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부부가 끝났다.
애써서 살던 나의 30대
너무 예뻤던 아이들의 모습
이제는 연로해져서 엄마가 아니라 딸 같은 엄마와 시어머니
함께 늙어가는 남편에 대한 연민
이런 것들이 떠올라
볼 때마다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이 시도......
견딜수 없네
정현종
갈수록 일월이여
내 마음 더 여리어져
가는 8월을 견딘 수 없네
9월도 시월도
견딜 수 없네
흘러가는 것들을
사람의 일들
변화와 아픔들을
있다가 없는 것
보이다 안보이는 것
시간을 견딜 수 없네
시간의 모든 흔적들
그림자들
모든 흔적은 상흔이니
흐르고 변하는 것들이여
아프고 아픈 것들이여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어디 나는 놓고 오지도 못하고
이 고생이구나
나를 떠나면
두루 하늘이고
사랑이고
치유인 것을
정현종의 시집을 읽다가 발견한 시
참 좋다.
심신미약이면 감형의 조건이 되나?
술을 먹어 심신이 미약해진다면
감옥에서 보호받고 치료 받는 것이,
자신에게도 다른 범죄 예방 차원에서도
더 나은 것이 아닌가?
꽃 같은 아이를 죽여놓고
심신미약이라 무기징역은 면해 달라는 말을
양심이 있다면 할 수 있을까.
대의 명분이라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김상헌은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이었을까?
오로지 자기가 믿는 것만 옳다는 잘못된 신념.
대의명분으로 포장된 독선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