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관집 이층 창비시선 370
신경림 지음 / 창비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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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을 쓰자니 막막하다.

독후감 대신 다시 더 읽는 편이 나은 게 아닐라나 싶기도 하다.

 

분명 시집인데 한 편의 소설을 읽은 듯, 한 편 한 편이 모두 수필인 듯 하다니!

시가 주는 감동은 이런 것이기도 하구나.. 시인마다 자신의 색깔이 있는 거구나..

총 4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 괜시리 궁금하다.

노트에 이 책 모두를 필사하고 싶다. 다시 대학생이 된 듯 가당치않은 혈기에 젖어!

백석 시집을 얻겠다고 고개를 넘어 따라 갔다던 어느 시인의 마음을 알겠다.

아~ 안되겠다. 노트를 찾는다. 가당하거나, 가당하지 않거나 "사진관집 이층"을, 신경림을 

내것으로 하나 만들고 싶다. 그것이 내 독후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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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의 즐거운 인생 비법 - 실수 9단, 행복 만들기 10단
황안나 지음 / 샨티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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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안나의 책들을 있는대로 모두 빌릴 요량이었다. 그렇다면 포은 도서관 1, 4, 5층에 

분산되어 있는 책들을 대출하기 위해 수 번 오르내리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가볍다.

도서 검색기(이건 도서대출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 훌륭하다) 앞에 서서 '황안나'를 

타이핑하는 손놀림은 더 가볍다. 오늘은 이 이름 하나로 끝이야!! 유후후~

그런데, 뜨악하다. 이럴수가! 황안나로 나오는 책이 이 한 권 밖에 없다니...

걷기에 대한 책들을 빌리고 싶었는데... 난 그녀의 건망증으로인한 실수들엔 전혀 관심없는데...

시금치를 세탁기에 넣고 돌려버린 내 친구의 실수담을 능가하는 실수담은 아직 없었다.

집 바로 옆에 마트가 있지만 내가 사는 동은 마트와 가장 멀리 떨어진 동이다. 해서 아주 

가끔은 무거운 장바구니때문에 차를 가져 간다. 어떤 날은 무거운 장 봐서 습관처럼 집까지 

걸어 와 엘리베이트를 타는 순간, 마트 주차장에 차를 두고 온 걸 알아챈다. 장바구니 집에

넣고 다시 마트가며 낄낄거린다. 여지없이 같이 박장대소해 줄 친구들 생각하며 더 낄낄대는 

나는 시금치 세탁기에 넣고 돌린 친구보단 좀 더 수월하다고 다시 키득키득!

이런 일들은, 실수들은 친구들과 박장대소하며 공유할 때가 가장 절정이고 그걸로 말 일인 

것을... 책으로 읽어야 하나... 이런 이야기들로도 책을 만드는구나...

책을 다 읽고나니 나와는 다른 그녀의 힘이 무엇인지 알겠다.

그날따라 뭔 착각을 그리 여러번 했던건지 꼭 뭣에 홀린 것 같았다. 찬찬히 살펴서 했더라면

한 번으로 끝낼 일을 집과 은행을 세 번째 오가며 결국 "이런, 젠장!"을 내뱉고 말았는데, 

그 말 속에는 참 맘에 안드는 내가 고스란히 들어 앉아 있는 거였다. 그런 나를 받아 들이기

싫은 거였다.

그러나 그녀, 안나 할머니는 이런이런... 미쳐미쳐... 하면서 매 번 다시 시작하더라. 그래서 잘

마무리 되어지면 그 뿐인거더라. 그건 자신을 온전히 받아 들이는 모습처럼 보였고 그것이

그녀의 힘인가 싶었다. 그런 그녀의 힘은 즐거운 인생비법이란 제목을 내세울 수 있을 것이고

그녀는 정말로 인생이 즐거운 것일게다. 나도 이런 젠장!을 뱉기 보단 그녀같은 힘을 키우는

쪽으로 전환해야겠지.ㅎㅎ

그녀의 다른 책들은 대잠 도서관으로 가야 하네. 이런 젠장!... 

이 아니라 ㅋㅋ 그냥 가보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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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 안도현의 노트에 베끼고 싶은 시
안도현 엮음, 김기찬 사진 / 이가서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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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 싶은 책이다.

안도현이 추천하는 시들이 그의 설명과 함께 있으며, 더해 김기찬의 사진까지 곁들여 있으니

금상첨화다. 

표지의 사진에 있는 활짝 웃는 소녀는 어쩌면 소녀였을 적의 나인가? 싶기도 하고, 내가 아니라면 

어릴적 내 친구 누구쯤일 것 같기만 하다. 소녀의 미소가 참 이쁘고 사랑스럽다. 나도 꼭 저렇게

웃었을 것만 같다. 그 외의 사진들도 참 좋다. 그저 참 좋기만 하다.

시를 설명하는 안도현의 글도 무척 좋다. 나처럼 혜안이 없고 시를 보는 눈이 낮은 사람에겐 

이런 설명글이 더없이 좋다. 

여기 수록 된 시들은 제목처럼 나도 노트에 베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안도현의 노트에 베끼고 싶은 시.

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두 제목 중 하나가 없었다면 참 서운 할 뻔 했다. 

거듭 사고 싶은 책이다.






*독자의 머리 속에 말끔한 장면 하나를 떠올리게 하는 시는 대체로 좋은 시이다.

*감꽃         -김준태
어릴 적엔 떨어지는 감꽃을 셌지
전쟁통엔 죽은 병사들의 머리를 세고
지금은 침 발라 돈을 세지
그런데 먼 훗날엔 무엇을 셀까 몰라



*돌 하나, 꽃 한송이          -신경림
꽃을 좋아해 비구 두엇과 눈 속에 핀 매화에 취해도 보고
개망초 하얀 간척지 농투성이 농성에 덩달아도 보고
노래가 좋아 기성화장수 봉고에 실려 반도 횡단도 하고
버려진 탄광촌에서 중로의 주모와 동무로 뒹굴기도 하고

이래서 이 세상에 돌로 버려지면 어쩌나 두려워하면서
이래서 이 세상에 꽃으로 피었으면 꿈도 꾸면서



*아, 오월         -김영무
파란불이 켜졌다
꽃무늬 실크 미니스커트에 선글라스 끼고
횡단보도 흑백 건반 탕탕 퉁기며
오월이 종종 걸음으로 건너오면

아, 천지사방 출렁이는
금빛 노래 초록 물결
누에들 뽕잎 먹는 소낙비 소리
또 다른 고향 강변에 잉어가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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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풍경 - 1967-1988, 개정판
김기찬 지음 / 눈빛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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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사진과 꼭 맞다. 잃어버린 풍경.. 사라진 풍경 아닌 잃어버린 풍경.. 

쓸쓸하다..

개발이란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잃어버린 것일까!

우리의 70, 80년대가 그러했듯 중국도 수많은 그들의 아름다운 것들을 잃어가고 있을 것인데, 

그들에겐 개발과 발전만이 성공일테지. 이를 안타까워하고 애닯아하는 그들 중 누군가는 이 책의

저자 김기찬처럼 수없이 사진을 찍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역시 쓸쓸한 일이다.. 

마당이 있을 적엔 방이 작았다. 밥상도 작았고 책상도 작았다. 마당의 면적이 집안으로 들어 

오면서 방도 커졌고 식탁도 넓어졌고 책상도 커지면서, 그 넓고 커진 면적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하게 되었다. 나 역시 그런 필요에 부합하는 충실한 생활을 여지껏 의심없이

해 왔으니... 이제사 내 집 면적의 1/4쯤은 마당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란 소망을 품는다.

마당 넓은 집, 마당 깊은 집이 내 소망으로 남는다. 집은 그닥 넓지 않더라도 마당만은 풍부하게

가지고 싶은 소망만 남는다. 마당은 내 시간의 여유이고, 내 핍박한 정신을 녹여주는 안식이며,

내 어리석음을 일깨우는 휴식이 되어 줄 수 있을 것만 같다.

이 책에 실린 작은 초가집들을 보며, 잃어버린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며 나의 마당을 꿈꾼다. 

잃어버린 풍경이 두 부분으로 나오는데 첫 부분은 그야말로 오래 된 우리의 아름다운 풍경이고, 

두 번째는 개발로 인해 사라져버린 첫 부분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사라진 후의 황폐해진 풍경들

이다. 두 번째의 풍경들은 정말이지 보기에 쓸쓸하다. 

이 사진책은 비록 열 권도 안되겠지만 여지껏 내 보아 온 사진집 중에는 최고다. 

그리움이 있고 그 그리움을 다 넘기니 반성이 보인다. 개발에 앞장 섰던 그 당시의 누구라도

이 책을 보면 무분별한 개발이 어떤 황폐함을 가져왔는지 볼 수 있고, 그들 또한 잃어버린

우리의 아름다운 풍경을 몹시도 그리워하게 될 것임이 자명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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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AN - 최민식 사진집
최민식 사진, 천양희.오정희.이경자.조은.신현림.하성란.천운영 글 / 샘터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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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이 여러 권 있을 것 같은데 어제 내 눈엔 딱 이 woman 만 보였다.

여자로 국한 시켜 둔 것은 맘에 들지 않았으나 더 생각할 것도 없었다. 포은 도서관은 층층이 

책이 있어 나같이 여러분야의 책을 대출할려면 1층, 4층, 5층을 무거운 몇 권의 책들을 들고 

왔다갔다 해야하고, 마지막 책을 살펴볼 즈음이면 으레 부아가 슬슬 나기 시작하는 시점이라

대충대충해서 빌릴 책을 선택하고 만다. 5권의 책을 대출하는데 이리 피곤해서야! 

이 건물 설계자는 분명 도서관을 자주 찾는 사람이 아닐 것이다. 신축 도서관을 이리 쓸모없이 

 

지어놓다니! 

여튼, 숲노래님 책에서 최민식 사진집에 대한 글을 보았다. 사진에 대한 매력을 전혀 못 느끼는

나도 그의 사진집을 보면 좀 달라질려나 싶어 참 궁금했다. 책이 아닌 전시회서 본다면 그 감동

은 더 대단한 것이 될까? 전시회선 다양한 크기들로 감상할 수 있으니 책과는 많이 다를테지?

어린 여자아이를 여자로 국한 시켜 둔 사진집에 같이 묶는다는 것은 좀 반감이 인다. 어린이는 

그저 어린이지 않겠는가! 아니면 책 제목을 여자의 일생쯤으로 하든가... 책 뒤편에 7개의 테마

 

란 이름으로 짧은 글들이 있는데 그 시작은 '여자의 사춘기'로 해 두었으니 내 보기에 어린이는

 

그저 어린이다.

내가 태어 나기도 전의 사진들을 본다는 것은 경이롭다. 제복을 입은 사진은 세월의 흐름을 알 

 

수 없네. 이해인 수녀는 하나님 옆에 앉은 곱고 이쁜 천사같다. 탤런트 김청은 저리 예쁘니 

 

탤런트가 되었나 보다. 전쟁 후 고달픈 삶의 우리엄마들이 고달프게 고달프게 서 있는 반면, 

 

우아하고 세련되게 차려입은 독일, 파리의 여인들은 고고해 보인다. 서양인들은 참 우월한 

 

외모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걸 새삼 긍정한다. 인터넷서 본 최민식의 사진 중, 나무로 만든 

 

작은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장님이 있어 흡사 권정생의 동화에 나오는 점득이같아 울컥했다. 

 

아마도 여자로 국한 된 이 책보다는 Human시리즈가 좀 더 볼만하지 않을까 싶어 다음엔

 

그 책을 빌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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