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와일딩 선언 - 자유로운 야생으로의 초대
김산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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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리와일딩 선언

1. 인간이 잃어버린 야생 그 복원의 시작

한때 인간은 자연의 일부였다. 강의 흐름과 함께 숨 쉬고 숲의 리듬에 맞춰 살아갔다. 하지만 어느새 인간은 자연 위에 군림하는 존재로 착각하기 시작했다. 도시를 세우고, 강을 막고, 바다를 채웠다. 그렇게 문명은 발전했지만, 우리의 내면은 점점 메말라 갔다. 리와일딩 선언은 바로 그 잃어버린 야생의 감각을 되찾기 위한 철학적 외침이다.

단순히 환경 운동을 말하는 책이 아니며 인간의 본질, 문명과 자연의 관계, 그리고 우리가 잊고 지낸 생명의 균형에 대한 성찰이다. 자연을 복원하는 일이 단순한 생태적 행위가 아니라 인간 자신을 되찾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즉, 리와일딩은 나무나 동물을 되살리는 일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을 되살리는 일이다.

현재 지구를 지배하는 문명이 얼마나 왜곡된 통제의 시스템으로 가득 차 있는지 지적한다. 우리는 자연을 관리하고 조절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명의 자율성과 아름다움을 말살한다. 인간이 만든 완벽한 질서 속에서 오히려 생명은 병들어간다. 리와일딩은 그 질서를 깨고 다시 혼돈과 생명의 리듬으로 돌아가자는 선언이다. 우리가 당연히 옳다고 믿어온 문명의 가치가 실은 자연의 고통 위에 세워진 것이고 그 부작용은 이제 인간 자신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기후 위기, 생태 붕괴, 정신적 피로감. 리와일딩 선언은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 자연의 소멸에 있다고 말한다.



2. 리와일딩,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

리와일딩이라는 개념은 생태학에서 출발하고 인간이 파괴한 생태계를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여 스스로 복원하게 두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리와일딩은 훨씬 더 넓은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은 자연의 회복을 넘어 인간의 내면까지 야생으로 되돌리는 혁명적 사상이다.

리와일딩을 세 가지 차원에서 설명한다. 첫째, 물리적 리와일딩. 인간이 간섭을 멈추고 자연이 스스로 회복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 둘째, 사회적 리와일딩. 경쟁과 성장 중심의 문명 시스템을 내려놓고, 협력과 공존의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다. 셋째, 심리적 리와일딩. 인간 내면의 본능, 감정, 직관 같은 야생적 감각을 되살리는 것이다.

이 세 가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자연을 지배하려는 마음은 인간의 내면이 이미 통제와 효율의 논리에 물들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문명 속에서 잃어버린 불확실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생명은 본래 혼돈 속에서 진화하고 예측 불가능한 흐름 속에서 성장한다. 그 불완전함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비로소 우리는 자연과 다시 연결된다.

인상 깊었던 구절은 인간의 도시가 콘크리트의 감옥이라는 표현이었으며 편리함과 효율을 위해 만들어진 도시 구조는 인간의 감각을 마비 시키고 자연과의 관계를 단절 시켰다. 리와일딩 선언은 그 단절을 회복하기 위한 철학적 처방이다. 더 이상 자연을 자원으로 보지 말고 하나의 생명 공동체로 인식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무겁게 다가온다.



3. 문명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용기

리와일딩 선언은 독자에게 단순한 감동을 주는 책이 아니며 오히려 읽는 내내 좀 불편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문명화된 인간의 사고방식을 날카롭게 해부하고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계산하고, 예측하고, 통제하려 한다. 하지만 생명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모든 통제는 결국 파괴로 이어지니 말이다.

실제 리와일딩 프로젝트의 사례를 통해 그 철학이 단순한 이론이 아님을 보여주고 영국의 넵 리와일딩 프로젝트에서는 방목된 소와 말이 생태계를 되살렸고 멸종 위기의 종들이 다시 돌아왔다. 인간이 개입을 멈추자 오히려 자연은 빠르게 회복되었다. 그 장면은 충격이고 인간이 떠난 자리에서 생명은 되살아났다. 우리가 도움을 주려 애썼던 모든 방식이 사실은 방해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단순히 자연 보호를 외치는 환경서가 아니며 인간 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철학서다. 우리는 왜 이렇게까지 자연을 통제하려 하는가. 편리함이 정말 행복을 주는가. 속도와 경쟁이 정말 진보인가. 리와일딩 선언은 이 질문에 대해 용기 있는 답을 제시한다. 통제 대신 신뢰, 지배 대신 공존 인공 대신 자율. 그것이야말로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남는 길이다.

문득 일상의 작은 풍경들이 달리 보인다. 창밖의 나무, 구름의 흐름, 새소리 하나에도 생명의 숨결이 느껴지고 그동안 너무 바쁘게 살아오며 세상의 리듬이 아닌 내 일정표의 리듬에 맞춰 숨 쉬고 있었다는 사실이 좀 부끄럽게 느껴진다.



4. 리와일딩은 인간 자신을 위한 선언이다

리와일딩 선언의 핵심은 자연을 구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며 인간 자신을 구하자는 선언이다. 인간은 자연을 떠나 살아갈 수 없다. 숲이 사라지면 공기가 사라지고 땅이 죽으면 음식이 사라진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자연이 사라질 때 인간의 감정과 상상력도 함께 죽어간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감정의 야생성을 잃었다고 말한다. 모든 것을 논리와 데이터로 판단하고, 감정은 비효율적인 요소로 치부한다. 하지만 진짜 인간다움은 이성보다 감정에서 비롯된다. 사랑, 두려움, 슬픔, 분노 같은 원초적 감정이야말로 인간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근원이다. 리와일딩은 이 감정의 회복을 촉구한다. 더 울고, 더 웃고, 더 느껴야 한다. 자연과 마주할 때 느껴지는 그 순수한 감정은 인공지능이 절대 복제할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이다.

우리가 자연과 다시 연결될 때 인간의 감정은 다시 살아난다. 이 메시지는 단순한 이상이 아니다. 현대인의 정신적 고립, 번아웃, 우울증 같은 문제들은 결국 자연으로부터의 단절에서 비롯된다. 도심의 회색빛 풍경 속에서는 감정이 숨 쉬지 못하고 리와일딩은 단지 생태의 복원이 아니라 정신의 회복이자 영혼의 치유다.



5. 인간의 미래는 야생에 있다

문명은 우리를 풍요롭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우리를 병들게 했고 우리는 편리함을 얻는 대신 자유를 잃었고 속도를 얻는 대신 평화를 잃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새로운 발전이 아니라 되돌아가는 용기다. 진짜 혁명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것이며 인간이 자연과 맺었던 원초적 관계 그 속에 진정한 행복과 지속 가능성이 존재한다. 리와일딩은 과거로 돌아가는 퇴행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진화다.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추자. 더 많은 나무를 보고 더 자주 흙을 밟자. 자연은 우리의 스승이며, 치유자다. 인간이 자연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인간을 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비로소 진정한 리와일딩이 시작된다. 리와일딩 선언은 단순히 환경운동가나 생태학자를 위한 책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인간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당신은 얼마나 자연과 연결되어 있는가. 그리고 당신의 내면은 얼마나 자유로운가.

우리에게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자고 외친다. 그것은 문명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말이 아니라 문명 속에서도 야생의 감각을 잃지 말자는 선언이다. 우리는 여전히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은 여전히 우리 안에 있다. 리와일딩은 결국 인간의 복원이다. 자연을 되살리는 일은 곧 인간의 마음을 되살리는 일이다. 그리고 그 길은 거창한 행동이 아니라 아주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플라스틱 컵 대신 머그컵을 쓰고 주말마다 숲을 찾아 걷는 일 그렇게 조금씩 우리의 삶을 야생의 리듬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세상은 점점 더 인공적으로 변해가지만 인간의 본질은 여전히 자연을 향해 있다. 리와일딩 선언은 그 본질을 일깨우는 강렬한 메세지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문명의 진보가 아니라 인간다운 삶의 감각이었다. 그리고 그 감각은 언제나 숲 속에, 바람 속에 우리 안에 있다.

마무를 하면,

리와일딩 선언은 단순한 생태 복원론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존재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으로 우리에게 묻는다. 더 많은 것을 통제하며 살 것인가 아니면 생명의 흐름을 신뢰하며 살 것인가. 답은 이미 명확하다. 인간의 미래는 야생에 있다. 그리고 그 야생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우리 안에 여전히 살아 있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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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마라 - 영혼의 철학자 몽테뉴 인생 수업
미셸 에켐 드 몽테뉴 지음, 고봉만 옮김 / 아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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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말라

죽음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인류가 오랫동안 풀지 못한 숙제였다. 대부분의 사람은 죽음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삼거나 애써 외면하려 한다. 하지만 책 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마라는 이 두 가지 태도와는 전혀 다른 길을 보여준다. 죽음을 하나의 자연스러운 과정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시각을 제안한다. 죽음을 이야기하는데도 불구하고 무겁거나 음울하지 않고 오히려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문장들에 놀라게 한다. 마치 오래된 걱정을 친구와 나누다가 어느 순간 피식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경험과도 비슷하다.

책의 첫 장은 우리가 죽음을 어떻게 학습해 왔는지 다룬다. 어릴 적부터 부모나 사회는 죽음을 두려움의 그림자로 가르쳤다.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는 어른들, 금기시되는 죽음의 언어 혹은 텔레비전 속 사건 사고가 무심코 각인 시킨 두려움 하지만 이런 사회적 학습이 반드시 진실은 아니라고 말한다. 죽음을 모른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 속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을 무조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뼈 있는 지적이 담겨 있다. 불확실성은 불행이 아니라 가능성의 다른 이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은 죽음을 단순히 공포가 아닌 사유의 대상으로 다시 데려온다.



책의 중반부 죽음과 맞닿은 여러 가지 삶의 이야기가 나오며 환자들의 마지막 순간을 곁에서 지켜본 경험을 서술하면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태도가 의외로 평온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들은 남겨둔 일에 미련을 가지기보다 함께 했던 기억과 작은 기쁨을 떠올리며 미소 짓는다. 죽음 앞에서 사람이 진짜로 붙드는 것은 결국 사랑과 기억 뿐 깨달음을 자연스럽게 안겨주기 때문이다.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더 중요하게 챙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 책은 조용하지만 명확하게 알려준다.

죽음을 바라보는 태도가 곧 삶을 바라보는 태도라는 주제로 죽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역설적으로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귀한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죽음을 생각하는 일이 결코 우울한 일이 아니라 오히려 현재를 충만하게 살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오늘 하루의 대화가 마지막 대화일 수도 있다는 가정은 우리의 말투를 조금 더 부드럽게 하고 관계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든다. 이 지점에서 죽음을 두려워하는 대신 죽음이 알려주는 삶의 지혜를 배우자는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된다.



구의 장례식에 참석할 때마다 고개를 숙이고 돌아서는 순간, 죽음은 내 일이 아니라고 마음속에서 밀어내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회피의 태도가 사실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순간 삶의 무게도 가벼워지고 오히려 두려움이 줄어든다. 내가 언젠가 맞이할 죽음을 담담히 인정할 수 있다면 지금의 선택과 행동이 훨씬 단단해질 수 있음을 느끼게 한다.

책의 후반부는 철학적 사유와 더불어 종교적·문화적 맥락까지 아우른다. 불교에서 무상, 기독교에서 구원, 동양 전통에서 말하는 조상의 의미 등 다양한 관점을 비교하며 죽음을 해석한다. 덕분에 한 가지 시각에 갇히지 않고 보다 넓은 프레임으로 죽음을 바라보게 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죽음을 이해하는 다양한 방식이 결국 모두 삶을 더 잘 살기 위한 길이라는 결론이었다. 문화권은 달라도 죽음을 대하는 인간의 지혜는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인 다리를 보여주는 안내서에 가깝다. 삶만 강조하는 책은 현실을 반쪽 짜리로 만들고 죽음만 강조하는 책은 절망을 불러온다. 그러나 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말라는 두 가지를 연결해 하나의 원으로 만들어낸다. 죽음을 이해하면 삶이 더 깊어지고 삶을 충실히 살면 죽음도 담담해진다. 이렇게 선순환의 고리를 제시하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죽음의 두려움이 아니라 삶의 충만함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책을 읽기 전과 후의 마음 상태가 확연히 달라진다는 경험은 흔치 않다. 어떤 책은 지식을 주고 또 다른 책은 위로를 주지만 이 책은 지식과 위로를 동시에 건네면서도 실제로 삶의 태도를 바꾸게 만든다. 하루를 더 소중히 살아야겠다는 결심이 새삼 단단해지고 있다.


삶이 왜 허무하게 느껴지는지 무엇을 붙들어야 할지 혼란스러운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죽음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가 더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죽음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죽음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말라는 제목은 그래서 역설적이면서도 진실하다. 죽음을 모른다는 것은 모르는 그대로 두라는 뜻이 아니라 알 수 없는 것에 매달려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그 시간을 현재의 삶에 쓰라는 권유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죽음을 다루지만 삶의 책이다. 무겁지 않고 오히려 가벼워지는 이유는 죽음을 삶의 일부로 통합했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은 힘이 있고 따뜻함도 같이 준다. 죽음을 더 이상 두려움의 그림자로 두지 않고 삶과 나란히 걷는 동반자로 받아들이는 시각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분명 특별하다. 그 특별함은 독자의 마음에 오래 남아 일상의 순간마다 삶을 조금 더 깊게 살아가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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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첫걸음 - 주식보다 똑똑한 투자의 정답
조진우.김성천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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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라는 세계는 늘 우리를 설레게 하면서도 동시에 불안하게 만든다. 뉴스 속에서 들려오는 증시의 등락, 지인의 무용담처럼 들리는 대박 수익 이야기, 그리고 주식 초보자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답답한 손실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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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첫걸음 - 주식보다 똑똑한 투자의 정답
조진우.김성천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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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주식보다 똑똑한 투자의 정답 ETF 첫걸음

투자라는 세계는 늘 우리를 설레게 하면서도 동시에 불안하게 만든다. 뉴스 속에서 들려오는 증시의 등락, 지인의 무용담처럼 들리는 대박 수익 이야기, 그리고 주식 초보자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답답한 손실의 기억까지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인 재테크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막연한 기대와 불안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책 주식보다 똑똑한 투자의 정답 ETF 첫걸음은 독자에게 길잡이가 된다.

단순히 ETF 상품을 소개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ETF 왜 알아야 하는지, 주식과 무엇이 다른지, 개인 투자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장기적으로 우리의 자산을 어떻게 건강하게 키워줄 수 있는지 차근차근 풀어낸다. 주식을 직접 사고팔며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한 사람이라면 이 책이 건네는 메시지가 뼈 깊이 와 닿는다.


왜 ETF가 주식보다 똑똑할까. 사실 처음엔 다소 과장된 표현이라 생각했다. 주식 투자가 재테크의 기본처럼 여겨지는 한국 시장에서 ETF는 말은 여전히 생소한 이들에게 주식보다 낫다고 말하는 건 무리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을수록 말하는 똑똑함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고 ETF는 개별 종목의 리스크에 휘둘리지 않는다. 특정 기업에 대한 정보를 완벽히 알 수 없다면 그 기업의 주식을 사는 건 사실상 운에 기대는 도박과도 같다.

반면 ETF는 여러 종목을 묶어 한 바구니에 담는다.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ETF 예로 들면 특정 기업이 부진해도 다른 기업이 보완해 주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은 지수의 평균을 따른다. 이 말은 곧 투자자가 기업 실적 발표에 잠 못 이루거나 갑작스러운 악재에 공포 매도를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ETF는 우리를 장기적이고 합리적인 투자 습관으로 이끌어 주며 개인의 정보력과 판단력의 한계를 뛰어넘어 시장의 평균 성과에 올라타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ETF가 주식보다 똑똑하다는 저자의 핵심 논리였다.

투자의 세계에서 가장 큰 적은 사실 외부가 아니라 내부 즉 나 자신이다. 급등하면 욕심이 앞서고 급락하면 공포가 지배한다. 많은 투자자가 멘탈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실제로 이를 지켜내는 사람은 드물다. 책 속 저자는 바로 이 지점에서 ETF가 개인 투자자의 심리적 약점을 보완한다고 말한다.

ETF는 꾸준함을 전제로 한다. 주식처럼 단기간에 두세 배 오르는 희열은 주지 않지만 반대로 하루아침에 반 토막 나는 공포도 주지 않는다. 대신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는 그래프를 따라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저자가 말하듯 이는 인간의 감정이 개입할 틈을 줄여 준다. 실제로 많은 심리학 연구에서도 분산 투자가 투자자의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투자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고 보고한 바 있다.

주식 투자 경험을 돌아보면 이 말이 뼈저리게 느껴진다. 어떤 종목을 들고 있을 때는 하루에도 수십 번 호가 창을 확인했다. 빨간불이 들어오면 흥분했고 파란 불이 오면 괴로웠다. 그러나 ETF 매수했을 때는 마음이 훨씬 편했다. 개별 종목처럼 급격한 변동이 없으니 굳이 하루하루 들여다보지 않아도 됐다. 책에서 전하는 안정감의 가치는 단순한 수익률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책의 장점은 ETF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풀어냈다는 점이다. 흔히 투자 서적은 어려운 용어와 복잡한 수학적 개념으로 독자를 지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처럼 첫걸음에 충실하다. ETF의 정의부터 시작해, 어떤 종류가 있는지, 거래 방식은 어떻게 되는지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특히 ETF 단순히 이론적으로 나열하지 않는다. 실제 국내외 시장에서 거래되는 대표 ETF 예로 들어 독자가 바로 투자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게 돕는다.

예컨대 미국의 S&P 500 ETF, 나스닥 ETF, 한국의 KODEX 시리즈 등 친숙한 이름을 통해 ETF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ETF가 단순히 주식 대체 상품이 아니라 자산 배분의 핵심 도구임을 강조한다. 주식, 채권, 원자재, 심지어 부동산 리츠까지 ETF 통해 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은 초보자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책을 읽으며 ETF의 세계가 이렇게 넓은 줄 처음 알게 되며 마치 주식이라는 좁은 골목길에서 ETF는 대로로 확 트인 세상으로 나가는 기분이 든다.

투자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많은 투자자가 단거리처럼 달리다 지쳐 쓰러지곤 한다. 그 이유는 단기 성과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에서 ETF가 장기 투자에 최적화된 도구임을 강조한다. 특히 눈에 띈 부분은 복리 효과에 관한 설명이었다. 주식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장기적으로 추종하는 ETF는 복리의 힘을 극대화할 수 있다. 1년에 7% 씩 오르는 상품을 30년 간 꾸준히 투자했을 때의 결과는 단순히 곱셈 계산한 것보다 훨씬 크다.

이를 실제 데이터와 그래프를 통해 보여 주며, ETF는 개인 투자자가 시장의 승리자 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설득한다. 단기적으로는 별다른 성과가 보이지 않았지만 5년 정도 지나자 계좌의 수익률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 만약 그 돈을 개별 주식에 넣었다면 아마 지금쯤 절반은 손실로 사라졌을 것이다. 책에서 말하는 ETF의 장기적 힘은 결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실제로 작동하는 투자 원리였다.

투자는 결국 지혜의 문제라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이 주식으로 한탕을 꿈꾸며 불 나방처럼 달려든다. 하지만 시장은 결코 개인 투자자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정보의 비대칭, 감정의 흔들림, 단기적 욕심이 결국 손실로 이어진다. 주식보다 똑똑한 투자의 정답 ETF 첫걸음은 이런 개인 투자자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ETF 도구는 화려하지 않지만 꾸준히 걸어가면 반드시 목적지에 데려다 준다. 투자라는 긴 여정에서 어떻게 지치지 않고 달릴 것인가 답을 얻게 된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돈과 자산을 대하는 태도를 다시 묻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단기간의 수익보다 장기적 안정을, 감정적 충동보다 합리적 분산을 불확실한 종목 선택보다 지수 전체를 선택하는 지혜를 강조한다. 앞으로도 투자 세계에서 수많은 유혹과 위기가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전해 준 메시지는 단순하다. 주식보다 똑똑한 선택은 존재한다. 그 정답은 바로 ETF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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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 - 우리는 정말 자유롭게 소비하고 있을까?
모지현 지음 / 틈새의시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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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

세상은 늘 눈에 보이는 힘 만으로 굴러가는 것이 아니다. 군대, 무기, 국경 같은 물리적 권력만큼 보이지 않는 힘, 즉 돈과 소비의 논리가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 새로 나온 책 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는 바로 이 보이지 않는 힘의 실체를 정면으로 드러내는 책이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손쉽게 마시는 커피, 무심코 입는 옷 한 벌 속에도 제국주의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는 저자의 통찰은 신선하면서도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제국주의가 역사책 속에서 끝난 사건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나의 소비와 지갑을 통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불가피하게 불편한 질문들과 마주하게 되며 과연 누구의 노동과 희생 위에 서서히 편리한 일상을 누리고 있는가. 책은 역사적 제국주의와 오늘날 경제적 제국주의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한때 총과 칼로 식민지를 지배하던 제국들은 이제 글로벌 자본과 기업을 앞세워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착취를 이어 가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채굴 되는 희귀 광물은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위해 값싸게 팔려나가고 동남아시아의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으로 세계의 패스트패션을 생산한다. 소비자로서의 우리는 그 끝 단에서 단지 저렴하고 편리한 제품을 소비할 뿐이다. 그러나 그 소비 행위조차 이미 구조적 폭력의 일부라고 말하며 이 지점에서 단순한 경제 공부를 넘어선 윤리적 각성을 경험하게 된다. 나의 지갑은 결코 개인적인 도구가 아니라 세계와 맞닿아 있는 권력의 매개체라는 사실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일상에서 너무 나도 흔한 제품들이 사실은 현대판 제국주의의 상징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한 대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콜탄과 코발트는 대부분 아프리카 콩고에서 채굴 되며 그 과정에 어린아이들이 안전 장비 하나 없이 갱도 속으로 들어가 목숨을 걸고 채굴을 하고 있다. 우리가 매일 들여다보는 휴대폰 속에는 그들의 땀과 피가 스며 들어 있는 셈이다. 또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커피 한 잔 역시 저개발국 에티오피아 농부들의 낮은 임금과 불공정 거래 위에 세워져 있다.

책은 이러한 현실을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생생한 사례와 목소리로 전한다. 단순히 지식을 얻는 것을 넘어 마음 깊은 곳에 죄책감과 불편함을 느끼게 만든다. 그 불편함이야말로 독자에게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의식하지 못하면 변화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은 단순히 불편한 현실을 폭로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독자에게 묻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당장 글로벌 경제의 구조를 바꾸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소비자로서의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윤리적 소비, 공정 무역 제품 구매, 불필요한 소비 줄이기 같은 작은 실천들이 모여 거대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처음엔 그저 이상적인 주장처럼 들렸지만, 곱씹을수록 현실적 대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자본의 흐름은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된다. 내가 무엇을 사는지 곧 어떤 세상을 만드는지 직결된다.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을 공정 무역 제품으로 바꾼다면 매번 옷을 살 때 패스트패션 대신 오래 입을 수 있는 제품을 고른다면 비록 작은 변화일지라도 그 파급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스마트폰을 바꿀 때도, 옷을 살 때도, 커피를 마실 때도 그 이면에 어떤 구조가 있는지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알았기에 내 지갑은 단순히 개인의 만족을 채우는 도구가 아니라 세계와 연결된 정치적 행위라는 것으로 이해를 한다.

이 깨달음은 단순한 독서의 소득을 넘어 삶의 태도를 바꾸는 계기가 된다. 물론 모든 소비를 윤리적으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내가 무엇을 외면하고 있었는지 어디서 변화를 시작할 수 있는지는 분명해진다. 단순히 개인의 소비 윤리 차원을 넘어 세계 경제 구조를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을 길러주며 앞으로의 삶에서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마무리를 하며

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하고 무거운 책이다. 그러나 그 불편함이야말로 우리가 외면해 온 진실을 마주한다는 증거로 우리의 일상과 직결된 정치적 선언문에 가깝다. 소비의 행위 하나하나가 이미 세계의 구조적 불평등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에 책임 있는 선택을 고민하게 만든다.

단순한 경제 지식을 넘어 윤리적 자각을 얻고 더 이상 지갑을 열 때 무심할 수 없게 되고 작은 소비 습관 하나가 제국주의적 구조를 유지할 수도 변화 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 삶의 작은 실천으로 이어가고 싶고 앞으로 소비할 때마다 양심의 목소리가 되어줄 것이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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