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버려야 내가 산다 - 마음의 자립을 시작한 여자를 위한 심리학
박우란 지음 / 유노라이프 / 2021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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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이끌려 빌린 책이다.

솔직히 제목만 봐도 은근한 쾌감이 일더라.

절대 버릴 수 없는 존재를

내가 살기 위함이라는 당위성까지 얹어서 버리라니 

얼마나 읽어보고 싶던지.ㅎㅎ



정신분석...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일이지 싶다.

무의식, 

나의 무의식을 보게 되면 나를 더 잘 알 수 있게 되고

나를 더 잘 알게 되는 것이 정신치료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나도 모르는 나의 무의식에는 무엇이 있을까가 나도 늘 궁금하다.



남편...

아내들이 얼마나 힘에 겨우면 이런 제목이 나올까?

1879년에 벌써 인형의 집에서 노라는 남편을 버렸건만

2022년에도 여전히 남편을 버리란다, 그것도 내가 살기 위해서말이다. 


<따로 또 같이>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같이>를 위해 애쓰는 편이 버리는 것보다 훨씬 나은 일이지 않을라?

제목이 상당히 강한 어조이긴 했으나 

이 책의 어디에도 남편을 버리라는 말은 읽지 못했던 것 같다.


제목의 남편을 <생각>으로 바꾸고 싶다.


생각을 버리야 내가 산다.


모든 것은 마음이 하는 것이니....







*남편이나 연인이 외도했을 때 드라마 속 흔한 장면은 여성이 남서의 내연녀를 찾아가 머리채를 잡는 장면이 나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직접적인 상처를 준 남성을 잡아야 할 것 같은데 여성은 상대 여성에 대한 질투로 밤잠을 못 이루고 그녀를 파괴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이것이 남성을 사로잡은 자신이 아닌 '그녀가 가지고 있는 어떤 것'에 집착하는 이유입니다. 그것에 집착하고 욕망하기에 남성이 아닌 상대 여성이 처벌의 타깃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습니다. 여성은 특정한 대상을 소유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매료시킨 어떤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에 빠질 때 자신만의 환상을 상대에게 투사하고 그 투사한 상과 사랑에 빠집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랑에 의해 실제 나와 그는 소외되고, 투사한 상에 전부를 걸게 됩니다. 환상이 사라지면 나도 사라집니다. 환상은 사랑을 시작하는데 필요하지만 끝까지 이 방식의 사랑을 포기하지 못하면 고통과 갈등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기도 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그 환상이 찢어지거나 바래서 그의 모습이 조금씩 입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면 배신감에 몸부림치기도 하지요, 그러나 그 배신은 그가 아닌 자신에게 당한 것입니다. 그는 원래 그였으니까요. (...) 남들도 다 그렇게 사니까 산다는 식의 태도는 자신의 삶을 가장 홀대하는 태도입니다. 한쪽이 한쪽을 전적으로 맞추는 관계 역시 결코 사랑의 관계가 아닙니다. 통제와 복종, 지배와 의존의 관계일 뿐이지요. 오히려 치열하게 다투고 싸우지만 그 속에서 진짜 서로를 알아 가고 각자 포기해야 할 것을 고려하는 태도가 더 진짜에 가까울 수도 있겠지요.


*우리는 왜 남편을 필요로 할까요? 꿈꾸는 남편, 연인이 되어 줄 사람을 찾아 그 자리에 넣어 보지만 언제나 결핍과 결여는 발생합니다 내가 이 사람에게 매료된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 잊히고 다른 누군가 그것을 가지고 있을 것 같으면 또 찾아 헤맵니다. 현실의 제약은 높으니 드라마 속 멋진 주인공에게 더 매달리기도 하지요. 이 반복을 끝낼 수 있을까요? 정말 한 인간을 사랑하고 애정을 나누기를 원하는 것일까요? 자신이 바라고 꿈꾸는 것을 줄 수 있는 사람과 사랑하겠다는 것은 어린아이 같은 마음입니다. 이것만 없으면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고 다른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사랑하기를 원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극복이 아니라 이미 정해 놓은 기준에서만 사랑하겠다는 것이니까요.


*신념과 자아가 강하다는 것은 부모나 주변의 주요한 인물들에게서 그만큼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자신의 주관적 신념이나 철학이 뚜렸하다는 것은 언어와 목소리의 지배에 더 강력하게 사로잡혀 있다는 다른 말이기도 합니다. 


*"세상이 얼마나 힘든데..."가 어른들이 하는 가장 흔한 레퍼토리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실은 힘든 세상에서 자식들이 발버둥 치며 고통을 겪는 모습을 보기가 힘든 당신들을 보호하고자 함이 더 우선입니다. 정말로 자식을 사랑하는 일은 끝까지 어떤 선택을 하든 함께 견디어 주는 것입니다. 


*서로 모두 다 공유하고 나누는 것이 결코 건강한 관계는 아닙니다. 부부, 부모와 자녀 간에도 명확한 선이 필요합니다. 매일 학교가 끝나면 엄마 턱 밑에서 미주알고주알 모든 이야기를 하던 여자아이가 남편이 퇴근하면 남편의 턱밑에서 하루 일과를 만나자마자 모두 이야기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그것이 가족 간의 친밀함과 사랑, 화목함의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엄마가 정말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느끼면 아이는 오히려 자신이 말하고 싶을 때만 말 할 수도 있습니다. 불안이 높고 엄마와의 밀착을 두려워하는 아이일수록 오히려 말이 많아집니다. 알 수 없는 엄마로부터 오는 어떤 위압감과 압도적인 감각으로부터 거리를 띄우기 위해 '말'을 중간에 배치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녀 사이가 매우 친하다고 자위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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