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탁상달력 2023 북엔 달력
북엔 편집부 지음 / 북엔(BOOK&_) / 2022년 9월
평점 :
절판




그림으로 표현하는 게 정말 너무 어렵다. 그래도 나는 그림으로 말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야.

-반 고흐-

 

2023년 탁상 달력은 고흐 달력으로 시작한다. 고흐 하면 다양한 책이 출간이 되어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을 알아 가는데 달력까지!!! 열 두달 고흐의 작품과 같이 하루 일과를 보낼 수 있겠다. 탁상 달력을 평소 사용하면서도 딱히 디자인에 신경을 쓰지 않았는 데 한 예술가의 그림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작년에는 모네의 작품으로 탁상 달력을 사용했는 데 이번에는 고흐라니!!! 사실, 고흐의 그림은 너무 유명한 작품들만 익히 봐왔기에 최근 다른 저서를 통해 다른 작품을 보게 되면서 한 예술가를 안다는 게 얕은 정보만으로는 안되는 것을 알았다.

 

달력을 넘기면 작품과 그린 년도를 알려준다. 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밀밭을 보면 그 풍경이 그저 평안해 보였고, 그 유명한 빈센트의 침실 역시 소개했다. 몇 년 전 고흐 전시회를 가면서 고갱과 고흐의 관계가 더 실감나게 다가왔었다. 막상 그림만 본다면 감흥이 적을 텐데 작가와 작품 세계를 알고나면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고흐는 워낙 유명하다보니 탁상 달력에 있는 작품들은 종종 봐왔던 또는 낯선 그림도 있었지만 반 고흐 인물을 안다면 어떤 마음으로 그렸는지...곰곰히 생각을 하게 된다.






언제부터인가 명화 작품이 달력으로 나오면서 책으로만 만나던 그림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았다. '밤의 카페 테라스',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을 보여준 '첫걸음', '올리브 나무 숲' 등 잔잔한 그림을 2023년 365일 내내 만날 수 있겠다.

문득, 2024년엔 어느 작가의 달력이 나올지..먼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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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제단
김묘원 지음 / 엘릭시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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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고양이의 제단 / 저 자: 배웅열 / 출판사: 엘릭시르

 

이 방. 가구며 장식을 다 치워낸, 입 밖에 내진 않았지만, 병동이나 감옥의 수감실을 연상시키는 방. 언니는 왜 여기 갇혀 있나.

-본문 중-

 

성장 소설이지만 좌우충돌하기 보단 조용하게 흘러가는 소설이다. 제목과 표지를 보면서 색채감이 선명해서 눈길이 먼저 끌렸던 책이었다. 각 부모의 재혼으로 자매가 된 지후와 채경. 언니인 채경은 무슨 사연이 있길래 스스로 자신을 방에 가뒀을까? 지후를 비롯한 아버지와 새어머니를 만날 때에도 가족이지만 약속을 미리 해야 만날 수가 있다. 뭔가 불안함 기운이 느껴지나 활달한 지후로 인해 어느 정도 소설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해경과 지후의 만남 역시 그렇고 말이다. 중 2인 지후는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소녀로 친구 이하리와 나름 탐정 같은 일들을 겪게 된다. 소설은 여기서 그저 10대 추리물이 아닌 다문화 가정도 인식하게 하는 데 친구 하리가 바로 필리핀 친모를 둔 소녀이기 때문이다. 불편한 시선이 따라다니긴 하지만 그래도 밝은 성향을 지닌 친구다.

 

책은 각 단편으로 되어있지만 큰 핵심은 마지막까지 이어져 있고, 지후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의뢰(?)를 받으면 간혹 채경과 만남(결국 채경의 방이지만..)으로 실마리를 얻으면서 풀어간다. 동시에, 채경의 독백이 이어지는 데 이 부분만 읽어도 뭔가 평범하지 못한 이미지를 가진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여기에, 헤어진 친모는 호주에 있다고 하는 데 이 존재마저 등장하지 않고 뭔가 아버지와 묘한 관계임을...아니, 채경 존재 자체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임을 알려준다. 그러니 채경의 존재가 더 불안하게 느껴질 뿐이었는 데 지후와 대화를 하면서 누구조차 섣불리 다가설 수 없었던 채경에겐 조금은 변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먼저 지후가 받은 일은..일이라고 해야할까? 학교 안에서 죽은 고양이를 두고 피가(?) 뿌려진 사진이 sns에 올라오면서 한바탕 난리가 되었다. 누가 ? 왜?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인지...지후는 사진을 토대로 하리와 같이 하나씩 짚어가면서 알아간다. 결국 같은 학교 학생들의 소행이란 것이 확실해졌지만 소설은 마지막까지 확실히 마무리를 짓지 않고 다음 단편으로 넘어간다. 먼저 첫 번째 단편에서 죽은 고양이 사진을 올린 인물은 같은 학년인 유주현으로 오히려, 길고양이를 돌봤다는 사실이다. 고양이를 죽인 범인이 사진을 봤을 때 양심의 가책이라도 가지기 바랐던 생각으로 한 행동이었다. 즉, 누가 고양이를 죽인 것은 모른다는 사실이다.

 

묘하게 마음이 일렁였다. 아주 작은 변화가 올까. 종이 한 장 움직이는 만큼의 가벼운 바람 같은 변화가. 우리는 얇은 종이처럼 그 바람에 밀려갈 수 있을까. 그게 어디로 우리는 데려갈지는 모르겠다. 다만, 좋은 곳이기를 바란다.

-본문 중-

 

이후, 계속해서 우연하게 지후가 호기심이든 요청이든 맡은 소소한 사건은 단순한 것이 아니었으며 더 나아가 언니인 채경과 연결 되어있었다. 그렇다고 채경이 지후를 괴롭히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으며, 이를 계기로 채경이 원하는 데로 두었던 지후는 거절당할까 두려운 마음을 갖고서도 언니에게 손을 내밀어 본다. 분명 이유가 자신을 가둔 이유가 있을 테니깐...전혀 다른 성향인 자매를 등장시켜 서로를 감싸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큰 사건은 아니지만 지후가 맡은 일들은 누구도 보이고 싶지 않는 감정들도 있었는 데 감정에 대해...어른,아이 구분 없이 느끼는 것은 동일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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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러티
콜린 후버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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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베러티 / 저 자: 콜린 후버 / 출판사: 미래지향

 

그는 다른 누구보다도, 다른 어떤 것보다도 나를 사랑했다. 그가 살아가는 단 하나의 이유였다.

그에게 나보다 더 큰 의미가 된 대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본문 중-

 

원서 번역을 읽을 때 먼저 번역 되기 전의 제목을 보게 된다. 표지와 제목은 그 책의 5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오늘 만난 베러티(verity)는 진실 또는 진리라는 의미로 책을 읽으면서 어느 쪽이 진실이고 거짓인지...저자는 독자에게 궁금증만 일으키게 한 소설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한 가지 이야기를 들을 땐 진실이라고 믿지만 또 다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인간은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려 한다. 주인공 로웬은 생계형 작가로 최근 친모를 잃었다. 그 슬픔을 잊기도 전에 유명 작가인 베러티가 쓴 시리즈 완결을 대타할 작가로 연락을 받았다. 거절하고 싶었지만 현재 불안한 그녀에게 출판사에서 제의한 조건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 결국 받아들이게 되면서 왜 작가가 글을 쓸 수 없게 되었는지를 알게 된다.

 

출판사와 약속이 잡힌 날 그날 아침 교통사고를 목격했고 하필 로웬은 가까이 있었기에 피가 그녀 옷으로 튀었다. 마침 그곳을 지나치던 한 남성이 그녀를 도와주었는 데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로웬이 에이전시와 만났던 그 자리에, 그리고 자신이 공동 작가로 써야하는, 그 작가의 배우자였다. 뭔가 불편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거절을 하고 싶었지만 완강하게 로웬만이 글을 쓸 수 있다는 남자의 말..뭔가 홀리듯이 수락을 하고 우선 시리즈 완결을 위해 베러티와 작품 세계를 알기 위해 그녀의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로웬은 단 몇 일만 크로퍼드 부부 집에서 머물려고 했었다 그런데, 우연히 발견한 베러티의 에세이를 본 순간 현재 베러티가 왜 식물인간이 되었고 과거 쌍둥이 중 한명이 죽은 이유까지 그 종이에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한시라도 그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소설은 베러티가 쓴 에세이와 로웬이 현재 겪고 있는 상황을 교차하면서 보여주는 데 에세이를 읽다보니 로사 주얼의 소설 <엿보는 마을>이 떠올랐다. 한 남자를 두고 부인을 비롯한 주위 여성들이 한 없이 그 남자에게 빠지는 상황들...특히, 부인은 집착을 하다시피 했었는 데 바로 베러티가 그랬다(?). 제러미를 향한 집착...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를 먼저 배려하고 사랑하는 그 마음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질투로 얼룩진 감정들을 로웬은 알게 되었다.

 

여기에 로웬 역시 제러미에게 한 없이 흔들리는 데, 베러티가 식물인간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그 집에 있는 데도 제러미와 결국 섹스를 하게 된다는 것. 또한, 베러티가 쓴 에세이에 온갖 제러미와 섹스한 내용이 대부분이라 읽으면서 뭔가 했는데..로웬의 행동을 보고나니...더 당황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그 집안의 불행한 일들을 자서전을 통해 알게 되니 제러미에게 반드시 알려줘야 했다. 독자 역시 베러티의 섬짓한 행동에 놀랄 수밖에 없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만 할 뿐이었다. 그래 그렇게....진실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게 당연했는 데 과연 로웬이 알고 있는 진실이 정말 진실이었을까? 베러티의 섬뜩한 시선이 로웬을 따라오는 것 같지만 식물인간이나 마찬가지인 그녀가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지금도 그녀를 잘 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자서전을 쓴 그 베러티는 알게 되었다. 베러티가 악당의 관점에서 글을 쓰는 건 그녀가 악당이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본문 중-

 

로웬의 불길함이 강해서 심령 소설인가 싶기도 했었는 데 생각지 못한 반전의 반전에...마지막장에서 숨을 크게 들일킬 수밖에 없었다. '이해할 수 없는 설정도 이해하게 만드는 필력'이라는 평까지 받은 콜린 후버...열린 결말이라고 할 수도 있는 데, 누군가는 이런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겠지만 왠지 자연스럽게 수긍이 되는 결말이었다. 어쩌면, 하나의 관점이 아닌 여러 시각으로 진실(?)을 찾아가게 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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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뢰성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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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흑뢰성 / 저 자: 요네자와 호노부 / 출판사: 리드비

 

아라키 셋쓰노카미 님. 셋쓰노카미 님은 대체 무엇을 그리도 두려워하는 겁니까? 무사의 규칙을 어기고, 오다에게 대항하면서까지, 무엇이 그토록 두려운 겁니까? 간베에, 그것이 궁금합니다. 그 답을 알려 주십시오.

-본문 중-

 

때는 1578년 일본 전국이 혼란스러운 시대로 주군을 모셨던 한 무사가 칼을 들었고, 이를 모반이라고 했다. 왜 그는 이렇게 해야했던 것일까? 책을 읽기 전까진 추리소설로만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책장을 한장한장 넘기면서 추리에 역사 소설이 섞인...아니, 오히려 역사의 한 부분을 읽었다는게 정확하다. 일본 역사를 알았다면 아마 <흑뢰성>을 읽을 때 더 흥미롭게 읽지 않았을까 싶었다. 소설은 오사카만을 아직 제패하지 못한 오다 그리고 대항하는 인물 무라시게 인물을 보여주고 여기에 간베에를 등장시켜 초반부터 무라시게의 싸움은 승리할 수 없음을 말한다. 어쩌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성과 요새로 둘러쌓여있는 아리오카 성..그 안에는 언제든 전쟁을 준비하는 무라시게와 부하들이 있지만 누구하나 신뢰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싸움을 중지하기 위해 간베에는 목숨을 걸고 이곳으로 오게 되지만 설득하지 못하고 결국 지하 감옥에 갇히게 된다. 책은 단시간의 내용을 담은 게 아니라 1년 가까운 시간을 나열하고 있고 그 안에 전쟁을 보여주기도 하는 데 왜 오다에 칼을 들게 되었는 지...무라시게의 생각을 알았을 때 누가 과연 전쟁 속에서 온전한 정신으로 버틸 수가 있을까? 전쟁은 인간을 광기로 만들어버린다. 만약, 광기가 되지 못한다면 그 목숨은 위태로울 뿐이라는 점을 느꼈다.

 



아리오카 성에 간베에가 갇힌 후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라시게는 지혜로운자 간베에게 조언을 구하러 간다. 하지만, 그에게 들은 건 이상한 문장일 뿐이지만 이 또한 간베에가 줄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였음을 알 수 있다. 서서히 오다의 군대가 조여올 수록 오사카 성 주위를 지키는 다른 장수들은 대항하기도 전에 쉽게 항복을 해 버린다. 믿었던 이들도 있고 그렇지 않을거라던 사람도 있었지만 상황은 기울어져 갔고 무라시게는 점점 서 있을 공간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책은 빠른 전개를 보여주지 않기에 다소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전쟁의 참상과 인간의 잔혹성을 알려준다.

 

사람은 자기가 파멸한다는 미래를 부정하기 위해서라면 아무리 사소한 기적에도 매달린다.

-본문 중-

 

여러 명의 장수들이 등장한다. 어떤 이는 무라시게에게 충성을 보이기 위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었고, 다른 이는 배신을 서슴치 않았고, 외면을 했다. 마지막 기대를 걸었던 아니 오지 않을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무라시게는 마지막 희망을 걸을 수밖에 없던 그 심정에 울컥함만이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전쟁보다는 내부 분열로 무너질까 불안했던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을 테다. 그리고, 이 승리없는 전쟁을 이끌어가야 했던 이유를 알았을 때 과거나 지금이나 앞으로 우리가 알아야 할 점이라는 것. 백성과 신하를 그 누구보다 더 두려워해야 한다는 점을 무라시게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전쟁을 일으킨 무사들 외에 백성과 병사들은 어떤 생각이었을까? 현재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생각하니 전쟁 그 자체는 변하지 않고 정말 꾸준히도(?) 이어오는 구나 했다.

 

간베에, 주군이 내리는 벌은 사죄로 용서받을 수 있다. 신불의 벌은 기도로 면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백성과 가신이 내리는 벌은 누구도 저항할 수 없다. 내가 두려웠던 것은 그것이야. 그래서 모반했다.나는 그저 아라키 가문을 남기려 했을 뿐이다. 무사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았을 뿐이다.

-본문 중-

 

책을 덮고서 긴 시간을 달려온 거 같았다. 결국 무너저 버렸으나 한 사람의 신념을 볼 수 있었고, 또 다른 이의 전략에... 역사에 남겨진 또 다른 이면을 <흑뢰성>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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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4
허먼 멜빌 지음, 레이먼드 비숍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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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모비 딕 / 저 자: 허먼 멜빌 / 출판사: 현대지성

 

무지는 두려움의 근원이다.

-본문 중-

 

어느 고전 소설만큼 익히 들었고 꼭 읽어야 할 도서목록에 있는 <모비 딕>. 사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읽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저, 고래와 한 선장의 이야기..마지막 목숨을 잃으면서까지 무엇을 말하려고 했던 것인지..쉽지 않는 도서라 읽고나서도 생각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책은 이슈메일 이라는 한 청년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흘러가는 데 그는 그저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고래잡이 배를 타고 싶은 사람이다. 그렇게 흘러들어 고래잡이 항해를 시작하는 낸터킷으로 향하고 그곳에선 또 다른 동료인(식인종) 퀘케그와 같은 방을 쓰게 되면서 비록 식인종이나 친구의 탁월한 작살 실력으로 같이 배에 오르게 된다.

 

책에 소개된 바다와 선원들을 비롯한 항해의 관점들은 이미 저자가 포경선 선원을 했던 경험에서 우러난 표현들이다. 세세한 묘사가 상상하게 되니 마치 영화를 보는 거 같기도 했는 데 사실, 이런 점을 제외하면 문장의 흐름이 결코 쉬운 책이 아니었다. 특히, 종교와 신화를 비유한 등장 인물의 이름을 보면 앞으로 그 사람의 운명을 좌우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고래에게 다리를 잃은 에이해브 선장 이름 역시 그러했고 마지막 주인공 이슈메일이 목숨을 구하게 되는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선원들이 항해를 나가기 전 교회에서 목사의 설교를 배와 항해에 비교하면서 그 설교단이 배의 배멋리임을 말한다.

 




에이해브 선장에게 있어 고래는 악으로 상징되어 있는 데 정말 그런가? 단순하게 바라보면 복수라 할 수 있겠지만 저자가 의도하는 그 깊이를 사실 깨닫기란 어려웠다. 욥과 요나 등 성경 속 인물을 통해 허먼 멜벨은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노인과 바다>처럼 자신의 끈기로 무엇인가를 하려는 것보다 나에게 무모한 다가오는 선장의 모습이 선뜻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포경 산업과 작업 , 잡은 고래를 처리하는 묘사 등을 보면서 직접 겪지 못했다면 적을 수 없었던 것을 보면서 아무리 젊은 나이에 선원이 되었지만 결코 쉬운 항해가 아니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끼기도 했다.

 

고래가 내뿜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에 관해 고래잡이가 지나치게 호기심을 갖는 것은 그리 현명한 태도가 아니다.

-본문 중-

 

정말 고래잡이 관련 서적을 본 것인지 의문이 들정도로 방대한 분량이 고래에 관한 것을 소개하고 있다. 긴 호흡을 하면서 읽어가야 하는 데 등장 인물들의 행동과 집착를 보게 되니 책장이 쉽게 넘겨지지 않았다. 하지만, 주석을 달아 설명을 추가적으로 해 주었고, 당시 허먼이 선원 생활 후 자신이 겪었던 것을 책으로 출간이 되고 인기를 얻으면서 작가로 자리를 잡았다지만 <모비 딕>은 당시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시간이 흐른 후에야 고전 소설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는 점이 돈이 궁핍했을 그 시기를 생각하면 참 이치에 맞지 않는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현재는 누구나 한 번은 읽어야 할 소설이 되었다. 이슈메일, 스타벅, 에이해브 선장, 퀘케그와 선원들..그저 고래잡이가 아닌 신념과 정치, 종교를 아우르게 한 방대한 내용에 압도 되었는 데 시간을 두고 다시 한번 읽어보면 지금은 알지 못하는 것을 깨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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