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앞의 잣나무-정찬주

뜰 앞의 잣나무 - 중국 10대 선사 禪기행
정찬주 지음, 송영방 그림, 윤명숙 사진 / 미들하우스 / 2008년 10월

얼마 전 읽은 <산중암자>의 저자, 정찬주의 책이다. <산중암자>에서보다 이 책의 글이 훨씬 

좋으네.

초조 달마, 이조 혜가, 삼조 승찬, 사조 도신, 오조 홍인, 육조 혜능, 마조 도일, 운문 문언, 

조주 종심, 임제 의현, 이렇게 중국 10대 선사들의 자취를 따라 저자는 직접 중국을 돌아보며, 

조사를 찾아 차를 올리고 향을 사르는 순례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펼친다. 기행문의 요소가 

강했으면 아마도 내겐 흥미가 다소 떨어졌을것인데 그렇지 않아서 읽는 내내 좋더라. 

득도한 훌륭한 선인들의 이야기들이다 보니 마치 나도 곧 득도할 것 같은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상상까지도 좋더라.

불교 책들 이곳 저곳에서 보아오던 선문답이나 이야기들이 한 곳에 있으니 정리되어지는 듯 

했으며, 저자는 흡사 스님이 되지 못한 신심 깊은 거사인 듯 보여, 더욱 승복입지 않은 스님

처럼 보여 흥미로웠다. 

선문답, 참 이해할 수 없는 문답인데, 득도하면 그 문답들이 다 이해되어진다니... 무척 궁금하다.

그 이해할 수 없는 질문과 답들이 이해되는 그것은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친구의 남편은 3일 동안 깨달음의 시간이 왔었단다. 세상의 이치를 다 알겠더란다. 흐아~!

얼마나 좋았을까! 그는 무척 똑똑하다. 이 책의 선사들도 어릴 적 부터 무척 영리하고 남다른데,

그럼 결코 그렇지못한 나는 흐미~ 꿈도 꾸지말아야 하나 싶지만 그.러.나. 번뇌는 보리다 했거늘

무궁무진한 나의 번뇌망상이야말로 보리의 지름길 아닌가 하며 오늘도 일순간 확~ 마음이 열릴

그 찰나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