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눈이 많이 내렸다.
새벽 6시 아침 공양을 하고 7시쯤 산길을 내려왔다.
미끄러지지 말라고 새벽 3시부터 내려와 산길을 쓸었을 스님들의 마음이 정갈한 빗자국 속에 남아 있었다.
백련암 입구에서 해인사 매표소까지 걸어내려 오는데 꼬박 2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번 기도엔 부모님 생각을 많이 했다.
법화경 사경을 하면서 부모님 생각이 날때가 참 많았는데, 시부모님, 부모님 모두 헌옷 벗어놓듯 편안하게 육신을 벗어놓을 수 있기를 빌었다.
소란스런 일상으로 돌아와 다시 생각해 보니, 어제 눈 쌓인 산길을 내려오던 그 밝고 고요한 시간이 마치 전생의 일 같다.