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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삶이 답답할 때 부처를 읽는다 - 오늘도 마음이 흔들리는 당신을 위한 지혜의 말들
우뤄취안 지음, 정주은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나는 삶이 답답할 때 부처를 읽는다
불교에서는 목숨을 끊어도 번뇌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생명은 윤회설로 영원히 이어지기에 번뇌는 죽지 않는다는 말이 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번뇌라는 것은 산 사람에게 오는 것이 아닌가. 다음 생에 사람으로 태어날지 동물로 태어날지 모르는 일이다. 여기 책에서는 작가와 성엄스님 이야기로 시작이 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성철 스님이나 법정 스님 정도 아닐까.
부처라고 하면 불교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믿는 종교가 아닌가. 스님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며 불교의 설법에는 무소유 주장하며 빈손으로 떠나기에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수없이 당부하지만, 과연 그들은 비우고 사는지 묻고 싶다. 책에 욕심에 있어 벌여 온 책을 반납하지 않고, 자기를 만나려면 3,000배를 하고 오라는 둥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과 무엇이 다른가. 모든 중생을 똑같이 보살핀다는 내용이 성립되지 않고 있다.
세상을 절대 진리대로 흘러가지 않으며 그 시대에 사회 문화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삶이다. 누구나 답답함을 느끼고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지만 마음은 늘 허전하고 작은 일에 쉽게 화를 내며 또 사소한 일로 상처를 받는다. 그런 순간 우리는 흔히 위로를 찾고 싶어 하고 누구는 음악을 듣고, 어떤 이는 산책, 또 종교적 언어에 귀 기울인다.

'나는 삶이 답답할 때 부처를 읽는다'는 바로 그런 갈증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다. 불교의 방대한 교리나 딱딱한 수행 지침이 아니고 지금 이 순간의 고민을 다정하게 어루만지며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내면의 평화를 되찾는 길을 보여준다. 부처를 읽는다는 말은 단순히 불경을 펼쳐본다는 뜻을 넘어 내 마음을 비추어 보는 행위이자 세상의 복잡한 소음을 잠시 멈추고 본질을 바라보려는 시도다.
누구든 삶의 무게에 눌릴 때 부처의 말이 마치 오래된 친구의 조언처럼 가볍게 마음을 덜어줄 수 있다고 말한다. 불교를 신앙으로 믿지 않는 사람에게 이 글들은 충분히 위로와 통찰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열린 책이며 여러 주제 별 우리의 일상적인 고민을 다룬다. 화를 다스리지 못해 후회하는 순간, 집착 때문에 스스로를 괴롭히는 순간, 타인의 말에 휘둘리며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 이런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거기에 부처의 가르침을 덧붙인다.
때로 짧은 일화로 때로 단순한 한 문장으로 우리를 멈추게 만들고 예를 들어 모든 것은 변한 다는 진리는 너무 단순해서 무심히 흘려버릴 수도 있지만 그것을 일상 속에 가져다 놓으면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사랑도, 미움도, 두려움도 결국은 모두 흘러간다. 그 사실을 깊이 이해하면 지금의 답답함 역시 잠시 머물다 떠나는 구름 같은 것임을 알게 되니 말이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불교의 언어를 삶의 언어로 번역해 낸다는 점이며 불교는 방대한 철학과 복잡한 용어를 지닌 종교로 일반 독자에게는 때로는 낯설고 멀게 느껴질 수 있다. 부처의 말을 일상적인 고민과 연결 시키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내고 있다.
이를테면 무상(無常)이라는 개념을 설명할 때, 추상적인 철학이 아니라 일상에서 겪는 변화의 예시로 들려준다. 계절이 변하고, 사람의 마음이 변하고, 내 몸조차 매일 변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무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서술 방식 덕분에 책은 종교적 텍스트라기 보다 심리학적 에세이 이자 자기 성찰의 글처럼 다가온다.

불교의 교리는 어려운 개념이 아니라 내 일상 속 고민을 비춰 주는 거울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거울 속에서 내 모습 그대로 마주했다. 화를 잘 참지 못하는 나, 누군가 말 한마디에 쉽게 흔들리는 나, 과거의 상처를 오래 붙잡고 사는 나. 그런 나를 부끄러워하기보다 부처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실천에 대한 자극을 받고 단순히 좋은 말에 감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오늘 하루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든다. 이를테면 호흡의 중요성을 자주 강조한다. 답답할 때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 만으로 마음은 놀랍게 가벼워진다는 것이다.
마음이 흔들릴 때 호흡에 집중하면 불필요한 생각이 조금씩 사라지고 상황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다. 이처럼 책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작은 실천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마음을 가볍게 만드는 길은 새로운 것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쓸데없는 것을 비우는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이번 추석 연휴 동안 집 안의 필요 없는 물건들을 정리했다. 옷장 속에서 한 번도 입지 않은 옷, 책장에 꽂혀 있지만 다시 읽을 일 없는 책들, 그리고 휴대폰 속 수많은 사진들까지. 물건을 정리하면서 이상하게 마음도 함께 정리되는 기분이다.

부처의 말을 절대적 명령이 아니라 제안으로 풀어낸다는 것으로 종교적 텍스트는 자칫 권위적인 말투로 흐를 수 있다. 마치 친한 친구가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듯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래서 독자는 부담 없이 글을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이런 유연함이야말로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라 생각된다.
나는 삶이 답답할 때 부처를 읽는다는 단순한 위로의 책을 넘어 자기 성찰의 길잡이이자 삶을 가볍게 만드는 실천서로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큰 시대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 이 책은 더욱더 빛나고 있다. 종교적 신앙이 있든 없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부처의 말 속에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스스로를 위로할 힘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삶의 답답함은 외부의 문제 때문만이 아니라 내가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 때문에 더 커진다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은 언제든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부처의 가르침은 수천 년 전의 것이지만 오늘 내 하루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