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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
론다 번 지음, 김우열 옮김 / 살림Biz / 2007년 6월
평점 :
누구나 다 아는 바로 그 '비밀'
- [시크릿], 론다 번, 2006.
1.
"'비밀'이란 바로 '끌어당김의 법칙(Law of Attraction)'을 말한다."
- [시크릿], 론다 번, 2006.
레닌은 말했다.
인간의 생각도 '물질의 산물'이라고.
21세기하고도 사반세기가 넘어가는 지금 들으면 이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얘긴가 싶겠지만, 과학이 막 발전하던 19세기말이나 20세기 초에는 매우 심오한 철학적 문제였다.
세상만물의 근원이 무엇인가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과 답변.
종교에서는 정신이나 관념이 우선이라 답했고,
과학에서는 증명 가능한 물질이 근원이라 답했다.
전자는 '관념론'으로 불렸고,
후자는 '유물론'으로 불렸다.
19세기 말 독일의 '과학'적 사회주의자 칼 마르크스의 동지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루드비히 포이어바흐와 독일 고전철학의 종말](1888)에서 철학을 유물론과 관념론의 전쟁터로 규정하며 현대의 노동계급의 '유물론'이 근대 독일의 관념적 사변철학을 대체하는 철학의 상속자라고 말했다.
20세기 초 러시아 '과학'적 사회주의자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은 [유물론과 경험비판론](1908)에서 '에너지'를 우주의 근원으로 얘기하던 오스트리아 마흐주의 같은 '경험비판론'은 과학이 아닌 '관념론'이라고 짓밟으면서 철저한 '유물론'을 확립하고자 했다.
"물질은 일차적인 것이다. 감각, 사유, 의식은 특수한 방식으로 조직된 물질의 최고산물이다."
- V. I. Lenin, [유물론과 경험비판론], <1장>, 1908.
그렇게 나온 결론이 '생각도 물질의 산물'이라는 말이었고,
나의 청춘은 그 '유물론'의 시기였다.
그러나 양자역학이 지배하는 지금,
헷갈린다.
'물질'은 무엇이고,
'관념'은 무엇이며,
'파동'은 무엇인가.
2.
"사람들의 행동은 단지 결과일 뿐이다. 원인은 당신의 생각이다."
- [시크릿], 론다 번, 2006.
2006년에 호주의 전직 프로듀서 론다 번(Rhonda Byrne)이 찰스 해냇이라는 백여 년전 인물의 책을 우연히 접한 후 무언가 '비밀'을 알게 되었고 미국으로 건너가 이 '시크릿(The Secret)' 시리즈로 대박을 친다. 관련 영상은 물론 그녀의 책 [시크릿]은 해리 포터 신작을 뛰어넘기도 했단다.
부자가 되고 싶고 성공하고 싶은 전세계의 수많은 대중들이 이 '비밀'에 열광했고, 심지어 우리 회사에서 전혀 책이란 걸 읽을 것 같지도 않던 한 임원이 이 책을 추천하기도 했다.
이 책의 결론부터 말하면,
1) 모든 것의 원인은 당신의 생각과 마음에 달렸다.
2) 긍정의 주파수로 마음을 맞춰서 바라는 것이 무엇이든 무조건 된다고만 믿어라.
3) 이미 소망을 이루었다고 믿고 행동하면 온 우주가 당신에 호응하며 도와줄 것이다.
4) 그러니, 될 때까지 믿어라.
5) 우주가 당신 편이라는 근거는 바로 '양자역학'인데, 당신의 긍정적 마음과 우주의 '끌어당김의 법칙'이 바로 인생 성공의 '비밀(The Secret)'이다.
뻔한 얘기다.
일단 될 때까지 긍정적으로 믿으면 나중에 그리 되었을 때 당신의 긍정적인 생각 덕분이고, 설령 안된다면 당신이 그렇게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성공할 때까지 믿고 또 믿으라는 말이고, 만약 실패한다면 그 이유는 당신 자신의 믿음이 부족한 탓이다.
빼박이다.
사람의 마음과 우주의 '끌어당김의 법칙'이라는 '주파수'와 '파동'의 양자역학 원리를 부정하면 현대 과학도 모르는 모지리가 되는 것이고, 그렇게 긍정마인드만 갖춘다고 되겠느냐 의심하면 부정적인 인간이 되어 버린다.
그럴 듯 하기도 하다.
'주파수'와 이런 에너지들의 '파동'으로 운동하는 양자역학의 세계에서 '우주의 주인'인 나의 생각에 적극 호응하고 내 소원을 그대로 들어주는 요술램프의 지니와 같은 우주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뛴다.
책을 덮은 지금부터라도 나는 명확한 목표를 "구하라!", 이미 얻은 것처럼 "믿어라!", 이미 이룬 그 긍정의 감정 주파수대로 "받아라!"라는 [시크릿]의 '3계명'을 받들어야만 할 것 같다.
긍정적으로 간절하고 절실히 원하면 그에 따른 행동으로 이어지고 결국 그 실천이 쌓여 이루어진다는 평범한 진리인데, 당최 이 책 [시크릿]의 내용과 결론을 부정할 수도, 비판할 수도 없다.
그러면서도 다 읽고 나서 마음이 웅장해진다.
긍정의 바이러스를 전파하듯 주변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야만 할 것 같아서 제일 먼저 고딩 아들의 책상에 올려놓았고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던 아들은 '아빠, 또요?'라는 표정으로 한숨을 쉰다.
3.
우연히 옥탑방 책장에서 발견했고 왠지 뿌듯한 마음이 되어 읽고 난 후 가슴이 웅장해져서 굳이 주변에 전파까지 하고 보니 생각났다.
'종교'였다.
'긍정'이라는 믿음을 전파하고 일체의 '부정'적 비판을 무력하게 만드는 일종의 '관념론'이다.
'유물론'적 관점에서 비판하려 해도 이 '비밀(시크릿)'의 종교는 현대 과학의 끝판왕인 양자역학의 호위를 받고 있다.
지금은 백여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 '과학'은 '유물론'의 편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철학의 전장'에서 '관념론'과 '유물론'의 전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마음'과 '생각', 나아가 '영성'까지도 그 '물질'적 본질을 밝혀낼 날이 올지도 모른다.
문제는 도대체 '물질'이 무엇인가 아닐까.
"명심하라. 생각은 모든 결과의 일차적 원인이다."
- [시크릿], 론다 번, 2006.
철학적 근본 논쟁은 접어두자.
이 책 [시크릿]은 그 터무니 없어보이는 '종교'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긍정'적이라 책을 덮은 후 마음이 밝은 주파수로 맞춰지는 건 사실이다. 안 그러면 우주가 나에 호응하지 않아 하는 일마다 잘 안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억지로라도 감정을 '긍정'의 주파수에 맞출 수밖에 없다.
이 주파수는 양자역학의 원리에 따라 우주와 파동하며 그렇게 "당신은 우주의 주인"(같은책)이 된다.
'긍정'.
누구나 다 아는 바로 그것이 내가 이 책에서 도출한 인생의 '비밀(The Secret)'이다.
뻔한 얘기로 말이 길었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꼭들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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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크릿(The Secret)](2006), Rhonda Byrne, 김우열 옮김, <살림Biz>,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