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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대단히 훌륭한 책을 읽게 되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말이다.
동방예의지국, 백의민족을 근간으로 하는 한국인의 근성은 사라진지 오래라고 생각해 왔다.
IT산업의 강국이 되면서 경제의 눈부신 발전이 문화의 발전과 더불지 못하고, 그로인해 단독으로
경제의 발전만이 가져다 줄 수있는 여러가지 병폐가 산재해 있는 우리 민족의 근성에 회의가
많았다. 어쩌면 오래전 부터 우리 민족은 올바른 근성을 가지지 못한 것은 아니었나...사촌이 논
사면 배 아프다는 근성이야말로 우리의 본 모습이려나...했다.
외국을 자주 다니는 한 할머니 말씀이 충격적이기도 했다.
뉴질랜드(예를 들면)에 중국인이 이민을 오면, 그 지역에 거주하던 기존 중국인들은 합심해서
그 사람의 자립을 도와준단다. 그러면 한국인은? 겉으로는 염려하고 친한 척하지, 그 사람이
가게라도 오픈하면 결국 문을 닫게 만드는게 한국인이라나... 외국에서 한국인이 가장 조심
해야 할 사람도 한국인이라는 말을 듣고 얼마나 기 막히고 부끄러웠는지!
그. 러. 나.
이 책을 읽고 나니 하얀 옷을 곱게 입고 예의 바르게, 공손하게, 두 손을 모으고 서
있는 우리의 민족이 보이더라. 아무렴~ 그렇지~ 우리 민족의 근간은 백의민족이 맞는거야!
우리것이 이렇듯 좋아질 수가 없는거라! 그러니 이 책이 얼마나 훌륭하냔 말이다!
책은 도끼가 되어야 한다고 박웅현이 카프카의 말을 적극 인용하듯이, 좋은 영양제를 하나
맞은 것 같다고 훌륭한 책을 읽고 난 후의 표현을 한비야가 이렇듯 적절하게 표현 했듯이,
내 가슴은 도끼로 쩍~하니 갈라져 있고, 내 정신은 좋은 영양제를 맞은 듯 더 건강해져 있다.
불륜을 미화하고 있는 듯한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의 눈빛을 어쩜 저렇게도 잘 연기하는지,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안고 집마당에서 처참히, 홀로 빗속에 앉아 있는 아내의 반장면으로,
어린 후배와 민박집에서 사랑스런 눈길로 서로를 쳐다보고 누워있는 남편의 모습이 비칠 때는
저런 미친....하면서 다음회를 고대하며 새로 시작하는 연속극이란 것에 간만에 빠져 있었는데,
이것조차 이 책을 따라 잡을 수는 없더라는!!! 이 책을 도저히 놓을 수 없어 그 연속극은 제쳐
버렸다!! 참 잘했어요~~ㅎㅎ
김홍도의 송하맹호도, 황묘롱접도, 소림명월도, 특히 주상관매도는 넋이 나갈 정도로 좋더라,
마상청앵도, 해탐노화도(수능이 코앞인 고3 아들에게 합격을 기원하며 사진으로 선물했다)등의
그림들을 내 집에 걸어 두고 싶은 마음들이 간절해 지더라. 아니 이건 어불성설이고 당장
박물관에라도 뛰어 가고 싶을 지경이 되더라. 설명을 듣고 보는 그림과 그냥 보는 그림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어마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책을 설명해 주고, 그림을, 음악을, 철학을 설명해 주는 사람이 가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화는 꽃이다.
사상의 뿌리, 정치, 제도의 줄기, 경제, 사회의 건강한 수액이 가지 끝까지 고루 펼쳐진
다음에야 비로소 문화라는 귀한 꽃이 핀다.
지금 한국 문화는 겉보기에는 화려한 듯 싶으나 내실을 살펴보면 주체성의 혼란, 방법론의
혼미로 우리 정서와 유리된 거친 들판의 가시밭길을 헤매고 있다.
법고창신이라야 한다! 문화는 선인들의 과거를 성실하게 배워 발전적 미래를 이어가는
재창조 과정이다. 문화의 꽃은 무엇보다도 우리 시대가 김홍도 시대에 못지 않은 울륭한 사회를
이룰 때에만 피어난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우리의 삶 그 자체가 아름다워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