아이들의 웃음소리, 도시의 거리와 시골길들, '인생이라고 불리는 바로 지금'의 경이로움을...경이로운 나날은 계속 될 것입니다."p215

 

   그런데 만약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을 잘 모르겠다면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을 기대하고 바라던 것을 우선 멈추라고 지적합니다.

 

"기다림은 이제 그만!

 만족할 수 있는 것들을 선택하고 행복을 누리면 됩니다.

 바로 지금..."p.220

 

 

#3. 자신을 돌보는 여러가지 방법, 당신의 방법은?

 

   이 책에서 저자는 병원에 가는 몸의 상처와는 달리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되면 친구나 가족, 직장 동료들이 여전히 원래의 역할을 그대로 요구할 거라는 지적을 합니다. 그리고 감정의 상처를 입은 채 세상을 상대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돌보는 방법' 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책 중반에 자신을 돌보는 여러가지 방법을 예시로 몇가지 제시해 놓았는데 무척 흥미롭습니다.

 

 

[자신을 돌보는 여러가지 방법]

 

1. 뜨거운 물로 목욕하기

2. 마시지 받기

3. 잠자리에 들기 전 따뜻한 우유와 함께 과자먹기

4. 좋아하는 것들만 골라서 사기

5. 자신에게 더블딥 아이스크림콘 대접하기

6. 훌쩍 여행 떠나기

7. 일광욕 하기

8. 좋은 책 읽기

9. 재미있는 영화 보기

10. 자기만의 시간 갖기

11. 자신에게 선물하기

12.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가기

13. 멋진 연극, 오페라, 경마 즐기기

14. 박물관에서 예술작품 관람하기

15. 자신을 위해 꽃 한다발 사기

16. 변덕스러운 마음 내버려두기

17. 마음껏 즐기기

 

   저 같은 경우는 읽으면서 딱 끌렸던 방법은 '잠자리에 들기 전 따뜻한 우유과 함께 과자먹기', '좋은 책 읽기', 여기엔 없지만 '좋은 책 많이 사기' 등 입니다. 비단 여기 나와있는 예시 말고도 각자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 방법을 효과적으로 잘 정하고 발견하는 것이 상처많은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하나의 큰 비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방법으로 자신을 돌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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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cm 첫 번째 이야기 - 매일 1cm만큼 찾아오는 일상의 크리에이티브한 변화 1cm 시리즈
김은주 글, 김재연 그림 / 허밍버드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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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구나 생각할 수는 있지만 임팩트 있게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아, 저는 사실 크리에이티브를 앞세운 카피라이터 들의 글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너무 멋지게 표현하려는 의도가 보여서 싫다'라는 것이 명분입니다만 사실은 그 표현력이 부러운 것이겠지요. 집에 버젓이 꽂혀 있는 1cm+도 그래서 그런지 읽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쉽게 좋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 같아 읽지 않아야겠어.'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여튼 그러거나 말거나 그저 그런 이야기를 그럴 듯하게 표현해 놓고 삽화로 떼운 책이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이 책을 접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리 쉽게 볼 책은 아니었습니다. 작가와 일러스터님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띄웁니다.(이걸 읽기나 하겠냐만은...)

 

   이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놀라운 통찰이나 특별한 혜안이 보인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느껴지는 수많은 감정의 편린들을 캐치하고 그것을 정돈된 문장으로 표현해 내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의 힘이구나. 바로 훌륭한 언어적 능력이구나 하는 생각말입니다. 이는 작가로써, 카피라이터로써 훌륭한 자질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와 같이 잘 정돈된 압축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야 말로 카피라이터이기에 가능한 것이겠지요.

 

 

#2. 현대인들에게 잘 어울리는 감각있는 구성

 

   아무래도 모바일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고도의 사고를 필요로 하거나 형이상학적 표현들이 난무하는 책은 곤욕스럽습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가벼운 것, 빨리 읽을 수 있는 것, 감각적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책은 가볍고, 그러면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오래 곱씹지는 않아도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생각꺼리가 풍성하게 제공됩니다. 그러면서도 여백이 많고 표현은 짧으며 적절한 일러스트가 가미되어 있어 매우 감각적입니다.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잘 맞는 책입니다. 실지로 크게 음미하지 않고 읽는다면 1시간 안에 다 읽을 정도의 분량입니다. 한편으로 과연 책을 이렇게 만들어 낸다고 책 안읽는 현대인들이 이 책을 집어들 일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습니다.(실제로는 상당히 많이 팔린 모양입니다.)

 

   내용적으로는 주요한 컨텐츠가 사랑, 여성(쇼핑), 일상의 여유, 성장 등 모든이가 공감할 만한 포괄적인 내용이라는 것이 이 책의 큰 강점입니다. 게다가 일러스트에는 반복적으로 나오는 캐릭터들로 채워져 있어 친근감을 더 합니다. 특히 여성들이 많이 좋아할 만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던 것이 예상했던 그대로의 특징이었습니다. 때로는 위트있게, 때로는 진지하게 접근하는 이런 주제들에 대한 고찰이 상큼하고 통통 튀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상당히 안정적입니다.

 

 

#3. 또 다른 놀거리를 제공하는 워크북

 

   이 책의 또 한가지 특색은 뭔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워크북과 닮은 구석이 있다는 점입니다. 때로는 표를 채워 넣어보라고도 하고, 책을 접어보라고도 합니다. 심지어 그려넣으라고도 하지요. 실제로 그대로 할 독자가 얼마나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상당히 인터랙티브한 요소를 포함하려 노력한 책입니다.  '재미'는 사람들이 많은 대가를 지불하기에 서슴치 않는 대표적인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이 프린터보다 재료비 대비 훨씬 더 비싼 가격에 팔리는 이유는 여러요소가 있지만 결국은 사서 사용하는데 있어 구매자에게 얼마나 재미를 제공할 수 있느냐의 차이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책은 가격대비 무척이나 재미있는 상품이지만 그 재미를 느끼기까지 꽤나 노력이 필요한 부분도 있고, 재미가 즉각적이지 않는 단점도 있습니다.

 

   이 책은 감각적이고 즉각적이면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재미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곳곳에 보입니다. 물론 본인들이 재미있으려고 한 것 같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마찬가지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단적인 예로, 책 오른쪽 상단에 가끔 보이는 퇴근 일러스트가 무슨 의미로 그려놓았을지 무척 궁금했는데 후반부에 사다리에 활용되더군요. 그것을 보고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발함이란 사실 약간의 차이에서 오는 거니까요. 이런 감각이 작가를 베스트셀러 작가에 올려놓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원동력이 된 듯 합니다.

 

   생각보다 생각을 잘 표현하는 것,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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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2 : 설명하다 나는 오늘도 2
미쉘 퓌에슈 지음, 캉탱 뒤킷 그림, 심영아 옮김 / 이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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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각해 본적이 없는 [설명하다]의 철학적 풀이들...

 

   최근에 아내와 저는 삶의 환경이 바뀌는 중요한 결정을 연속적으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에 따라 아이들의 환경 역시 바뀌는 상황을 맞아 당사자인 첫째 아이에게 설명해 주게 되었습니다. 엄마와 아빠의 정서적 문제나 환경적인 문제들로 인해 결정할 수 밖에 없었던 부분을 차근 차근 설명해주는데 있어 7살 하은이의 반응은 당돌했지만 핵심적인 의도는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단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자 그 예에 대한 단편적인 이해에만 집중하느라 숲을 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7살 아이에게는 그 나이에 맞는 수준의 이야기를 해야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더 자랄때까지 기다리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어느정도 엄마와 아빠의 이야기의 요지는 받아들이는 듯했습니다. 이렇게 설명을 듣는 사람의 수준에 맞추어 무언가를 설명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행위입니다. 그저 설명을 하는 행위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설명의 결과로 상대방의 이해와 행동이나 생각의 변화까지 이끌어 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정인 것 같습니다.  

 

   나는 오늘도 시리즈의 두번째 책인 [설명하다]는 이런 설명에 대한 간략화된 철학적 의미를 풀어내는 책입니다. 첫번째 책인 [사랑하다]와 마찬가지로 여백이 많고 짧은 글을 통해 쉽게 이해하고 고민해보게 만들어주는 것이 매력입니다. [사랑하다]가 누구나 고민해보고 겪어보고 피부로 민감하게 반응할 만한 주제였다고 한다면, [설명하다]는 상대적으로 생경한 느낌이었습니다. 누구나 설명을 듣고, 설명을 하지만 '설명을 한다'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의미를 얼마나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는지를 생각하면 어색할 따름입니다.

 

 

#2. 우리가 종종 간과하는 인간의 기본권

 

   이 책에서는 누구나 설명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 설명을 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누구나 사건과 사물에 대한 설명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은 자기 나름의 설명을 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종종 간과되는 인간의 기본권이다. 누구나 자신의 삶과 삶의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에 대해 잘 알 권리가 있다. 최소한의 의무교육을 하는 것도 각 개인이 세계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기본지식을 습득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p022~023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일상 가운데 변함없이 우리의 설명에 대한 권리가 존중되고 있는지 반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우리는 언제나 설명을 요구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 말입니다. 저자는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압력이 있거나 권력관계, 심지어는 부당한 관계에 놓인 경우, 우리는 어떤 질물들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느낀다. 불편한 질문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간혹 어떤 문제에 대해서는 설명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p040~041

 

   딱히 살면서 제 스스로 설명을 들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 기억은 없는 듯 합니다. 그리고 제 입장을 설명할 수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설명하다]를 읽으면서 너무나 기본적인 것이 어떤 교육을 통해서도 전해지지 않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가 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설명을 받을 권리와 설명한 수단을 소유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고, 이것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3. 진정한 상호 의사소통 행위 "설명하다", 하지만 설명없이 전진해야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기도 하다.

 

   저자는 설명한다는 것은 진정한 상호 의사소통 행위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니까 설명에 대해서 설명 해주는 것이네요.  아이와 상호 의사소통이 가능하려면 윽박지르고 시키고 명령하는 방식으로는 불가능 하다는 것을 실생활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는 저로서는 상당히 공감할 내용입니다. 아이의 필요와 생각을 알려면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끈기있게 존중하며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아이의 생각을 하나하나 들어볼 수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 생각보다는 지난합니다. 조금만 여유를 잃으면 상당히 폭력적인 방식으로 일방적 소통이 되어버립니다. 물론 상호 소통을 위해서는 설명을 듣는 사람도 '수신'이 아니라 '참여'가 되어야 하는 부분도 놓쳐서는 안됩니다.

 

   한편으로는 우리 삶속에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자는 설명할 수 없는 것도 있고, 그런 것은 그것 그대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모든 것을 설명하고 설명을 듣고 싶어하는 이유는 인간이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그 문제를 이해하고 싶어하고 그 이해를 위한 수단이 설명이기 때문입니다. 설명에 둘러쌓여 있으면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이지요. 하지만 저자는 때로는 설명 없이도 지낼 수 있어야 하고, 어떤 상황에서는 그저 삶을 받아들이고 감당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살아가다 보면, 설명 없이, 설명을 요구하거나 설명하지 않고 전진해야 하는 때를 알아보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때란 바로 강렬하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다."p099~100

 

 

   제가 개인적으로 이 책 전체를 통틀어 [설명하다]에 대해서 가장 비유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 것은 다음 문장입니다.

 

"설명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그가 있는 곳까지 찾아가 어딘가 다른 곳으로 데려가는 일이다."p058~059

 

   미셸 퓌에슈의 [나는, 오늘도] 시리즈를 두권 읽었는데 상당히 유용하고 생각해볼 좋은 소재들을 제공하는 유익한 책입니다. 얇고 삽화가 많다는 점은 저같은 사람에게 상당한 장점이었습니다. 심오한 설명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좀 싱거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결코 내용의 무게가 가볍지 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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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1 : 사랑하다 나는 오늘도 1
미셸 퓌에슈 지음, 나타니엘 미클레스 그림, 심영아 옮김 / 이봄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1. 나를 움직이게 하는 철학책 시리즈 [나는 오늘도]

 

   일단 쉽게 재미있는 책입니다. [사랑하다]는 우리가 매일 생각하고, 경험하고, 행동하는 9가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 에세이 연작시리즈 중 첫번째입니다. 역시나 사랑이 인간의 삶의 가장 1위라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저자 미셸 퓌에슈는 파리 소르본 대학의 철학 교수입니다. 있어 보이는군요. 특정 철학 사상에 입각하거나 철학 이론에 기반하지 않고 인간의 몸과 마음과 행동과 생각을 기반으로 특정한 기준없이 편안한 흐름으로 기술하는 것이 특징으로 보입니다. 어린아이를 다정하게 가르치듯이 써나가는 책의 내용은 거부감없이 쉽게 각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고, 나아가서는 태도에 변화까지 일으킬 수 있는 의미있는 책인 듯 합니다.

 

 

 

#2. 사랑은 무엇인가?(Who knows... Who don't knows...)

 

   누가든 사랑을 압니다. 누구도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하지 못할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사랑하고 있고 사랑 때문에 행복감에 빠지거나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누구도 사랑이 무엇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습니다. 사랑이란 참으로 다양한 양상을 가지고 있고, 각 사람에게 모두 독특한 고유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사랑의 대상이 누구인가에 따라 사랑의 양상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사랑하다]는 겨우 100페이지 밖에 안되는 얇은 책에다 나타나엘 미클레스(뉘신지....)의 삽화가 많이 삽입되어 있고 한페이지에 쓰여진 글자의 수도 아주 적다보니 내용이 탄탄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사랑이 무엇인지를 논리적으로 따져보고 정의를 내린다기 보다는 사랑에 대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생각해볼 부분들을 툭툭 던져 제시해준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 이런저런 사랑의 관점들은 설명하고 풀어주기는 합니다. 그러나 사랑이 뭐 한마디로 정의가 될 일은 아니지요.

 

   책을 읽다보니 '음, 그렇지.. 아, 이런 면도 있지.'하고 따라가면서 내가 생각하는 사랑에 대해서 다시한번 돌아보고 정리해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랑에 대해 아주 잘 정리되어 있는 책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생각나는데로 죽 나열해 놓은 듯한 느낌까지 들 지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으면서 생각해보는 유익함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3. 사랑에 대한 의미있는 분류, 참사랑 그어디에

 

   [사랑하다]를 읽다 보니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소책자 [참사랑 그 어디에]가 떠올랐습니다. 이 책은 기독교 책이기는 하지만 사랑에 대해서 깊이 고찰하고 간략하게 분류해 놓아 정리하기 매우 좋았습니다. 그 책에서는 사랑을 세가지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첫번째는 '만약에(if)' 사랑입니다. 그러니까 단순화하면 이런거죠. 그 대상이 연인이든, 자식이든 "니가 만약 ~~~ 한다면, ~~~할 수 있다면 또는 ~~ 해준다면 당신을 사랑하겠다"이런 사랑의 태도입니다.

 

두번째는 '때문에(because of)' 사랑입니다. 이 유형은 "나는 당신이 ~~하기 때문에 사랑해" 입니다. 더 쉽습니다. 흔히 볼 수 있고요. 

 

마지막 유형은 '그럼에도 불구하고(in spite of)' 사랑입니다. 이 유형은 아무래도 좀 더 완성형에 가깝습니다. "당신이 어떠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당신을 사랑해"이런 태도입니다.

 

   [사랑하다]는 잘 정리된 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번쯤 읽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기에 매우 유익합니다. 쓸데없는 말들이 없고 간결해 금방 읽을 수 있는 아주 큰 장점도 있습니다. 현대인에게 최적화된 길이입니다.

 

 

"어느 경우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사랑이란 돌보는 것이다. 상대를 돌보고 관계를 돌보며 또한 자신을 돌보는 것." p005

 

"사랑할 때 우리는 삶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며 천하무적이라도 된 듯, 활기가 넘친다. (중략) 살아있음을, 지나가는 모든 순간을 생생하게 느낀다."p027

 

"사랑이란 상대가 일종의 절대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p040  

 

"이상화하되 신격화하지 않는 것, 바로 이것이 일관성 있는 사랑을 위한 도전과제이다."p071

 

"사랑받는다고 느낄 때, 우리는 있는 그대로 인정받는다고 느끼며, 상대가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알아준다고 느낀다. 그래서 더욱 강렬하게 존재하는 느낌이 든다."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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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가 말해주지 않는 28가지 - 편집된 사실 뒤에 숨겨진 불편하고 낯선 경제
윤석천 지음 / 왕의서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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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항상 공정하지 못한 정보가 제공되는가?

   아직도 유효하지만 저의 경우도 오랫동안 아무런 의심도 없이 당연하게 여기고 있던 큰 원칙과 같은 것 중 하나가 '신문 혹은 방송뉴스는 늘 사실만을 있는 그대로 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공대생인 제가 대학때 교양과목으로 우연히 들었던 매스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대충 이렇게 기억하고 있지만 맞는지는 알 수가 없음)” 이라는 과목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나름 충격적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나이가 되도록 아무 생각 없었던 것이 새삼 부끄러워지는 군요. 여튼 중요한 것은 매스미디어는 사실만을 전달하지 않을 뿐더러 의도적으로 해석을 덧붙이고 왜곡도 서슴치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지만 이후로 찬찬히 신문기사와 뉴스를 살펴보다보니 하나의 팩트를 가지고 참으로 주관적인 안경으로 바로보고 그것을 당연하게 전달하는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한 사회에 나타나는 현상을 그저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이해하려면 그 현상을 일으키는 구조적 문제를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방송, 신문사의 자산이 누구의 소유냐? 또는 어디에서 출발했느냐의 문제이고, 두 번째는 수익창출이 무엇을 통해 이루어지는가?의 문제(돈줄이 누구냐?)일 것입니다. 방송국이건 신문사건 결국은 하나의 이익집단일 수 밖에 없다보니 운영을 위한 자금과 구성원(특별히 사주와 주주 등 상위집단에 한해)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방송, 신문사가 생산, 가공, 유통하는 뉴스의 성격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 자본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각 주체 자체가 자본에 귀속되 있는 경우가 많고 특히 수익창출이 가능한 대형 광고주가 대기업 등의 거대자본 임을 고려할 때 더 상세히 살펴보지 않아도 왜 신문, 방송이 사실만 전달하지 않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2. 머릿말만 읽어도 책값은 번다?

   현란한 타이틀의 경제기사 이면에 숨겨진 또다른 측면을 지적하는 이 책[경제기사가 말해주지 않는 28가지]은 서문만 읽어도 책값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서문이 깔끔하게 잘 되어 있습니다. (서점가서 서문만 읽는 사람은 없으시길...끙)

 

 

"정보란 본디 각색되기 마련이다. 가공되지 않은 정보란 거의 없다는게 문제다 각색이란 변형을 의미한다 (중략) 언론의 사명이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는 것' 이라는 명제는 마치 신화처럼 굳건하다. 하지만 그런 태도가 오히려 대중들의 눈을 가리고 귀를 먹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중략) 정보의 홍수는 사람들에거 '사유'를 앗아간다. 신뢰성과 공공성이라는 방패로 무장한 매체의 일방적 정보를 사실을 넘어선 진실로 받아들인다."

  

"경제기사가 말하는 것에 끊임없는 의문을 가지고 기사가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는 사실을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 책은 바로 이런 관점에서 썼다. (중략) 우리는 단순히 경제기사를 읽는 게 아니라 '사유'할 수 있어야 한다."

 

   너무나 오랜 기간동안 당연하다는 듯이 동일한 논조로 우리에게 자본과 대기업의 이익에 초점을 맞춘 시각으로 기사를 전달해 온 미디어의 영향력은 이미 우리의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사유'를 앗아갔다고 지적합니다. 사실상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속에 하나하나 따져보고 의미를 되새겨보는 행위는 상당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다보니 미디어의 정보가 '사실' 혹은 '진실'이라고 상정하고 그저 주는데로 받아먹는 것이 속편하기는 합니다. 무슨 뉴스를 접할 때 일일이 가치판단과 정황적 판단을 하려고 하는 행위자체가 피곤한 일이지요. 그렇다고 당장 우리의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사실상 나의 판단과 무관하게 세상은 여전히 동일한 원리에 의해 꾸역 꾸역 굴러가니 말입니다.

 

 

 

 

#3. 경제기사를 읽으면 놓치지말아야 하는 관점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경제기사를 생산해 내는 생산자가 극소수 1%의 대기업을 위시한 거대 자본가의 눈치를 보며 '알아서 기는' 기사를 양산해 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큰 의의는 누군가는 같은 팩트를 놓고 99%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는것이 정상적인지, 합리적인지를 설명해주는 것입니다.. 경제기사는 왜 우리들의 돈을 잃게 하는 통로인지(반대로 자본가는 돈을 얻게하는 통로인지), 왜 기업은 본질을 외면하는지, 현실적이지 않은 거품낀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지, 그리고 깊은 구조적 모순을 외면하고 덮는지를 하나하나 풀어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율의 문제도 저환율정책을 지속하는 것이 수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떠들고, 환율이 오르기라도 하면 나라가 망할 듯이 호들갑을 떨지만 이는 수출 대기업에만 유리할 뿐 사실상 대다수 나머지 경제주체를 희생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은 물론 세계적으로 환율방어 기조가 지속 될 경우 결국은 몇몇 강대국만 유리해진다는 점을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아, 그 이면에는 이미 대기업이 잘되어야 낙수효과로 서민들도 잘 산다는 신화와 같은 믿음을 뿌리깊게 심어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만 말입니다.

 

 

   또한 이명박 정권 이후로 계속 시끄러운 공기업 민영화의 경우도 우리나라의 '공기업 민영화'라는 표현은 사실상 '공기업 사유화'라 불러야 마땅하다고 지적합니다. 경쟁유발을 통한 효율성 재고라는 명분과 사실상 상관없이 흘러가는 민영화의 이유를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며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부분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막연하게 현실적 한계와 접근방식의 오류, 그리고 실제적인 폐해만 생각하고 있던 저에게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주어 매우 유익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경제적 불평등이 당연시되는 현대사회의 병폐와 한국사회의 치부를 드려다보게 되어 안타깝고 슬펐습니다. 부가 소수에게 집중되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고 유지하면 대다수의 고통을 발판으로 욕심을 채우는 자본의 속성을 생각합니다.(나도 돈벌면 똑같이 할테지뭐ᆢ)

 

  

   부의 합리적 재분배는 가능합니다. 그러나 불가능합니다. 이는 가진자가 결단해야 시작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두사람이 그럴수 있다 하더라도 기득권 세력이 합의하는 일은 기적보다도 더 기적에 가까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인간은 자기배고픔에만 민감한 동물입니다. 적어도 아직까지 제 기억에는 사회속에서 가진자가 기득권을 포기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사회에 거액을 환원했다며 자기 이름으로 재단을 만들어 관리하면서 세금을 회피하는 모습은 가끔 보지만 말입니다. 오히려 없는 자가 더 없는 이를 돕는 것이 속성이라면 속성인것 같습니다.

 

   자신이 1%에 속해있다고 생각하신다면 그렇지 않은 99%를 위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자신이 99%에 속해 있다면 경제흐름 속에 99%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기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러니까, 1%에 속하신 분과 99%에 속하신 분들만 이 책을 읽어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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