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암자 - 나를 비우는 암자 이야기
정찬주 지음 / 마음향기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암자
암자...

산이나 자신이나 고요할 것 같고, 머무름이 내내 편할 것 같은, 나 밖엔 없을 것 같은...

한 번쯤은 그런 산중 암자에서 몇 일을 보내고 싶다. 

떠나볼 것이라는 꿈만 꾸고 있다, 내내도록! 산티아고로, 암자로, 길 위로, 몽골로, 티벳으로, 

또 다른 세계 속의 사람들 곁으로...

타샤 튜더는 다시 태어난다면 18세기 영국의 선장 아내로 태어나고 싶다고.

나도 한번 생각해본다...

연주회를 볼 때면 카라얀같은 지휘자의 아내로 태어나고 싶다고..

고은 시집을 볼 때면 그런 시인의 아내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떠나지 못하고 꿈만 꾸고 있을 적에는 여행가의 아내로 태어나고 싶다고..

이런이런... 쯧, 결국 다 그의 덕을 보자는 것이네...

내가 지휘자로, 시인으로, 여행가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은 왜 못하는거지...

타샤 튜더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니 그런건가?

몰라몰라... 그만 생각을 접는다.

청도 운문사 사리암은 가장 자주 가보았던 암자이다. 그곳엔 나반존자를 모시는 

독성각이 영험하다 하여 어머님은 오래 전부터 이곳을 기도처로 삼고 계신다.

나반존자나반존자나반존자...

계속 따라 중얼하다 보면 어느새 존자나반이 되어 있어 혼자 키득거리기도 했는데.

나반존자는 홀로 깨달은 성인이고 16나한엔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책에선 16나한

중의 한 분이라 이른다. 무엇이 맞는걸까? 다 맞을 수도, 다 틀릴 수도 있을까? 궁금하다.

요즘의 암자란 예전의 고즈넉하고 몸가짐조차 조심스러워 나도 모르게 말소리를 죽이게 

되는 그런 엄숙함, 낡았으나 정갈한 분위기는 볼 수 없는 듯 하더라.

기도객이나 등산객이 많아져 어느새 공양간이 신축되었을, 그러던 어떤 날, 식기 세척기가

들여지던 사리암, 그 공양간에서 내 갈 때마다 화를 내시는 할머니를 보며, 무엇이 저 분을

화나게 하는걸까, 분명 몇 년전부터 저러하신데 그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기도 했다. 

몰려드는 사람들로 어지간히 힘드신가 보다 추측하긴 하나 한구석에 있는 마음은 심드렁했다.

법정스님 불일암, 그곳에 가보고 싶다. 

이 마음은 정갈하다는 그 불일암의 사진 속으로 벌써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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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08-20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race님을 통해 불교에 관한 좋은 책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Grace 2016-08-20 11:49   좋아요 1 | URL
사진 속의 딸아이가 하 귀엽고 이뻐서 볼 때마다 기도합니다.

˝이 귀여운 아이가 부드럽게 행하고
아주 정말 보배스러운 인간으로서 자유인이 되게 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게 하고
너그러운 사람이 되게 하고
모나지 않는 사람이 되게 하고
자비하게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게 발원합니다.˝

고맙습니다.^^

겨울호랑이 2016-08-20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race님 감사합니다^^: Grace님 가정에도 항상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평안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