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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종말의 허구
곽수종 지음 / 메이트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달러 종말의 허구
달러, 위안화, 유로화 여기에서 달러에 강력하게 도전을 하는 것이 위안화로 생각이 된다.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갈 길이 멀지만, 중국의 야심은 대단하다. 잉글로섹슨족에 더 이상 자존심이 허락이 되지 않는다. 중국의 역사가 얼마인데 말이다. 과거 로마 제국과 상벽을 이루며 삼국지의 나라에서 수, 당, 송, 원, 명, 청나라로 이어지면서 3,500년 이상을 자랑하는데, 고장 미합중국의 역사는 250년 밖에 되지 않는 나라가 관세를 물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지구는 지하 석유 자원을 남용하여 북극의 빙하가 녹고 지구의 온도 상승으로 인해 이상 기후를 맞이하며 이 여파로 여러 질병이 발생하고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구를 살릴 생각이 없으며 자국에 공장을 지어 달라고 협박을 하니 난감하기 그지없다.

책은 화폐·금융의 문제라는 언뜻 딱딱해 보이는 주제를 단순히 돈이 흔들린다는 위기로만 그리지 않고 오히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시대를 질서 전환의 순간으로 보고 그 중심에 있는 달러 체제의 균열을 문명사의 대 전환을 담보하는 지표로 삼고 달러가 기축 통화로서 세계 경제 심장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지만, 그 역할이 단지 금융 시장이나 무역의 틀 안에 머문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시장경제·국제 안보라는 근본 가치 체계와 깊이 맞닿아 있다는 시각은 흥미롭다.
달러가 어떻게 세계 통화 질서의 중심이 되었는지 조망하고 돈이 단순히 교환의 매개체가 아니라 인간이 만든 신뢰의 기호라는 점을 되돌아보며 달러 체제가 왜 강력했는지 그 매력의 구조를 드러낸다. 우선 브레턴우즈 협정과 금본위제도 해체 이후 미국이 주도한 달러 체제의 역사가 소개되고 달러화가 기축 통화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거대 경제 자체 뿐 아니라 제도·신뢰·금융시장·정치체계가 얽혀 있다는 설명은 설득력을 갖고 덧붙여 달러의 지배가 오래 지속된 이유로서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 밀도의 경제라는 개념을 빌려 달러의 독점적 매력을 설명하고 있다.

달러가 가진 특권이 누적된 부채, 무역 적자, 미국 내 정치·경제적 불신 그리고 달러에 대한 국제적 반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통찰이 제시된다. 즉, 달러 체제의 심장부에 놓인 미국의 구조적 문제는 단순한 미국 국내 문제로 끝나지 않고, 전 세계 기축 통화로서의 달러의 위상에 까지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달러 패권의 흔들림을 다루며 종말이라는 단어 대신 전환이라는 뉘앙스를 사용하면서도 그 변화의 속도와 스펙트럼이 과거와는 달리 거대하고 빠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핵심 축은 첫째, 미국·중국·러시아 등 주요국 간의 구조적 경쟁과 그 속에서 달러의 역할 변화. 둘째, 미국 국채·달러화 자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는 징후들. 예컨대 미국의 재정 적자 누적, 채권 시장에 대한 불안, 달러 약세 국면 등이 그것이며 책에서도 미국 채권 불신과 금융 질서의 균열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고 있다.

달러화 지위가 유지될 수 있는 조건 신뢰와 리더십, 제도적 견고성 약화될 경우 다른 통화나 자산이 기축 역할에 도전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저자는 동시에 대체 통화가 곧바로 달러를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냉정한 평가도 제시한다. 달러의 권위는 단순히 숫자로만 유지된 것이 아니라 세계 금융·정치·제도의 총체적 결합물이라는 점이 설득력 있게 이야기를 한다.
예컨대 금은 오랜 신뢰 자산이지만 유동성과 운송, 보관 등 현실적 제약이 존재하며, 암호 화폐는 기술적으로 혁신적이지만 가격 변동성과 제도적 불확실성이 결정적 걸림돌의 설명이며 이와 함께 투자자 차원에서 자산 분산의 중요성을 환기한다. 특정 통화나 자산에 과하게 기대기보다는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단순한 경제 서적을 넘어 실질적 생존 전략처럼 다가오며 또한 달러가 흔들릴 때 우리 개인과 국가 모두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대해 묻는다. 통화·채권·주식·대체자산 등 다양한 축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생각을 품게 되는데, 첫째, 달러라는 화폐 체계가 얼마나 거대한 권력·제도·신뢰의 네트워크 위에 서 있는지를 이해하게 되고 둘째, 그 권력은 영원할 것 같지만 종말 이라기보다는 전환의 키워드로 바라볼 때 현실적인 힘을 갖는다는 점 그리고 셋째, 이러한 전환이 단지 외부적 충격(전쟁, 팬데믹, 기술혁신) 만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선택과 준비와도 맞닿아 있다는 깨달음이다.
복잡하고 방대한 통화·금융 이론과 역사적 흐름을 담다 보니 일부 장면에서 용어가 다소 어렵고 독자가 사전적 배경 없이 따라가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저자의 관점이 비교적 비관적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달러 체제는 여전히 건재하다는 반론적 시각도 충분히 고려하면 좋겠다.
경제 교양서 이상이며 글로벌 금융의 흐름, 국가 간 권력 구도, 화폐의 미래가 궁금한 누구에게도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이 수출·외환·금융에 노출된 나라에 사는 독자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더욱 실체감 있게 다가올 것이다. 달러의 종말은 꼭 끝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의 시작일 수 있고 바로 그 시작 성을 우리가 지금 밟고 있다는 인식은 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