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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잘되길 바랍니다 - 사람을 보고 길을 찾은 리더의 철학
권영수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당신이 잘 되길 바랍니다
LG에서 긴 세월을 바친 권영수 고문 45년 즉 반세기를 회사에 몸담은 내용을 정리해 놓았다.
회사 생활 동안 롱런을 할 수 있었던 노하우는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메모 즉 노트에 적는 습관이라고 말을 하고 있다. 작성한 노트가 150권이라고 하며 제 같은 경우는 새해 경영 수첩을 받으면 절반도 적지 못하는데, 메모에 많은 부족함을 느낀다.
주말 쉬고 월요일 되면 왠지 피곤하고 회사에 출근하기 싫어진다. 이는 더 쉬고 싶은 생각이 머리에 가득하며 회사는 스트레스 받는 곳이라 인식을 하기에 일요일 저녁에 월요일 할 일을 정리 준비를 해 놓으면 출근 길이 한결 가벼워진다. 모두 자기 하기 나름인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 진심으로 성장을 바라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살아 있음이 더 선명해진다.
권영수 전 LG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45년 현장 경험을 녹여낸 책에서 가장 먼저 건네는 것은 바로 그 진심이었다. 평 사원으로 시작해 그룹 내 주요 계열사를 이끌고 최고 경영자(CEO)까지 오른 기록은 그 자체로 전율을 일으킨다. 기술과 전략, 산업 구조 같은 경영 키워드 뒤편에 놓여 있는 사람과 마음에 주목을 하고 그가 여러 차례 강조하는 것은 리더십이나 성과만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길을 찾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조직에 속했을 때 느낀 낯섦과 책임감, 직원으로서 조직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내면적 갈등 등이 저자의 문체 속에서 흘러나온다. 일이 잘 되길 바란다면 먼저 사람을 진심으로 바라봐야 한다. 흔히 리더십 서적에서 전략이나 시스템이 강조되지만, 이 책은 사람이라는 단어를 다시 되새기게 만들고 조직이라는 큰 바다에서 나라는 개체가 어떻게 조류에 휩쓸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을지 그 응답을 천천히 알려준다.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저자의 커리어 궤적을 따라가며 장마다 주요 승부처를 이야기한다. 첫 장에서는 사회 초년생 시절 조직과 함께 성장하는 법을, 둘째 장에서는 국내외 사업장에서 실행력과 책임을 키운 과정을 다루고 셋째 장은 IMF 위기 시절과 M&A, CFO로서 경험을 통해 위기 속에서 원칙과 판단을 이야기한다. 넷째 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흑자 전환 이야기, 다섯째 장은 LG화학 배터리 사업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성장 동력, 마지막 여섯째 장은 LG유플러스 시절의 소통과 공감 리더십을 중심으로 다룬다.

각 단계마다 마주한 문제와 그 문제를 어떻게 사람과 현장으로 풀어냈는지 보여주는 작업이라는 점이 명확해지고 기술이든 시장 경쟁이든 결국 답은 현장에서 나온다는 경험적 확신이다. 품질과 신뢰가 경쟁력이라는 그의 문장이 인상 깊다. 보고서나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현장을 확인하고 조직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을 저자는 여러 차례 반복한다. 이는 조직을 리드하는 위치에서 사람을 얻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 리더십의 본질이라고 한다.
권영수 전 부회장은 본인이 이끈 여러 계열사에서 승부처를 알아보고 그곳에 역량을 집중했다. 배터리 사업에서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 구조를 마주하고 그는 제품력, 품질 향상을 승부처로 삼았다. 또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는 수율인 생산품 중 정상 제품의 비율에 집중하며 품질이 신뢰의 출발점임을 체감하고 무엇을 먼저 잡아야 하는가 대한 고민을 던져준다.

우리 삶이나 일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수많은 가능성 중 어떤 한 지점을 잡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지점이 단지 시장에서 유리하거나 혹은 트렌디 한 것이 아니라 나의 가치와 조직의 본질에 부합하는 지점인지 점검해야 한다. 또 다른 메시지는 인내와 끈기였다. 그는 45년 동안 현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위기도 겪고 실패도 했다. 그러나 그는 실패를 감추지 않았다. 왜 실패했는지 성찰 했고 다시 뛰었다. 이 모습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경영자는 어떻게 성과를 내야 한다. 조직은 경쟁을 해야 성장을 한다. 결국 조직이 지속 가능 하려면 사람과의 신뢰가 먼저 쌓여야 한다는 것이며 조직 문화를 바꾸고 직급 대신 이름을 부르고 수평적 조직 문화를 도입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리더십이란 높은 자리에서 지시하고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서로 배우는 관계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직원들에게 전달했던 CEO 노트 경험을 소개하면서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면 조직은 살고 일이 산다고 이야기한다.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 뿐 아니라 책임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현장으로 가고 리더도 결국은 사람이고 그래서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책임지는 존재여야 한다는 깨달음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는다. 한 조직의 최고 경영자였던 한 사람의 기록이지만, 그 기록이 주는 의미는 조직원, 직장인, 청년, 리더 모두에게 열려 있다. 평 사원으로 시작해 최고 경영자로 오른 드라마틱한 여정이 흥미롭긴 하지만, 단지 성공 사례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위기 앞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았는지 어떤 판단을 했는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방식으로 조직을 이끌었는지 마주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제목 그대로 다. 누군가 내게 당신이 잘 되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말해줄 수 있다는 신비. 그 말이 주는 힘을 책을 통해 다시금 느낀다. 그리고 나보다 앞서 걸어간 리더가 내게 건네는 이 한마디에 나는 따뜻하게 느껴지고 이 책을 대하는 모든 사람들이 잘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