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러너
존 르 카레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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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 러너 / 존 르 카레 /RHK]

최근 저자의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읽어야지 했는데 타계 소식을 접했다.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라는 책 제목을 보고 뭐지? 음 뭔가 호기심을 발동했기 때문이었다. 스파이 소설 하면 존 르 카레 라고 하는데 아직 만나지 보지 못했기에 궁금증이 생겼다. '에이전트 러너' 라는 의미는 흔히 007 스파이와는 다른 분위기다. 직접 행동을 나서기 보단 고급 정보를 관리하는 것인데 으흠, 그동안 스파이 영화나 소설을 볼 때면 대부분 현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다보니 스파이가 다 같은 것이 아니구나 했다.

책의 시작은 이제 스파이를 은퇴할 나이가 된 매트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아내인 프루 역시 결혼 후 같은 활동을 해왔고 매트에게 마지막 임무가 주어졌을 때 음 아내는 힘을 실어주었다. 스파이 소설이라고 해서 다 긴박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알게 된 부분이다. 또한, 딸에게 그동안 매트가 해왔던 일이 무엇인지 진실을 전달하는데 보통 마지막까지 숨겨야 하는 것이 아닌가? 뭔가 계속해서 기존의 스파이라는 이미지에서 자꾸 어긋나고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끌린다는 점이다. 트럼프 전직 대통령의 대한 내용과 영국의 브렉시트 발표 등 최근까지의 정치 상황을 거침없이 보여주는데, 그렇다고 이야기는 긴박하게 흘러가는 것도 아니다.



배드민턴을 해왔고 협회 회원인 매트에게 어느 날 에드라는 남자가 경기를 하자면서 접근해온다. 끈질긴 요구에 시합을 하고 이젠 에드의 여동생과 함께 복식까지 하자고 한다. 소설은 중반 부분까지 별다른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나마, 같은 임무를 맡은 플로렌스가 갑작스럽게 사임을 하면서 뭔가 일이 꼬여진다. 여기에 갑작스럽게 에드가 이중 스파이로(스파이라고 해야하나..) 밝혀(?)지면서 매트는 그동안 에드와 보냈던 시간에 대해 심문을 받게 된다. 어떤 이유에서 자신에게 다가온 것일까? 매트로선 전혀 알 수 없지만 동료들은 모든 상황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억울하겠지만 윗선에서는 결코 에드와 매트가 비록 배드민턴 시합만 했다고 볼 수는 없는 현실이었다. 이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그리고 직접 진실을 밝혀 내야한다.

이 순간부터 긴장감이 생겼다. 에드는 네트에게 무엇을 얻기 접근을 한 것일까? 하지만, 에드의 의외의 모습이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음 스파이 소설이지만 '미션 임파셔블'처럼 속도감은 느끼지 못하는 대신 고요하게 흐르는 분위기가 매력적인 작품으로 저자의 다른 작품들이 갑자기 너무 궁금해졌다. 또한, 고전 같은 느낌이 풍기기도 하는데 이젠 앞으로 존 르 카레의 신간 소식은 접할 수 없지만 기존에 출간 되었던 책들로 위안을 삼아야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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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읽어주는 남자 케이스릴러
라혜원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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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읽어주는 남자 / 라혜원 / 고즈넉이엔티]


책 제목을 보고서 '기억'이라는 단어가 궁금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왜 기억 읽어주는 남자인 것일까? 제목을 보고서 한참을 생각했다. 저자의 작품인 [내 도도한 항아리]를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이번 작품도 잔뜩 기대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읽는 내내 기억이라는 것이 어디까지 진실인지 아니 기억과 마음이 별개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라는 의구심이 수없이 들었었다. 안타깝기도 하고 책을 보면서 재후와 하윤의 관계가 뭔가 아슬하면서도 아련한 마음이 들어버렸다. 마음이 기억을 이길 수 있을까? 아니 원래부터 질문 자체가 될 수 없는 말인듯 하다. 


소설의 시작은 자동차 사고로 시작된다. 교통사고가 난 후 급하게 차안에서 도망을 쳐야하는데 여성은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뒷좌석을 바라보다가 그만 사고를 당했다. 그리고 눈을 뜬 곳은 어느 병원이었고 자신이 누구인지 어느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사고를 당했던 그 날밤의 일만 또렷하게 생각이 날 뿐이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약혼자라고 앞에 나타난 남자 천재후 너무나 다정하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데 그녀의 이름은 '송하윤'으로 그룹 손자인 천재후와 연인이라는 사실이다. 사고가 일어나던 날 밤 같이 차를 찼던 남자가 약혼자였을까? 현재로선 어느 것도 확실하지 않아 두려움 뿐이며 이곳에서 유일하게 의지할 사람이라곤 천재후 밖에 없었다. 그런데 자신을 진찰하는 박사에게 묘한 기시감이 느껴진다. 무엇인가 알려줄듯 하면서 애매하게 말을 마무리를 해 버리기 때문이다. 




하윤이 있는 곳은 섬으로 재후의 할아버지가 지은 인공섬이다. 어디로든 도망갈 수없는 것 같은 분위기에서 하윤은 더욱더 공포감을 느끼면서 자신이 정말 누구인지 알고 싶어한다. 그렇게 의구심을 키워가면서 우연히 자신을 치료한 남박사의 진료실까지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누군가 컴퓨터를 접속할 수 있도록 비밀번호가 적힌 포스트를 모니터가 붙이고 떠났다. 도대체? 왜? 누가 그런 것이지? 그러나 자신이 누구인지는 뜻밖의 재후의 비서를 통해 알게 되었다. 재후에게 돈을 노려 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을 시도했었고 이름이 송하윤이 아닌 한재경이라는 사람이란다. 


그렇게 하윤은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되고 이 일에 남자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재후의 할아버지인 천회장이 이 남자와 떠나라는 명령으로 공항까지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남박사가 하윤을 기다리고 있었고 이대로 떠날 수는 없다는 불안감에 도망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가 마주한 진실...어쩌면 자신과 재후에게는 너무나 아픈 진실이었을까?. 천회장의 욕심으로 천재후가 이 세상에 나왔고 그에게 완벽한 삶을 주려고 하지만 생명이란 사물이 아니기에 계속해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여기에 동참한 송하윤과 남우성박사 도대체 두 사람은 천재후에게 무엇을 했던 것일까? 


기억이식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한 번 더 놀란 소설 [기억 읽어주는 남자]. 안개로 인해 가려졌던 숲이 이제 안개가 사라지면서 서서히 그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일어나는 갈등. 초반 하윤이 기억작화증이라는 병명을 받았을 때 인간의 기억은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을 알았다. 그 기억이 진실인 것처럼 믿어버리기도 하는데 여기엔 마음이 가야하는 것이 아닐까? 오로지 기억만으로 사랑의 감정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책은 재후보다 하윤의 불안한 모습을 더 보여주고 있는데 한편으로 재후의 심리변화를 더 보여줬다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음 뭐라고 해야할까.....책을 덮고서도 하윤과 재후의 모습이 쉽게 떠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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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 한의 화가 천경자 - 희곡으로 만나는 슬픈 전설의 91페이지
정중헌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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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 스타북스 / 정중헌]


천경자 화백에 대해선 이 책으로 처음 알게 되었다. 이 나라가 혼란스러운 시기에 유학을 가고 사랑을 하고 또 이별을 겪었다. 고단스러운 삶에서 살아갈 수 있었던 건 '그림' 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책은 희곡 처럼 한 기자와 천경자의 대사가 교차하면서 시작한다. 의학도 아닌 그림으로 유학을 가겠다던 딸을 만류하던 아버지는 결국 유학을 허락했다. 그렇게, 일본으로 갔고 그곳에서 첫번째 남편을 만났다 행복할 거라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했고 또 다시 사랑이 찾아오지만 이 사랑 역시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화가의 삶을 들여다보면 아니, 알고 있는 것만으로 생각을 하면 인생이 평탄한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그림을 그리게 된 건 그 그림속에 모든 것을 투영하기 때문이다. 반 고흐도 그러했고 피카소 역시 그러했듯이 비록 삶은 행복하다고 할 수 없지만 이들의 작품은 세대를 넘어서 여전히 집중을 받고 있다. 


일본으로 유학을 갔을 때 조선사람이니 조선사람을 그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당시 일본에 유학을 간 것만으로 대단했고 또한 그곳에서 살아간다는 거 역시 쉽지 않았다. 처음 만난 스승은 천경자 화백에게 일본인을 그려도 진짜는 나오지 않는다고 했으며, 맨 먼저 자화상 부터 그려야 그림을 그릴 줄 안다고 조언했다. 화려함 대신 진짜를 알려준 말이었다. 첫 남편에서 딸과 아들을 얻었고 그 후 두 자녀를 다시 얻으면서도 그림을 포기하지 않았다. 언제까지 뒤늦은 사랑에 얽매일 수 없다 그렇게 흐지부지한 인연을 마침내 끊게 되었다. 참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신경쇠약에 시달리기도 했었는데 이때 아프리카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아프리카 초원을 배경으로 그린 그림들 중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라는 제목의 그림은 저자가 살아온 49세 인생을 그린 대작이다. 아프리카 하면 이런 모습이구나 라고 느낄 정도로 초원에 다양한 동물들을 그렸다. 넓은 초원을 바라보면 저절로 삶을 생각하게 될 것만 같다. 사랑에 실패만 한 것이 아니라 화백의 여동생이 결핵이 걸려 죽기까지의 삶은 그저 살고 싶은 생각이었을 텐데 돈이 없어 어렵게 약을 구했지만 결국 세상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생이 너무 안타까웠다. 옆에 있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가족의 마음을 어떤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림이 유일한 탈출구였을 텐데 개인의 삶 뿐만 아니라 화단에서도 인생 못지 않게 굴곡이 많았다. 유학에서 배웠던 일본 채색화가 동양화 집단에서 외면 되었고 국전에서도 수모를 겪어야 했었다. 그러나 절대 포기 하지 않았기에 화가로 성공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 인도와 중나미 그리고 베트남까지 천경자 화백은 붓을 들고 그렇게 세계로 나갔다. 그렇게 그렸고 애지중지 하던 작품을 기증했고 저작권까지 내놓았다. 또한, 작품마다 어떤 의미가 있고 그렸는지를 미술과 직원에게 알려주기까지 했었다. 자신의 존재 안에 있던 작품들...그 그림을 기증하고 나서 허탈함에 허드슨강변으로 스케치를 하러 다녔다고 한다. 역시 그림은 천경자 화백에게 살아갈 목표였나보다. 오늘 이 책으로 알게 되었지만 한국 역시 유럽못지 않게 미술에 큰 획을 남긴 인물을 알았다. 비록, 미술에 문외한이나 뜻밖의 공부가 되었다. 



[위 도서는 네이버컬처블룸에서 무상으로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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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등 굽은 정원사 - 굽은 소나무, 기근에 허덕이는 백성을 구하다,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최우수상 수상 케이팩션 3
천영미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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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등 굽은 정원사 / 천영미 / 고즈넉이엔티]


"나무들의 세상에선 그저 '다름'을 인정하는 게 당연한 이치다.

내가 굽었다고 나를 차별하는 건 사람들밖에 없다."

-본문 중-


소재가 독특했다고 생각하지만 역사의 한부분을 모티브로 만든 소설이다. 특히, 소나무 설명은 나무에 대한 의미까지 알려준다. 그 옛날 소나무는 천자의 나무로 사대부를 사칭하는 존재였다. 그러니 백성들은 소나무의 솔잎조차 가져갈 수 없었다. 그저 나무일 뿐이고 누구의 소유도 아닌 게 언제부터 이렇게 특정인을 칭하게 되었을까. 저자는 호프 자런의 랩걸(2017년 작품)을 읽게 되면서 이 소설을 착안했다. 나무에 대한 설명이 아닌 나무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리고 한국 대표하는 소나무와 솔방울을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야하는지 하는 아주 작은 호기심이었다. 종종 산책을  나가니 주위에 있는 나무와 식물이 나에겐 늘 새롭다. 이름은 모르지만 오랜 세월을 버티고 있을 나무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정도다. [조선의 등 굽은 정원사]는 제목에 끌렸지만 표지에 더 매료가 되었다. 등이 굽은 한 선비와 굽어 자란 소나무는 마치 서로의 삶을 알듯이 있기 때문이었다. 결코 평탄치 않을 거 같은 두 존재의 인생 이야기.


소설의 시작은 한 나무가 벌목이 되는 가운데서 살아남기 위한 독백에서 시작된다. 겨우 땅에 씨앗을 내렸고 지금부터 어떻게서든 살아가려는 나무의 이야기. 동시에, 한 양반가문에서 아이가 탄생하지만 기쁨도 잠시 등이 굽은 사내아이였다. 기뻐해야하지만 침통한 그날 아이의 할아버지는 소중한 인연임을 강조하며 손주를 안았다. 아이의 친모를 정상아를 낳지 못한 괴로움으로 결국 시름 앓다 죽었고 아이는 부모 없이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총명하면 뭐하나 꼽추라고 놀리니 배움조차 가지지 못한 손자에게 앞으로 살아갈 방법을 조언해준다. 그 아이의 이름은 허은수. 또한, 씨앗을 내리기 성공한 나무는 반듯하게 자라지 못하고 굽어 자라게 되어 베지 못하고 은수가 사는 집으로 옮겨져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그렇게 아이는 집안의 정원과 함께 성장했다. 자신의 모습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그러나, 부인 아영을 만나게 되면서 과거시험을 준비하고 급제까지 해 드디어 조선의 왕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소설의 배경은 세종이 살았던 시대를 하고 있어 자신보다는 백성을 생각하는 왕의 모습이 보였다. 대신들과 달리 초가집에서 거처하면서 가난한 자의 삶을 알려고 했던 왕. 그 앞에 자신의 뜻과 맞는 인물이 나타났으니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심지어 의관부에서 일하는 전순의가 합류하게 되면서 왕과 은수, 전의관은 앞으로 다가올 기근에 새로운 대책을 세우기 시작한다. 물론, 굶주림 뿐만 아니라 백성들이 앞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나라를 말이다. 


하지만 새로운 개혁은 쉽지 않다. 사대부들은 왕의 총애를 받는 은수를 질투하기 시작하며, 상림원을 담당하는 은수를 어떻게서든 처리해야했다. 이또한 왕은 모르지 않았기에 늘 경계심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탐라(제주도)까지 다녀오면서 백성들의 삶을 알려고 했었고 기나긴 가뭄에 소나무로 배고픔을 해결하는 방법까지 나왔지만 사대부들은 절대 동의 할 수 없었다. 왜냐? 소나무는 자신들을 상징하는 것이니 절대 누구도 벨 수 없다는 꽉 막힌 생각 때문이었다. 여기서 착안한 것이 바로 굽어 자라는 소나무다. 반듯한 나무라면 섣불리 다가가지 못하나 굽어 자란 소나무라면 누구라도 쉽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왕이 아들인 안평대군에게 소나무가 왜 백성의 나무라고 하는지 설명하는 대사가 있는데 그 사실은 너무 평범하다. 낚시하며, 계곡에 쉴 때며, 시를 쓰거나 벗들과 교유할 때 또한 탄생과 죽음을 알리는 게 소나무라고 말이다. 삶 속에서 스며든 나무의 존재가 바로 백성의 나무라고. 그러니 양반을 상징하는 나무가 백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바뀌니 사대부들은 절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힘겹게 씨앗을 내려 양분을 흡수하며 자신의 생명을 이어나가는 소나무와 장원급제 했지만 등이 굽었다는 이유로 멸시를 받으며 왕의 일을 돕는 은수의 삶을 닮았다. 그럼에도 무너지지 않고 꿋꿋히 하루하루 삶을 이어가고 있으며 때론 절망이 있기도 했지만 이것을 기회로 삼는 것 역시 인생의 한 부분이다. 나무만큼 크고 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사람을 두고 나무는 은수에게 속삭인다 "튼튼히 만들어서 자란 게 아니기 때문에 깊이 뿌리받고 자라는 나무처럼 강인해질 수 없는 것이니 그대는 나무처럼 깊이 뿌리내려 더 오랜 세월을 견뎌내길 간절하게 바라네" 라고. 인간의 덧 없는 삶을 보여준 모습이다. 그러나 누가 얼마나 이것을 깨닫고 있을까? 사대부들은 결국 은수를 몰아내는 데 성공하지만 이건 은수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책 속에 등장한 몇 가지 사건을 실제로 역사에 있었던 일이었으며 어의 전순의 역시 실존인물이라고 한다. 소개는 안했지만 온실재배를 시도했었는데 이 역시 만들었던 것이며, 을해년 상사(태조의 비 신덕왕후가 흥하자 명나라에 있던 사실들이 상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처형시킨 일),탐라 백성들이 귤나무를 죽인 사건 , 어의 전순의가 지은 요리책이자 농업책인 '산가요록' 등 이렇게 역사의 한 부분을 알게 해 주었는데 이를 보면 지금과 다른 과거가 결코 뒤처진 시대가 아님을 다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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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의 심판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 2
스테판 안헴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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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의 심판 / 스테판 안헴 / 마시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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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안 리스크 시리즈 두번째 도서로 오히려 이번 책이 첫 번째라고 할 수 있다. 전편인 [얼굴 없는 살인자] 사건이 일어나기 6개월 전의 이야기로 1편에서 궁금한 내용을 이번 책에서 알 수 있었는데 보통 순선대로 흘러가는 것과 반대로 저자는 현재에서 과거로 움직이고 있었다. 북유럽 소설을 접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느끼는 것은 복잡함이다. 영미소설과 달리 한 사람에 대한 보여지는 것외에 사생활과 그외의 인간관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왜 굳이 이런 모습까지 보여주는 것일까? 때론 사건에만 집중을 하고 싶은데 원하지 않게 읽게 되면서  사건으로도 책을 읽을 때 긴장감이 드는데 이렇게 주인공의 개인생활까지 보게 되니 간접적으로 등장인물의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여기에 사건을 해결해야하는 의무감까지 짊어지니 정말 주인공의 삶이 하루하루가 쉽지 않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두냐는 덴마크 여성 경찰로 상사에게 성희롱을 겪기도 하고 왕따도 겪기도 하는데 이런 부분까지 소개하니 그저 흥미롭다고만 볼 수 없는 책이기도 하다.

책의 시작은 한 남성이 트럭에 실려가면서 시작된다. 주소도 없는 편지 그저 마음의 위로였을 것이다. 오직 이름만으로 편지를 썼고 그 편지가 정말 기적이 일어날 거라는 생각도 못한 채 트럭 밖으로 던졌다. 그리고 편지는 1년 4개월 만에 몇몇의 사람을 통해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 편지가 무서운 사건의 서막일 줄은 아무도 몰랐다. 스웨덴에서는 법무부 장관이 실종된 사건이 일어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파비안과 말린은 사건을 맡게 되었는데 초반 마지막으로 찍현 cctv 를 보고 외부로 나갔다가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아니, 파비안만의 직감으로 법무부 장관이 있는 곳을 발견했다 그것도 죽은채로 말이다. 하지만, 그저 죽은채가 아니었다 신체안의 장기가 다 사라졌다는 것 심지어 눈알 마저도....아, 정말 이 순간 끔찍했다. 어떻게 이런 잔인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지?



동시에 덴마크에서는 유명인의 아내가 살해된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을 맡은 사람은 역시 두냐로 남편이 범인이라고 말하지만 두냐만은 아니라고 직감한다. 여기에 두냐의 상사가 이 사건을 전적으로 그녀에게 맡기게 되면서 오히려 동료들로부터 고립이 되어버렸다. 저자는 두냐를 통해서 하나의 사건만 진열하게 아니라 여성을 향한 강간과 납치 및 살해라는 더 큰 사건을 보여준다. 언젠가 북유럽 어느 나라에서 여성 인권이 생각만큼 높지 않다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어 [편지의 심판]을 읽으니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하여튼, 사건을 일어났고 두냐는 용의자를 찾기 시작하고 파비안은 장기가 적출 된 채로 발견된 법무부장관의 사건을 수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두 사람은 각자 개인사생활도 해결해야하는 상황까지 겹치니 읽으면서 마음이 더 무겁기도 했었다. 


이어, 전편에서 파비안의 아내가 싫어한 니바의 관계도 알게 되는데  [얼굴 없는 살인자]에서 궁금증을 잔뜩 심어주고 후속작품에서 이를 해결하고 있었다. 이 외에도 납치된 남성과 여성의 상황을 교차하면서 보여주니 도대체 무엇을 하기 위해 이런 것인지..읽을 수록 궁금중이 더해져만 갔다.역시 대본을 집필한 시나리오 작가여서인지 소설의 흐름은 마치 영화를 보는 것 처럼 흘러갔다. 주인공의 상황과 누구인지 모르는 한 남서의 상황 그리고 사건이 일어나기 10년 전 어느 한 사람의 편지까지 사건이 일어나서 해결하는 게 아니라 이미 발생한 사건을 독자들이 하나씩 풀어나가도록 하고 있었다. 으흠, 그렇잖아요 전 작품을 읽으면서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를 세세하게 해서 쉽게 동화가 되었는데 두 번째 책 역시 마찬가지였다. 



책을 읽으면서 인간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을까? 가장 무서운 게 그 어느 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했다. [편지의 심판]을 읽으면서 인간의 선과 악을 본거 같았고, 여기에 무력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 또한 볼 수 밖에 없었다. 평소 장르소설을 즐겨 읽었는데 북유럽 소설은 회색 구름이 가득한 우울한 분위기가 유달리 많다(전적으로 읽은 도서기준이다) . 그렇기에 한 권의 책을 읽고서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데 스테판 안헴의 소설은 그 중에 최고였다. 페이지가 무려 600페이지가 넘는데다 등장인물들의 얽히 관계들 역시 한 몫을 했다. 동료들의 죽음 그리고 상사의 배신 한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속에서 그럼에도 해결해야 하는 고뇌를 그려냈다. 만약, 파비안이 독신이었다면 어떤 전개로 흘러갔을지 생각하니 [스노우 맨]으로 알려진 해리 홀레 형사가 떠올랐다. 처음 만난 유럽 작품이었고 워낙 이미지가 강해 분위기가 잊혀지지 않는데 파비라 리스크 역시 명령에 복종하기 보단 자신의 직감으로(여하튼 거의 확실하니) 사건을 수사하니 동료가 상사에게 눈에 가시같은 존재로 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건 수사에 있어선 타인과 남다르니 위험하면서도 섣불리 그 존재를 무시할 수 없다.



완벽한 모습보단 현실적으로 사건을 수사하는 모습을 보여준(개인적인 생각) 소설 [편지의 심판]. 장기라는 무서운 소재로 멈칫했고, 무려 600페이지나 되지만 순식간에 읽은 책을만큼 흡입력이 좋았던 시리즈다. 다소 어둡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소재에 있어서 흥미만을 보여주지 않았기에 다음 작품은 어떤 내용으로 있을지 궁금한 시리즈다. 현재 6편까지 출간이 되었는데 세번째 도서는 국내에서 언제쯤 만나게 될지..하루 빨리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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