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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이해하는 군주론 클래식 브라운 시리즈 1
김경준 지음 / 생각정거장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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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 법가가 있다면, 서양에는 마키아벨리가 있다."

​정치는 일체의 도덕 ·종교에서 독립된 존재이므로 일정한 정치목적을 위한 수단이 도덕 ·종교에 반(反)하더라도 목적달성이라는 결과에 따라서 수단의 반(反)도덕성 ·반(反)종교성은 정당화된다는 정치적 사고를 뜻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이 말이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하기 때문에 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어떠한 방책도 허용된다는 뜻으로 이해되어 왔다.  - 네이버 지식백과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sm)이란, 간단히 말해서 ​국가의 유지와 발전이라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도 허용할 수 있다는 국가 지상주의 사상입니다. 대표적으로 진시황, 나폴레옹, 마오쩌둥, 피엘 카스트로같은 패권과 혁명을 추구했던 독재자들이 마키아벨리즘을 충실히 이행했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부국강병이라는 목적을 추구했지만 국민들의 철저한 희생을 수단으로 삼았습니다. 즉, 이들이 말하는 국가란 어디까지나 나를 위한 국가이지, 대다수 국민을 위한 국가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이런 소수를 위한 정치 사상은 독재국가만이 아니라 오늘날 민주국가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미국이 국가 안보를 명목으로 감시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고 있다는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Joseph Snowden)의 폭로는 말로는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국가 역시 모두를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지배하는 소수 엘리트들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권위의식과 소위 갑질 문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근본적으로 부와 권력을 쥔 소수는 자신들이 다수의 일반 국민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여기기 때문이죠. 그리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치"라는 명목으로 어떠한 수단을 써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법가 사상이나 마키아벨리즘의 실체란 이런 것이며, 이점이 바로 백성이 곧 하늘이며, 덕과 인을 수단으로 백성을 위한 정치를 추구했던 유교적인 왕도 정치와의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따라서 마키아벨리의 저서​《군주론[II principe]》은 당대는 물론, 후대에도 권모 술수 중심의 정치를 주장했다는 이유로 "부도덕하다"라며 윤리적인 비난에 직면했으며 교회는 금서로 지정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프리드리히 대왕을 비롯해 많은 군주들이 군주론을 읽고 통치의 교훈으로 삼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군주론은 냉혹한 정치 현실을 드러냈고 , 마키아벨리가 부도덕한 것이 아니라 실상 인간의 본성에 부도덕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정치란 어차피 위선"이라는, 누구나 다 알지만 솔직하게 인정하기는 껄끄러운 사실을 지적했을 뿐이죠.

 

생각정거장 출판사 신작도서인 《단숨에 이해하는 군주론》은 핵심만 알기 쉽게 간추린 요약서라 할 수 있습니다. 군주론은 손자의 손자병법,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과 함께 군주의 통치 철학을 다룬 정치 사상서이자, 서양의 대표적인 고전 인문학 중의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막상 이를 제대로 읽어본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왠지 난해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앞서는데다 실제로도 장황하고 산만합니다. "군주론"이라는 거창한 제목과는 달리, 관직에서 쫓겨났던 마키아벨리가 재취업을 위해 자신을 어필할 목적으로 쓴 일종의 자기 소개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단순한 취업 이력서가 아니라 평생을 외교 일선에서 몸바쳤고 뛰어난 학식을 갖춘 당대 최고의 엘리트로서 자신의 신념과 사상을 모두 담은 평생의 역작이기도 합니다.

"군주가 자신의 군사들을 통솔하고 많은 병사들을 지휘할 때, 잔인하다는 평판에 괘념치 않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군대를 단결시키고 그들의 위무를 다하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명한 군주는 신의를 지키는 것이 불리할 때 혹은 약속을 맺은 이유가 더는 존재하지 않을 때에는 약속을 지키지 말아야 합니다. 인간은 사악하고 당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군주 역시 그것에 얽매일 필요가 없습니다."

"올바른 행동에서 가급적 벗어나진 말아야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라면 악행도 취할 줄 알아야 합니다."

 

군주론에서 몇몇 대표적인 대목을 보더라도 왜 마키아벨리의 사상이 도덕과 윤리에 어긋난다고 그토록 비난받을 수 밖에 없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군주론에는 불편한 진실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군주가 지켜야 할 덕목 또한 함께 언급하고 있습니다.

"군주에게 최고의 요새는 시민들에게 미움을 받지 않는 것입니다. 군주가 요새를 구축한다고 해도 시민들이 그를 미워하면 요새는 군주를 구할 수 없습니다."

"군주는 자신이 재능있는 자들의 후원자로서 탁월한 기술이 있다면 어느 분야든 예우해준다는 점을 널리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어느 분야에서든 마음놓고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사실 그는 군주에게 부도덕하기를 요구했던 것이 아니라 인간의 부도덕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약소국인 피렌체가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불가피함을 피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련한 관료였던 그가 피렌체의 실권자였던 메디치가의 입맛에 맞는 말을 일부러 고른 면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는 이미 미운털이 박히었기에 로렌초 메디치는 이 책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실의에 빠진 그는 1527년에 죽었고, 군주론은 그가 죽은지 몇년이 지난 뒤에야 정식으로 출간되어 세상에 나옵니다.

군주론을 읽다보면 손자병법이 떠오릅니다. 마키아벨리가 메디치가에 자신을 어필할 목적으로 군주론을 썼듯, 손무 역시 오나라의 합려에게 어필할 목적으로 손자병법을 썼다는 점, 단순히 군대를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가르치는 병법서라기보다 군주로서 국가와 신하, 백성을 다스리는 통치 철학을 가르치는데 목적이 있다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군주론을 다룬 책은 시중에 많이 있지만,《단숨에 이해하는 군주론》은 제목대로 군주론을 정말 쉽게 풀이한 책입니다. 포켓 사이즈에 불과한데다 분량도 180여 페이지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자의 필력 또한 훌륭하여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작정하고 읽으면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책입니다.

군주론은 단순한 고전 인문학이 아니라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16세기 유럽의 정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필히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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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아빠의 좌충우돌 초보 불량육아일기
장정수 지음 / 푸르름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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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이월드 파워블로그(http://www.cyworld.com/ajihompy)이자 네이버 아빠학교 우수 회원이신 아지아빠의 육아일기가 책으로 나왔네요.

 

표지에는 활짝 웃는 아지가 있군요. 뒤에는 아지엄마 아빠이신듯. 제 생각으로는 표지에 가족분들이 나란히 나왔으면 훨씬 멋지지 않았을까 합니다만..

 

100일 사진이군요. 한창 포동할 때이죠. 너무 귀엽습니다. 나은공주 생각이 나는군요.

 

저자이신 아지아빠님은 아지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1500일 동안 육아 일기를 썼다고 합니다. 2009년부터 시작하셨다고 하는데 벌써 5년전이군요. 요근래에는 아빠 파워 블로거들도 많이 늘어났지만 고작 2, 3년전만 해도 아빠가 육아 일기를 쓰거나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 정도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뀐 것이 얼마되지 않았다는 얘기이죠. 그야말로 아빠 육아의 선각자이신듯.^^

 

내용과 구성은 블로그에 올렸던 글 중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 중심으로 발췌한 것같습니다만 중간중간에 필히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도 있습니다. 아빠라면 수족구가 뭔지 정도는 당연히 알아야!

 

이제는 어엿한 숙녀가 되었군요. 아지가 2009년 10월생이니 나은공주보다 5개월 언니입니다. 나은공주도 저런 선그라스를 쓰고 춤을 추기도 합니다.(본인 기분 좋을 때)

 

컬러풀한 육아 포토북입니다. 처음 임신했을 때부터 5살 숙녀가 된 지금까지 1500일 동안의 추억이 책 한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아내분과 아이에게는 정말 좋은 선물이 되었을듯. 저도 육아 블로그와 함께 연말에는 1년 중에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만 모아서 포토북을 만들어 있지만(현재 버젼3.0까지 나왔음) 내년쯤에는 육아책을 한번 내보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

 

그런데 정말 멋진 아빠인데 제목을 굳이 "불량육아"라고 붙였는지는 모르겠군요. 딱히 불량스러운 점은 보이지 않는데. 혹시 쓰다보니 과거에 잘 못 했던 기억들이 새삼 떠올라 일종의 자기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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