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봐. 말 못 하지? 네가 늘 그렇지. 나한테는 말 안 하지?"
그의 말에는 뼈가 있었다. 이혼 전날도 그는 저 말을 했었지. - P63

타로 카드로 사건을 푼다는데, 그걸 믿으라고? - P64

그러나 그것은 법의 테두리였을 뿐. - P65

서희가 사라진 날부터 절대로 경찰을 믿지 않으니까. - P65

결혼 전부터 그는 서희에게 좋은 오빠였고, 나중에는 믿음직한 형부였으니까. - P66

가출한 서희는 엄마의 장례식이 끝난 후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 P67

결국 우리는 그 전화 한 통 때문에 이혼했다. - P68

내가 피해자 가족이 돼 보니까 알겠더라. 그 절차가 가족들에게는 얼마나 높은 벽인지. 얼마나 완고한지도. - P68

황제 카드 - P69

"배우자가 죽으면 남은 배우자가 용의자로 지목되는 건 수사 기본 상식이잖아." - P70

"몇 시간 후면 발인이고, 그것만 잘 넘기면 완전범죄가됐을 텐데, 왜 그랬을까?" - P70

이 사건은 마가 꼈나. 귀신이 안 나오나, 타로 카드가 안 나오나. - P71

생각지도 못한 그의 배려에 나는 미소로 답했다. - P72

5 「교황 THE HIEROPHANT」 - P73

서희를 찾아야 할 이 중요한 시점에 유흥주점 관련자로 분류돼 경찰에 연행되는 일이 잦아지면 안 된다. - P73

게다가 근처 주택가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룸살롱을 은퇴한 마담이 살해된 사건이라 소문이 무성했다. - P73

"마담 타로께서 카밀라를 찾으신다구요?" - P75

"알죠, 둘 다 아주 잘 알아요. 조서희와 최아영. 둘 다 알고 있습니다. 그쪽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더 많이." - P76

계약으로 발목 잡고, 투자비용은 빚이 되고, 돈 때문에 시작했더라구요, 이쪽 일은. - P77

"빅토리 룸살롱 마담은 누가 죽였나요?" - P78

근데 강도 살인이 말이 되나요? - P79

"마음속으로 궁금한 질문을 하세요. 마담은 누가 죽였을까? 그 질문에 집중하시고." - P80

바보 카드가 나왔다. 왜 하필 이 카드가 나왔을까? - P81

"세상에 바보 같은 질문은 없습니다. 답이 없는 질문도 없고." - P82

하지만 서희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하니 별수 없다. 이 관계의 주도권은 저 여자가 쥐고 있는 것이 분명하니까. - P83

성훈이는 소파에 앉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 P84

"형이 말 안 해도 서에 소문 쫙 났어. 완전 사랑과 전쟁이었다고, 다들 조서 쓰다가 구경했다지?" - P85

7월 30일 빅토리 룸살롱 양 마담, 본명 강하리 씨가 강도 습격으로 사망. - P86

최초 신고자는 박우자 장영배. - P87

"남편이 집에 들어와 보니 아내가 죽은 채 얼굴에 청테이프가 감겨져 있었다는 거지? 온돌 침대 위에서." - P87

양 마담이 10시경, 최근 룸살롱을 개업한 카밀라라는 마담하고 통화를 했어. - P88

이러면 시신의 직장 온도로 사망 시간 추정을 못 하잖아, 너무 뜨거워서. - P89

그런데 내가 화장실 간 사이에 파일을 한 장 한 장 누나 휴대폰으로 찍는다면 어떻게 알겠어. 화장실 갔다 온다. - P91

6 「연인 THE LOVERS」 - P92

내게 신기한 능력이 있어서 단서가 이 사진 속에서 둥둥 떠올랐으면 하는 망상까지 해 봤다. - P92

사진을 옆으로 돌려 보고, 위로 돌려 보고, 일어서서 봤지만 사건 기록과 사건 사진 사이의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 P93

"정말 미제 사건이 되는 건가."
마음이 무거웠다. - P93

무연고 장례식도 억울한데, 미제 사건이 된다면 얼마나 한이 되겠는가? - P94

소드 2 - P95

소드 6 - P95

소드 8 - P95

타로 카드는 인생의 중요한 키워드를 압축한 메이저 카드 22장과 일상의 모습을 담은 마이너 카드 56장으로 이뤄져 있다. - P95

마이너 카드는 막대기가 그려져 있는 완드, 동전이 그려져 있는 펜타클, 검이 그려진 소드, 성배가 그려진 컵으로 나뉜다. - P95

완드, 펜타클, 소드, 컵은 차례대로 불, 땅, 바람, 물의 원소를 가리킨다. - P96

각 상징은 왕, 여왕, 시종, 기사가 포함된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 P96

소드가 의미하는 것은 정신적인 성취, 이성적인 판단이다. - P96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하는데, 타로 카드에서 펜이 곧 칼, 소드인 것이다. - P96

소드 2.
한 여자가 눈을 가리고 의자에 앉아 기다란 칼을 양손에 들고 있다. - P97

소드 6.
나룻배의 노를 젓는 남자와 손님 둘이 타고 있다. 손님은 어른과 아이인데, 어른은 아마도 아이의 부모일 것이다. 뱃머리에는 검 6개가 꽂혀 있다. 요즘으로 치면 밀항하는 것처럼 보인다. - P97

소드 8.
흰 천으로 눈이 가려진 여자가 손이 뒤로 결박된 채 서있다. 발이 묶이지는 않았다. 그녀의 주변에는 여덟 개의장검이 땅에 꽂혀 있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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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황제 THE EMPRESS」 - P47

간단한 조사만 마치면 금방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혐의랄 것도 없으니까. - P48

학교 후배이자, 파출소에서 함께 근무했던 성훈이었다. - P49

사생활까지 폭로했다. - P50

그런데 나를 너무잘 아는 저격수가 나타났다. 그는 내 후배이면서, 경찰인 전남편의 후임이다. - P51

그 한마디에 모두가 의심의 시선을 거뒀다. - P52

담당 경찰의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 있었다. - P53

전남편인 유한이었다.
그도 나를 알아봤다. - P54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서로 모르는 사이인 척 연기했다. - P54

사건 현장은 고급빌라 개인 사우나실이었다. - P55

심판 카드 - P55

죽은 여자는 감지도 못한 눈으로 뭔가 말하는 것 같다. - P56

"사우나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그 여자, 부검해야 합니다." - P56

"여자들은요,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고 바로 목욕을 하지 않습니다." - P57

"그 손톱! 뭉개진 손톱을 보고도 목욕 중 심장마비라고 할 거냐구요!" - P58

"경고는 그쪽에게 해야겠네요. 새벽 6시가 넘으면 언제든 발인이 앞당겨질 수 있고, 화장하면 부검도 못 합니다." - P59

4 「황제 THE EMPEROR」 - P60

건식 익사, 일명 마른 익사라고 - P61

"살해 현장은 사우나실이야." - P62

"바닥에 떨어진 서류를 줍는 순간에 타살을 의심했다고? 다시 경찰 복귀하고 싶은 거야, 소설을 쓰고 싶은 거야?"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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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카드를 통한 추적 스릴러

타로 카드로 이 연쇄살인을 해결해야 한다!

한국추리문학선 11

이수아 지음

책과나무

우리의 인생처럼. - P5

0
「바보 THE FOOL」 - P9

3층 강력반 사무실 - P10

"조서희 씨가 동생 맞으시죠?" - P11

역시 남편에 의한 살인인가? 쓴웃음이 났다. 동생은 어쩌자고 엄마 팔자까지 닮았을까. - P12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우리 가족의 비밀. - P12

엄마는 내 생모가 아니었다. - P13

다른 호칭이 없기 때문에 아버지라고 부르는 그 남자는 감옥에서 주기적으로 편지를 보내왔다. - P13

"등에 칼이 꽂힌 상태로…." - P14

소드 10 타로 카드 - P15

아버지는 만취한 상태로 엄마의 등에 칼을 열 개나 꽂았었다. 식칼, 과도 할 것 없이 무자비했다. - P16

다행히 ‘남편이 술김에 칼로 찔렀다‘는 소문만 나돌았다. - P17

나는 아버지의 괴팍한 심리 상태와 저 타로 카드의 모습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타로 카드를 배웠다. - P17

보여 주세요. 저도 잠깐이지만 경찰이었습니다. - P18

"이 사람은 제 동생이 아닙니다." - P19

"최아영 씨가 제 동생 조서희의 신분으로 살고 있는 것을 제가 확인했습니다." - P19

엄마를 살해한 놈이 동일한 수법으로 동생을 죽였다. 정확히는 동생의 신분으로 사는 최아영을 죽였다. - P20

타로 카드 0번 속의 바보처럼 살인자를 찾아 홀로 떠나야 한다. - P21

살인자와 숨바꼭질을 해야 한다. 동생을 먼저 찾아내는 사람이 이긴다. - P22

1
「마법사 THE MAGICIAN」 - P23

타로 샵 〈아르카나(비밀)〉 - P23

타로 카드는 메이저 아르카나 22장, 마이너 아르카나 56장으로 이뤄져 있다. 타로 카드 78장만 있으면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 P24

경기도 룸살롱 ‘하라쇼‘에서 봤다는 제보였다. - P25

버건디 색의 철릭 원피스를 입은 여자 - P27

철릭 자락을 휘날리며 지하로 내려간 여자는 무당이었다. - P28

대신 화류계에 접근할 수 있는 힌트를 얻었다. - P29

타로 카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질문이에요. 질문이 무엇인지 완벽하게 이해하면 어디서든 답을 찾을 수 있죠. - P30

〈범죄 심리학〉, 〈프로파일링 기초〉, 〈사이코패스와 프로파일러〉 - P31

그날 밤, 나는 하라쇼에 입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서희는 다른 곳으로 옮긴 후였다. - P32

돈, 남자, 그리고 불안한 미래였다. - P33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마담 타로라는 별명도 얻었다. - P34

그리고 2주일 전에 동생을 만나러 다시 갔다. 그런데 그여자는 동생의 주민등록으로 살고 있던 최아영이었다. - P34

최아영은 3년 전 서희와 함께 찍은 사진을 휴대폰으로 전송해 줬다. - P35

가짜가 아니라 진짜를 죽이기 위해 반드시 찾아을 것이다. - P36

2「여사제 THE HIGH PRIESTESS」 - P37

강남 룸살롱 타임은 죽은 최아영과 함께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하던 카밀라가 한때 일했던 곳이다. - P37

타임은 건물 측면에 관계자 전용 출입문이있다. 그 문을 통해 그들만의 세계로 들어갔다. - P38

여자가 보는 유흥가의 분위기는 전혀 에로틱하지 않다. 여탕 탈의실에 들어와 있는 풍경이랄까? - P39

안나는 아직 명품을 척척 사 입을 정도로 인기 있고, 능력 있는 아가씨는 아니다. - P40

학교가 세상 전부였던 학생들처럼, 화류계가 이 세상 전부인 아가씨들. - P41

대부분의 사람이 타로 카드를 뽑을 때 가장 긴장한다. - P43

스마트 국민 제보 - P44

네 인생의 등불을 밝혀 줄 연인이 될 수 있어. 이 등을 켜기 위해 미리 기름을 준비한 부지런한 사람만이 새로운 연인을 맞이할 수 있다고 해. - P45

조서란

10년 전 말소된 여동생의 주민등록등본이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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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눈꽃 에디션)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지음

문학동네

컴퓨터의 윈도우가 말썽을 부려서 완전하게 다운 된 바람에 인터넷도 안되고 어쩔 수 없이 오래된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게 되어서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원래 노트북은 터치가 불편해서 타자도 힘들고 컴퓨터로 하는 걸 더 좋아했는데, 그래서 계속 고민 중이다. 컴퓨터를 새로 장만해야하나? 아니면 제대로 서비스를 받아 완전 새로 다 깔아야 하나? 말이다.

이러한 불편함 가운데 오랜 시간을 전시해두었다가 읽기 시작한 이 책, 『작별하지 않는다』는 지난 2016년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고 2018년 『흰』으로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강 작가가 5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12월에 작은 딸이랑 호캉스를 가면서 읽기 시작했고 오랜 시간에 걸쳐 마무리를 짓게 되었다. 우휴~ 힘들다~

본래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2015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작별」(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을 잇는 ‘눈’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구상되었다고 하며 그 자체 완결된 작품의 형태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의미가 있는 듯 하다.

이로써 『소년이 온다』(2014), 『흰(2016), ‘눈’ 연작(2015, 2017) 등 근작들을 통해 어둠 속에서도 한줄기 빛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고투와 존엄을 그려온 한강 문학이 다다른 눈부신 현재를 또렷한 모습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오래지 않은 비극적 역사의 기억으로부터 길어올린, 그럼에도 인간을 끝내 인간이게 하는 간절하고 지극한 사랑의 이야기가 눈이 시리도록 선연한 이미지와 유려하고 시적인 문장에 실려 압도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나같은 일반인이 어찌 이러한 어려운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겠느냐만은 그저, 부커상 수상작을 읽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일이고, 그러기에 한강 작가의 또 다른 소설을 도전해 본다는 것으로도 나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정치적인 이야기나 사회 문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논하고 싶지는 않고, `5월 광주`, 또 `제주 4-3`에 대해서 나까지 의견을 내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래도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바래볼 뿐이다.

2022.1.17.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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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들이 끓어오른 얼굴과 몸에 흰 페인트가 끼얹어진 채 응급실로 실려온 사람들처럼. - P287

세상에서 가장 나약한 사람이 엄마라고 생각했어.
허깨비.
살아서 이미 유령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 P288

회원들이 찾는 가족들의 이름을 엄마가 일일이 찾아내 유해가 묻혀 있을 장소를 추정해줬다고 했어. - P289

미안허우다. 잠깐만 신세 지쿠다예. - P290

지금 갱도에 있는 유해 삼천 구 중 어떤 것도 외삼촌일 수 있는 것처럼. - P291

나는 설득되지 않았다.
어떻게 그가 살 수 있었을지 의문했을 뿐이다. - P292

그것 때문에 엄마가 아버지를 찾아갔던 거야, 어떻게 살아서 돌아왔는지 물으려고. - P293

외삼촌의 이름을 듣고서야 아버지 눈이 흔들렸다고 엄마는 말했어. 외가에 오곤 하던 한지내 남매들중 하나란 걸 알아본 거야. - P294

돌아온 일요일 오후 담배 연기 자욱한 찻집에서 마주앉았을 때 엄마는 서른 살, 아버지는 서른여섯 살이었어. - P294

외삼촌이 대구형무소에 수감된 여름부터 아버지가 부산으로 이감된 봄까지 약 팔 개월 동안, 겹쳤던 복역 기간에 두 사람이 그곳에서 만난 적이 있는지. - P296

더이상 앞에 있는 사람에게 들려줄 말이 없었어, 아버지에게는. - P297

기억나는 건, 그렇게 물을 때면 엄마가 내 손을 놓았던 거야. - P298

3부
불꽃 - P299

느껴져? - P301

어떤 것도 발광하지 않는 해저면인가. - P302

우리 나무들을 심을 땅. - P303

발자국이 보일 만큼 빛을 놓치지 않고, 인선의 몸과 부딪히지도 않으며 걸으려면 두 걸음의 간격을 유지해야 했다. - P304

눈과 어둠 때문에 수종을 알아볼 수 없는 숲으로 들어섰다. - P305

눈높이로 뻗어 있는 가지들에 촛불의 빛이 스칠 때마다 소금 알 같은 눈송이들이 반짝였다. - P306

초가 얼마나 타들어갔을지 더이상 생각하지 않았다. - P307

불빛이 허공에 멈춰 한자리에서 너울거렸다. - P308

곧 초가 다 탈거야. - P309

이 기슭까지 엄마하고 가끔 왔어. - P310

커다란 광목천 가운데를 가윗날로 가르는 것처럼 엄마는 몸으로 바람을 가르면서 나아가고 있었어. - P310

그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 - P311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는 집의 어둠 속에서. - P312

엄마의 정신이 극도로 맑아지는 순간들이 섬광처럼 찾아왔어. - P313

머릿속 수천 개 퓨즈들에 일제히 불꽃 튀는 전류가 흘렀다가 하나씩 끊기는 것 같은 과정을 나는 지켜봤어. - P314

그게 시작이었어. - P315

낮에는 공방에서 나무를 깎고, 밤이면 안채로 돌아와 구술 증언 자료들을 읽었어. - P316

내 인생이 원래 무엇이었는지 더이상 알 수 없게 되었어. - P317

그 아이들,
절멸을 위해 죽인 아이들. - P318

눈 속에서 나는 기다렸다.
인선이 다음 말을 잇기를,
아니, 잇지 않기를. - P319

아니, 침묵하는 나무들뿐이다.
이 기슭에 우리를 밀봉하려는 눈뿐이다. - P320

섬을 떠나 있던 십오 년 동안 아버지가 저 건너편을 지켜봤다고 그날 엄마는 말했어. - P321

포기하자. 이감된 날짜를 기일로 하자. - P321

정말 누가 여기 함께 있나, 나는 생각했다. - P322

하지만 죽음이 이렇게 생생할 수 있나.
뺨에 닿은 눈이 이토록 차갑게 스밀 수 있나. - P323

아직 사라지지 마. - P324

심장처럼, 고동치는 꽃봉오리처럼, 세상에서 가장작은 새가 날개를 퍼덕인 것처럼. - P325

이곳에 살았던 이들로부터, 이곳에 살아 있는 이들로부터꿈처럼 스며오는 지극한 사랑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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