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둑 한빛문고 6
박완서 글, 한병호 그림 / 다림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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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에서 계속 나의 눈을 끌고 있었다. 막연히 '박완서'때문에. 

조카의 학년이 올라가면서 형님집에 있던 다량의 책들이 우리집으로 건너 오면서 

책꽂이에 꽂혀 있게 된 책들 중의 하나다. 문득 이러한 책들이 집혀지는 날이 있는게다.

6편의 단편이 들어 있다. 단연 '자전거 도둑'이 으뜸인 듯 하다. 

아이들의 책이라기보다는 어른들의 동화가 아닐까 싶다.  

내가 아이라면 이 책을 읽고 얼마만한 감개와 함께 인간 사회를 혼탁하게 하는게 무엇인지,  

몸이 잘사는 삶을 위해 사는 사람들의 세상 속에, 마음이 잘 사는 삶을 꿈꾸는 사람이 여전히  

우리의 친구로 남아 있음을 어떻게 느낄 수 있을것인지 의문이다. 

아이의 눈으로 보면 어쩌면 지루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난 총명한 아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아예 짐작이 안되는 것인지도 모를일이다만.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총명한(?)아이들의 독후감상문은 어떠할까가 몹시 궁금해진다.  

'달걀은 달걀로 갚으렴'에서의 문선생님같은 스승을 내 인생에서 만나지 못한 것이 최고로  

아쉽다. 초등 6년, 중고등 6년, 대학 4년에 나의 가치관을 뒤엎을 스승이 없었다니 얼마나  

원통해할 일인가! 비단 이것이 나의 일만이 아니기에 더욱 그러하다. 내 아이들의  숱한 

선생님들 속에서도, 그 친구들의 무수한 선생님들 속에서도 우리는 스승을 찾을 수가 없다. 

문선생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가슴 가득 밀려오던 야릇한 '분노'와 '그리움'은 몸이 잘 사는 

삶을 위해 사는 사람들의 안타까움보다 더 짙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몸이 잘 사는 쪽으로  

기울어진 삶을 살게 되었고, 그 '스승'들 또한 그러한 시대에 부합하여 몸이 잘 살기 위한 쪽으로 

흘러 갔을 터이니 어쩌랴! 

한병호-그림 

낙서같은 선들이 모여서 그림이 되고 있다. 미술이란 나에겐 언제나 생소하고, 어렵고, 멀다. 

내가 아무렇게나 그으면 낙서가 되지만, 화가란 사람이 낙서를 하면 그림이 된다. 

너무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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