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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콤마 - 열심히 살아도 허전한 당신을 위한 채움의 기술
이종미 지음 / 새로운제안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셀프 콤마
우리는 지금 쉼 없이 달리는 세상 속에 있다. 아침 알람과 함께 시작되는 하루는 끝없이 루틴을 반복하고 더 많이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 더 빨리 가야 한다는 압박과 경쟁 정보가 넘실대는 흐름 속에서 마음 한구석이 무너지는 느낌 그것은 어쩌면 드러나지 않은 신호다. 이종미 저자는 더 애써야만 살아남는다는 말에 갇힌 현대인을 향해 잠시 멈춤을 제안한다. 제목처럼 셀프 콤마 즉 자신에게 찍는 쉼표 한 번을 의미하며 그 쉼표는 끝맺음이 아니며 단지 숨 고르기다. 그리고 그 숨 고르기를 통해 우리는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내면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잠시 멈춤, 나를 위한 가장 빠른 성장이라는 메시지는 역설적으로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진짜 나를 위한 성장일 수 있음을 일깨운다. 지금 여기를 멈춰서 내 안을 들여다보라는 말은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이 책 전체가 지향하는 삶의 태도다. 또 다른 자기 계발서처럼 더 잘하라는 말로 가득하진 않다. 오히려 멈추라, 비워라, 그만둬라 다소 낯선 어조로 본질에 접근하고 이 낯섦이야말로 우리 삶이 얼마나 자동화되고 가속화되어 왔는지 보여주는 거울이 된다.
책을 구성해 보면 크게 여섯 부로 나뉘어 있으며 1 부는 치열한 당신에게 묻다 잠시 멈춤이 필요한 이유, 2 부는 나를 이해하는 시간 흔들림 속에서 나를 마주하다, 3 부는 아주 보통의 멈춤 시작하기 감정 및 내면 관리, 4 부는 멈춤을 일상으로 일상 및 습관 관리, 5 부는 멈춤으로 관계 단단하게 만들기 관계 맺기 및 소통, 그리고 마지막 6 부는 멈춤, 그 이후 지속 가능한 변화이다.

구조는 매우 체계적이다. 먼저 왜 멈춰야 하는가 묻고(1부), 그다음 나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이해하게 만들며(2부), 이어서 감정과 욕구의 영역까지 접근한다(3부). 그 후에는 일상 속 실천, 관계 속 실천, 그리고 마침내 지속 가능한 삶의 리듬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4~6부). 이렇게 단계 별로 설계되어 있기에 독자가 현재 위치한 지점을 발견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실천적 계단을 제공한다.
특히 3부에서 틈새 감정 관찰하기, 양가 감정의 늪, 완벽 주의 내려놓기 등 제목들은 익숙하지만 실상 어렵게 느껴졌던 덩어리 감정들을 정면으로 마주하라고 권한다. 이 책이 단지 멈춰라 말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이고 다양한 감정 경험의 이름을 꺼내는 것은 의미 있다. 또한 4부에서 나만의 최적의 리듬 찾기, 놓쳐야 비로소 얻는 나만의 시간, 하루 5분 셀프 힐링 노트 등 실제 일상 루틴으로 연결되는 부분은 이론을 넘어 실행으로 이어지게 한다.
이런 구성 덕분에 독자는 자신이 왜 바쁘게 만 살아 왔는지 돌아볼 수 있고 감정과 일상에 숨겨진 나를 마주할 수 있다. 어쩌면 이 책이 주는 핵심은 멈추기 위한 허락이다. 멈추는 것은 게으름이 아니며 멈춰서 다시 나아갈 준비가 되는 과정이다. 그 허락을 스스로에게 주는 것이 갈증 났던 부분인 것이다.

내용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종미 저자의 문체와 초점은 매우 돌봄 쪽에 무게를 둔다는 인상을 준다. 많은 자기 계발서가 성장 속도, 성취 지향에 무게를 둔다면 이 책은 일상적 돌봄, 감정의 존 밸런스, 관계의 경계처럼 조금 더 부드럽고 내면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그 점이 이 책이 신간으로서 갖는 차별 점이다.
예컨대, 저자는 불필요한 루틴이나 관계를 내려놓고 진짜 나에게 집중하게 한다고 고백한다. 여기서 내려놓기는 단순히 포기의 미덕이 아니라 삶의 에너지를 회복하기 위한 전략이다. 또한 하루 5분, 나를 복기 하고, 내 몸의 감각과 감정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라는 제안은 거창한 변화 대신 작은 일상의 틈을 활용하라고 말한다.
이 작은 틈이 누적될 때 변화는 거대해진다. 저자는 하루 5분이라는 개념을 통해 전략적이지 않은 뜬구름 같은 멘트 대신 실천 가능한 소 단위를 제시한다. 이렇게 보면 이 책은 단지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쓰고 기록하고 살아내는 책이다. 각 장 끝에는 체크 노트나 힐링 노트, 관계 돌봄 실천 노트 등이 삽입되어 있어 독자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기록하고 점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특히 저자가 HRD 전문가로서 현장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은 이 책에 신뢰를 더한다. 15년 차 HRD 교육 전문가라는 소개는 단지 학력이나 경력 이상으로 독자의 일상에 적용 가능한 도구로서 이 책이 구성되었음을 시사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마음이 힘든 날이나 몸이 지친 날에 무덤덤 펼치기 좋다. 덮어버리기보다 한 문장씩 음미하면서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마지막으로 이 신간이 현대인의 삶에 던지는 의미를 정리하면 이렇다. 우리는 바쁘게 살아왔고 또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매번 가속만이 삶의 본질이 될 수는 없다. 셀프 콤마는 가속의 곡선에서 잠시 벗어나 곡선이 아닌 궤적을 보라고 권한다. 삶은 직선처럼 달려가는 게 아니라 쉼표 하나, 물음표 하나, 그리고 이어지는 쉼표들로 만들어질 수 있다.
위로는 단지 지친 당신에게 쉼을 주세요 가 아니라 지친 당신이 스스로에게 쉼표를 찍게 하세요. 라는 적극적 제안이다. 이는 외부의 구조나 속도가 아닌 내면의 리듬을 회복하는 길이다. 삶의 깊이와 너비는 더 이상 채움과 생산성 만으로 측정 되지 않는다. 여유와 몰입, 돌봄과 관계, 감정과 일상의 반복 속에서 우리는 진짜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셀프 콤마는 바로 그 발견의 여정으로 나를 데려가 준다.
이 책을 닫을 때 당신은 아마 이 문장을 떠올릴 것이다.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그리고 그 문장이 당신 삶의 지금 이 순간에 작은 쉼표가 되어 줄 것이다. 만약 당신이 지금 허전함을 느끼고 있다면 혹은 속도를 조금 늦추고 싶었다면 이 책은 당신에게 적절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