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거짓말 창비청소년문학 22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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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어느날.... 이 그랬었던것처럼. 

작가는 왜 이런 소재를 택했을까가 궁금하다. 자신의 전부를 멈춰야 했던 이유가 이러한  

것이라면 살아 있을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내일을 준비하던 천지가 오늘 죽었습니다...가 아니라 죽음을 준비하던 천지가 오늘 죽었습니다... 

가 더 맞을 것 같다. 어느날 내가 죽고, 이러이러하던 천지가 오늘 죽고...무척 강한 표현들이다.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겨우 중1이 택해야 했던 것이 죽음이란 말인가! 

억척같이 살아온 우리의 어머니세대들에 비하면 나약하기 짝이 없는 요즘의 세대들이다.  

물질의 풍요가 가져다 준 것은 결국 허약해빠진 정신이란 말인가?  

 

가진 자는 더욱 넘치고, 모자라는 자는 더욱 모자라서 급기야 없는 자는 음식쓰레기조차도 남기지 

말아야하는 작태에 이르렀다. 많이 버리는 자는 많이 내고 적게 버리는 자는 적게 낸다는 슬로건 

으로 음식물쓰레기 처리 방법이 교통카드 결제로 바뀐다. 이 슬로건에 코웃음이 쳐졌다. 과연 

그런걸까? 새로운 음식물처리 기계가 들어오면 기존의 어마어마할 쓰레기 통들은 또 다 어쩐단  

말인가? 무엇이 환경을 진정 보호하는 방법일까 생각해 볼일이다.   

집앞에 공원이 조성되고 있다. 왜 공원을 억지로 만들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물길을 억지로 만들고 나무들을 억지로 데려다 놓고 숲을 파헤쳐가며 인위적인 공원들을  

억지로 도처에 만들고들 있다.  

왜 점점 자연 그대로를 두고 보지 못하는지, 억지로 꾸미려 들려는지 모를 일이다.  

이러한 흐름을 우리네 아이들이 보고 자라니 나약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닐란가?   

서로 아껴주고 도와주고 보듬어주고 격려해주어야 하는 장면은 더이상 메스컴에서 볼 수가  

없다. 특히나 오락프로면 그 작태가 더 한심하다. 웃음을 유도하는 흐름을 보면 대부분 한 사람은 

바보가 되어야 한다. 무안해하는 그를 보고 좋아라 웃는다. 웃음을 유도하는 방식이 이러할진대 

다른 것은 말 할 필요조차 없지 않겠는가! 더이상 화합이란 말은 없다는 걸 실감한다. 

공부하는 방법도 또래의 스터디 그룹이 최고가 아닐까 싶지만 아이들에겐 그럴 시간이 없다. 

형제조차도 동생을 가르칠 시간이 없으니......  

 

이런 시대이다보니 이런 소재를 다룬 책들이 나오고 이야기들이 실제로 존재한다. 

그러나 나는 이런 소재의 책들은 더이상 읽지 않고 싶다. 나는 남아있는 사람으로 늘 존재하며 

그들의 마음이 되어 보면 여지없이 목이 꽉 멕히고 가슴이 답답하고 울화가 치밀기도 해서 

눈물을 짜내야 할 것 같은 화가 솟구치니 나와는 맞지 않는다.  

결코 내 스스로 모든 것을 끝내서는 안된다. 그러나 이런 책을 보다보면 정말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 있는 것일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얼마나 괴롭고 힘들까 말이다.  

그것이 또 너무 안타까워서 나는 큰 숨을 들이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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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2014-03-01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치게 인위적이라 몰아대었던 그 공원은 지금 나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 인위적인 물길을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데려온 그 큰 나무들은 나의
존경을 얼마나 받고 있는지, 만들어진 그 길들은 얼마나 큰 주민들의 휴식처와
산책로가 되고 있는지...

그러하다, 때로는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