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의 방 - 내가 사랑하는 그 색의 비밀 컬러 시리즈
폴 심프슨 지음, 박설영 옮김 / 윌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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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 컬러의 방 / 저 자: 폴 심프슨 / 출판사 :윌북

 

색은 세상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뇌에 의해 구성되는 것

-본문 중-

 

색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지가 1년이 넘었다. 딱히 신경을 쓰지 않았는 데 유난히 힘들었던 시기에 녹색을 많이 찾게 되었다. 당시, 휴식이 필요하지 않냐는 질문을 받았던 지라 색깔이 인간에게 도대체 어떤 영향을 주는 지 궁금했었는 데 금새 잊어버렸고 뒤늦게 색이란 무엇인지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오늘 만난 <컬러의 방>은 컬러 시리즈 도서로 다섯 번째로 11가지 색과 관련된 역사 그리고 의미를 볼 수가 있는 데 뇌의 시신경을 통해 구분이 된다고 말하지만 어찌되었든 내 눈으로 알록달록한 색깔을 볼 수 있는 게 축복이 아닐까? 색맹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것으로 괴로웠지만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그저 보이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 볼 때 또 다른 경외로움을 가진 것을 볼 수 있었다. 당연하게 바라보는 세상을 누군가는 당연하지 않을 때 그 혼란스러움이 무엇인지 간접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색은 인류에게 무엇을 던져 주었을까? 먼저 태초의 색인 빨강으로 책은 시작한다. 적철석이라는 광물 중 하나로 곱게 갈면 붉은색이 된다. 단순히, 색감으로 남기지 않고 이를 활용해 벽화에 들소를 남기기도 했다. 어떤 연유로 그렸는지는 모르지만 불 다음으로 색은 인류 발전의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싶다. 빨간색이 전달하는 의미는 참으로 다양한 데 관료주의, 난처함, 사회주의를 뜻하기도 하는 데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감정,사고,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는 하는 데 결론은 학자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혈액은 붉은 색, 인감의 감정에 따라 얼굴이 붉으락한다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맞는 거 같기도 하다. 다음으로는 노란색 이전에 금색이 있었다는 것으로 시작하는 색상은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의미가 다른데 1년 내내 햇빛을 받는 이집트는 이 색을 기쁨으로 여기는 건 겨우 6%이고, 겨울이 긴 핀란드에선 90%에 달했다. 노랑을 보면 병아리가 떠올라 귀엽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 데 화가인 고흐의 유명한 작품인 해바라기를 비롯한 <별이 빛나는 밤에>를 보면 노란색 계열이 자주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반 고흐 역시 '노란색은 신을 매혹할 수 있는 색이다'라고 할 정도로 흠뻑 빠져 있었나 보다. 그러나, 다른 의미로 노라색은 소심함을 , 도는 겁 많은(yellow bellied)이라는 표현이 쓰여지는 데 영어 공부하다보면 의외의 단어 조합으로 전혀 생각지 못한 의미를 보기도 한다.

 


요즘 관심이 가는 색이 있다면 바로 파랑이다. 그냥 나에게 안전감을 주기 때문인데 그 옛날 색깔을 직접 만든다는 건 쉽지 않았다. 대청잎으로 만드는 파란색은 오줌을 섞기도 해서 악취가 너무 심해 엘리자베스 1세가 거리를 둘 정도로 대청을 심는 것을 멀리 했었다. 하여튼, 시각적으로 청아함을 주는 이 색이 포르노 영화, 비속어, 음담패설 같은 의미도 담고 있다. 그 원인을 보면 통속적인 책들이 저렴한 파란 종이에 인쇄가 되면서 기인 되었다고 한다. 이런 것을 보면 인간이 의미를 부여 할 때 그 존재가 달라지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가 있다. 또한, 색이 무엇이기에 권력에까지 영향을 끼쳤을까? 왕과 그 직계 가족만이 사용할 수 있었던 보라색, 나폴레옹 역시 황제에 오르면서 보라색 벨벳 망토를 사용했었고, 일본에서도 황제와 신의 의상에 쓰여졌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성소수자를 박해하기 위해 경멸적 용어로 알려졌다. 더 나아가 정치권까지 이어지면서 소수자들이 박해(직장에서 해고)를 받았다고 하니 씁쓸하다.

 

책을 읽으면서 도대체 색이 의미하는 게 너무 많아서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 광합성 대표적인 엽록소인 녹색은 그 자체만으로 안정을 준다. 인류가 정착하면서 생존을 위해 숲에서 생활을 하면서 보호색으로 취급 되었다. 비상계단 역시 녹색인 것을 보면 본능 적으로 생존을 자극하는 색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색이 때론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는 데 그건 자동차 경주에서다. 몰론, 로빈후드를 떠오르게 하는 색이기도 한데 불운을 가져다 준다고 하고 중국에선 부정을 저질렀음을 표현한다. 나라마다 다른 의미를 가진 색깔...결국 그 나라가 만든 문화로 결국 이 색마저 의미가 부여되고 그것이 곧 사회의 한 모습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 외 분홍, 검정, 흰색, 회색, 갈색...부정과 긍정, 우울과 고독 , 신념 등이 상징이 되었다.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로 인해 장례식장에서 볼 수 있었던 검정색이 패션의 한 몫을 하는 것을 보면 누가 어떻게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생각도 달라질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주는 도서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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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식물의 세계 - 끝내 진화하여 살아남고 마는 식물 이야기
김진옥.소지현 지음 / 다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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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극한 식물의 세계 / 저 자: 김진옥 / 출판사: 다른

 

아주 오랜 시간에 걸친 과정이었지만 식물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했습니다.

-본문 중-

 

인류 문화가 만들어지기 훨씬 전부터 지구엔 말은 하지 못하나 강한 생명력으로 먼저 뿌리는 내린 식물들이 존재한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으면서 진화하고 그 지역에 적응하기 위해 변종은 당연한 임무였다. 그리고 오늘 동물이 아닌 식물의 끈기있고 오랜 생명력을 지닌 다양한 종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식물 책을 읽으면서 잡초와 같이 무성하게 자라거나 이름 모르는 것을 보면 얼마나 오랫동안 존재해왔을까? 라는 의문이 이제는 생기게 되었는 데 오늘 만난 <극한 식물의 세계>는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물이 아니다. 오히려, 정말 이런 게 존재해? 라고 의문이 들정도로 크기와 생김새 부터 놀라게 했었다.

 

책은 총 5가지 목록으로 나뉘어 그 안에서 다시 한번 세세하게 새로운 식물을 소개한다. 언젠가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이 피었다는 내용을 뉴스에서 본 적이 있다. 80년만에 피었다는 '타이탄 아룸' 은 피어있는 기간이 또 이틀 뿐이라는 점이다. 아니, 무슨 꽃이 이틀 뿐이지? 하지만 더 관심을 끄는 거 꽃의 향기다. 아름다음과 거리가 먼 '시체꽃'으로 불릴 정도로 냄새가 고약하다. 인간에게는 역거움을 느끼게 하지만 오히려 곤충을 불러들이기 위한 것이며, 더 나아가 에너지 열을 30도 까지 발산한다는 사실이다. 이 정도의 열이라면 짧은 기간 필 수밖에 없을 테다. 이어, 자이언트 라플레시아,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 레드우드를 소개한다. 인스타에서 어느 국립공원에 있는 큰 나무를 보곤 하는 데 혹시 그 나무인가? 생각도 해본다. 그런데, 정작 이 나무가 서식하고 있다는 미국의 레드우드 국립공원은 이 나무의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는다. 그건, 나무를 보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리게 되면 자연히 주위와 나무가 훼손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를 보면 국내에서 가장 큰 나무가 있는 데 바로 용문사의 은행나무다. 몇 년 전 직접 보기도 했었는 데 그 웅장함이 보고만 있어도 자연의 위대함이 느껴지는 데 이보다 더 큰 나무라니....정말 보게 된다면 그 앞에서 마음과 정신이 한 없이 작아질 거 같다.

 

보통 식물은 뿌리와 줄기 , 잎 그리고 꽃으로 되어 있지만 자이언트 리플레시아는 땅위에 바로 꽃이 피었다. 상상이 되는가? 그림 뿐만 아니라 소개된 모든 식물은 사진도 있어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빠르거나 느리게 성장하는 식물을 보여주는 데 여기서 대나무는 빠질 수가 없다. 대나무 밭을 가보면 죽순을 쉽게 볼 수 있는 데 광합성만으로 만든 양분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양분은 뿌리를 깊에 내려서 얻는 게 아니라 엄마 식물을 통해 받기 때문이다. 또한, 대나무 안을 텅 비워서 성장하기에 나무로 빠른 성장할 수가 있고 더 나아가 대나무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필요로 하고 산소를 그만큼 많이 내보내고 있어 인류에 정말 중요한 일을 하는 식물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 데 '변경주선인장'은 대나무와 반대로 엄청 느리게 성장하는 종류다.1센티미터가 되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75년~100년이 지나야 기둥하나가 완성된다. 이를 보면 정말 잘 성장 할 수 있도록 보호를 해야하지 않나 싶다. 그마나 8층 높이의 선인장이 있었는 데 1986년에 폭풍에 쓰러져 버렸다.

 


여기서 식물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존 방식을 택한다. 메마른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경주선인장이 선택한 것은 천천히 성장하면서 그 안에 수분을 충분히 저장하기 위해서다. 비단, 자신 뿐만 아니라 천적으로부터 숨기 위해 작은 동물들이 선인장안에서 터를 잡기도 하고 꽃과 열매로 다른 동물들에게 도움이 주는 존재다. 또한, 가장 느리게 핀다는 푸야 라이몬디 식물은 많은 꽃을 피우는 데 마치 선인장 처럼 아래는 가시로 둘러쌓여있고 꽃은 위에서 피운다. 안데스산맥에 터를 잡고 살아가지만 인간이 땅을 개척하면서 피해를 주니 이 식물을 태워버리게 되면서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물론, 온도 변화로 환경이 바뀌는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이 있는 가 하면 반대로 지키려는 사람들도 있는 데 푸아 재배 방법을 연구해 성공한 사례도 있는 것을 보면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지만 한편으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모든 식물이 인간에게 이로운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책임감(?)있게 생존했다 사라지는 데 그 중 생김새만으로 동물들에게 피해를 주는 악마의 발톱이 있다. 모양새 조차 딱!!날카로워 먹을 수 없는 데도 배고픔에 동물들이 입이 찢기는 고통에도 참아가면 먹는 열매다. 거대동물이 살았던 시대에도 존재했었던 이 식물은 당시엔 천적이라고 할 수 있는 메머드가 있었기에 그리 위험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러나, 메머드가 사라진 지금...어느 동물에게도 유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데 악마의 발톱은 탁월한 효과를 지닌 약으로 더 유명하다. 생각해 보니 악말의 발톱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떠오른다. 염증, 알레르기 반응, 감영 등 수천 년 전부터 사용해오던 약이란다. 남아프리카에 서식하면서 부시맨들에게 좋은 약재로 쓰였던 식물이며, 한 독일인이 이 열매를 연구하게 되면서 관절염과 통증을 억제하는 약이 만들어졌다. 한 때는 이런 효능 때문에 멸종위기까지 갔었지만 다행히 재배를 하고 보호하고 있어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이를 보면 인간의 무한한 욕심으로 자연이 주는 선물을 한 순간에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잠시 해 보기도 한다.

 

이와 반대로 고통만을 주는 짐피짐피 식물도 존재하는 데 자살식물이라는 명칭도 있는 데 이 나무위로 넘어졌을 뿐인데도 그 고통이 상상을 초월한단다. 이 고통에 못이겨 자살하는 이들이 있어 자살식물로 불리는 짐피짐피. 그래도 식물과 상호하면서 사는 곤충과 동물들도 있지만 아직까지 인간은 이 식물에 대해 치료제는 만들지 못한 상태다. 쉽게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다행이면서 식물이 인간에게 의도치 않는 공격(?) 두려움도 느끼게 되었다. 책을 읽다보면 살면서 볼 수 있는 식물이 얼마나 있을까 싶었고 동시에 이 지구에 인간보다 더 오래 정착하며 살고 있는 식물이 경외로울 뿐이다. 자연이 사라지만 인간이 살 수 없다는 것을 종종 생각하면서도 그 중요성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오늘 <극한 식물의 세계>를 읽으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게 무엇인지...그리고 국내에도 비슷한 식물을 소개하고 있어 공부가 되었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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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65
샬럿 브론테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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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제인 에어 / 저 자: 샬럿 브론테 / 출판사: 열린책들

 

사람에게는 사랑을 쏟아부을 뭔가가 필요하다.

-본문 중-

 

이 책을 읽기 전까진 한 여성이 자신의 인생과 사랑을 주체성을 가지고 이끈 내용으로 생각을 했었다. 고전 소설로 이미 내용을 익히 들었기에 제대로 책을 읽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제인 에어>를 완독 후 느낀 기존에 알던 내용과 더불어 기독교(전체를 의미해서)와 그 신념을 인생에 어느 부분까지 관여시키는지도 책에서 만날 수 있었다. 제인 오스틴처럼 신분과 유산으로 상대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 종교를 혼합시켰기 때문에 읽는 동안 기독교인으로서 신념을 두고 살았던, 살아가는 인물을 보면서 권선징악, 인과응보,속죄와 용서를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이 책은 고딕 소설이었다는 점!! 고딕 소설이란 고딕식 고성을 배경으로 하면서 기이한 이야기,저주, 고문, 비밀통로, 초자연적이야기 등을 소재로한 분야로 <제인 에어> 역시 제인이 머무는 손필드과 무어 하우스에서 제인이 겪었던 상황이 그 증거다.

 

외삼촌 집에 자랐지만 그가 사망 후 사촌과 외숙모 그리고 그집의 하녀들 조차에게도 사랑을 받지 못한 제인은 10살이 되었다. 어린 나이지만 자기 주장이 강하며 옳고 그름을 판단할 정도로 총명한 소녀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외숙모인 리드부인에게는 나쁜아이로만 보일 뿐이다. 시대를 보면 그땐 여성은 순종적인 모습이 미덕이었을 텐데 독립심이 강한 제인에겐 전혀 보이지 않았기에 미움을 받게 되었다. 더 이상 자신을 맡아줄 수 없었던 리드부인은 외삼촌이 죽기 전 그렇게 조카를 맡아달라고 당부하고 약속을 했지만 결국 고아원이지만 공부할 수 있는 로우드로 보내 버리고 이 결정이 앞으로 제인이 숙녀가 되고 연인을 만나기까지 튼튼한 밑거름이 되었다. 목사인 브로클허스트씨가 운영하는 학교는 죽지 않을 만큼의 음식과 지원으로 겨우 이끌어가는 곳으로 제인이 그곳에서 만난 친구인 할렌 번스는 전염병이 덮치면서 세상을 떠났다. 여기서 할렌은 신앙인으로서 가져할 믿음과 마음 그리고 행동을 제인에게 말하는데 신에 대한 확고함이 어쩌면 제인을 힘들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소녀에게는 구원이었다.

 

그렇지만 피할 수 없으면 견디는 게 네 의무일거야. 견디도록 운명 지워진 것을 참을 수 없다고 말하는 건 나약하고 어리석은 거야.

-본문 중(할렌 번스)

 

소설은 화자가 과거의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형식으로 현재형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전염병을 휩쓸었던 그곳의 환경이 열악한게 알려지면서 기부자들로 인해 상황은 나아졌고 제인은 그곳에서 살아남아 공부를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다. 새로운 목표와 삶을 찾아 가정교살 손필드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운명의 사람인 그 저택의 주인인 로체스터를 만나게 된다. 20살이나 나이차이가 났지만 그는 다른 귀족들과 다르게 그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무시하지 않았으며, 과거 정부였던 한 무희의 딸인 아델을 위해 가정교사까지 채용한 인물이다. 아첨을 모르고 이익을 위해 타인과 타협을 하지 않는 모습, 동등하게 자신을 대하는 그의 모습에 제인을 흔들린다. 어쩌면, 18살이 된 그녀에게 처음 만난 남성이라 그랬을 수도 있지만 단순히 한순간의 감정으로 사랑에 빠진게 아니었기에 확고한 제인의 마음을 읽고 있으면 심신이 단단한 그녀를 볼 수 있다.



나는 그를 바라보았고 그를 바라보면서 큰 기쁨을 느꼈다. 소중하면서도 강렬한 기쁨이었다. 고통이라는 강철 칼날이 달린 순금의 기쁨이었다. 갈증으로 죽어 가던 사람이 기어서 샘물에 도달하고, 그 샘물에 독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몸을 굽혀 신성한 물을 몇 모금 떠 마시는 같은 기쁨이었다.

-본문 중-

 

어렵게 사랑을 확인 후 제인과 로체스터...하지만, 행복이 막 시작할 무렵 오래된 마로니에 나무가 갈라졌다. 이미 독자는 두 사람에게 불행이 닥쳐올 것이라는 것을 감지했을 테다. 제인에게 있어 신뢰는 중요한 부분이었는 데 가장 중요한 사실을 털어놓지 못하고 타인에 의해 듣게 되면서 결국 로체스터를 떠나게 된다. 아무것도 가지고 나온 것이 없던 그녀는 몇 일을 낯선 곳에서 굶주림을 이겨내기 위해 구걸을 하기도 하지만 냉대만 받을 뿐이다. 죽고자 삶을 포기했지만 저 멀리 보이는 유일하게 빛나는 불빛을 보고 저절로 걸었던 그녀. 구원의 손길처럼 간 그곳은 제인의 인생을 다시 한번 바꿔줄 곳이었다. 로드부인과 살면서 친가쪽 친척을 찾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제인..그건 가난하면 그들의 인격이 로드 부인과 별반 다르지 않을거라는 생각에 포기했었는 데, 만약 빈곤해도 그들을 찾았다면 제인의 삶은 그렇게 고달프지 않았을 테다. 하지만, 이미 성인이 된 시점에서 생각지 못했던 고모의 딸인 다이애나와 메리 그리고 오빠인 세인트존을 찾았고 성품이 겸손한 그들은 제인을 친척이기를 알기도 전에 도움의 손길을 주었었다.

 

고달팠던 제인의 인생이 서서히 피기 시작했고 그 중엔 목사인 세인트존이 여학생을 위한 학교를 세우고 그곳에 제인을 선생님으로 자리를 주었다. 자신의 능력을 펼치는 제인 에어...하지만, 늘 로체스터를 잊지 않았던 그녀는 자신을 그렇게 찾으려 했던 외삼촌이 죽으면서 남긴 유산으로 이들과 동등하게 나누고 이 와중에 로체스터의 소식을 듣게 된다. 이미 1년이 흐른 시점에서 그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 사랑은 여전히 불타오르고 있을 뿐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었다. 갑작스런 세인트존의 청혼에도 자신의 사랑을 지킨 그녀는 손필드로 로체스터를 만나러 떠나지만 도착한 그곳은 화재로 폐허가 되었다. 가까스로 그곳의 사연을 듣게 되면서 절규하는 제인을 볼 수 있다. 만약 1년 전 제인이 로체스터와 결혼을 허락했다면 어땠을까? 아니, 독립성 있고 법과 원칙을 중심에 두고 살았던 그녀라 절대 결혼을 할 수가 없었다. 이미 아내가 있었던(비록, 정신이상자였고 친부와 형이 로체스터를 속여 결혼시킨 여인이지만)그때에 결혼은 그의 아내가 아닌 정부로 밖에 살 수 없었다. 이는 제인에게 있어 결코 옳지 못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목숨은 그 모든 욕구와 고통과 책임과 함께 아직도 내게 남아 있었다. 짐은 반드시 옮겨야 했고 욕구는 충족시켜야 했으며 고통은 참아야 했고 책임은 다해야 했다. 나는 출발했다.

-본문 중-

 

친척인 세인트존의 삶은 오로지 신을 향한 열정만이 존재했기에 사랑 없는 그 청혼에 제인을 절대 수락할 수 없었다. 그저, 선교사의 동반자로서 다가왔을 뿐이라는 것. 자신의 인생을 신에 바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세인트존을 통해 조금은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가 사랑했던 연인과 결혼을 했다면 어땠을까? 사랑 대신 신을 선택한 그의 삶이 타인에게는 불행하게 보일지라도 그에겐 그렇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제인과 로체스터가 멀리서 서로의 음성을 들은 상황은 일어날 수 없는 초자연주의 현상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여기서 로체스터가 자신의 죄(아내가 있음에도 제인과 결혼하려는 것)에 신에게 용서를 구함으로써 그를 구원시켰음을(제인과의 만남이 그렇다) 보여주고 있다. 로맨스소설이지만 고딕 소설이고 동시에 종교 안에서 죄와 용서의 모습을 보여준 소설이기도 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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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평전 - 경험하고, 생각하고, 사랑하라
사만다 로즈 힐 지음, 전혜란 옮김, 김만권 감수 / 혜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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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한나 아렌트 평전 / 저 자: 사만다 로즈 힐 / 출판사:혜다

 

사랑은 영혼의 무게다

-한나 아렌트-

 

한나 아렌트하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먼저 떠오르고 사실상 읽기도 했었다. 하지만, 단순히 한 남자를 재판하는 게 아니라 정치와 철학까지 포함되어 있어 쉽지 않았다. 그러나 관심은 끊임 없었고 오늘 한나 아렌트와 그의 저서들을 조금이나마 이해가 될 수 있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여전히 나에겐 어려운 분야이지만 그나마 이 책으로 한나 아렌트가 써내려간 책들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었다. 한나 아렌트는 1906년에 태어났으며 아버지는 전기 엔지니어였지만 고대 그리스·로마 서적을 능숙하게 읽었고, 어머니는 프랑스와 음악을 배운 인물이다. 부모님만으로 벌써 한나 가족의 이력이 보통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보통 유대인이면 종교를 먼저 생각하는 데 한나의 가족은 그렇지 않았었고, 한나 역시 사는 동안 종교에 크게 좌우한 사람이 아니었다.

 

한나 아렌트 하면 독일 철학자 하이데거 역시 떠오른다. 연인이었던 두 사람, 그리고 역사속에 남겨진 끔찍한 유대인 학살 사건이 시작되면서 두 사람의 사이는 멀어진다. 어릴 적 부터 총명했던 그녀는 철학과 신학, 그리스어를 배웠고 자신의 사상을 키워나가면서 책까지 출간을 하게 되었다. 왜 한나 아렌트 하면 다들 놀라워 하는지를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는 데 당시 여성이 대학에서 강연을 하는 게 쉽지 않은 것을 보면 당당한 그녀의 진보에 놀라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승승장구 할 수 없었다는 것. 유대인의 핍박으로 수용소까지 가게 되고 그곳에서 위조 허가증을 만들어 탈출하게 되면서 프랑스로 그리고 미국으로 망명하게 된 사연을 보면 사는 동안 전쟁을 두 번 겪었던 건 한 사람의 인생이 결코 평범할 수 없음을 느꼈다. 그나마 행운이 있었기에 수용소에서 탈출해 제 3국으로 갈 수 있었지만 친구인 벤야민은 스페인 국경을 넘지 못해 결국 자살을 선택 했었다. 친구의 죽음 그리고 유대인으로서의 삶...어릴 적 부터 유대인의 정체성을 심어주었던 부모로 인해 편견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한나에 따르면 악인 앞에서도 웃을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웃음만으로도 내 존엄성을 나타내 보이기 때문이다.

-본문 중-

옳고 그름의 판단을 위한 오래된 도덕 범주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려야 옳은지 결정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양심을 지키려면 무법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본문 중-

한나는 폭력적 정치 행위에 반대했다. 폭력은 권력을 파괴하는데 정치와 정치적 시위의 목적은 권력 창출이기 때문이다.

-본문 중-

 


여러 국가에서 유대인 예술가, 문학가 등을 구하기 위해 노력을 했었고 한나 역시 포함 되어 있었다. 미국에 살았지만 망명자 생활을 했던 한나, 하지만 다행히 가정주부로 들어갔던 어느 집은 알고보니 그 부부는 폴란드계 유대인 신분을 속이고 미국에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곳에서 영어를 배울 수 있게 배려를 해주었고, 프랑스로 탈출했을 때에도 언어를 배워야 했기에 학자로서의 직업은 구할 수 없었다. 이를 보면 만약 한나가 수용소에서 사망했었다면 역사는 여성의 위대한 한 인물을 잃었을 텐데, 그녀에게 해야할 일이 있었는지 위기에서 살아가게 길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망명이나 탈출하는 과정에서도 결코 자신이 쓴 책(또는 진행중인 저서들)을 놓지 않았기에 그녀의 책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아렌트는 사유에 대한 의미를 창출하는 데 논문으로 썼을 정도로 이 부분에 대해 깊은 고차를 가지고 있었다. 소크라트스가 주장한 사유하면 악인이 될 수 없다점을 한나 역시 동의 했고 오직 선으로 사유 할 수 있음을 전달한다. 더 나아가 그녀의 저서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으로 인해 비판을 받기도 했었는 데 이 외에도 인종 차별에 대한 생각 역시 비판을 불러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렌트의 평전을 읽고 있으면 중립적으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피력한 모습을 볼 수가 있다(개인차가 있겠지만...나에겐 그랬다). 또한, 유대인에게 고향이 필요하다고는 했지만 유대 민족 국가 건립을 반대 한 건 뜻밖의 문장이었다. 그러나 유럽식 연방제를 지지함으로써 민족국가 체제가 실패하더라도 안전을 보장받기 때문이라는 의견은 국가 건립이 쉽지 않는 현실에서 수긍이 되는 부분이었다. 도대체 한나 아렌트의 생각을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수긍이 되고 때론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문장들과 그녀의 저서들. 아직은 갈길이 멀지만 한나 아렌트를 가린 안개가 살짝 걷어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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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집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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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안전을 추구하는 공간에서 일어날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일들!!그 자체만으로 무서운 데 평면도만으로 공포를 느끼게 하는 점이 독특하네요. 도대체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는 걸까요? 경악에 빠뜨릴 정도로 충격적 그 내용에 더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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