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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 - 세상의 기준에 좌절하지 않는 어른의 생활법
양승렬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11월
평점 :
"극기복례위인(克己復禮爲仁)"
- [논어], 김영 평역, 2014. / [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 양승렬, 2024
"사회가 혼란해지자 몇몇 사람들이 좋은 세상을 위한 대책과 사상을 내세우기 시작했습니다. 후대 사람들은 이들을 학파로 구분하여 '제자백가(諸子百家)'라고 불렀습니다. '제자'는 많은 스승을, '백가'는 다양한 학파를 뜻합니다. 이들 중에서 이른 시기에 사람들에게 크게 인정받으며 우뚝 선 사람이 '공자'였습니다. 공자가 유명세를 떨치자 수많은 사람들이 나름의 학설을 주장하며 스승을 자처했습니다. 그 중에는 비상식적인 내용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무리들도 있었습니다. 공자는 그들을 '이단(異端)'으로 지칭했습니다."
- [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 <2-37>, 양승렬, 2024.
중국 춘추전국시대 분열의 역사적 시작점은 다양성의 시작이기도 했다. 바로 '제자백가(諸子百家)'의 '백가쟁명(百家爭鳴)'이었다. 분열과 혼란의 시대와 함께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과 사상, 시대개척의 대책들이 발전했다.
중국의 긴 역사에서 대륙통일의 반복이 그들의 지향점이었다면, 그 시간의 1/3은 분열과 혼란의 시간들이었다. 춘추전국시대는 '제자백가'를, 5호16국 시대는 '다문명'의 충돌과 혼합을, 5대10국은 한 단계 진보하는 거대문명의 중간 분열 과정을, 현대 국공내전은 진보사상의 승리를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 문명에서 '다양성'의 출발은 기원전의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였고, 그 시작은 바로 '공자'였다.
"공호이단, 사해야이(攻乎異端, 斯害也已)"
- [논어(論語)], <2편. 위정>
기원전 5세기 공자의 유가는 수세기 전 주나라의 예법에 따른 정치사회를 추구했고, 그 기본은 현실 정치사회적 관계를 이루는 인간들의 내면적 성품인 '인의(仁義)'를 기반으로 '덕치(德治)'의 정치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이상주의적이면서 한편으로 현실주의적 사상이었다. 이것이 '유교(儒敎)'가 아닌 '유가(儒家)'다. 이러한 '유가' 사상에 대한 반박으로 쟁명한 사상들이 '제자백가'였고, 공자는 '인의'와 '덕치'를 가볍게 여기는 다른 사상들을 '이단(異端)'이라 하여 "열심히 외쳐봐야 해로울 뿐(攻乎異端, 斯害也已)"이라고 하였다.
"[논어]는 공자가 제자 및 당시 사람들과 응답한 것, 제자들이 서로 나눈 대화와 스승의 말을 접해 들은 것을 제자들이 각기 기록하였다가 공자가 죽은 뒤 문인들이 서로 모아 논찬한 것인데, 그래서 이 책을 [논어(論語)]라 한다."
- [한서], <예문지>, 반고.
국문학자 김영 교수가 2014년 편역한 [논어] <서장>에 나오는 반고의 [한서] <예문지>가 설명한 [논어]다. 공자는 비슷한 시기 서양의 소크라테스처럼 글을 남기지 않고 '말'을 남겼다. 소크라테스가 제자 플라톤의 저서로 남았듯, 공자의 말씀도 3천명에 이르렀다는 수많은 제자와 문인들의 기록인 [논어]로 남았다.
[논어(論語)]는 스승이자 선현이며 군자의 모범으로서 공자의 '말(語)'을 후학들이 '논평(論)'한다는 의미로 총 20편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공자가 가장 중요한 기본태도로 삼았던 배움에 관한 <1편. 학이>부터 그 다음의 중요한 실천인 정치를 <2편. 위정>에서 다룬다. 제자들과의 다양한 대화는 <3. 팔일>, <4. 이인>,<5. 공야장>, <6. 옹야>, <7. 술이>, <8. 태백>, <9. 자한>, <10. 향당>, <11. 선진>, <12. 안연>, <13. 자로>, <14. 헌문>, <15. 위령공>, <16. 계씨>, <17. 양화>, <18. 미자>, <19. 자장>을 거쳐 마지막편 <20. 요왈>로 마무리된다.
"[논어]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소재가 '말과 실천'입니다. 말은 늘 조심히 바르게 하고 행동이 앞서야 한다는 가르침이 반복됩니다... [논어]를 구조적으로 살펴 보면 가장 첫 문장은 배우고 익히는 실천의 즐거움을 말하고, 마지막 문장은 말의 중요성으로 끝납니다."
- [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 <2-57>, 양승렬, 2024.
[논어]에는 공자가 가장 앞세운 '인(仁)'이 100번 넘게 나온다고 하는데, 이를 기반으로 '지식'이나 '배움'을 아우르는 '학(學)'과, 그것이 경지에 오른 이상적 '군자(君子)', 이들의 '말과 실천'으로 이루어지는 '정치'가 핵심 주제어라고 할 수 있겠다.
[논어]의 첫 문장은 다음의 유명한 글이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 [논어], <1편. 학이>
때때로 혹은 수시로, 아니면 때에 알맞게 배우면 좋고, 친구가 멀다 않고 오면 즐거운데, 남이 몰라준다 서운해하지 않는 군자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선행기언, 이후종지(先行其言, 而後從之)"
- [논어], <2편. 위정>
그 다음으로 이 군자가 말을 앞세우지 않고 당당히 실천하면서 그에 따라 말을 하는 모습은 공자가 살던 혼란한 시대 '정치'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시지기불가이위지자여(是知其不可而爲之者與)"
- [논어], <14편. 헌문>
이런 공자를 당대 사람들은, 현실에서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어이 실천하려는 사람(知其不可而爲之者)"으로 칭한다.
"극기복례위인(克己復禮爲仁)"
- [논어], <12편. 안연>
이런 사람은 "자신을 이겨내고 '예'를 중시(克己復禮)"하면서 '인(仁)'을 실천한다.
"아욕인, 사인지의(我欲仁, 斯仁至矣)"
- [논어], <7편. 술이>
이렇게 "내가 원하는 대로 내 마음 속에서 바로 닿는" 것이 역시 '인'이다.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 [논어], <2편. 위정>
'군자'는 그렇다고 모든 걸 아는 척 하지 않는다. 공자는 고지식하다는 선입견과 달리 말을 아끼고 실천을 중시하며 겸손하게 평생 배움의 태도를 견지했다고 한다. 공자에게 '지식'은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은 솔직히 모른다 하는 것(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이었다.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 [논어], <1편. 학이>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
- [논어], <15편. 위령공>
그러므로, 공자에게 '과오'는 "즉시 인정하고 고쳐야 하는 것(過則勿憚改)'이었으며, 그렇지 못한 것 자체가 '과오'였다.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 [논어], <15편. 위령공>
'극기복례' 못지 않게 유명한 [논어]의 가르침이 "내게 싫은 것은 남에게 시키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인데, 이 또한 '군자'의 중요한 실천 덕목이다.
그러나 공자 자신을 비롯하여 '군자'는 완성형이 아니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늘 공부하고 배우며 스스로를 단련시켜야 한다.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 [논어], <2편. 위정>
"생각없이 공부만 하면 어둡고(學而不思則罔), 배움없이 잔머리만 굴리면 위태롭다(思而不學則殆)".
"군자태이불교, 소인교이불태(君子泰而不驕, 小人驕而不泰)"
- [논어], <13편. 자로>
그렇게 '군자'는 언제 어디서든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면서 태연하되 교만하지 않게 되는데, 이런 '군자(君子)'와 정반대로 사는 사람들은 '소인(小人)'이 된다.
"군자유어의, 소인유어리(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
- [논어], <4편. 이인>
'인'을 실천하는 군자는 항상 '의(義)'를 염두에 두고 깨우치려 애쓰는 반면, 소인배들은 항상 '이익(利)'만을 앞세운다.
안중근 의사가 잘린 손가락 인장을 찍은 [논어] 인용글은 "이익 앞에서 의로움을 보라(見利思義)"는 문장이었다. 그는 식민 현실에 처할 "나라의 위기를 보며 목숨을 바쳤다(見危授命)".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
- [논어], <14편. 헌문>
어려운 가정형편에 15세에 공부를 시작했으나 30세에 인격적으로 독립(而立:이립)하고 40세에는 흔들림 없던(不惑:불혹) 공자, 50세 천명을 알고(知天命:지천명), 60세에는 유연함의 극치를 이룬(耳順:이순) 후 70세 인생 말년에 무엇을 해도 법도에서 벗어나지 않은(從心所欲不踰矩:종심소욕불유구) 그가 했던 또 하나의 멋진 문장이 있다.
"지자불혹, 인자불우, 용자불구(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
- [논어], <9편. 자한>
'지인용(知仁勇)'을 갖춘 '군자'는 '흔들림 없고(不惑)', '근심 없이(不憂)', 두려움 없는(不懼)' 사람이라는데, 참으로 이상주의적이다. 이는 맹자가 계승하고자 했던 공자 사상의 요체라 할 수 있다.
"불환과이환불균(不患寡而患不均)"
- [논어], <16편. 계씨>
내가 [논어]에서 가장 좋아하는 말이 위 문장인데, 군자가 실천하는 정치는 결국 "부족함이 아닌 공평하지 못함을 근심(不患寡而患不均)"하는 공정하고 평등한 세상이다.
작가 양승렬 선생은 조선시대 화가들의 그림을 소재로 하여 [논어]의 가르침을 2부 20장 총 64편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공자의 2,500년 동안의 가르침은 물론 조선의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논어]를 깨우친 작가 본인의 교훈이 어우러져 홀로 머리맡에 두고 하루 한 편, 한 문장씩 곱씹어볼 만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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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논어(論語)](기원전 5세기~), 김영 평역, <청아출판사>, 2014.
2. [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 양승렬, <한빛비즈>, 2024.
3. [백가쟁명(百家爭鳴) - 이중톈 중국사 6](2014), 이중톈, 김택규 옮김, <글항아리>, 2015.
4. [맹자(孟子)], 조관희 평역, <청아출판사>, 2014.
5. [불변과 만변(不變與萬變)](2021), 거젠슝, 김영문 옮김, <역사산책>,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