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마지막 장은 551페이지이고 그 550페이지에서 아미르가 소랍에게 말한다.

 

"널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심장이 뻐근하면서 뜨거운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몇 년 전인가, 이 책의 원서를 사려고 눈독 들이다가 어찌된 영문인지, 혹 원서에 자신이 없었던지

 

눈독이 흐지부지 되었었다.

 

몇 일 전, 달팽이 북카페의 중고책 판매대에서 이 책을 보고 잽싸게 건져 올렸다.

 

원서였으면 더 좋았을 뻔 했는데...라는 속말을 했지만 다 읽고보니 원서였다면 과연 이 감동을

 

제대로 이해할 수나 있었을까 싶으니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천 개의 찬란한 태양'과

 

이책의 원서를 주문한다.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종교, 탈레반까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전쟁이 주는 참혹함은

 

더 말할 나위 없고, 그들의 선한 영혼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 더없이 고맙다.

 

어쩌면 대부분이 작가의 이야기일 것 같은 사실감으로 인해 더 감동적이었고, 작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하더라도, 70년대 아프가니스탄의 어느 누구의 이야기쯤은 될 수 있을 것 같기에

 

전쟁의 폐해에 대해 충분히 두려웠고, 그들의 선한 영혼을 느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검은 썬글라스를 낀 탈레반이 아세프라는 걸 아미르가 알기 직전,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선 벌써

 

'아, 아세프?, 세상에나, 아세프란 말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으니,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작가

 

의 역량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뉴욕타임즈 5년 연속 베스트셀러"라는 책 표지의 안내 문구는 전혀 과장이 없다는 걸 알겠다.

 

아프간 내전을 보며 나는 얼마나 평화로운 땅에서 편안한 시절을 보낼 수 있었던가를 생각하니

 

지금의 이 시련은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잠시나마 생각 되어졌다.

 

평화로운 시절에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지 이 책은 또한 가르쳐주는 것 같다.

 

 

 

 

 

 

*자신이 말하는 모든 것에 진심을 담는 사람들은 늘 그렇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이건 전쟁이라네요. 전쟁에는 창피고 뭐고없다는데요."

 "틀렸다고 하시오. 전쟁은 품위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평화로울 때보다 더 필요한

  법이라오."

 

*"오른쪽 폐에 반점이 있어서 병원에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는 겁니다. (...) 여하튼 미심쩍어요.

(...) 현재로서는 그럴 수 없어요. 단층촬영부터 하고 나서 폐 전문의를 보셔야 해요. 아버지가

담배를 피우신다고 했죠? (...) 병원에서 2주 후에 전화를 할 겁니다."

나는 그에게 '미심쩍다'는 말을 듣고 어떻게 2주나 살란 말이냐고 묻고 싶었다. 내가 어떻게

먹고 일하고 공부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하고 집으로 가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시간은 탐욕스러운 존재다. 때때로 시간은 세세한 것들을 다 먹어 치운다.

 

*아미르 도련님, 애석하게도 우리가 어려서 알던 아프가니스탄은 죽은 지 오래입니다. 친절함

은 오간 데 없고 죽음이 난무합니다. 늘 죽음이 난무합니다. 카불은 어디나 두려움으로 가득

합니다. 거리도 그렇고 경기장도 그렇고 시장도 그렇습니다. 아미르 도련님, 두려움은 이제

우리 삶의 일부입니다.

 

*"나한테 애기해줄 수도 있었잖아요."

"무슨 얘기 말이죠?"

"아프가니스탄에 온 이유 말이에요."

"묻지 않았잖아요."

"알아서 얘기해줬어야죠."

"묻지 않았잖아요."

 

*양심도 없고 선하지도 않은 사람은 고통을 당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이다.

 

*나는 사진을 제자리에 놓았다. 그때 나는 문득, 바바가 마음속으로 하산을 진짜 아들로 생각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고통스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소랍의 방문을 닫으며, 용서는

그렇게 싹트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서는 화려한 깨달음이 아니라 고통이

자기 물건들을 챙기고 짐을 꾸려 한밤중에 예고없이 빠져나가는 것과 함께 시작되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저 연을 잡아다 줄까?"

"너를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