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백련암은 눈부시다.

지난 토요일 백련암의 철쭉은 고요한 산사를 온통 꽃의 소리로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절은 겨우 겨우 삼천배를 따라 하는 시늉만 내었지만

마음 속의 고민은 좀 내려놓고 왔다.

 

교직 생활 하는 동안, 올 해 처럼 나를 힘들게 하는 아이를

만난 적이 없어서 정말 지난 주엔 힘들었고, 탈진 상태였다.

절을 하는 동안 그 동안 만나왔던 순한 인연들이 새삼 감사했다.

이제야 이런 아이를 만난 것은 '니 마음 한 번 더 깊이 봐라'하는 공부로 삼기로 했다.

 

법정 스님의 '거룩한 침묵'이라는 말이 절에 다녀온 후 내내 마음에 남았다.

고요한 산사에 가득 피어있던 철쭉들이 주는 말

아름답고 연한 초록잎들이 주는 거룩한 침묵에 내 마음도 일시에 조용해졌다.

 

마치 한 여름 귀를 찢을 듯 시끄럽던 매미 소리가 갑자기 뚝 그치고 고요해진 느낌.

이번 삼천배는 내게 그야말로 거룩한 침묵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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